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재단사 졸리 벨랭이 실수로 테레빈유를 식탁에 쏟았는데, 그 부분의 얼룩이 말끔하게 씻겨나간 것을 보고 드라이클리닝을 발견했다는데 그의 식탁에서는 아무것도 쏟아진 것이 없다. 아무것도 발명하는 것 없이 그는 우걱우걱 하루의 식량을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는다. 얼룩을 지울 만한 어떤 강력한 액체도 그의 식탁에는 없다. 촛불은 제 스스로의 격정에 몸을 섞으며 타오르고, 물고기들은 몇 시간 째 아무런 표정 없이 지느러미를 흔든다. 술을 마실까 하다가 물을 마시고 그는 컵 속에 자라나는 양파 뿌리를 본다. 그의 슬픔이 조금씩 자라나는 모습을 그는 오래 지켜본다. 물고기들의 지느러미에도 인기척이 사라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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