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4 인간은 여행가방

캐서린 맨스필드를 처음 읽는다. 이 작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떴구나. 34세. 짧은 인생이나 역정이 순탄치 않았다. 디아스포라. 동성애. 폐결핵. 평단 무시.
아홉 편의 단편 중 ‘나는 프랑스어를 못합니다‘를 읽었다. 문체가 시니컬하다. 이야기 중심이기보다 사변적. 그래서 술술 읽히진 않는데, 인생을 보는 작가의 통찰에 눈이 뜨인다.

나는 인간이란 커다란 여행가방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로 채워지고 움직이기 시작하고 내동댕이쳐지고 덜컹거리며 보내지고 잃어버려졌다가 다시 찾아지고 갑자기 반쯤 비워지거나 아니면 더 꽉꽉 채워지다가 마침내 궁극의 기차에 홱 올려놓으면 덜그럭거리며 사라져버린다.(141)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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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1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님 전 여기 실린 첫번째 단편 ‘차한잔‘ 영화 ‘아가씨‘가 떠올랐어요 ^.^
 
고독의 위로
앤터니 스토 지음, 이순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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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1 불화하는 마음

이성복 시인의 《불화하는 말들》을 읽다 이 구절이 떠올랐다. 불화는 필연적이고 행복은 일시적이다. 유토피아를 지향하되 유토피아에 갇히진 말 것^^

사람은 필연적으로 외부 세계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정신의 내면 세계를 개발하면서 세상에 적응한다. 완벽한 행복, 다시 말해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일어나는 일체감은 일시적으로만 가능하다. 인간은 끊임없이 행복을 찾지만, 바로 그런 본성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든 창의적인 노력에서든 행복을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 . / 가장 행복한 삶이란 인간관계나 인간관계 이외의 것 어느 한쪽에 대한 관심을 유일한 구원의 수단으로 이상화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49)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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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준비의 기술
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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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체는 싫어하지 않으나 여행 준비는 걍 귀찮아 하는 사람으로서 여행 준비만으로 설렘과 만족을 동시에 거머쥐는 행운아라니. 얼른 읽고 슈퍼바이백으로 내놓으려 했으나, 내가 몰라 참조해야 할 여행준비기술 땜에 묵혀 두기로. 이런 사람은 못되겠으니 이런 친구를 옆에 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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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1-21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같은 시절이 길어지니 정말 강렬하게 여행준비하고 싶어지네요!ㅎ 즐거운 하루되시구요!ㅎ

행복한책읽기 2021-01-21 12:25   좋아요 1 | URL
ㅎㅎ 막시무스님도 여행을 꿈꾸며 즐건 하루요~~~^^
 

20210121 시라는별 4 

불화하는 말들 12 
- 이성복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피상적인 사고밖에 안 나와요. 
예술은 불화에서 나와요 
불화는 젊음의 특성이에요

나이 들어 좋은 글을 쓰는 건 
정신이 젊다는 증거예요. 
젊지 않으면 쓰나 마나 한 글, 
써서는 안 되는 글을 쓰게 돼요 .

우리가 할 일은 
자기와 불화하고, 세상과 불화하고 
오직 시하고만 화해하는 거예요. 
그것이 우리를 헐벗게 하고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을 안겨다줄 거예요. 

syo님 페이퍼에서 이성복 시인의 <<불화하는 말들>>을 낚시질해 중고로 구입해 읽고 있다. 부제가 ‘이성복 시론‘이어서 무언가 했더니 ˝2006년과 2007년 사이 시 창작 강좌 수업 내용을 시의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시처럼, 잠언처럼 읽히는데 삼분의 일쯤 읽은 나의
소감을 말하자면, 히야, 시인은 역시 아무나 될 수 없구라 라는 새삼스런 깨달음과 시를 이 시인의 말대로 꼭 ˝모호하게, 여운이 남게˝ 써야 하는가 라는 대들고픈 의문이다. ㅋ

syo님은 이 시론집을 오래 묵혀 한 30년 벗하며 살 수 있겠다더마, 흠흠흠, 아무래도 내게는 30년까지야 싶다.  

이성복 시인은 52년생이다. 대학 시절 이 분 시를 좋아해 읽고 다니던 동기생들이 몇 있었다. 나는 훨씬 뒤에야 이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을 펼친 독자이다. 시와 산문으로 접한 이성복 시인은 언제나 젊게 느껴졌었다. 만년 청년인가 했더니 52년생! 올해 나이 70! 그런데 이
시론집에서 발견한 위의 저 시론을 읽고 이성복 시인을 만년 청년이라 부르기로 했다. 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

˝불화는 젊음의 특성.˝ 불화하되 꼰대짓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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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1-21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0년 벗할 수 있겠구나- 해놓고 팔아치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벗할 수는 있겠지만 벗하지는 않겠다....

행복한책읽기 2021-01-21 09:56   좋아요 0 | URL
헐. 그럼 스요님이 팔아치운 책을 지가 또 낚시질한 걸까용 ㅋㅋ

syo 2021-01-21 09:58   좋아요 1 | URL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ㅎㅎㅎㅎ 세상에는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읽은 책은 자꾸만 팔아치우게 되네요.....

희선 2021-01-22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하고도 세상하고도 불화해야 언제나 젊겠습니다 자기 고집이 되지 않게 해야 하니 그것도 쉽지 않겠네요


희선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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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여는 것이 아깝지 않았던 책. 내 집의 어린이, 내 안의 어린이를 들여다보고 돌보게 해준 책. 더 나아가 대한미국 전세계의 어린이 인권까지 생각하게 만든 책. 별 기대 없이 펼쳤다가 어른다운 어른을 만나 마음이 훈훈해지고 든든해졌다. 김소영샘 짱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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