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애거서 크리스티의 딸’이라고 불릴 만큼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여성 추리작가 산드라 헤세는 영국의 추리작가협회에서 매년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을 발표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황금단도상Gold Dagger의 1993년 수상작가이다. 토스토예프스키의 악마적 감수성에 범죄 스릴러를 절묘하게 배합한 그녀의 소설은 어떤 진공청소기보다 강력하게 독자들을 빨아들였다. 그녀의 소설이 출간되는 날을 기다려 팬들은 일제히 휴가를 신청했고 미처 휴가를 신청하지 못한 팬들은 기꺼이 결근을 감수했다고 한다.

 

그녀의 수상작 『회색 머리털』을 두고 "매혹적이다. 매혹적이다. 지극히 매혹적이다."라는 지극히 이례적인 평가를 한 것은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지였다. "앞으로 추리소설을 쓸 작가들은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라고 <더 타임지>는 한술을 더 떴다. 그녀가 <버밍햄 하이스쿨> 재학시 친구에게 썼다는 이 엽서에는 그녀의 추리소설의 무엇이 그토록 언론을 열광시켰는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단초가 있다.

 

제임스가 내게 다가왔을 때 나는 빳빳하게 긴장되었어. 그러나 내 마음은 마치 최초의 대기에 노출된 것처럼 파들거렸지. 더워지는 혈관을 돌아나온 호흡이 파들거리는 내 마음에 광시곡의 리듬을 부여했어. 폭풍이여, 어서 와서 나를 멋지게 흔들어 봐. 어서 나를 뿌리째 흔들어 보라구. 나는 눈을 감고 그 설레는 리듬에 복종했어. 저주스런 노예들이나 할 짓이라고들 하겠지만 모든 의지와 결의를 타인에게 반납한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설렘인 줄 알아? 폭풍우를 예감하는 나무들은 두려움에 떠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설렘에 떠는 것이지. 파괴를 예감하는 저 나무들의 떨림, 그 두려울 정도로 매혹적인 사랑에의 예감!!



 


When I Dream -Carol K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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