-
-
[전자책]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갓 구운 빵처럼 따듯한 글들이 가득합니다. 저도 빵만드는 것을 즐겨 합니다. 즐겨하다가 잘해보고도 싶어 제과제빵기능사자격증까지 얻었지요. 그래도 빵으로 평가받는 직업이 아닌지라 썩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가끔 누군가에게 정성을 담은 선물을 해주고 싶을 때는 빵을 굽곤 합니다.
빵을 만드는 일은 먹는 것에 비해 무척이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설을 쓰는 일도 그렇겠지요. 챕터마다 소개된 빵들과 글들을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먹어 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타인의 인생을 실패나 성공으로 요약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 어떤 인생에 대해서도 실패나 성공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세상은 불확실한 일들로 가득하지만 단 하나분명한 것은, 당신과 나는 반드시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고 고독과 외로움 앞에 수없이 굴복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사실이다. 하지만 괜찮다, 그렇더라도. 당신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채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만 한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뿐이다.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을 품은 이상 우리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단지 기록하는 일뿐이라는 설터의 말을 이미 진실이라 믿고 있는사람들일 테니까.
우리는 삶과 세계를 하나의 매끄럽고 완결된 서사로 재구성하려 애써 노력하지만, 사실은 끝끝내 하나가 될 수없는 단편적인 서사들을 성글게 엮으며 살아갈 뿐이니까. 그리고 바로 거기,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때로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도 없는, 서사와 서사 사이의 결락지점. 그런 지점이야말로 문학적인 것의자리일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