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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 - 낚시의 기원과 낚시꾼의 심리학
폴 퀸네트 지음, 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삶의 대부분을 심리학자와 낚시꾼으로 살아온 폴 퀸네트는 ‘진정한 낚시꾼은 낙관주의자’라고 말한다. 더 큰 물고기가 내 낚시 바늘을 덥썩 물어주리라는 희망이 그의 행동을 추동시킨다. 낚시가방을 챙기면서 그는 희망을 반드시 챙겨 넣는다. 그 희망이 그로 하여금 낚시대를 드리우게 하고 침묵 속에서 그를 기다리게 한다. 희망만이 침묵에 깊이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희망이 없는 침묵은 불안이고 절망이다.
낚시 바늘에서 버둥거리는 물고기를 떼어내 물고기를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주는 낚시꾼이 원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순수한 정신적 기쁨이다. 에피큐로스 학파가 말하는 쾌락도 낚시꾼의 쾌락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어쨌든 진정한 낚시꾼이 원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순수한 정신의 어떤 형태다. 살아서 펄떡이는 물질을 좇는 정신주의자의 여유. 소유의 집착에서 벗어나 낚시꾼의 너그러움을 배우기에 이 소인배의 하루는 번잡스럽기 그지없다. 방하착이란 말을 쓰기에도 염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