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읽은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은 밀레니얼세대의 주목받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현재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슬아작가와 재재PD는 두 권의 책에 모두 실려 있습니다. 젊은데 멋있기까지 하다니 참 부럽네요. 하지만 읽는 내내 본문의 밑줄이 꽤나 거슬렸습니다. 마치 읽는 이에게 ‘이정도는 깨닫고 살아야 하지 않겠니?’라거나 마치 옛날 유행어 마냥 ‘적어라 적어’ 하는 분위기같았습나다. 독자가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시선을 막는 듯 합니다.
그동안 오쿠다 히데오작가의 책을 몇권 읽기는 하였지만 모두 블랙코미디였습니다. 이렇게 묵직한 책인줄은 예상도 못하고 시작하였는데 역시 금방 빠져버렸습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입장에서 쓰여져 매 순간 그 인물에게 몰입하게 됩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모두의 출발점이 다르니 보이는 것이 다르고 누릴 수 있는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현실에서 수시로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바로 인생 그 자체겠지요. 간지는 그 극복의 과정에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그만의 잘못이라 탓할 수없어 아쉽다는 감상은 이제 너무 뻔할 듯합니다. 만약 그러한 인물이 모든 것을 손에 쥐고 태어났다 해도 결코 자신이 가진 것을 옳은 방향으로 가져갔을리 없다는 때묻은 감상을 하게 됩니다.
정말 각목같은 몸으로 3여년 요가를 해왔기에 저자가 발레를 하면서 느꼈을 기쁨과 슬픔, 성취감과 절망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추어 나름의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발레를 그만 둘 수 없는 그 애잔함까지도 말이지요.내 몸 자체를 도구로 삼아 무언가를 이루어 낸다는 기쁨은 정말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지요. 스스로를 뿌듯해 하다가도 남과 비교하면 초라해지기 일쑤지만 꾸준히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며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에 웃음이 납니다.
마치 고향 부자집이 왜 망했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같았습니다. 당장 손에 쥐어지는 금은보화에 눈이 멀어 주위사람들이 멀어지는 것도, 자기 밭이 썪고 있는 줄도 모르다가 어느 날 눈을 들어 보니 자신의 손에도 주위에도 남은 것이 없음을 알아 차렸다고나 할까요? 사피엔스들은 다른 동물들을 멸종으로 몰아가다가 결국엔 자신들도 살 수 없는 지경의 지구를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다른 별로 내빼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