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와 파스칼 - 인본주의냐 신본주의냐
이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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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는 20년간 좁은 탑 속에 유폐되다시피 살았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다. 스스로 성의 탑 속에 자신을 가두었다. 몽테뉴는 허름한 석벽 창고를 그대로 서재와 거처로 사용했다. 탑이라고 하지만 그곳은 몽테뉴의 기도실, 침실과 서재가 있는 거처였다. 몽테뉴는 그 서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서재까지 가기에 좀 힘이 드는 것과 위치가 외지다는 것이 내 마음에 드는데, 운동의 실효를 위해서도 좋고, 사람 북새를 피하기 위해서 좋기 때문이다. 그곳이야말로 나의 본집이다. 나는 그곳의 지배를 전적인 것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단지 하나 이 구석만은 부부간이건, 부자이건, 일반인의 것이건, 일체 공동생활에서 제외시켜 놓고자 한다."


몽테뉴는 그 서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몽테뉴는 <에세:수상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자신의 집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에게만 소용이 있으며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장소를 갖지 않은 사람은 비참하다."

오직 자신만을 의한 공간, 모든 짐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숨 쉴 수 있는 곳. 그곳은 단순한 독서의 장소만은 아니리라. 그곳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에게만 소용이 되며 자신을 숨길 장소'이다.


그러나 그는 은둔을 폼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은둔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지도 않았다. 몽테뉴는 이렇게 말한다.
"은거와 은둔에서 영광을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비굴한 야심이다. "


자신을 정면으로 들여다볼 줄 아는 저 담대함.


"나의 생각으로는 자기 집에 자기로 돌아가 있는 곳, 자기 한 사람만의 궁전을 차릴 곳, 몸을 감출 곳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그 신세가 참으로 비참하다"라고 몽테뉴는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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