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새는 종마다 제 둥지의 내실을 장식하는 형태가 다르다고 한다.
같은 종에 속한 정자새의 수컷은 기본적으로 모두 비슷한 형태의 내실을 만든단다.
거미도 종에 따라 거미줄의 모양이 다르듯 말이다.
결국 새의 외모는 물론이고 행동이나 그 행동의 결과물인 구조물까지도 유전한다는 뜻이다.
'표현형'이 새의 눈색깔과, 머리카락 색깔, 체형 등을 말하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정자새의 내실과 같은 행동의 결과물을 "확장된 표현형"이라 이름했다.
내 외모뿐만 아니라 내 행동의 결과물까지도 유전된다는 사실을 두고 마냥 비애감에 젖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쩐지 씁쓸하다.
나의 글들은, 나의 독서는, 나의 달리기는 어떤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