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직에 사람을 뽑을 때에는 후보의 능력보다는도덕성을 더 중시한다. 그들은 정부의 행정 업무가 인류에게 꼭 필요하다고 보면서 어떤 지위가 되었든 인간의 평범한 이해력만 있으면 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의 섭리는 공직 수행을신비한 업무로 보지 않고, 그래서 천재의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놓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천재는 한 시대에 세 명이 나올까 말까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진리,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지킬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경험과좋은 의도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런 미덕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나라의 공직에 나설 수 있다.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왕은 이 무서운 무기에 대한 나의 자세한 설명과더 나아가 그 무기를 만들겠다는 나의 제안을 듣고서 공포에 사로잡혔다. 나같이 무능력하고 비천한 벌레(이것은 국왕의 표현이다)가 어떻게 그런 비인간적인 생각을 품을 수가 있는지 경악했다. 또 그런파괴적인 무기가 가져오는 유혈과 살육을 묘사하면서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전혀 동요하는 빛없이 말하는 것도 괴이하다는 것이었다. 국왕은 그런 파괴적인 무기는 분명 인류의 대적인 사악한 악마가 최초로 만들어 낸 무기였을 거라고 말했다.
왕은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예술과 자연의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즐겁게 여기지만, 그런 끔찍한 무기의 비밀을 아느니 차라리 그의 왕국 절반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또 내가 목숨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앞으로 그런 말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나약하고 병든 몸, 야윈 얼굴, 누렇게 뜬 안색이야말로 진정한귀족 혈통이라는 표시입니다. 건강하고 원기 왕성한 외양은 귀족에겐 무척 수치스러운 것입니다. 세상사람들이 그를 보고 진짜 아버지는 마부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체가 불완전하니 이들은정신마저 불완전합니다. 이들은 심술, 둔감, 무지,
변덕, 호색, 오만의 혼합물입니다. 이런 걸출한 집단의 동의 없이는 어떤 법도 제정되거나, 폐지되거나, 변경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귀족들은 우리의 모든 재산을 결정할 권리를 지니며, 이는 항소 대상도아닙니다.

절제, 근면, 운동, 청결은 젊은 후이늠이라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실천해야 하는 가르침이다.
주인은 집안일 몇 가지를 빼놓고 우리가 여자에게남자와 다른 교육을 시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종족 절반이 아이를 낳는 일말고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정말 옳은 말이었다. 또한 자식을 그런 쓸모없는 동물(여자)에게 보살피게 맡기는 것도 엄청나게 야만적인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성의 통제를 받으며 사는 후이름들은자신들의 훌륭한 특성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건 내다리나 팔이 멀쩡히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팔이나 다리가 없다면 틀림없이 비참하겠지만, 그것이 있다고 자랑하는 자 또한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내가 이 주제를 길게 언급하는 건 영국의 야후 사회를 어떻게든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어리석은 악덕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자는 내 앞에나타나지 말기를 간청한다.

여기서 주인은 끼어들어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내게 한 설명대로라면 이 변호사란 자들은 틀림없이 놀라운 지성의 소유자인데, 지혜와 지식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맡지 않으니 참으로 딱한 일이다."
이에 나는 주인에게 이렇게 답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늘 하는 일을 제외한 다른 모든 면에서 우리 중에 가장 무지하고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그들은 일상적으로 대화할 때도 가장 비열하며 모든 지식과 학문에 대해 공적 노릇을 합니다. 그들은 자기 직업에서 익숙하게 왜곡을 일삼았던 것처럼, 모든 다른 화제에서도 인류의 보편적 이성을 왜곡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미리 걱정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를 내는 나만의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법은 태어날때의 용기를 떠올려 보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 정말 용감했던 존재들이었다.
아는 사람도 한 명 없는 곳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이 세상과 마주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는 사람도 많고, 아는 것도 생기고, 할 수 있는 것도 생겼다. 용기를 못 낼이유가 없다.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용감하게 태어났던 나를 떠올리며 용기를 내 본다. 그렇게 또 한걸음을 내디뎌 본다.

언어 감수성을 갖추는 일도 그렇다. ‘왜 내 말을오해하고 난리야!‘가 아니라 ‘왜 내 말이 그렇게 이해됐을까?"를 곰곰이 따져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맥락을 짚어보면서 생각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훈련이필요하다.

한국어 연구자들은 흔히 높임법이 발달되어 있는것이 한국어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높임법의 순기능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예의 바른태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이는높임법 중 ‘높임‘에 방점을 쩍은 해석이다. 사실은한국어 높임법은 높임을 표현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낮춤을 표현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박정연 지음, 황지현 사진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루칼라 여성 노동자들은 고강도의 육체적 노동뿐 아니라편견과 차별에도 맞서야 했다. 여성 노동자의 존재가 신기하다며대뜸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다. 어떤 이는 여성 노동자를 일하러 온게아니라 놀러온 것처럼 여기기도 했다. 남자는 집안의 가장이라고치켜세워주고 여성은 먹고살기 어려워서 나온 것처럼 가엽게 생각하는시선도 따라왔다. ‘남자가 하는 일을 여자가 하면 남자들은 어디 가서먹고사느냐‘며 따지는 이도 있었다. 대부분 여성을 ‘동료‘로 마주한적이 없었던 남성 동료들의 반응이었다.

내가 단단해지면 누가 나에게 쉽게상처를 줄 수 없습니다.

‘기사님‘이나 ‘사장님‘으로도 불리지만 저는 여자가 들을 수 있는호칭은 ‘고모‘ 빼고 다 들어봤습니다. ‘아줌마‘ ‘아지매‘ ‘여사님‘‘이모‘ ‘누나‘ 등. 남자들이 여자를 부를 때 자기 인격이 드러나는 것같아요.

어릴 때는 당돌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어른이 되고 생활하면서당당하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각자의 자리에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자존심보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자존심만 있으면 상처받아서 스스로 그만두기도 하는데, 내 일에자부심을 지니고 멀리 보면서 오래오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물욕의 세계
누누 칼러 지음, 마정현 옮김 / 현암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비 욕구가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먹을 수도 없고 입을 수도없어. 그러니까 문제는 이거야. ‘소비를 어느 방향으로 향하게 할 것인가?‘
그렇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그들은 우리에게 ‘좋은‘제품과 ‘나쁜‘ 제품 사이에서 선택권을 준다. 즉 생산자는 변할 필요가 없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길 위에 있고 다양한 눈으로이 세상을 본다. 당신과 관련된, 그리고 당신이 전력투구하는 당면 문제는 남들도 바꾸고 싶어 하는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도 괜찮다. 세상의 모든 부분을 구하는 일은 모든 사람의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세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보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일은 모든 사람의 책임이다. 비판 대신 존경을 표하라. 판단 대신 자신과 남들에 대해 더 알려고 하라. 우리는 누구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렇지. 게다가 네가 늘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게 또 있다. 이 땅에는 굉장히 멋진 존재들이 있단다. 그것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 고 돌아다니지. 그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 말 알겠니?" 스텀프는 진지하게 이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잊지 않을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