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학적이고 무거운 글쓰기로 악명이 높은 니콜 마이어의 『작가노트』에는 <핸더슨 부인의 별명>이라는 간결한 글이 실려있다.
핸더슨 부인은 '미세스 조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쾌활했다. 10살 때 앓은 천연두는 피부를 살짝 얽혔지만 그녀의 쾌활함을 손상시킬 수는 없었다. 어떤 비극도 그녀의 쾌활함을 넘보지 못했다. '미세스 엘리펀트'라고 불리어도 자연스러울 180킬로의 체중도 그녀를 우울하게 하지는 않았다. 대학졸업을 몇 일 앞둔 아들 토니가 죽었을 때도 그녀는 심각하게 슬퍼하지 않았다. 쿠키와 초코렛의 도움을 얻어 그녀는 그녀의 별명에 걸맞은 표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 스미스씨가 집을 팔겠다는 매매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때 수심을 모르던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의 빛이 감돌았다. 그녀의 일기장은 그날의 핸더슨 부인의 심정을 이렇게 기록해 놓고 있다. <사람은 어디에서나 살 수 있지만 추억은 어디에서나 살 수 없다> 집주인이 바뀌기 전날 저녁 핸더슨 부인은 테라스 기둥에 입맞추었다. 잘 있거라. 내 무거운 몸을 묵묵히 받아주던 바닥들아. 내 손길 하나 하나에도 광택의 기쁨을 돌려주던 벽들아. 창문들이 보여주는 풍경들아. 더 이상 사람들은 그녀를 '미세스 조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핸더슨 부인이다. 집이 그녀에게 그녀의 이름을 돌려준 것이다.
elliott smith - miss mis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