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외 감독, 잭 니콜슨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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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버룩(Overlook) 호텔
먼저 그곳은 자폐적인 공간, 타인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공간, 원초적 욕망의 공간,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공간, 대화가 없는 공간이다. 아메리카는 바로 그 공간에서, 검둥이와 인디안등 숱한 유색인종들의 주검 위에 세워졌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간과하고(overlook) 살아간다. 아무일도 없다는 듯. 그러나 민감한 영혼들은 본다. 번쩍거리는 문명 뒤에 어떤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지를. 큐브릭은 미국 독립기념 200주년에 이 영화를 기획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보아라. 피의 얼룩 위에 세워진 너희들의 문명을. 이렇게 자신의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 있기에 아메리카는 최소한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거장은, 자신의 내부를 쏘아보는 시선이다.

작가?
그는 중앙에서 글을 쓴다. 캐릭터를 설정하고, 성격을 부여하고, 사건을 기획한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 당연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짓을 그는 열심히 한다. 그러나 문득 화가 치민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는가? 가장으로서의 책무감 때문이 아닌가. 내 어깨 위에 지워진 무거운 짐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왜 아무도 나를 몰라 주는가? 가슴 깊은 곳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작가는 무자비한 창조주다, 그는 어떤 악도 감행할 수 있다. 호러의 불씨가 이미 한 사람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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