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이 엄정하게 사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얼리스트들에게,
폴 오스터를 세심하게 읽어낸 것 같은 젊은 작가, 정한아의 『달의 바다』는
우리가 왜 허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가를 말해준다.
우리가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사실이 우리를 위로해줄 수 없기 때문.
저쪽과, 저 너머를 바라보는 것은 이곳에서의 삶이 너절하기 때문.
사막에서의 삶에는 출애급의 허구가 필요하다.
삶의 스산함은 달콤한 거짓말의 유혹을 쉽게 이기지 못한다.
흥부전도 심청전도 우리들의 조상이 그런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는 증거가 아닐지.
고단하고 신산스런 삶이 만들어내는 허구는 그악스런 현실을 버팅기는 에네르기가 아닐지.


주인공이 소설의 말미에서 뱉어낸 이 한 마디는 오래도록 가슴을 친다.


<다이어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가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허구, 상처를 껴안는 긍정의 힘,
그래, 폴 오스터가 필요한 계절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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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09-08-2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루였던 작품이에요..요새 작가들의 작품과는 계속 불협화음이 있네요..별점을 다섯개나~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