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1968 밤섬 수비대 힘찬문고 66
방민경 지음, 윤문영 그림 / 우리교육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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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수달………. 여기 놓고 가면 어떻게 될까?"
영호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저렇게 놓고 가면 같이 폭파될 수도 있을 텐데……….
나무 위 저 참새도, 모래밭 속 두더지도………."
영호는 수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수달도 까만눈동자로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창재는 한숨을후 쉬었다. 노아의 방주라면 모를까 작은 나룻배에 모든 동물을 싣고 갈 수는 없다. 창재는 수달에게도, 참새에게도, 두더쥐에게도 심지어 신발 위를 오르내리는 개미에도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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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 - 장애, 세상을 재설계하다
사라 헨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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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나는 ‘장애인 disabled‘이라는 말과 ‘장애가 있는 사람 people with disabilities‘이라는 말을 혼용할 것이다. 또한 ‘정상인 normal‘이라는 말 대신 ‘비장애인non disabled‘이라고 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어맨다와 같은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말을 쓰고, 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맨다의 몸 상태를 기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문화가 "장애를 가하는 것은 세상이다"라는 현실을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어떤 이들은 진단된 상태보다 사람을 강조하기 위해 ‘인간 본위‘의 언어를 선호한다. 그러나 나는 ‘불구의 handicapped‘, 또는 ‘특수한 요구special needs‘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말들은 장애라는 ‘문제‘의 중심을 개인에게 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내 장애인 친구와 멘토들로부터 배웠지만 이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언어는 까다롭고 또 진화한다. 언어는 문화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이 책에서 시간을 많이 들여 다룰 주제는 아니지만, 언어에서는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고 싶은 비장애인 독자에게조언하자면, 가장 좋은 방법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직접 자신을 어떤 말로설명하면 좋을지 겸손하고 정중하게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릇된 용어를 바로잡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장애인 권익 옹호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보는 데 에너지와 시간을 써보기 바란다. 장애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어맨다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고 disabled 말한다. 다른 능력을 갖췄다거나 differently abled, 특수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speciallychallenged 식으로 돌려 표현하지 않는다." 다른 장애인처럼 어맨다도 장애라는 말을 스스로 선택해서 사용하고, ‘왜소증dwarfism이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보다 선호한다. 장애가 있다는 말은어맨다에게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전혀 아니다. 어맨다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거침없이말할 것이다. 그는 매일 수십 가지 방법을 동원해 기존의 건설환경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의 몸이 이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바로 어맨다를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

집계화의 오류란 한 집단의 특징은 필연적으로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도 적용된다는 잘못된 가정이다. 집단을 나타내는 특성에도 가치는 있지만, 통계는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 우리는 매일 이러한 긴장 속에서 살며 논쟁하고 있다. 자신을 볼 때, 자신만의 특이성이나 유일성을 강조하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자신을 집단의 일부로서 인식하는 게 중요할까? 개별성과 집단성, 하나와 다수, 두 개념 모두 사적인 인간으로, 또 시민으로 살아가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의존성에서 보조를 분리하면, 또는 보조를 독립성의 개념에 포함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바람직한 삶을 지원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삶을 재정의 하는 문제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낸 주디스 휴먼 Judith Heumann은 1978년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독립은 신체적으로 혼자서 일을 해낸다는 뜻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몸의 정상 여부와 상관없는 정신적 과정이다. "

케이퍼는 장애 자체의 보편적인 속성이 시간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한다. "질병이나 노화, 사고에 의해 우리 모두는 살면서 언젠가 장애를 갖게 된다는 장애 연구의만트라는 이 개념을 잘 요약하여 장애인이 된다는 것 역시 단지 ‘시간문제‘임을 암시한다."

"내 필요는! 내가 표현한다!" 이 구호가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내 필요는 나의 것이다.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다른 이가 알아차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내 필요를 말하는것은 나의 의무이다. 다른 이들이 나를 대신해 말하게 하면 안된다. 그리고 작전회의를 위해 옹기종기 모였다가 공원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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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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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이름을 들어 보기는 했어도 내가 그의 책을 읽을 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재미있을 것이라고는 더더욱 예상치 못했지. 특히 ‘보이지 않는 소장품’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고 ‘어느 여인의 24시간’은 결말이 좋았다. 이야기 자체도 좋았지만 100여년 전에 살던 남성작가의 시선이 개방적이라 읽는 내내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앞으로 그의 책을 찾아 읽게 될 듯 하다.

다만 돈이라는 것이 항상 있는 게 아니라 무슨일이든 해서 벌어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을 뿐이었다. 에드거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유복한 환경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자신의삶 양옆으로는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아득한낭떠러지가 시커먼 입을 쩍 벌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직업과 타고난 팔자 같은 것이 있음을, 자신의 삶 주변에 수많은 비밀이 손을 뻗치면 잡힐 만큼 가까이 있었지만 이제껏 눈여겨보지 않았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삶이 얼마나풍요로운 것인지를 알게 된 지금, 조바심 내며삶을 궁금해 하던 마음은 사라졌다. 오늘 처음으로 벌거벗은 현실을 본 것 같았다. 어린애에게 하는 수많은 거짓말로 가려진 현실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우면서도위태로운 현실의 자태를 본 것 같았다. 며칠이라는 시간 동안 고통과 즐거움이 온갖 모습으로 뒤바뀌는 일을 겪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에드거는 그런 며칠을, 앞으로도 여러 차례 겪게 될 거라는 생각에 행복했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삶에는 깜짝 놀랄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행복했다. 삶의 다채로운 모습을 맞닥뜨리고 나니처음으로 사람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상대가 적으로 보일 때도 실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다른사람의 사랑을 받는다는 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 혹은 어떤 사람에게 증오심을 품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후회하는 마음도 들지 않았다. 자신을 유혹한후 가장 끔찍한 적으로 돌변했던 남작에게조차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남작이 새로운 감정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시대에서 평화를 찾아 헤매는 전설 속비둘기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비둘기는 불안에 떨며 지친 날개로 우리 머리위를 날아다닌다. 가끔 밤에 악몽에서 깨어나면 허공에서 푸드덕대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어둠 속을 쫓기듯 날며 어딘가로 정신없이도망치는 소리 말이다. 우리의 온갖 암울한상념이 비둘기의 날개를 타고 떠다니며, 우리의 온갖 소망이 비둘기의 불안 속에 일렁이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떨며 나는 길 잃은 비둘기, 일찍이 신뢰를 저버린 전령이었던 이 비둘기는 이제, 인류의 선조 노아에게 우리의 운명을 알리려 한다. 수천 년 전에 그랬듯이, 세상은 누군가 손을 내밀며 이제 시험은 끝났다고 선언해 주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불쌍한 앙리에트 부인은 여장부는 분명 아닙니다. 사랑의 불장난을 즐기는 성격도 아닙니다. 사랑을 위해 사는 여인은 더군다나 아닙니다. 그 부인은 내가 알고있는 한 평범하고 연약한 여성에 불과한 듯합니다. 용감하게 자기 의지에 따랐다는 점에서나는 그분을 조금은 존경하지만, 그분이 오늘은 괜찮을지라도 내일쯤은 대단히 불행할 게자명하기에 그분을 딱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더 큽니다. 그분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고 지나치게 조급했다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결코 저급하고 천한 짓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누구든 이 딱하고 불행한 여성을 멸시할 권리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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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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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배… 그 배는 처음의 그 배일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미키의 존재는 처음의 그 미키일까?라는 질문의 대답을 찾으며 읽기 시작했지만 내 대답의 결론은 영 엉뚱한 방향으로 마무리 되었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지만 21세기 현재의 미키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로도 대체될 수 있기에 아무렇게나 이용되어지고 있는 노동력시장에서 우리는 모두 미키가 된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남긴 채 책장을 덮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하루를 또 잘 버텨 다른 미키로 대체되지 않을 나를 지키기 위한 고투가 매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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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장은 그저 미래의 AI에 대한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자유사 , 계급, 젠더, 노후문제 등에 대해 퍼져 나가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게다가 읽으면서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가?’라고 불평하기 보다는 이 한권의 소설안에 이렇게 많은 주제를 단단하게 담아 낸 작가의 필력에 (또한 번역의 힘에) 놀라게 되었다.
이 중 가장 집중적으로 생각해 본 것은 ‘자유사’이다. 평소에도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인간은 모두 한가지 방법으로 태어나지만 모두가 다른 방법으로 죽게 되니 나는 그 중 어떤 방법으로 죽게 될지가 궁금하다. 죽음 보다 그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나도 두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충분하다 느낄 때 죽음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충분한 것이 행복의 충분이면 다행이지만 고통의 충분이면 괴롭지 않겠나? 이 책에서 그 충분함에 대한 다양한 층위가 생길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사회적, 경제적 계급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현실적이라 속상할 뿐이다.

덧붙임 1: 이 책의 양윤옥번역가님의 번역이 무척이나 좋았는데 유독 한자어가 많아 의문이 생겼다. 이는 원작의 표현을 그대로 한 것인지 아니면 번역가님의 의견인지 궁금해진다. (아시는 분 답변 좀…..)

덧붙임2 : 책 안에 소크라테스의 PTSD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실재하는 소설의 줄거리인지, 아니면 그냥 작가가 만든 에피소드인지 이것도 아시는 분 답변 부탁드립니다.

덧붙임 3 : 312페이지의 ‘어머니의 인격구성 비율은 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주인 격이다‘라는 문장에서 ‘주인 격’은 ‘주 인격’으로 바꿔어 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번역이 문제라기 보다는 띄여쓰기 점검이 잘못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해요.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 돈이있느냐 없느냐로 인간의 목숨을 선별해서는 안 되죠. 온전히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사‘를 원하더라도 그 이유를 찬찬히 따져보면 어딘가에 반드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을거예요. 그걸 어떻게든 제거해줄 방법을 고민해야죠."
"그렇게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이 모두 다 아름다울 수는 없어.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이라도 생활이 나아지면 아, 다행이다,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짓을 거듭하는 사이에 인생이 지나가 버리는 게 대부분이지.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를 떠안은 채로 살아가는 거야. 이피는 이 세계를 바꿔나갈 능력이 있지만, 우리는 그럴 힘이 없어. 그건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진짜 힘들 때는 언제든 삶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심이 돼. 알아, 이피? 그런 감각 속에서 살아가는 거? 그럴 때 자살같은 겁나는 방법을 쓰지 않아도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건 정말로마음이 놓이지. 아니, 지금 당장 죽고 싶다든가 하는 얘기는 아니야. 나도 죽고 싶진 않아. 무서우니까. 이 우주에서 오직 단 한 번 태어난 목숨인데. 하지만 진심으로 내가 그렇게 결정했을 때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의지를 부정할 자격이있는 사람도 없지만."

"진심으로 만족해서 ‘이제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깊은 절망감 때문에 ‘이제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괴로워하는 사람이라면 옆에서 격려하면서 ‘아직 충분하지않다‘고 용기를 북돋아야 할까요?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오히려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고 위로해야 할까요?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건 단순히 만족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내버리면 현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겠지요. 그건 이 세계를 자기들 편리한 대로 주물럭거리는 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의 핑계거리가 됩니다. 불행한 사람은 언제까지고 불행하고 가난뱅이는 언제까지고 가난뱅이라니요! 하지만 본인들이 불행하는 가난하든, 마음이평온해지는 방법을 찾아버리면 사회적으로는 아무런 파풍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래서는 너무도 희망이 없지 않을까요? 저는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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