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진공상태의 유리병 안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관찰한 동물학자 잭 몰튼은 공기의 순환이 생명에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이 내뱉는 숨에는 폐와 신체에서 방출되는 지극히 유해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서 그는 숨막힐 듯한 주거지에서 밀집해 사는 사람들이나 폐쇄된 방에서 사는 사람들은 유리병 속의 동물들처럼 자신의 날숨 때문에 죽게 될 것이라고 유추했다.
인간의 날숨이 인간을 병들게 할 수도 있다는 몰튼의 생각은 실연의 아픔으로 방문을 걸어 잠그고 거의 일 년 동안 두문불출하는 그의 딸 수잔에 미쳤다. 그녀의 실연 이후 누구도 수잔의 방 커튼이 걷혀지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다. 몰튼의 과학적 가설도, 간곡한 그의 만류도 수잔을 그녀의 방으로부터 한 발짝도 끌어낼 수 없었다.
몰튼이 그녀를 억지로 방밖으로 끌어냈을 때 수잔은 빛을 가려 달라며 눈을 감았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식음을 전폐했다. 그녀의 목에 호스를 박고 억지로 음식물을 흘려 넣었지만 계속 되는 구역질은 일체의 음식물을 용납하지 않았다. 몰튼이 그녀를 방밖으로 끌어낸 지 보름만에 수잔은 더 이상 음식물을 거부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의 숨이 끊어진 뒤였기 때문이다.
몰튼은 수잔을 매장하지 않았다. 독실한 기독교도였지만 몰튼은 매장을 고집하는 기독교의 관습을 따르지 않았다. 비어 있는 관으로 기독교식 장례식을 치른 후, 아무도 모르게 콜로라도의 산정에 수잔의 유해를 가져다 놓았다.
수잔의 유해를 콜로라도 산정에 옮겨다 놓고 온 날 밤에 몰튼은 일기를 쓰게 된다. 그 일기는 콜로라도 대학의 구겐하임 도서관에서 1863년 2월 분실되었다. 다행히 구겐하임 도서관 직원이었던 필립 선드럼은 그 일기가 분실되기 전에 그 일기의 일부를 외우고 있었다. 그는 그가 암기하고 있는 내용을 <덴버 포스트 Denver Post>지에 소개했다. 그 일기는 다음과 같다.
젖먹이 시절 쌔근거리는 너의 숨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너의 볼에 입맞추며 너의 숨결을 뺨에 느낄 때 나는 비로소 너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나를 너의 아버지로 만들어 주었던 그 아름다운 너의 숨결이 이제 너를 데려갔구나. 너는 너의 숨을 마셨고, 너의 독을 마셨고, 너의 죽음을 마셨다. 이제 너는 콜로라도의 바람을 마셔라. 너의 사랑이 너의 가슴에서 다시 새살을 돋게 할 때까지, 콜로라도의 바람이 너의 비명을 지울 때까지 너는 콜로라도의 하늘을 마셔라. 별을 마셔라.
나중에 밝혀지는 일이지만 그 일기를 훔친 사람은 도서관 직원인 필립 선드럼이었다. 그는 그 일기를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