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다국적 기업체의 임원까지 올라간 저자가 어느날 문득 인생에 회의를 느껴 태국의 숲속 사원에 가서 수행을 하고, 환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법(?)을 펼치다가 죽음을 담대하게 맞이하는 과정이 잔잔하고 담담하게 펼쳐진다.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는 슴슴하다고 할까, 아무튼 좀 그럼(보잘것없어 보이고 슴슴하고 편한 그게 진짜배기이건만, 뭔가 있어 보이고 화려한 것에 홀딱 빠져서 미혹됨이 어리석은 중생들이긴 하다만). 서구권에서는 꽤나 새롭게 들릴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인데, 누천년 불교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글쎄 ... 싶었는데 의외로 많이 팔렸는지 리커버 판도 나왔네?
P.S. 태국에서 수도하는 생활을 영국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는 탁발하는 수도승들에게 공양과 보시는 기본이요 이를 통해 나의 공덕을 쌓는 것이라 생각하는 문화인데다가, 서양인 수도승들이 태국에서 수도하면 뭔가 태국 불교의 위대함(국뽕?!)까지 느껴지는지 더 잘 해주려고 하고, 로또 번호 알려달라고 하고 ... 으응?
반면 영국에서는 미용실 앞에 스킨헤드 남자들 계속 서 있어서 영업방해 된다고 경찰에 신고. 흐음 ...
토마스 산체스의 삽화 감상하는 맛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