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2번보다 훨씬 나은 외모를 가진 기호 1번은 물을 먹었지만.
암튼 잘생기고 볼 일입니다. 그나마 기호 1번이, 자기 직업 버리고 그 번호 달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외모 아니었던가요.

그들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태국 선거 이야기입니다. 국제뉴스 돌아가는 것 보면, 스타는 정말 따로 있단 생각이 듭니다. 꼭 외모가 매끈하다 아니다로 갈리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성을 타고난 정치인들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빌 클린턴이 그렇지요. 반면 앨 고어나 존 케리는, 그런 '스타성'은 확실히 떨어집니다. 앨 고어도 (지금은 뚱땡이가 됐지만) 한때는 쌔끈하고 세련된 외모였습니다만 확 휘어잡는 면은 좀 부족하지요.

고이즈미도 스타 중 하나이지요. 고이즈미에 맞붙었던, 일본 야당 민주당의 오카다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인어아가씨의 그 남자주인공처럼 미끈하게 생겼고 말하는 내용도 괜찮은데 희한하게 휘어잡는 맛이 없어요. 그런걸 가지고 카리스마...라고 한다지요.

태국 이야기로 넘어가서.

23일 태국 총선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따르는 ‘국민의 힘(PPP)’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PPP가 과반 확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연립정부 구성이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 됐습니다. 지난해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은 끝났지만 차기 총리직을 둘러싼 힘겨루기와 함께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이 이끌던 타이락타이당이 지난 5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해산된 뒤 그 후신 격으로 탄생한 PPP는 23일 치러진 총선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하원 480석 중 228석을 얻어 승리를 거뒀습니다.
현재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히는 것은 PPP 당수인 사막 순다라벳(72). 1990년대 중반 부총리를 역임했으며 2000년부터 5년 가까이 방콕 시장을 지낸 인물이라는군요. 사막은 23일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외 체류중인 탁신이 자신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왔다며, 총리 자리에 대한 욕심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장 재직 시절 횡령 스캔들에 휘말렸던데다 정책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불같은 성격에 언행이 거칠며 1970년대 학생운동가 살해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는군요. 방콕포스트는 “경제계에서도 그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우기 이 외모로... 되겠습니까 ㅎㅎ



로이터통신은 PPP가 내년 2월14일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탁신의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군부의 압력 등으로 인해 탁신의 정계 복귀가 당장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사막이 탁신의 빈 자리를 메우고 군소정당들을 아울러 연립정부를 만드는 데 실패할 경우 PPP는 총선에서 이기고도 야당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겠지요. 탁신의 후광 덕에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PPP는 옛 타이락타이당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정계에서 추방된 뒤 잔존한 인물들 중심으로 구성돼 정치력이 약화된 상태랍니다.

이번 총선에서 165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여러 면에서 사막과 대비되는 아비싯 베짜지바(43) 당수가 이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아비싯이라는 인물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되겠습니다.

 

  

이 정도면 쫌 얘기가 되는 외모 아니겠습니까?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1992년 태국으로 와 정계에 뛰어든 아비싯은 지적이고 세련된 풍모에 ‘깨끗하고 젊은 정치인’임을 내세워 대도시·지식인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군부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막보다 아비싯을 선호한다고 하는군요.
아비싯은 농촌에서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경험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중심으로 연정이 만들어져 아비싯이 총리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외신들은 제1당 당수인 사막보다, 2당 당수인 아비싯의 사진을 중점적으로 내보내고 있군요. '꺼리가 되는' 캐릭터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멜기세덱 2007-12-25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담 저도 정치에 뛰어들어야 할까봐요...ㅋㅋㅋ

딸기님...메리 크리스마스에요....ㅎㅎ

딸기 2007-12-26 07:35   좋아요 0 | URL
멜기세덱님, 이미지를 보여주셔요. ^^

벌써 크리스마스 지났네요.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마니마니마니 받으세요 ~

마노아 2007-12-2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추천을 부르는 외모군요! 생김새 그대로 깨끗한 정치를 펴는 인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쩐지 화이팅이에요^^ㅎㅎㅎ

딸기 2007-12-26 07:36   좋아요 0 | URL
우하하 '추천을 부르는 외모'... ^^

이네파벨 2007-12-26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부르는 외모에 한 표 추가요~

ㅎㅎㅎ 경제력 격차나 디지털 디바이드가 아니라...외모 디바이드군요^^

저도 정치인의 외모를 큰 요소로 보는데...우리나라는 거의 반대로 가는 분위기죠?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의 전적을 보면....미모와 대권은 샘플 규모가 극히 작은데도 불구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오지 않을까 사료됩니다요...^^

딸기 2007-12-26 10:20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하
이네파벨님 분석 넘 재밌어요
샘플 규모는 작지만... 울나란 그러고보니 최근의 사례로 보면 못생긴 대통령을 뽑는 경향이 있군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같은 세계적인 부자들의 눈부신 자선활동과 기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지구촌 부자들 사이에 `자선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버핏을 시작으로 줄줄이 이어졌던 지구촌 초(超) 부자들, 이른바 `수퍼 리치(Super Rich)'들의 자선활동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네요.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인도주의와 계몽주의가 배어있는 미국과 유럽 못잖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3세계에서도 부자들의 기부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프리카 기업가의 롤모델, 케냐의 마누 찬다리아(77)

2004년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가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된 이래로 케냐는 빈곤 퇴치와 환경운동의 `제3세계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케냐 서부 시아야 지역의 사우리라는 마을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정한 `밀레니엄 빌리지'로 꼽혀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의 시범케이스로 대대적인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케냐의 이런 성공적인 모델 뒤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라 불리는 마누 찬다리아 같은 기업가들이 있었습니다. 세계 45개국에 공장을 둔 제조업체 콤크라프트를 이끌어온 찬다리아는 인도계 기업인입니다. 찬다리아는 일흔이 넘어서까지 하루 16시간씩 일했던 일벌레로 유명하다는군요.
자이나교를 믿는 그는 금욕과 채식주의를 실천하면서 재산을 빈민가 어린이 돕기와 장학ㆍ교육사업에 쓰고 있습니다. 평생에 걸쳐 막대한 액수를 자선활동에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얼마를 냈는지는 밝히지 않아 구호단체들조차도 규모를 알수 없을 정도라고 `이스트아프리카' 등 케냐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독재정권에게서 되찾은 재산으로 자선사업하는 필리핀의 로페즈 가문

필리핀에 온통 '썩은 부자들'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만은 않군요.
필리핀 금융ㆍ미디어재벌 로페즈 그룹 소유주인 로페스 가문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 뒤 아시아 최초의 항공사를 세웠던 유제니오 로페즈에게서 시작됩니다. 유제니오 이래 승승장구했던 로페즈 가문은 그러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독재정권에 밉보여 1972년 사업 대부분을 포기해야 했고, 유제니오의 장남 제니까지 투옥되는 고난을 맞았다고 합니다.
1986년 마르코스 정권이 축출된 뒤 석방된 제니는 가문을 일으켜 세워 미디어ㆍ통신ㆍ부동산 등으로 다시 사업을 키웠습니다. 제니가 1999년 숨진 뒤 로페즈 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스카(76)는 과두재벌들만 존재해왔던 필리핀에선 드문 박애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후손들도 구호사업에 열심이라고 합니다. 제니의 딸 지나는 아동교육과 환경보호를 위한 ABS-CBN 기금을 이끌고 있고, 오스카의 딸 리나는 케이블TV 사업을 하면서 오지 섬 지역의 교육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대요.
리나는 특히 분쟁지역인 민다나오 어린이들을 돕는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스카의 또다른 딸 세디에 바르가스는 전통문화 보호 사업에 앞장서고 있고요.
로페즈 가문은 미국 록펠러 가문의 후계자 페기 듈라니가 이끄는 자선단체 `글로벌 박애주의자 써클(GPC)'에 막대한 돈을 내는 기부자이기도 하답니다.


상파울루 `거리 아이들'의 아버지, 마르코스 데 모라에스(40)

모라에스는 브라질 인터넷 서비스회사 집넷(Zip.Net)의 창업자로 여러 정보통신(IT) 기업을 거느린 상파울루의 대표적인 벤처 자산가랍니다.
집넷 대표 시절 상파울루주(州) 학교들에 무료로 인터넷을 보급하며 브라질의 `웹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모라에스는 2000년 집넷을 매각해 번 돈 중 1300만달러를 들여 `인스티투토 루카'라는 구호ㆍ교육기관을 만들었습니다. 이 기관은 상파울루 시내를 떠돌며 구걸과 도둑질 따위로 생활하는 거리 아이들의 재활프로그램을 벌이고 있습니다. 루카 측은 이런 아이들을 부모에게 데려다주거나 보호시설에서 양육하며 가르치는 일을 할 뿐 아니라, 자녀를 루카의 교육에 참여시키는 빈민층 가정에 매달 100달러의 생활비까지 지원하고 있다는군요.
최근 무선인터넷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모라에스는 효율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상파울루 기업인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투사에서 사업가로, 자선가로 변신한 남아공의 토쿄 섹스와일(54)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한 정치가이자 투사 모시마 섹스와일은 젊은 시절 가라테를 잘한다는 이유로 생겨난 `토쿄'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요하네스버그 주변 흑인 빈민 거주구역 소웨토에서 태어난 섹스와일은 백인정권에 맞서 싸우다 1977년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이 수감돼 있던 로벤섬 감옥에 투옥됐습니다. 13년간 복역한 뒤 풀려나 아프리카민족회의(ANC) 간부로 정치활동을 벌였으나, 만델라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난 1998년 갑자기 기업인으로 변신했습니다. 그가 세운 광업ㆍ에너지기업 음벨라판다 홀딩스는 광산회사 드비어스와 JFPI에 이르는 남아공 3위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아직도 ANC 대선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섹스와일은, 최근에는 자선사업에 더 열심이라고 합니다. 만델라 재단에 거액을 기부한 것은 물론, 로벤섬 감옥 동지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요하네스버그 빈민가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막에 교육의 다리를 놓는 오스만 벤젤룬(75)

모로코 북부의 다아브자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사하라 사막의 오지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산규모 50억달러의 모로코 최대 은행 BMCE가 지원하는 메데르삿쿰(medersat.comㆍ너의 학교) 프로젝트 덕에 전기와 물이 들어오고 학교가 세워져 어린이들이 아랍어와 프랑스어, 영어를 배우는 활기찬 마을로 변했습니다.

다아브자 마을의 변신은 1998년 BMCE의 벤젤룬 회장이 세계은행과 맺은 약속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모로코에서는 대도시지역을 제외하면 여성의 90% 가량이 문맹일 정도로 낙후가 심했다고 합니다. 국왕 모하메드6세는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1998년 벤젤룬은 당시 세계은행 총재였던 제임스 울펜손과 "2010년까지 전국에 1001개의 학교를 짓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벤젤룬과 아내 레일라 메지안-벤젤룬이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와디(개울) 프로젝트'라 불리며 사막 오지 마을들까지 세계화된 교육의 헤택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흥경제국의 부자들, 자선 대열에 나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얼마전 "이머징 마킷(신흥시장)의 새로운 억만장자들이 박애주의자가 되고 있다"며 멕시코, 러시아, 인도, 터키 등에 불고 있는 기업가들의 자선 바람을 소개했습니다.

인도 최대 IT기업 와이프로의 아짐 프렘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무슬림으로 꼽힌답니다. 그는 첨단산업을 통해 번 돈으로 이슬람의 현대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극단주의를 막고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무슬림들의 교육과 온건 이슬람의 확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라는군요.

터키 재벌 후슈 오즈예긴은 5000만 달러를 들여 학교 건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명이라는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세계 부자들의 기부 선언 속에서도 지난해 꿋꿋이(?) 지갑을 열지 않아 지탄을 받더니 이젠 기부 대열에 끼었군요. 얼마전 500억 달러를 자선활동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졸부'로만 소문났던 영국 축구클럽 FC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보건ㆍ교육사업에 10억달러를 내놨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12-2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거부들도 저 대열에 줄줄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언니 메리 크리스마스^^

딸기 2007-12-26 07:37   좋아요 0 | URL
삼성과 현대의 총수 일가는, 비리 들통나니깐 회사 돈으로 기부하겠다고 나섰었지.
자기네들 재산은 죽어도 안 내놓잖니. 쯧쯧.
 

어제 주말용 정리하느라고, 크리스마스와 관계된 지구촌 재미난 소식들을 찾아봤습니다. :)

핀란드의 ‘산타클로스 마을’이 올해 지구온난화 때문에 눈이 적게 내려 울상을 짓고 있답니다. 일본의 한 수족관은 성탄절을 앞두고 전기뱀장어로 불을 켜는 이색 크리스마스 트리를 내놨대요. 브라질에선 빈민가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던 산타의 헬리콥터를 갱들이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이색 성탄 풍경을 소개합니다.



산타마을 온난화로 울상

해마다 겨울이 되면 손님이 넘쳐나는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산타가 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 마을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시름에 잠겼습니다. 성탄절이 며칠 안 남았는데 예년보다 눈이 적게 와 간신히 눈썰매가 다닐 수 있는 정도밖에 쌓이지 않은 겁니다.
연간 3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로바니에미의 관광수입은 이 마을이 위치한 낙후된 라플란드의 전체 수입 중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자칫 ‘눈 없는 산타마을’이 될지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는 자가 있으면 웃는 자가 있게 마련...
로바니에미의 겨울이 갈수록 따뜻해지자, 훨씬 북쪽에 있는 마을들은 내심 ‘산타 특수’가 북상하길 기대하며 관광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올해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이슈이다 보니...

홍콩의 환경단체들은 이달초부터 쇼핑몰과 빌딩들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네온사인 트리들을 겨냥,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절약형 장식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한 수족관은 아예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첨단 트리’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수족관의 전기뱀장어에게서 전기를 끌어들여 트리의 불을 밝혔다나요.

성탄절마다 부활하는 '예루살렘 신드롬'

예루살렘 보안당국은 해마다 이맘때면 성서의 동방박사와 예수를 흉내내는 광신도들을 막기 위해 부산해집니다. 예수 재림을 신봉하는 골수 기독교 신자들이 예루살렘을 헤매고 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한 특별 보안대까지 동원해 ‘재림 환자들’ 단속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정작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매년 우울하고 쓸쓸한 성탄을 보낸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베들레헴으로 가는 관광객과 순례객을 막고 무력으로 봉쇄하며 해마다 베들레헴 주민들을 옥죄어 왔지요.
이번 성탄절엔 이·팔 평화협상 분위기를 타고 베들레헴 봉쇄를 완화, 2000년 이래 최대 순례객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시 나타난 바그다드의 산타

올들어 테러공격이 많이 사그라진 바그다드에 평화의 산타가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기독교 수도원 관리를 맡고 있는 잘랄 후르무즈(48)라는 사람인데요. 후르무즈는 매년 성탄절이 되면 산타 차림으로 바그다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줬으나, 유혈폭력사태가 심했던 2005, 2006년엔 산타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폭력사태가 줄어든데다,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도 19~21일 치러져 성탄절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 덕에 ‘부활’할 수 있게 됐답니다.
후르무즈는 바그다드 동부 알 이프티카르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 뒤 “이라크의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모두 형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산타 봉우리

스웨덴의 한 과학자는 얼마전 산타가 24, 25일 48시간 동안 지구상 모든 가정을 방문하려면 유라시아 중앙의 키르기스스탄에서 선물배달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계산 결과를 내놨었습니다. 여기에 고무된 키르기스스탄 관광청은 지난 18일 페르가나 고원지대에 위치한 한 봉우리를 ‘산타클로스 봉(峰)’으로 이름짓고 홍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정정불안과 낙후된 경제로 빈곤에 시달리는 키르기스스탄은 산타 봉우리가 새로운 관광수입원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데... 워낙 관광 인프라가 안 되어있는 나라라, 보탬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성탄절 ‘디지털 도둑’ 경계령 

스위스 취리히의 한 보험회사는 ‘전직 도둑들’과 보안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린 도둑들의 주요 타깃을 발표했습니다.
도둑들이 노리는 최고의 상품은 랩톱(노트북) 컴퓨터와 플레이스테이션3 같은 게임기들이라고 하네요. 조사에 응한 전직 도둑들은 “특히 성탄절에 훔치는 물건들은 선물로 오가는 신상품이 많아 시장에 팔아먹기 좋다”고 털어놨습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 수도 키시뇨프에서는 ‘국립 트리’‘순결한 녹색의 미녀’라 불리며 사랑받아왔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갑자기 사라져 시 외곽 인적 드문 공원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키시뇨프의 도린 키리토아카 시장은 “12월2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답니다. 반면 의회를 장악한 공산당과 정교회 측은 전통대로 1월7일 정교력(曆)에 따른 성탄절을 지켜야 한다며 반대했었다는군요.
일부 시민들은 정보기관이 시장의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트리를 ‘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산타 헬기 공격한 마약 갱들

산타들이 크리스마스에 모두 다 사랑만 받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가톨릭 국가로서 어느 나라보다 크리스마스를 성대하게 치르는 나라 중 하나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최근 산타 복장을 한 자선단체 회원들의 선물 배달 헬기를 갱들이 공격하고 불을 지르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마약밀매 조직이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경찰헬기인 줄 알고 총을 쏘며 불까지 질러버린 것. 별꼴이 반쪽입니다. 산타들 다치진 않았는지...

그런가 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에도 산타의 몸매를 둘러싼 비만 논쟁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얼마전 영국 런던에서는 한 백화점에서 산타로 일하는 직원이 뚱뚱한 산타 복장을 거부, 화제가 됐었지요. 한 쇼핑몰은 산타들에게 한달간의 운동과 다이어트를 요구하기도 했다는데요. 미국 의사들은 “산타 같은 몸매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비만과 성인병 때문에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시대가 하수상하니... 산타도 팔자가 편치만은 않군요.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7-12-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산타가 갱들한테 공격을 받다니 세상 참 대단하네요.

딸기 2007-12-22 18:47   좋아요 0 | URL
산타가 헬기를 탄게 문제였었나바요. 썰매를 탔어야하는 건데... ㅋ

마노아 2007-12-2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 썰매 대신 헬기 타다가 봉변당하다... 아... 울수도 웃을 수도 없어요^^;;;;

딸기 2007-12-24 07:20   좋아요 0 | URL
브라질은 정말 치안이 엉망인가봐,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이 벌어지더라구. ^^

비로그인 2007-12-24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rsty the snowman을 찾아보는데, frosty the snowman melted by global warming이란 동영상도 같이 뜨더군요. 으음, 언젠가는 눈보기가 정말 힘들겠어요. 그래도, 딸기님은 Merry Christmas!

딸기 2007-12-25 10:40   좋아요 0 | URL
"요즘 눈사람은 녹아 없어지는게 아니라 차에 치어 없어진대."
이건 제가 오래전에 들은 눈사람 '도시화 버전'이랍니다. 이젠 지구온난화 버전으로 바뀌어가는군요.
너구리님도 메리크리스마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 부부와 데스먼드 투투 주교, 지미 카터 전대통령 등 국제사회 원로들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가 유엔이 정한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기념식을 갖고 범 지구적 인권캠페인 계획을 발표했다.

건강이 악화된 만델라 전대통령을 대신해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열린 세계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부인 그라사 마셸 여사와 투투 주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UNHCR)을 지냈던 아일랜드의 메리 로빈슨 전대통령 등은 "앞으로 1년 동안 지구촌 10억명의 서명을 목표로 인권선언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48년 유엔에서 채택된 인권선언 60주년이 되는 내년 12월10일 10억명의 목소리를 모아 제2의 인권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모든 사람에겐 인권이 있다(Every Human has Rights)"는 슬로건 아래 펼쳐질 이 캠페인에는 국제앰네스티(AI)와 유엔아동기금, 액션에이드(Action Aid) 등 국제구호기구들도 동참할 예정이라고 남아공의 `메일&가디언'은 전했다.


Archbishop Desmond Tutu gestures at the launch of a human rights campaign
marking the 60th anniversary of the signing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 December 10, 2007.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투투 주교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어린이들과 여성들의 인권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모잠비크 대통령 사모라 마샬의 부인으로 10년전 만델라 전대통령과 재혼한 인권운동가 마셸 여사는 "인권의 가장 큰 적은 침묵"이라며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짐바브웨와 수단, 미얀마의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들 나라에서 인권이 신장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디 엘더스'는 지난 7월18일 만델라 전대통령의 생일잔치를 기념해 요하네스버그에 모였던 원로들의 단체.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주창한 이 그룹에는 영국의 모험가 겸 사업가 리처드 브랜슨, 영국 팝스타 피터 게이브리얼,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 석달전 퇴임한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보건ㆍ환경운동가 그로 할렘 브룬틀란트 전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인도의 여성 노동운동가 엘라 바트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미얀마 인권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아웅산 수치 여사를 위해서도 `석방될 그 날'을 기다리며 빈 자리를 남겨두고 있다.


유엔 인권의 날 기념식, 반 총장 "모든 유엔기구 캠페인 동참"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은 10일 세계 인권선언 발표를 기념해 유엔이 정한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이 모든 인간의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각국 정부가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 앞서 열린 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한 뒤 "내년 인권선언 60주년 기념일까지 인권선언의 이상과 만인에 대한 정의와 평등 원리를 증진하기 위한 캠페인에 모든 유엔 기구가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아직까지도 모든 이들이 인권선언에 담긴 기본적인 자유들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서 "자신들이 기꺼이 받아들인 국제규범들을 이행하고자 하는 각국 정부들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OHCHR)도 성명을 내고 "오늘은 폭력과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 고문, 소수 의견에 대한 탄압 등 모든 종류의 부정의에 맞서온 우리의 개인적, 집단적 노력이 실패한 것을 반성해야 하는 날"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제6차 회기를 열어 미얀마와 수단 인권상황에 관한 특별보고관들의 조사 내용들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인권의 가장 큰 적은 침묵"
    from 하늘 받든 곳 2007-12-12 01:38 
    기사 중에서 이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네요. 저는 에티엔 발리바르의 책을 한 권 번역하고 있어서 인권의 정치라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유님이 올려주신 "국내 제노포비아 확산 우려"라는 기사와 마침 잘 연결이 되는 시의적절한 기사인 것 같네요. 10억명 서명운동이면 상당히 야심적인 캠페인이네요. 이런 캠페인이 인권의 정치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그 자체로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인권의 의미에 대한 관심을 대중적으로 고취시키고
 
 
2007-12-11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7-12-12 11:13   좋아요 0 | URL
아앗 정말 빨리 갔군요! ^^
 
국경 없는 의사회 - 인도주의의 꽃
엘리어트 레이턴 지음, 박은영 옮김, 그렉 로크 사진 / 우물이있는집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국경없는 의사회(MSF)에 대한 책을 읽은 김에 한권 더 펼쳤는데, 중간중간 유럽식 통찰력(사실 이 책의 두 저자는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출신들이다)을 보여주는 인상 깊은 구절들이 있긴 하지만 재미는 떨어졌다.

르완다 인종학살이 일어나고 1년 반 정도 지난 1996년에 아프리카를 찾아가 MSF의 활동을 직접 보고 쓴 책이라는데 내용은 거의 르완다에 국한돼 있다. 르완다의 당시 상황을 열심히 전달하려 한 것은 좋았고, 감동적인 혹은 눈시울 시큰하게 만드는 부분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MSF의 안팎을 생생히 들여다보고 썼다 하기에는 너무 피상적이다. MSF의 누구누구는 이러저러하게 말했다, 이러저러하게 행동했다는 이야기를 반복해 밀도가 너무 떨어진다. 후반부에서 MSF의 고민을 많이 조명하려 애쓰긴 했지만 지지부진하다.

어설픈 르포 기자들 기사 쓰듯, ‘자기 얘기’가 얼토당토않게 들어가 있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르완다의 어느 마을에서 만난 MSF 의사가 불친절했다, MSF의 어떤 사람은 회의를 하면서 시끄럽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뭐 그런 것들. 특히나 맨 마지막 부분. 저자가 집으로 돌아와 ‘마음의 상처’를 상담하려고 캐나다 MSF 상담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퉁명스럽게 끊어버려 고립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책을 맺는데, 좀 어이가 없었다.

번역도 그렇다. 다른 건 말고, 존 버거를 존 베르거라고 썼다든가 미군이 2차 대전 뒤 깃발 꽂았던 일본 이오지마를 ‘이워 지마’라 해놓고 버젓이 괄호 열고 나이지리아 지명이라고 해설해놓은 것은 어이가 없다. 책 편집도 마찬가지. 책은 분명 캐나다의 글쟁이와 사진쟁이가 짝을 이뤄 만든 것인데 하얀 모조지 같은 지면에 흐릿한 흑백사진들로 구색 갖추려는 흔적만 냈다. 그래도 이런 책은 많이 나올수록 좋으니 참아주자.

   

전쟁은 원시사회의 발명품이 아니며, 대량학살이 아프리카 탈선의 산물은 더더욱 아니다. 대량학살은 유사 이래 늘 있어왔지만, 현대에 국한한다면 대량학살은 정치적인 동기로 유발되며, 특정 종족을 몰살시키는 형태는 다분히 유럽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발명은 현대성의 핵심이다. 정치적인 전략으로서의 대량학살은 집단의 복종을 공고히 하고 지배계급 엘리트들의 편협한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대중을 흥분시켜 관심을 지배층의 결함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고, 희생자의 부와 지위를 훔치며, 살아남은 이들을 억압하여 복종하게 만드는데 무방비의 소수를 상대로 한 대량 약탈과 학살보다 더 쉬운 방법이 현대 국가에게 있을까?

 

... 지그문트 바우먼은 대량학살이 전형적인 현대적 형태의 ‘사회공학’임을 갈파했다. 즉 ‘이성적으로, 행정적으로 조직된 권력’이 개입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바우먼에 따르면 현대의 대량학살은 특정 목적을 지닌 집단살상이다. “상대를 제거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고” 단지 “더 나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를 향한 큰 비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이 큰 비전 속에서 ‘완전한 사회’가 가능하며, 이는 투치족이나 집시, 자본주의자, 공산주의자, 동성애자, 유대인 등 치유 불가능한 방해 요소들을 제거하는 일이 전제되어야 한다. (29~30쪽)

 

왜 르완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에메랄드그린의 색조로 감싼, 끝없이 늘어선 원뿔형의 구릉과 고요하고 푸른 호수들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곳에서! 르완다는 ‘원래’ 가난한 곳도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지만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강수량 덕분에 인재(人災)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기근을 걱정할 일은 없는 곳이다. (36쪽)

 

르완다 사람인 관리인이 방명록을 적어달라고 했다. 망연자실해 있던 나는 “첫째가 응분의 조치, 그 다음이 화해”라는 말만을 떠올릴 뿐이었다. 나중에 차안에서 운전기사인 하산에게 내가 물었다.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투치족 사람들이 그렇듯이 사려 깊은 하산은 한참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 “힘들겠지요. 그러나 화해할 수 있습니다. 복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짐승이 아니고 사람이니까요.” 나는 그의 관대한 영혼 앞에서 비틀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 근처에서 있었던 학살에서 형제 둘을 잃은 사람이었다. (59쪽)

 

아마도 MSF 내에서 성인(聖人)의 후보자를 찾는다면 다른 곳과 하등 다를 바 없이 수도 적고,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그들이 MSF에 동참하게 된 동기를 들어보면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지극히 세속적이기까지 하다. 취직이 안 돼서, 혹은 취업 대기중이었거나, 틀에 박힌 생활에 대한 저항으로, 모험과 좀더 의미 있는 일에 대한 갈망으로 뛰어든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몇몇은, 산업화되고 안보가 철저한 나라에서 권태로움을 느낀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입힌 새디즘적인 상처에 환자용 변기와 붕대를 제공하고 약을 조제하고 처방하는 삶을 그리워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고단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드물게는 매우 명료한 만족감이 이들을 이 일에 묶어두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70쪽)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꼬마들이 계속 내 주위를 뱅뱅 돌며 틈만 나면 내 손을 잡는 겁니다. 의지할 사람이 필요한 거죠. 아마 그게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79쪽)

 

현대사회의 불신은 너무 뿌리 깊어서,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다시 살아나 자신의 대의를 아프리카의 오지 병원으로 확산시키거나 테레사 수녀가 생애를 바쳐 캘커타의 빈민들에게 봉사한다 할지라도 그들의 명성에 해를 입힐 산업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들은 곧장 문화 아이콘이 될 것이며, 동시에 이들에 대한 역습도 준비될 것이다. 그들의 수과 목적이 권위주의적이며 심지어 민족중심주의적이며 괴벽스럽다는, 그래서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말이 어디선가 나올 것이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는데 바친다면, 아니 그럴 기미만 비쳐도 그는 아이들을 학대하는 소아 성애자가 되어버릴 것이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정신이다. 노출되는 순간 변질되고 무력화된다. (231쪽)

 

MSF인이 된다는 것은 비인간화의 반대편으로 걸어가는 반(反) 소외의 경험이다. 멤버십은 그들을 자유롭게 하고, 행동할 기회를 잡았을 때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해방감은 자신들이 하는 일의 순수성에 대한 강한 확신, 이 단체와 그들 자신의 도덕적 우월감과 더불어 나온다. 굳건한 신념과 강한 만족감이야말로 그들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지탱해주는 원천이다. 잔혹과 공포를 목격하는 것, 지독한 질병을 다루는 일, 심한 상처를 치료하는 일, 간이화장실을 설치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일은 모두가 그들이 진실과 직면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목적성과 도덕적 순결성을 가지고 행동하다보면 다른 딜레마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풀린다. (101쪽)

 

MSF인들은 일단 행동하고 나중에 질문하기 때문에 국제원조운동의 무모한 카우보이처럼 비쳐질 대가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지나친 격렬함과 독신자나 가질 법한 외골수적인 태도는 많은 적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거나 잘못된 길을 들어섰다고 판단하면 순식간에 결정을 바꾼다. 그건 유엔을 그처럼 총체적 경멸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관료들의 무감각증에 사로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2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