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본인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은 미스터리 택배기사님의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씁쓸했습니다. 출판사 제공의 카드리뷰 그림이 너무나도 귀염뽀짝하여 책과의 이질감이 느껴 지지만 책은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어느 리뷰의 말처럼 시즌 2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프리퀄이 더욱 기다려 집니다.
"난 그냥 참새로 태어날 걸 그랬어요." ""얘야, 참새로 태어나는 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란다……… 난 사슴으로 태어나고 싶었단다. 또다시 인간으로 태어난 걸 알고 슬퍼하는 내게 아버지가 그러시더구나, 얘야, 사슴으로 태어나려면 착한 일을 아주 많이 해야 한단다."
나는 수년간 인간은 자기가 하기로 한 일 - 결코 버릴 수없는 것 - 에 확실히 묶이고, 지키기로 한 것을 지키면서 자유로워진다고 주장해왔다. 자유는 아무렇게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인간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맨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들려준 말을 그대로 따라 한 셈이다. 또한 나는 책에서 단어를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그 단어를 살아낸다고 수년째 주장해오고 있다. 나는 그것이 보르헤스의 말이라고 계속 말해왔다. 그러나 "학교 급훈에도 써 있잖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눈으로 본 대로 행하려고 해봐. 얼마나 어려운지, 이 부분을 옮겨 적고보니 단어를 살아낸다‘ 또한 이미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는 것을 새삼 발견했다.
나는 왜 혼자 힘으로는 좋은 것이 좋은 것임을 모르는지 모르겠다. 나는 꼭 남들이 알려줘야 좋은 것이 좋은 것인지 안다. 어쩌면 이래서 타인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것이 좋은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 내 곁에 많았으면 좋겠다.
언니는 내 덕질에 가끔 참견한다. 왜 좋아하는 거냐며신기해한다. 너 말간 얼굴을 좋아했니? 이목구비는 아키히토가 더 뚜렷하고, 노래도 세나가 더 잘하잖아.바보 같은 질문이다. 이유가 있을 리 없다. 존재 자체를좋아하면 얼굴, 춤, 노래, 말투, 성격, 몸놀림, 최애와 연관된 모든 것이 좋아진다. ‘중이 미우면 승복도 밉다‘라는 말의 반대다. 중을 좋아하면 중이 입은 승복의 터진 실밥까지 사랑스럽다. 그런 거다.
콜센터 상담원에게 정말 얼마나 어이없고 속터지는 일이 생기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사실 별 놀랍고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작가의 서문에 적어 두었듯이 정말 특이한 에피소드는 배재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저도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고 경험해 본 일들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럼 사람들 얼굴 안보고 전화로만 상대하니 부럽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업무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많이 만나고 그 와중에 소위 진상이라는 사람과도 말을 섞을 일이 생깁니다. 그런 사람을 응대하는 방법을 교육받으면 곱게 차려 입은 강사가 예의 ‘솔’톤을 강조하며 “그러셨군요~~↗”라며 끝을 길게 내빼고 올리는 말투를 가르치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듣는 입장에서는 “자네! 실전에서도 그렇게 되나 봅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요. 그런 교육이 들어오는 귀마저 차단해 버리고는 나름대로의 응대방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저의 말투는 “미플랫”정도의 톤입니다. 제가 말하고 있는 와중에 “아. 그래요?” “그렇게 해도 되요?” “그렇구나” 정도의 장단에는 대꾸없이 넘어갑니다. 중간에 하는 질문에도 답이 어차피 뒤에 말할 내용에 포함되었다면 그냥 넘어갑니다. 상대방이 흥분해 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그말이 끝나면 제가 할 말을 아주아주 간단하게 합니다. 이렇게 써둔 것만 보고는 저를 불쾌하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막상 실무에서는 이정도로만 해도 큰 불만없이 원활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 저는 친절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친절한 사람도 아닙니다. 뭔가 평가를 해야한다면 그저 안친절할 뿐이지요. 솔톤을 넘어 듣기 거북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친절이 지나쳐 사물에도 높임법을 사용하는 오버액션의 시대가 너무 피곤합니다. 그저 서로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예의와 성의를 갖추고 지낼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제가 겪은 믿을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일들 (특이한 경우는 제외하고 너무 흔해 빠져 일상처럼 느껴지는 일만을 적어 보았습니다.)1. 무조건 반말하는 사람 (이런 건 이제 일도 아니지요)2. 설명 다 해주고 안내문까지 줬건만 잊어버렸다, 잃어버렸다 하는 사람-그럼 내가 잘 기억하는 지 시험이라도 치러야 합니까? 3.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자기 지루하다고 이어폰 없이 동영상 보거나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사람4. 조용한 대기실에서 아기한테 삑삑이 신발 신겨놓고 잘 걷는다며 같이 뛰어다니는 엄마아빠들5. 말하는 거 다 적어달라는 사람-펜정도는 빌려줄테니 직접 적으세요. 나중에 글씨타박까지 하지 말고!6. 소리치고 욕하면 뭐든 해결된다는 사람-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법! 똥이 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