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 - 장애, 세상을 재설계하다
사라 헨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서 나는 ‘장애인 disabled‘이라는 말과 ‘장애가 있는 사람 people with disabilities‘이라는 말을 혼용할 것이다. 또한 ‘정상인 normal‘이라는 말 대신 ‘비장애인non disabled‘이라고 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어맨다와 같은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말을 쓰고, 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맨다의 몸 상태를 기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문화가 "장애를 가하는 것은 세상이다"라는 현실을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어떤 이들은 진단된 상태보다 사람을 강조하기 위해 ‘인간 본위‘의 언어를 선호한다. 그러나 나는 ‘불구의 handicapped‘, 또는 ‘특수한 요구special needs‘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말들은 장애라는 ‘문제‘의 중심을 개인에게 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내 장애인 친구와 멘토들로부터 배웠지만 이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언어는 까다롭고 또 진화한다. 언어는 문화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이 책에서 시간을 많이 들여 다룰 주제는 아니지만, 언어에서는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고 싶은 비장애인 독자에게조언하자면, 가장 좋은 방법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직접 자신을 어떤 말로설명하면 좋을지 겸손하고 정중하게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릇된 용어를 바로잡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장애인 권익 옹호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보는 데 에너지와 시간을 써보기 바란다. 장애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어맨다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고 disabled 말한다. 다른 능력을 갖췄다거나 differently abled, 특수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speciallychallenged 식으로 돌려 표현하지 않는다." 다른 장애인처럼 어맨다도 장애라는 말을 스스로 선택해서 사용하고, ‘왜소증dwarfism이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보다 선호한다. 장애가 있다는 말은어맨다에게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전혀 아니다. 어맨다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거침없이말할 것이다. 그는 매일 수십 가지 방법을 동원해 기존의 건설환경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의 몸이 이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바로 어맨다를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

집계화의 오류란 한 집단의 특징은 필연적으로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도 적용된다는 잘못된 가정이다. 집단을 나타내는 특성에도 가치는 있지만, 통계는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 우리는 매일 이러한 긴장 속에서 살며 논쟁하고 있다. 자신을 볼 때, 자신만의 특이성이나 유일성을 강조하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자신을 집단의 일부로서 인식하는 게 중요할까? 개별성과 집단성, 하나와 다수, 두 개념 모두 사적인 인간으로, 또 시민으로 살아가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의존성에서 보조를 분리하면, 또는 보조를 독립성의 개념에 포함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바람직한 삶을 지원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삶을 재정의 하는 문제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낸 주디스 휴먼 Judith Heumann은 1978년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독립은 신체적으로 혼자서 일을 해낸다는 뜻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몸의 정상 여부와 상관없는 정신적 과정이다. "

케이퍼는 장애 자체의 보편적인 속성이 시간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한다. "질병이나 노화, 사고에 의해 우리 모두는 살면서 언젠가 장애를 갖게 된다는 장애 연구의만트라는 이 개념을 잘 요약하여 장애인이 된다는 것 역시 단지 ‘시간문제‘임을 암시한다."

"내 필요는! 내가 표현한다!" 이 구호가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내 필요는 나의 것이다.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다른 이가 알아차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내 필요를 말하는것은 나의 의무이다. 다른 이들이 나를 대신해 말하게 하면 안된다. 그리고 작전회의를 위해 옹기종기 모였다가 공원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