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Goodbye-camel
입적(入寂)
이렇게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이라면 좋겠네
자귀나무 잎새들의 그 기나긴 입맞춤이 끝나고 나면
그것으로 타임아웃의 휘슬이 불어지면 좋겠네
일렬종대로 서있는 가로수들이여
어쩌면 生은 라인 밖에 있었는지도 모르는 것이니
부디 똥볼을 질러다오
저 함성과 아우성의 그라운드 바깥으로
내겐 어떤 불멸도, 어떤 루즈타임도 필요없으니
한 번의 휘슬 그것이라면 좋겠네
갈팡질팡 떨어진 잎새를 질질 끌고다니는 바람 앞에서
대체 소멸 이후는 무엇인지
화환도 없이, 갈채도 없이
어떤 루즈타임도 더는 없었으면 좋겠네
음악이 끝나면 또 침묵의 음악
그 꽁꽁 얼어붙은 시간의 심장 속이라면 좋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