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상파울루 발 외신은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활동하는 마약 밀매 조직이 어린이 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50여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이 어린이 여단은 경찰의 출동을 감시하거나 경찰과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최일선에서 경찰 진압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사격 훈련도 받는다.

 

<시티 오브 갓>은 바로 여기, 리우 데 자네이루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60~70년대, 막 형성되기 시작한 빈민가와 더불어 마약을 판매하는 갱단이 조직되던 시기. 갱단의 중심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들. 조직 간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총을 잡는 연령은 점점 낮아진다. 고작 10살이나 먹었을까 싶은 아이들이 장난감 가지고 놀 듯 총을 휘두르는 곳. 가만히 있다가도 죽고, 총질하다가도 죽는, 신이 버린 도시.

 

영화를 보고 나와서, 10살 전후의 아이들이 총으로 죽고 죽이는 일은 최소한 지금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티 오브 갓>의 탄생비화를 읽으면서, 주말의 뉴스를 보면서 시티 오브 갓의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시티 오브 갓>은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2002년에 제작된 영화다.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실제 빈민가 마약 조직의 허가를 구했으며, 빈민가 안에 연기 학교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모여든 아이들에게는 대본도 필요 없었다고 한다. 상황 설명을 해 주면 그걸로 끝.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늘상 겪어온 일이기에 자연스러운 몸짓과 대사가 나왔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그 아이들이 영화에 열심히 매달린 건 오로지 빈민가를 탈출하기 위해서 였다는 사실도 가슴을 시리게 한다.

 

브라질에서 이 영화를, 단지 영화로만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시티 오브 갓 탄생비화   http://www.cine21.com/Magazine/mag_pub_view.php?mm=005001001&mag_id=34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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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1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놓쳤으니 비디오로 볼지는 모르겠습니다.
탄생비화 읽고 마음이 동했던 것이어요.^^

urblue 2005-11-1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벌써 내려갔나...
하긴, 영화 볼 때도 씨네큐브 2관에서, 겨우 열 명 정도였어요.
그 앞 팀에는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 서너분이 나오면서, 영화 좋다~, 이러길래 의외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ㅎㅎ

sudan 2005-11-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운받아서 컴으로 본 영화에요. 아주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런 탄생 비화가 있었다니!

urblue 2005-11-1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끔찍한 내용인데도 CF나 뮤직비디오 같은 촬영 때문인지 꽤 경쾌하게 느껴지잖아요? 다큐멘터리처럼 무겁게 찍었더라면 지루했을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 받은 메일.

<시티 오브 갓> 예매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선물은 'FUBU 가방과 저수지의 개들 DVD 타이틀 2개'라고 되어 있다.

저수지의 개들 DVD는 기본 선물인 것 같고, FUBU 가방은 2명 중에 뽑힌 거다.

대체 어떤 가방을 주려나.

 



요런 거나 저런 거나,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예쁜 거 주면 좋겠지만,

뭐 제일 싸고 후줄근한 거 줄지도 모르지. -_-

그리고, '저수지의 개들 DVD 타이틀 2개'라는 건 무슨 말이지?

같은 DVD 두 장을 준다는 건가. 갸우뚱.

재밌는 영화 보고 선물도 받고, 기분은 좋다.

근데, 선릉의 지들 사무실까지 와서 선물 받아가란다.

언제 가냐구. 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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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1-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해요. 저는 이후 출판사 책을 사고서 <시티 오브 갓> 시사회권이 당첨되었는데... 못 갔다지요. 저런 메일로 시작하는 아침은 괜찮은 기분이죠?

로드무비 2005-11-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블루님 귀찮으시면 제가 가서 받아도 될까요?ㅎㅎ

물만두 2005-11-16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축하드려요^^

urblue 2005-11-1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고맙습니다. ^^

로드무비님, 그게요, 신분증 있어야 한대요. ㅎㅎ

namu님, 저런, 아까워라. <시티 오브 갓>은 볼만한 영화인데요. 하긴, 전 메일 확인 제때 안해서 시사회 놓치기도 하고 그래요. 기분 좋습니다. ^^

야클 2005-11-16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름지기 시험은 붙고봐야되고 이벤트는 당첨되고 봐야됩니다. 좋으시겠어요. ^^

urblue 2005-11-1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이벤트는 당첨되고 봐야지요. 최근에 알라딘에서 벌어진 여러 이벤트에 하나도 안 되더니만 엉뚱한 곳에서, 하는지도 몰랐던 이벤트에서 당첨이 되는군요. ^^

히나 2005-11-1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립니다. 두 개라서 어리둥절하다면 하나는 절 주시면.. ^^

urblue 2005-11-1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받아 보구요. ^^

하늘바람 2005-11-1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부럽네요

sudan 2005-11-17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싸고 후줄근한거 준다에 한표.(사은품 불신자)
그래도 부러워요.

urblue 2005-11-1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고맙습니다. ^^

수단님, 사은품이 뭐 제대로 된 것일 리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지만서도... 주말에 찾아서 괜찮으면 다시 자랑하고 아님 말고. ㅎㅎ
 
 전출처 : 히피드림~ > <펌>피카소와 결혼했던 7 명의 여인



※ 첫번째 연인-페르낭드 올리비에

피카소와 동갑이었던 그녀는
검붉은 머리에 키가 크고 균형잡힌 몸매를 가진 육감적인 여자였는데
항상 쾌활한 성격으로 피카소를 기쁘게 했다.
피카소는 페르낭드를 만나면서 청색시대를 마감하고
장밋빛 시대로 접어든다




※ 두번째 연인- 에바구엘

피부가 무척 하얗던 여인.
피카소는 구년에 걸친 페르낭드와 동거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그녀를 선택한다.
유달리 몸이 약했던 에바. 1차세계대전 이듬해인 1915년 12월 14일 이 젊은 여인은 결핵으로 죽는다.




※ 셋번째 연인- 올가 코클로바

<퍼레이드> 공연 때 만난 러시아 무용수,
피카소가 서른 여섯 살 때 처음으로 결혼을 한 여인이다.
올가는 서민적이고 편안한 것을 즐겼던 피카소와 달리 깔끔하고
상류사회적인 기질을 가졌다.
그녀는 피카소의 첫 아들 파울로를 낳는다.




※ 네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 발터

피카소가 마흔다섯 살이 되던 해인 1927년 당시 열일곱 살의 건강하고 관능미 넘쳤던 소녀.
페르낭드와 에바, 올가가 갈색 머리카락을 가졌던 것과 달리 그녀는 금발이였다.
피카소의 두 번째 아이 딸 마야를 낳는다.
피카소에게 가장 창조적인 영감을 준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 다섯번째 연인-도라 마알

친구인 폴 엘뤼아르의 소개로 만난 화가이며 사진작가.
피카소의 다섯 번째 연인인 도라는 지적이고 교양을 갖춘 여성으로
현대 미술에 열중했으며 특히,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 여섯번째 연인-프랑스와즈 질로

2차 세계대전 중에 만난 그녀는 아주 젊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류화가이다.
피카소가 예순세 살 때인 1945년부터 함께 살게 되는데 이 때, 그녀는 스무 살이었다.
완벽주의자이고 독점력이 강했던 프랑스와즈는 아들 클로드와 딸 팔로마를 낳는다.
피카소는 이 때 자신의 아이들을 소재로 해 매혹적이고도 생동감 넘치는 초상화들을 남겼다.
여기서 아이들은 때로는 어머니의 품에 안긴 모습으로,
때로는 자기들끼리 놀이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 1953년,72세에 만난 자클린 로크

피카소의 마지막 연인이 된 그녀는 커다랗고 짙은 눈망울을 지닌 지중해 풍의 여인이다.
자클린은 1961년 피카소와 비밀 결혼식을 올린다.
후에 서른 살의 젊은 여인이 어떻게 곧 여든이 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느냐는 말에 그녀는 말한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년과 결혼했어요. 오히려 늙은 사람은 나였지요"
그녀는 피카소에게 헌신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바친다.
피카소가 죽고 난 며칠 뒤 그녀도 그를 따라 죽음을 선택한다.
 
 
 
 
 출처- 다음> 미디어 다음>세계엔(n)>월드 랭킹 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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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 현대과학의 양면성, 그 뜨거운 10가지 이슈 살림 블로그 시리즈 4
이은희 지음, 류기정 그림 / 살림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기본적으로 블로그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다양한 종류의 글을 올리는 일종의 일지(日誌)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웹상의 온갖 종류의 블로그에는 온갖 재미있는 얘기들, 유익한 정보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웹로그 핸드북』의 저자인 레베카 블러드가 설명했듯이 "웹로그란 커피숍에서의 대화를 글로 옮기고, 필요한 참고 자료를 곁들이는 것"인 만큼 어떤 주제에 대한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커피숍에서 들은 얘기, 즉 ‘퍼온글’의 형태로 남들이 했던 얘기를 반복하고 있기도 하다.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제목은 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책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출판한 것처럼 보인다. 애초에 기획 의도가 블로그처럼 쉽게 과학 이야기를 진행하자는 것인 만큼 이는 이 책의 장점이랄 수 있겠지만 또한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책은 무척 쉽다. ‘과학’이라면 일단 멈칫거리고 볼, ‘과학’과 전혀 안 친한 사람들도 아무런 거리감이나 두려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 전문적인 용어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간혹 나온다 해도 알아듣기 쉽게,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런 건 몰라도 괜찮아요, 하는 식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다루고 있는 주제도 항생제 논란, 환경호르몬의 공격, 원자력 에너지의 효용과 위험, 유전자 조작 식품의 발명, 장기이식, 비만과 백색식품의 문제 등’ 생활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이다. 각각의 문제들이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나란히 비교해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려고 애쓴다.

 

그러나 쉽다는 건 어느 한계 이상 나가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쉽게’ 쓰려는 노력 때문인지 저자는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이상의 얘기를 하지 못한다/않는다. 비슷한 종류의 책을 한 권이라도 봤거나 평소에 신문 기사만이라도 꼼꼼히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전혀 새롭지 않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파악할 것이다. 여기저기서 ‘퍼온글’을 말끔하게 짜깁기해 놓은 것 같다고나 할까.

 

알라딘 책 소개에서 말하는 대로 논술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과학 관련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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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11-15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안 얼블루님 리뷰로 대리만족하면서 재미있는 책 읽으셨다고 혼자 뿌듯해했는데, 이 책은 실망이에요. 이런 책은 시간 낭비! (자기가 읽은 것도 아니면서)

urblue 2005-11-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수단님. ㅋㅋ
지난번에 읽은 과학기사 어쩌구 하는 책 때문인지 다 들어본 얘기더라구요. 그래도 뭐 고등학생이나 이쪽으로 처음 접하는 분들한테는 도움이 될 것도 같고.
다른 분들 리뷰 보니까 평이 나쁘지 않던걸요.

제 리뷰로 대리만족한다고 하시니, 리뷰를 좀 더 열심히 써야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음...


야클 2005-11-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

딸기 2005-11-1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벌써 훌륭한 리뷰를 올리셨자나요 -_-

딸기 2005-11-1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낼 (금욜) 밤에 같이 놀 수 있어요, 정말?

urblue 2005-11-1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별 일 없습니다.

딸기 2005-11-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바람구두가 바쁜가바여
 
나이트 워치 - 상 밀리언셀러 클럽 26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모스크바를 무대로 마법사와 변신술사 등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다른 존재'들이 빛과 어둠으로 나뉘어 대결을 벌인다.(알라딘 책 소개)" 모스크바를 무대로 한 '오컬트 스릴러'라. 현대 러시아 대중소설만 해도 자주 만나기 어렵다. 게다가 러시아 판타지라니. 제법 구미가 당긴다. 지난 세기의 런던이나 비엔나, 아니면 현대의 뉴욕을 빼놓고 나면 이 겨울 초입에 모스크바만큼 도시괴담에 어울릴만한 도시가 또 있겠는가? 사실 지금까지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가 별로 없었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물론 내가 모르는 것 뿐일 수도 있다).

 

『나이트 워치』는 영하 20도의 겨울 저녁 무렵 바람이 스산한 지하철역 입구에서 시작된다. 에스컬레이터와 CD플레이어 같은 소품이 시대배경을 알려주는가 싶더니(한국산 컵라면과 전화기, 그리고 처용탈 같은 소품도 나온다), 몇 장 넘기지 않아 흡혈귀가 등장한다. 골목 하나 잘못 접어드는 순간 현실의 이면이 눈 앞에 드러난다. 일상의 바로 한 발짝 곁에, 아니 자기 자신의 그림자 저편에 맞닿아있는 이면의 차원인 어스름의 세계. 바로 이 어스름의 세계를 통해 신흥 졸부와 마피아의 도시인 현실의 모스크바는 마법사와 마녀, 흡혈귀와 변신자 등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는 도시인 소설 속의 모스크바로 펼쳐지는 것이다.

 

어스름의 세계란 무엇인가? 『나이트 워치』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인간세계에서 나온 또 다른 세계이다. 기원은 이렇다. 선사시대 어느 때였을 것이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은 두 샤먼이, 어쩌면 환각제의 도움의 받았을지도 모를 트랜스 상태에서, 자신의 그림자가 동굴 천장까지 길어지는 것을 본 순간, 자신의 그림자 저편으로 한 걸음 내밀면서 처음 인간은 어스름의 세계를 발견했다. 어스름의 세계는 인간을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변화시켰고, 이들은 각각 빛의 존재와 어둠의 존재로 갈라져서 투쟁해왔다는 것이다.

 

빛과 어둠의 세력은 오래 전 인간 세계와 '다른 존재'의 세계가 공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전협정을 맺었으며, 각기 상대를 감시하기 위해 야간경비대(나이트 워치)와 주간경비대(데이 워치)를 만들었다. 여기서 빛과 어둠은 단순한 선과 악이 아니라 일종의 자연력이다. 신과 악마 혹은 구원과 타락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세계로부터 분화되어 나온 이면세계인 어스름에서 살아가야 하는 두 종족이 각자의 본성과 가치, 이해관계에 기반하여 인간 세계에 개입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존재'는 빛이 될 수도 어둠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어느 정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꽤 흥미로운 설정이다. 우선 이 소설은 판타지 장르 문학에 속하지만, 잘 쓴 대중소설이 대개 그렇듯이 현대 모스크바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요한 단서는 "불특정 세대". "60년대를 겪은 부모세대가 길러낸" 이 아이들은, 사회주의 소비에트 연방에서 태어나 소년기를 보냈으나, 성년이 되고 보니 자본주의 러시아에서 살게 된 세대이다. 부모들과 같은 신념의 기억도, 다음 세대와 같은 자유의 가벼움도 아닌 일종의 끼인 세대의 혼란이랄까. 어스름의 세계는 그런 혼란에 대한 판타지적인 알레고리가 아닐까? 그렇다면 빛과 어둠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혹은 유토피아주의와 반유토피아주의에 대한 알레고리일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흥미로운 건 어스름의 세계라는 설정 자체다. 그 옛날 인간이 추위와 배고픔과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몸을 숨긴 동굴에서 모닥불에 비친 그림자에서 생겨난 세계. 인간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고양시키지만, 그 결과는 빛일 수도 어둠일 수도 있는 세계. 인간 세계에서 비롯되었고, 인간 세계에 기생하는 세계. 낮 꿈인 동시에 밤의 악몽인 어스름은 인간의 바람이자 원망이며, 최초에 소망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무의식의 세계인지도 모른다. 현실의 바로 이면에 맞닿아있어서, 불 꺼진 방 침대 밑 어두침침한 구석이나, 그믐달밤 골목길 가로등 뒤편의 어둠이 바로 그 곳일 수도 있는 세계 말이다.

 

『나이트 워치』는 기본적으로 잘 쓴 장르소설이다. 700 여쪽 가량의 두툼한 분량이 단숨에 읽힌다. 인물과 설정도 흥미롭고 탄탄한 편이다. 아직은 늦가을이지만, 올 겨울 밤이 다 지나가기 전에 『데이 워치』, 『더스크 워치』로 이어지는 '워치 3부작'의 나머지 번역을 만나 볼 수 있다면 꽤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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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트 워치 저도 읽고 써야 하는데......
부러워요.
그런데 '먼저 맞는 매' 정도의 리뷰가 아닌데요?ㅎㅎ
훌륭하십니다.^^

urblue 2005-11-1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 시한이 오늘인데, '먼저 맞는 매'라뇨?
빨랑 쓰셔야죠? ㅎㅎ

플레져 2005-11-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로드무비님의 뒤를 계속 따라 댕기는 중입니다 ^^
블루님, 훈늉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어스름의 세계, 제 취향일 듯 싶습니다. 캬캬~

로드무비 2005-11-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먼저 읽고 썼다고 뻐기시기는!=3=3

플레져님 이 책 읽고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낭중에 보내드릴게요.^^

바람돌이 2005-11-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을 것 같아요. 저도 빨리 보던 책 마저보고 소설책 보고 싶어요. 잉잉~~

urblue 2005-11-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처럼 어여쁜 분이랑 어스름의 세계는 안 어울릴 듯 한데요. ^^

로드무비님, 뭐 뻐기는게 아니라...( ..) 얼른 쓰시라구요. ^^;

바람돌이님, 책은 역시 소설이죠. ㅎㅎ 전 소설이 젤루 재밌어요. 어서 재밌는 소설책 보시기를.

하늘바람 2005-11-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을 것같은 책이었는데 역시 그렇군요. 부럽습니다

urblue 2005-11-1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네, 꽤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부럽다니요? 제가 이 책 공짜로 얻은 거 알고 계셨나요? ^^a

sudan 2005-11-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책은 역시 소설이죠. (반가움)
현대 러시아 대중소설이라면 알렉산드라 마리니나라는 추리소설 작가를 마지막으로-라기보다는 아마도 유일하게-읽어봤는데, 이 [나이트 워치] 재미있어 보여요.
이제 퇴근이에요. 전 요즘 좋아하는 소설도 못 읽고 얼블루님 리뷰 보면서 대리만족 하고 있다죠. -_-

jandol 2005-11-1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동화에 "파란시간을 아세요"라는 책이 있어요. 낮에서 밤으로 가는 시간, 밤에서 낮으로 오는 시간이라 합니다. 아이들과 그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냈죠. urblue님의 글 잘 보았고, 글 참 잘 쓰십니다. 작품의 줄거리 소개는 간략하지만 전반적인 평에서 작품의 느낌이랄까 분위기를 물씬 받을 수 있었습니다.

urblue 2005-11-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jandol님.
그러네요, <파란시간을 아세요>는 저도 보고 좋아했던 그림책인데, 미처 여기에 연결지어 떠올리지는 못했어요. 파란시간이라는 것도 어스름의 시간이기도 하군요.
글 잘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칭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