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김도훈씨가 카메라에 담은 ‘밤에 더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

미디어다음 / 윤경희 프리랜서 기자

컴컴한 하늘, 그렇지만 도시는 밤이 돼도 어둡지 않다. 오히려 수많은 불빛들이 도시를 환하게 밝힌다. 그래서 도시는 항상 밤에 더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다. 사진가 김도훈(24)씨 역시 이런 야경의 아름다움에 반해 야경 사진을 중점적으로 찍어오고 있다.

부산에 살고 있는 그는 특히 부산의 야경을 많이 찍었다. 김씨는 “부산의 밤바다와 가로등이 만들어내는 야경은 화려하면서도 웅장하다”고 말한다. 그가(www.lduehuny.pe.kr) 카메라에 담은 도시의 야경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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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대교
지난 6월 서울에 올라와서 여기저기에 다니며 야경을 참 많이 찍었습니다. 이 사진은 한강시민공원에서 찍은 청담대교입니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2005년 6월>
숭례문
청계천
청담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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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가 ‘못 되는 이유 3가지’ - 2

(사진설명 1 : ‘애널리스트데이’에서 8백만화소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을 들고 설명하는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

(Global New Network ‘AVING’은 “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라는 것이 잘못된 표현이기도 하고 또 잘못된 전략임을 ‘제품’과 ‘마케팅’에 포커싱(Focusing)해 분석, 정리해 연속기획보도하고 있다 - 관련기사참조: <삼성휴대폰, 왜 ‘명품(名品)브랜드’를 고집하는가? – 1>, < 삼성휴대폰의 ‘명품마케팅’, 잘하는 것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사진설명 2, 3 : 최근 발표된 삼성의 슬림휴대폰과 첨단휴대폰 / 모토로라 레이져 - 모토로라는 2004년 미국시장에서 슬림폰 ‘레이저’를 먼저 출시함으로써 미국시장 내에서 삼성에게 빼앗겼던 시장점유율을 만회하기도 했다)

[AVING FOCUS] 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가 될 수 없는 이유

1. 역사적(歷史的) 관점에서

한 때 세계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ONY’의 ‘워크맨(Walkman)’. 이 제품은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불과 십 수년 전만하더라도 ‘워크맨(Walkman)’은 젊은 소비계층들이 모두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을 법한 히트상품이었다. 또 ‘비퍼(Beeper)’는 초기(初期)무선통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관련회사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준 ‘디바이스(Device)’였지만 지금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씨티폰(City-Phone)’이라고 불렸던 무선이동전화는 중계안테나를 모두 설치하기도 전에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지금은 누구나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을 되돌려 20여 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처럼 휴대폰이 이렇게 대중화되리라고 생각한 이는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레코더 ‘워크맨’이나 초기 이동통신시장에 나왔던 ‘비퍼’, ‘씨티폰’이 히트를 치고 있을 때, 그 제품이 그렇게 빨리 시장에서 사라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상황이지만 MP3플레이어 시장 또한 급속히 위축돼 가고 있다. 한국의 ‘아이리버’같은 MP3플레이어제조회사도 나름대로 고급제품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지만 요즘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 같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시장을 주도할 듯한 ‘아이리버’였지만 더 이상 MP3플레이어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에서 우리가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 바로 휴대폰의 ‘수명(壽命)’. 과연 휴대폰이라는 제품(Device)은 얼마나 오랫동안 쓰여질까? ‘비퍼(Beeper)’ 보다 ‘씨티폰(City-Phone)’보다 ‘워크맨(Walkman)’보다 얼마나 더 오래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 그 제품들보다 수명이 조금 더 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에서 사라질 제품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사진설명 3,4,5,6 :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는 비싸고 대단한 제품들이었지만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품들 – 도시바 130주년 기념전시회에 전시된 초기 텔레비전, 노트북 등 IT관련제품)

휴대폰이 ‘루이뷔통’이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같이 ‘명품브랜드’가 될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제품수명, 즉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의류중심의) 패션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천 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혹자는 삼성휴대폰을 자동차의 ‘벤츠’와 비교하며 ‘벤츠’도 명품브랜드 대접을 받는데 당연히 삼성휴대폰도 ‘벤츠’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는 역사적 관점에서 수명이 어느 정도인가? 이미 자동차의 역사는 한 세기를 넘겼고 또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엔진이나 연료, 기능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4바퀴로 달리는 자동차는 지금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자동차’로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 확실하다.

휴대폰은 ‘패션’이나 ‘자동차’ 같은 수명이긴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으며 사라진 IT제품(Device)보다 단지 추세(Trend)가 조금 길 뿐이다. 단언하건대 삼성이 명품브랜드라고 내세우는 휴대폰은 ‘골동품(骨董品)’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머지 않아 사라질 제품을 내세워 ‘명품브랜드’라고 운운하는 것은 ‘명품브랜드’가 되기 위한 최우선 조건인 ‘역사적 요건’을 간과한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의 마케팅인식이 부족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사진설명 7 : Wi-Fi Phone(와이파이폰) ‘Stonehenge WP150’, 새로운 개념의 이동통신기기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기존 휴대폰을 위협하고 있다)

2. 시장(市場)의 관점에서

최근 이기태 사장은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에서 ‘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폰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삼성이 가장 앞선 휴대폰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뽐내려는 의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에 고감도(高感度)의 카메라를 붙인다고 해서 그것이 명품브랜드가 될까? 과연 시장(소비자)이 그러한 형태의 제품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가?

기업의 ‘CEO’가 아무리 자신 있게 고감도카메라를 단 제품을 내보이며 자랑한다손 치더라도 시장(소비자)이 그 제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낱 소용없는 물건이 되고 만다. 이를테면 고감도의 카메라를 원하는 사람은 ‘고급카메라’를 필요로 하지 ‘고감도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은 최소한 ‘SLR(일안반사: Single Lenz Reflex)’방식의 고급카메라를 원할 것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는 주요기업들은 기존의 소형슬림(Compact형: 렌즈, 몸체일체형)카메라시장보다 ‘SLR’시장에 더 관심이 많고 그쪽에 사활을 걸고 있다시피하다. 삼성의 계산대로라면 콤팩트카메라시장이 휴대폰 때문에 문제가 돼야 하고 카메라업체는 파산해야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화소의 카메라가 나왔다고 해서 카메라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만약 삼성이 휴대폰사업을 서서히 카메라사업으로 전환시켜 고급카메라에 휴대폰을 부수기능으로 바꾸는 전략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휴대폰에 갖다 붙여도 휴대폰은 휴대폰인 것이다. 그러나 삼성이 휴대폰에 지속적으로 고감도카메라를 붙여나갈 계획을 세워놓았다면 이기태 사장은 휴대폰보다 ‘카메라시장(소비자)’에 대해 좀더 심각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시장의 관점은 명품브랜드는 ‘어느 시장’에서나 ‘언제나’ 동일하게 명품으로 대접받는다는 점이다. 즉 시차(時差)와 지역(地域)에 관계없이 명품브랜드로 인정받는다. ‘루이뷔통’이나 ‘프라다’, ‘벤츠’는 지역과 시차에 관계없이 명품브랜드로 취급되며 미국에서나, 유럽에서나, 일본에서나, 한국에서 똑같이 통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휴대폰은 지역과 시차에 따라 달리 대접받고 있다. (내부 사정이야 어찌됐건) 일본시장에는 아예 진출하지 못하고 있고 지역마다 쓰는 브랜드도 상이하며(Anycall - Samsung: 이 부분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임) 어느 지역에서는 시장상황 때문에 최근 개발된 전략제품이나 고급제품들이 아예 범용화되고 있지 못하다. 이를테면 삼성휴대폰의 최대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여전히 첨단휴대폰이 시기상조이다. 미국소비자들의 소비문화가 실용적이라 고감도카메라를 붙인 삼성의 고급휴대폰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어필되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물론 휴대폰을 시장에 펼치는 1차 결정권은 ‘버라이즌’이나 ‘싱귤러’등 이동통신서비스회사가 쥐고 있다)

또 하나 ‘명품브랜드’시장의 속성은 마케팅활동에 있다. 명품은 일반대중(Mass)에 대한 마케팅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텔레비전광고나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불특정다수’를 향한 ‘대량마케팅’활동을 즐겨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명품브랜드는 프리미엄멤버십매거진에 광고를 할지언정 텔레비전광고를 잘하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는 굳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알릴 필요가 없으며 알리지 않아도 고객들은 그 브랜드를 마음에 두게 돼 있다. 명품을 아는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고객은 늘 한정돼 있으며 소수이다.

그런 의미에서 명품브랜드들은 시장점유율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들은 특정시장을 놓고 서로 경쟁하며 싸워서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보통기업의 경쟁논리와는 개념이 다르다. 명품브랜드는 단지 자신만의 컬러와 컨셉을 유지하고 독자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뿐이다.

하지만 삼성휴대폰은 제한된 ‘타깃(목표고객)’을 향해 마케팅활동을 펼치면 안 되는 제품이다. 올해 1억(億)대를 돌파한다는 삼성휴대폰은 대중소비자(Mass)를 상대로 마케팅활동을 펼쳐야 한다. 대중들이 쓰는 생활필수품 같은 제품에 ‘명품브랜드’를 수식어로 갖다 붙이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착시(錯視)’현상을 일으키도록 하는 전략이며 정말 그렇다면 ‘페어(Fair)’하지 못한 처사이다. 실제는 명품브랜드에 대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는 ‘명품브랜드’라고 알리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8,9,10 : 휴대폰판매점에서 내건 프로모션에 삼성휴대폰이 활용되고 있다 / 미국이동통신서비스회사의 텔레비전광고에서 삼성휴대폰이 프로모션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 이러한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이 많이 팔리기도 하지만 만약 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라면 ‘브랜드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3. 브랜드이미지(Brand Image)의 관점에서

사람들은 명품브랜드를 ‘우상(偶像)의 수준’으로 여긴다. 마치 우상을 섬기듯이 명품브랜드를 ‘신앙(信仰)’처럼 추앙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명품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기준에 ‘가격(價格)’은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 명품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여기저기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브랜드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해당스토어로 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브랜드의 제품가격책정전략은 ‘원가(原價)’에 의하지 않고 또 수요공급에 대한 논리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기만의 가격정책을 가지고 결정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명품브랜드는 절대 ‘싸구려’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다. 설사 자신의 상품이 해당 시장을 지배하는 큰 백화점이나 대규모 스토어에 입점(入店) 돼 있어도 자신들의 정책에 맞지 않는 프로모션은 언제든지 거부하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한다. 특히 ‘가격’을 건드리는 프로모션은 단호히 거부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격’이라는 것은 ‘브랜드이미지’와 직결되기에 가격을 건드리는 것은 곧 이미지실추를 의미하는 것이다. 명품브랜드는 오로지 자신들의 ‘브랜드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명품브랜드의 정책은 대규모 유통업체나 백화점들이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삼성휴대폰은 소비자들이 신앙의 수준에서 ‘우상’처럼 추앙하거나 꼭 삼성휴대폰을 가져야 할 만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휴대폰은 대부분 이동통신회사가 주도하는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삼성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브랜드이미지가 유지되거나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더욱이 삼성휴대폰은 미국시장에서(때로는 한국시장의 길거리에서) ‘저가(低價)프로모션’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는 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처럼 자신의 파워로 브랜드이미지를 관리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일년간의 삼성휴대폰 대당 평균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절대가격’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다소 높을 뿐이지) 170달러대로 결코 비싸지 않다는 점도 ‘명품브랜드’의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 점들이다.

그룹총수와 사장이 삼성휴대폰을 ‘명품브랜드’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명품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관점에서, 시장(소비자)의 관점에서 브랜드이미지 관점에서 명품브랜드로 인정받아야 비로소 명품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 계속 -

( 다음 편에는 < 삼성휴대폰이 ‘명품브랜드’가 돼서는 안되는 이유 -3 >가 게재될 예정임)

< Global News Network ‘AVING’ 기획취재팀, 편집 서민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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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온 기사 중 가장 깊이 있는 기사인 듯 하다.

뭐.. 강금실 전 장관이 정치를 하던 말건.. 그게 중요한건 아니라고 본다.

단지, 한 편의 잘 쓴 기사가 기분이 좋아 올린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행보는 여전히 ‘칩거’에 가깝다. 작년 7월 말 퇴임 후 그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칠 발언도 일절 하지 않았다. “너무 즐거워해서 죄송합니다”란 발언을 마지막으로 장관직을 떠난 그는 평소에 누리고 싶다던 ‘자유인의 삶’을 만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요신문’에 그가 무용교실에서 춤을 추는 사진이 공개되었을 뿐, 그에 대한 기사는 전혀 나오지 않지만 법무부장관시절의 폭발적인 인기, 또 최근의 검찰문제와 함께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여전히 뜨겁다.

“정치 입문 가능성 1%도 안 된다”

그를 잘 아는 한 문화계 인사는 “장관 취임 전보다 지인과 인맥의 볼륨이 10배 정도 늘어났지만 속내를 터놓고 사생활을 공유하는 서클은 여전히 협애한 편”이라고 말한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체의 활동을 스스로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같이 활동했던 이석태·백승헌·조용환 변호사 등이 그의 ‘이너서클’ 멤버로 꼽히는 가운데 화가 이현씨의 화실을 중심으로 모이는 작가 고종석, 시인 김정환·황인숙씨, 인하대 김진석 교수(철학) 등이 그가 자주 만나는 인물군이다.

지인들은 강 전 장관의 근황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강 전 장관이 ‘선배’로 깍듯이 모시며 대소사의 조언을 구하는 김정환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강 전 장관의 일은 강 전 장관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바리케이드를 쳤다. ‘미묘한 시기’에 정치적인 해석을 불러올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사생활 노출을 혐오하는 강 전 장관을 배려하는 지인의 태도다.

퇴임 후 강 전 장관의 궤적은 절제돼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인은 “일생 중 가장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절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입맛대로 움직일 사람이 아니며 향후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은 1%도 안 된다고도 했다.

그의 정계 입문 가능성에 주목하는 여권 친노그룹 일각의 기대는 그래서 허무한 것인지도 모른다. 장관 시절 그가 밝힌 퇴임 후 계획은 그런 점에서 되씹어볼 가치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장관 그만두면 일단 좀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유롭게 개인생활하면서 살고 싶어요. 빚을 갚아야 하니까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할 거고… 그거 어느 정도 정리되면 개인 생활하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소소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출퇴근하는 직업 안하고 집에서 놀면서 글 쓸 생각도 좀 있고… 직업은 정말 갖고 싶지 않아요. 원래 제가 건달끼가 좀 있거든요.”

출퇴근하는 직업을 안 갖겠다는 그의 소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 변호사로 매일 출근하며 열심히 돈을 벌고, ‘지평’의 놀라운 성장과 확장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덕분에 재임 시절 6억 원에 달했던 부채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를 안 하겠다는 강 전 장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유력한 대권 후보 중 1인으로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4%의 선호도를 유지하며 여권의 대권주자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그 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치는 흐름이 있고 종종 개인은 그 흐름을 거역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강 전 장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선 2년 전 선호도 3~4%대는 굉장한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노대통령의 선거 1년 전 지지율이 3%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세상 끝까지 걸어보고 싶다” 고백

최근 김두관 청와대 정무특보, 유시민 의원 등의 ‘강금실 띄우기’가 과연 진성성이 깃든 발언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정동영·김근태 두 유력주자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유력한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실패할 경우 ‘강금실 카드’가 극적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모멘텀‘이 필요한데 문제는 그 모멘텀의 제1 당사자라 할 강 전 장관이 아직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정계 입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 법조계 인사는 “자유로운 개인 강금실과 치열한 책임감을 느끼는 ‘공공의 인간’ 강금실을 동시에 꿰뚫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강 전 장관 스스로의 발언이 뒷받침한다. 그는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 나타난 이순신의 삶의 자세를 이렇게 찬양한 바 있다.

‘이순신의 칼은 정치적 대안을 설정하지 않았으므로, 그는 정치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그가 정치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는 그를 두려워했다. 그의 칼은 온전히 칼로서 순결하고, 이 한 없는 단순성이야말로 그의 칼의 무서움이고 그의 생애의 비극이었다는 것이다…”

“정치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가 이순신을 두려워했다”는 해석은 ‘세상을 끝까지 걸어보고 싶다’던 그의 내밀한 고백과 맞물려 미묘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한없이 복잡하면서도 한없이 단순한 강금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것이 지인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퇴임 후 강 전 장관은 ‘소박한 봉사 활동’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는 ‘공공의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한 관찰이다. 작년 12월 말 그는 노무현 정부의 여성인권대사로 임명돼 국제적인 활동에도 눈을 떴다. 올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다보스 포럼)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인권대사로 정부정책을 외국에 홍보하고,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등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10월 14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과 독일의 민주주의,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한·독 학술대토론회에 참석키 위해서다. 이 토론회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부대 행사였다.

‘한·독 최고 지성인의 의견 및 담론 교환’이 학술회의의 목표이고 강 전 장관은 김우창·최장집·박명림 교수, 소설가 황석영·김원일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치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도 여전히 왕성한 ‘공공의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월 6일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국에서의 여성 리더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 리더십의 본질을 ‘기본적인 원칙을 중시하는 행위의 총체(the whole package of respecting basic fundamentals)’로 규정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으로서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 이해당사자를 참여시켰으며, 그런 자세는 ‘전례 없는(unprecedented)’는 것이었다고 자평했다. ‘낡은 조직과 인맥(old boy network)’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혁신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설정한 아젠다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의 영입 가능성을 ‘정동영·김근태 불가론’과 연결짓는 것은 분명 성급한 관측이다. 제3후보론의 중심에 강 전 장관을 상정하는 것도 아직은 레토릭에 불과한 단계다.

그러나 지난 10월 31일 강 전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동의하면서 당을 걱정하는 분들을 영입해 신용을 쌓아야 한다”고 한 김두관 정무특보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국민적 신용’을 획득하고 있는 여권 내 주자가 부재한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튿날 열린우리당 친노그룹의 핵심 유시민 의원도 김 특보의 말을 거들었다. 그는 ‘강금실 영입론’에 대해 “우리당은 열려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고 강 전 장관 같은 분이 참여해주신다면 당으로서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당이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 그의 첨언이다.

강 전 장관은 그 발언 이후 한 사석에서 냉소와 함께 상당한 불쾌감을 토로했다는 것이 한 지인의 전언이다. 올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점치며 ‘강금실 차출’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도 “군대도 아닌데 ‘차출’이라는 표현은 뭐냐”며 불쾌감을 토로했던 그다.

“난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사람 아니다”

그는 사람을 물건이나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혐오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강금실 카드’라는 언론의 표현에 대해서도 그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포커판의 숨겨진 패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강금실’을 둘러싼 모든 정치적 논의들은 물거품에 불과한 것이지도 모른다. ‘정치는 싫다’는 그의 사석 발언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장관 임기중에도 자신의 대권론을 이렇게 일축한 적이 있다.

“…지금 제가 법무부장관을 하는 게 사회적 화제가 되는 것은 변화의 과도기여서 희소성 때문에 그런 거고, 앞으로는 여성 법무부 장관도 평범한 일상이 돼야겠지요. 그런데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고, 장관도 노력하면 업무를 잘해나갈 수 있는 자리지만,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봐요. 제가 확신하는 건, 난 아니라는 거지요.”

이런 전후 사정 속에서 강 전 장관의 ‘고요한 처신’을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보’로 보는 것은 난센스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사람은 변한다는 세상의 이치 안에서 강 전 장관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지인들도 없지 않다. 그 지인은 그 이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법무부장관 제의를 수락할 때도 저는 굉장히 놀랐어요. 그런데 ‘툭’하고 자신을 밀어넣듯이 장관을 한 겁니다. 강 전 장관에게는 그런 면이 있어요. 세상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거고, 그런 생각을 실천할 힘이 있어요. 그래서 그의 행보는 아무도 모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문제는 시대가 정말로 절실하게 강금실 같은 사람을 요구하고 있느냐는 거죠.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 그는 절대로 정치를 하지 않을 겁니다.”

한기홍〈객원기자〉 glutton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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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니 '돈밭' 있더라

[조선일보 신지은, 이진한 기자]

"남들과 거꾸로 간다".

시류(時流)와 유행 대신 우직하게 원칙을 고집하는 ‘거꾸로 코드’가 경영 현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상식을 뒤집는 ‘거꾸로 마케팅’으로 승부 거는 사례도 빈번해졌으며, ‘거꾸로’는 창조·혁신 이미지를 지닌 블루오션(경쟁이 적은 신규시장) 키워드로 세(勢)를 확산해가고 있다.


◆남들이 팔 때 나는 사들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하는 ‘부자아빠 거꾸로 주식펀드’는 남들이 다 투자하는 인기주식 대신, 흙 속에 묻힌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펀드다. 온갖 테마주(株) 열풍이 불어도 오직 기업가치만 따진다는 원칙을 고집한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4.83%로 1위. 1년간 수익률(71.7%)도 전체 주식형 펀드 중 3위다. 보통 주식형 펀드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를 경쟁적으로 사들일 때도 이 펀드는 거꾸로 갔다. 실제로 이 펀드엔 삼성전자 주식이 거의 편입돼 있지 않다.




지난해 11월 닭고기업체 ‘하림’ 주식을 살 때도 거꾸로 가는 느낌이었다. 당시 하림은 공장에 큰 불이 나고, AI(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닭 가격이 추락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흑자가 나는 것이 아닌가. ‘거꾸로 펀드’ 운영자들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기로 한다.

이들은 불탄 공장이 인근 군부대 도움을 받아 말끔히 개조가 됐고 조류독감 파동으로 경쟁업체들이 모두 도산한 사실을 알았다. 앞길이 뻥 뚫린 셈이었다. 모두가 하림 주식을 팔 때, 펀드 운용팀은 반대로 하림의 주식을 대량 거둬들였다. 결과는 대성공. 1200원에 산 하림 주식을 2300원에 팔아 거의 배의 차익을 남겼다.

30년간 투박한 ‘항아리’ 용기를 지켜온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지난 30년간 24억병이 팔렸고,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우유 용기를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4m) 3000개 높이다. 박일환 실장은 “겉모양 대신 내용물 품질에 주력하고 가격을 낮게 유지한 것이 장수(長壽)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막에서 난로를 판다

중소기업 파세코는 ‘열사(熱砂)의 땅’ 중동에 난로를 팔아 세계 1위의 난로 메이커가 됐다. 작년 이라크에만 120만대의 난로를 파는 등 중동 난로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전체 매출(1200억원)의 30%가 중동시장에서 나온다. 안부호 부사장은 “중동도 고산(高山) 지역은 밤에 영하로 떨어지고, 중동 사람들은 영상 10도만 돼도 춥다고 느낀다”며 “거꾸로라기보다 발로 뛰며 정확한 실상을 본 결과”라고 말했다.



‘동토(凍土)의 땅’ 러시아에선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가 에어컨 시장을 장악했다. 추위에 익숙한 러시아인들은 낮 최고 기온이 ‘겨우’ 25도를 넘는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데 착안해 시장 공략에 나섰고, 러시아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했다.

할인 경쟁 속에서 ‘노(NO) 세일’ 원칙을 고집하는 제일모직의 ‘빈폴’ 등도 역발상 마케팅의 성공사례다.

◆거꾸로의 혁신 이미지를 판다

‘거꾸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도 유행이다. 서점가엔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역발상 마케팅’, ‘73인의 유쾌한 역발상’, ‘최혜영의 반대로 하는 골프’ 같은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광고는, 두께 0.9㎜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보여주고 ‘두껍다’는 자막을 띄우거나, 연구원을 모델로 세워 ‘나는 더 배워야 한다’는 카피를 붙인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신제품 이름을 ‘거꾸로 타는 보일러’로 정했다. 개발팀 임성우 차장은 “거꾸로라는 단어가 지닌 창조·혁신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지은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ifyouar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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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회엔 ‘빨간 십자가’ 없다

美 교회, 한국 교회와 다른 점들…새벽기도회 없는 것도 특징
헌금 모아 함께 쓰는 ‘멀티사이트 교회’ 모델 발달하는 중

 

시카고 인근 버논힐스에 사는 데비 벤더(여)는 매주 수요일 그레이스레이크에 있는 크로스로드 교회로 성경공부를 하러 간다.

지난 2일 오전(현지시간) 수요 성경공부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벤더의 가방 속에는 파일 한 권 분량의 지난주 과제물이 들어 있었다.

교회의 주요 직책 하나쯤 맡고 있음직 해보이지만, 사실 벤더는 매주 교회에 나가 예배에 참석하지는 않는다. 벤더는 오직 수요 성경공부에만 참석한다.

“아직은 교회 조직에 들어가기보다 성경을 이해하면서 하나님과 나의 일대일 관계를 모색하는 데에 더 관심이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예배는 거룩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아직 내 믿음은 여기까지라는 것을 교회와 주변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인구의 82%가 기독교인이라는 미국. 그러나 벤더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미국 기독교인들의 종교생활은 보편적인 한국 기독교인들의 종교생활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인들이 다니는 미국 교회 역시 한국 교회와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미국에서는 지붕 첨탑 위로 높이 솟은 큰 십자가가 그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큰 길에서 벗어난 조용한 곳에 입지해 있는데다가 실제로 교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한 지역에 두 개 이상의 교회가 모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십자가다. 미국 교회에 빨간색 네온사인 십자가는 없다. 밤이 되면 뉴욕 맨해튼 한복판마저도 어둑하게 변하는 것이 미국이지만, 밤거리 그 어디에서도 ‘빨간 십자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십자가다. 미국 교회엔 빨간색 네온사인 십자가가 없다. 위 사진은 미국 시카고 교외 그레이스레이에 위치한 크로스로드 교회. 아래 사진은 서울 한 지역의 야경. 빨간 십자가가 10개 보인다. [사진=김현 기자, 최병성 목사]
교외의 주택가는 더욱 그렇다. 밤이면 주택가는 각 가정에서 켜 놓는 외등과 집 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유일한 빛이 된다. 이웃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밝은 조명조차 서로 자제한다.

또 미국에는 새벽기도회가 없다는 점 역시 다르다. 한국컴퓨터선교회(KCM)에 따르면 새벽기도회는 1920년대 초 일제 치하에 핍박받던 한국교회 교인들이 새벽마다 모여 기도하던 것이 기원이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교회만의 특징이라고 한다.

물론 별도의 새벽기도회는 없지만, 미국 교회는 본당 예배실을 비롯한 교회 문이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새벽에 기도를 하는 이들은 있다. 언제든 그 누구라도 교회 안에 들어가 조용한 침묵의 시간을 갖거나 기도할 수는 있는 것이다.

일리노이 주 먼들라인에 사는 미첼 골든은 매일 새벽 5시면 집 앞에 있는 커뮤니티 프레스바이테리언 교회에 나간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 혼자 앉아 조용한 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리노이 주 먼들라인에 있는 프레스바이테리언 교회. [사진=김현 기자]

미국 교회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대개 가족단위 예배를 드린다는 점이다. 성인 예배와 주일학교가 따로 있는 교회들도 있지만, 많은 교회들이 부모님과 청소년 자녀들, 그리고 어린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시카고 교외에 사는 빌 가드보아와 그의 아내 수 가드보아는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두 아들 앨런(14)과 오스틴(10)을 데리고 교회에 간다. 가족 모두 정장 차림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약속이며, 우리가족에게 또 하나의 울타리가 된다”고 가드보아 부부는 말한다.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나가고 함께 예배드리는 습관은 미국인의 생활과 문화를 총체적으로 지배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교회의 신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시카고 북서부 교외의 윌로우크릭 교회(빌 하이벨스 목사)의 경우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예배가 열리고 있다. 교인들은 이 중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해 교회에 간다.

열린 교회, 열린 예배를 지향하는 윌로우크릭 교회에는 자체 교인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 다른 교회 교인들도 쉼 없이 오고 가며 함께 예배를 드리고, 비기독교 신자들도 편안하게 교회에 찾아온다.

이처럼 문턱이 낮은 미국 교회의 건물 용도는 다양하다. 한인교회를 비롯한 이민자 교회와 건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서도 항상 개방되어 있다.

영어 강좌(ESL)를 비롯해서 세금 계산법 등 지역 커뮤니티가 주민들을 위해 마련하는 소규모 강의에 교회가 장소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아울러 별도의 교회 건물 없이 학교 건물을 임대해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 윌로우크릭 교회와 함께 성공적인 교회 모델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소재 새들백 교회(릭 워렌 목사)가 그 예.

이 교회는 15년간 자체 건물 없이 학교 건물을 임대해 예배를 하다가 교인 1만 명을 넘긴 후 예배당을 지었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위한 소비는 줄이자는 것이 이 교회가 지향하는 철학이라고 한다.

또한 최근 미국 교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멀티사이트 교회’(Multi-Site Church)라는 새로운 형식이 긍정적으로 발달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는 교회 없는 마을에 새로운 교회를 세울 때 개척교회를 곧바로 독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 교회의 다원화된 지부로 돌보는 것이다.

멀티사이트 교회들은 새로 개척하는 교회에 신도들을 나누어 보내고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모 교회와 개척교회 목사들이 같은 사무실을 쓰면서 설교 내용을 함께 만들고, 돌아가면서 설교한다.

게다가 헌금도 모든 교회가 같이 모아 공동으로 지출 내역을 결정한 후 사용한다. 이는 개척교회의 성장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고, 개척교회 목사 상당수가 단기간 내에 목회를 포기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헌금까지 나누어 써야 한다면 모 교회로서는 별로 이득될 것이 없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시카고 북서부 알링턴하이츠의 퍼스트 장로교회 존 맥페이든 목사는 “교회의 존립 목적과 발전 개념은 인간적인 가치 판단이나 계산과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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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회라고 다 이럴까 싶지만, 기본 개념에는 찬성한다.
교회가 마치 벤처기업처럼 구석구석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는걸 보면 완전 하나의 사업이다.

하긴 개척교회해서 3년 안에 건물 마련 못하고 바보라는 우스개 소리와 싸워야하는 입장에서는 인생의 승부일수도 있겠지만.

동네마다 교회가 너무 많은거 같다.

정말 그렇게 건물 지어 난리블루스 출 일있으면 차라리 학교 등에 기부하는 형태로 지어서 공동으로 사용하던가 하지... 뭔 구석구석 그렇게 교회 십자가를 올리려 애를 쓰는지...

거기다 교회의 대형화를 보다보면 아주 웃기지도 않는다.

교회라는 조직이 물질적인 생산에 종사하는 조직은 분명 아니다. 정신적인 부분이지... 그런데.. 어디서 그 많은 뭉치돈이 나서... 몇백억씩 들여서 건물들을 올리는지 도통 모르겠다.

부익부 빈익빈이라구.. 교회의 대형화, 세습화는 이제 정도를 넘어선게 아닌가 싶다.

마치 그 집단에 소속되지 않으면 다른 사회활동에서도 소외될 것 같다는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공략하여, 무소불위의 집단 이기주의를 태동하게 하는 악의 원천(?)과도 같다는 생각마저도 들게 한다.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주변에서도 멀쩡히 직장생활하던 친구 녀석이 갑자기 신학공부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랬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가 목사라 그렇게 한다는 아주 웃기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이러한 교회의 세습이 북한의 세습과 뭐가 다른지 의문이 들었다.

교회가 목사의 것인양 치부되는 현실이 우수울 뿐만 아니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그 교회에 열심인 사람들도 이해가 안된다.

성직자 모두에게 금욕적인 삶을 바라는건 무리겠지만, 반대로 성직자가 꼭 고급차를 몰아야 한다거나, 큰 교회를 지어야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것도 분명 아닐 것이다.

신앙이란 것이 마음 속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일진데, 너무나 눈에 보이는 것부터 믿으려 하고, 그러한 심리를 공략하려는 상술이 맞물린 결과가 아닐까.

미국 교회 목사의 “교회의 존립 목적과 발전 개념은 인간적인 가치 판단이나 계산과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마지막 기사가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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