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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야의 7인(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버트 케네디 감독, 율 브리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기다릴 수 있는 자만이 용기 있는 자다.
멕시코 접경의 한 마을. 농부들은 매년 마을을 노략질 해 가는 칼베라 일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결국 마을을 지키는 싸움을 시작하기로 하고, 7명의 총잡이를 고용한다. 마을에 도착한 7인의 총잡이들은 마을에 방어벽을 쌓고 총 쏘는 법을 훈련시키면서 칼베라 일당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이상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할리우식으로 리메이크했다는 영화 <황야의 7인>의 대략적인 스토리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쟁쟁한 스타들 중의 한 명은 베르나르도 역을 맡은 찰스 브론슨이다. 그는 직업적인 총잡이다. 우수가 짙게 드리운 냉정한 얼굴과는 달리 그는 어린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도 베르나르를 좋아한다. "저도 크면 아저씨처럼 총잡이가 될 거예요." 아이들은 눈부신 사격솜씨를 가진 베르나르를 부러워한다. 그 부러움의 이면에는 비겁한 아버지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자신들의 아버지들은 총을 잡고 싸울 줄도 모르고 그저 농사만 짓는다고 아이들은 불평이 대단하다. 이 아이들에게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한다. "겁쟁이가 전쟁터 한 가운데로 스며든단다. 진짜 겁쟁이는 너희들의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나란다." 아이들은 왜 아저씨가 겁쟁이냐고 따진다. 그러자 베르나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의 아버지는 농부들이다. 농부는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다릴 줄 안단다. 씨를 부리고 기다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기다릴 수 없단다. 씨를 뿌리고 기다릴 줄 아는 용기가 없는 내가 바로 겁쟁이란다."
어느 해에는 불볕 더위에도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지만 어떤 해에는 우기가 훨씬 지난 초가을의 폭우로 농사를 망쳐놓기도 한다. 한 마디로 자연은 믿을 수가 없다. 예측불가능한 자연을 믿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도박이다. 도박에는 당연히 자신의 밑천을 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폭우나 우박으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도 농부들은 씨를 뿌리고 기다린다. 그것은 분명 용기에 속한다.
성철스님은 눕지 않고 자지도 않는 소위 '장좌불와' 수행을 팔 년 동안이나 행했다고 한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행을 8년이나 했다니 입이 딱 벌어진다.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17세기 조선 시단(詩壇)에서 이름을 날렸던 김득신은 백이전(伯夷傳)은 1억1만3000번을 읽었고, 노자전(老子傳)과 분왕(分王) 등은 2만 번을 읽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도 용기는 필요하다.
반드시 총과 칼을 잡거나 주먹을 쓰는 자만이 '용기 있는 자'의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황야의 7인>에서의 총잡이들은 용기 있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르나르의 말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 그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감독: 존 스터지스
출연: 율 브린너, 엘리 웰라치,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작: 196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