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 콜센터 상담 노동 이야기
콜센터상담원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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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상담원에게 정말 얼마나 어이없고 속터지는 일이 생기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사실 별 놀랍고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작가의 서문에 적어 두었듯이 정말 특이한 에피소드는 배재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저도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고 경험해 본 일들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럼 사람들 얼굴 안보고 전화로만 상대하니 부럽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업무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많이 만나고 그 와중에 소위 진상이라는 사람과도 말을 섞을 일이 생깁니다. 그런 사람을 응대하는 방법을 교육받으면 곱게 차려 입은 강사가 예의 ‘솔’톤을 강조하며 “그러셨군요~~↗”라며 끝을 길게 내빼고 올리는 말투를 가르치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듣는 입장에서는 “자네! 실전에서도 그렇게 되나 봅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요. 그런 교육이 들어오는 귀마저 차단해 버리고는 나름대로의 응대방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저의 말투는 “미플랫”정도의 톤입니다. 제가 말하고 있는 와중에 “아. 그래요?” “그렇게 해도 되요?” “그렇구나” 정도의 장단에는 대꾸없이 넘어갑니다. 중간에 하는 질문에도 답이 어차피 뒤에 말할 내용에 포함되었다면 그냥 넘어갑니다. 상대방이 흥분해 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그말이 끝나면 제가 할 말을 아주아주 간단하게 합니다. 이렇게 써둔 것만 보고는 저를 불쾌하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막상 실무에서는 이정도로만 해도 큰 불만없이 원활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친절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친절한 사람도 아닙니다. 뭔가 평가를 해야한다면 그저 안친절할 뿐이지요. 솔톤을 넘어 듣기 거북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친절이 지나쳐 사물에도 높임법을 사용하는 오버액션의 시대가 너무 피곤합니다. 그저 서로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예의와 성의를 갖추고 지낼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 제가 겪은 믿을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일들 (특이한 경우는 제외하고 너무 흔해 빠져 일상처럼 느껴지는 일만을 적어 보았습니다.)
1. 무조건 반말하는 사람 (이런 건 이제 일도 아니지요)
2. 설명 다 해주고 안내문까지 줬건만 잊어버렸다, 잃어버렸다 하는 사람-그럼 내가 잘 기억하는 지 시험이라도 치러야 합니까?
3.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자기 지루하다고 이어폰 없이 동영상 보거나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사람
4. 조용한 대기실에서 아기한테 삑삑이 신발 신겨놓고 잘 걷는다며 같이 뛰어다니는 엄마아빠들
5. 말하는 거 다 적어달라는 사람-펜정도는 빌려줄테니 직접 적으세요. 나중에 글씨타박까지 하지 말고!
6. 소리치고 욕하면 뭐든 해결된다는 사람-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법! 똥이 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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