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말용 정리하느라고, 크리스마스와 관계된 지구촌 재미난 소식들을 찾아봤습니다. :)
핀란드의 ‘산타클로스 마을’이 올해 지구온난화 때문에 눈이 적게 내려 울상을 짓고 있답니다. 일본의 한 수족관은 성탄절을 앞두고 전기뱀장어로 불을 켜는 이색 크리스마스 트리를 내놨대요. 브라질에선 빈민가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던 산타의 헬리콥터를 갱들이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이색 성탄 풍경을 소개합니다.
산타마을 온난화로 울상
해마다 겨울이 되면 손님이 넘쳐나는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산타가 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 마을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시름에 잠겼습니다. 성탄절이 며칠 안 남았는데 예년보다 눈이 적게 와 간신히 눈썰매가 다닐 수 있는 정도밖에 쌓이지 않은 겁니다.
연간 3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로바니에미의 관광수입은 이 마을이 위치한 낙후된 라플란드의 전체 수입 중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자칫 ‘눈 없는 산타마을’이 될지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는 자가 있으면 웃는 자가 있게 마련...
로바니에미의 겨울이 갈수록 따뜻해지자, 훨씬 북쪽에 있는 마을들은 내심 ‘산타 특수’가 북상하길 기대하며 관광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올해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이슈이다 보니...
홍콩의 환경단체들은 이달초부터 쇼핑몰과 빌딩들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네온사인 트리들을 겨냥,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절약형 장식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한 수족관은 아예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첨단 트리’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수족관의 전기뱀장어에게서 전기를 끌어들여 트리의 불을 밝혔다나요.
성탄절마다 부활하는 '예루살렘 신드롬'
예루살렘 보안당국은 해마다 이맘때면 성서의 동방박사와 예수를 흉내내는 광신도들을 막기 위해 부산해집니다. 예수 재림을 신봉하는 골수 기독교 신자들이 예루살렘을 헤매고 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한 특별 보안대까지 동원해 ‘재림 환자들’ 단속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정작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매년 우울하고 쓸쓸한 성탄을 보낸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베들레헴으로 가는 관광객과 순례객을 막고 무력으로 봉쇄하며 해마다 베들레헴 주민들을 옥죄어 왔지요.
이번 성탄절엔 이·팔 평화협상 분위기를 타고 베들레헴 봉쇄를 완화, 2000년 이래 최대 순례객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시 나타난 바그다드의 산타
올들어 테러공격이 많이 사그라진 바그다드에 평화의 산타가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기독교 수도원 관리를 맡고 있는 잘랄 후르무즈(48)라는 사람인데요. 후르무즈는 매년 성탄절이 되면 산타 차림으로 바그다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줬으나, 유혈폭력사태가 심했던 2005, 2006년엔 산타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폭력사태가 줄어든데다,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도 19~21일 치러져 성탄절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 덕에 ‘부활’할 수 있게 됐답니다.
후르무즈는 바그다드 동부 알 이프티카르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 뒤 “이라크의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모두 형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산타 봉우리
스웨덴의 한 과학자는 얼마전 산타가 24, 25일 48시간 동안 지구상 모든 가정을 방문하려면 유라시아 중앙의 키르기스스탄에서 선물배달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계산 결과를 내놨었습니다. 여기에 고무된 키르기스스탄 관광청은 지난 18일 페르가나 고원지대에 위치한 한 봉우리를 ‘산타클로스 봉(峰)’으로 이름짓고 홍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정정불안과 낙후된 경제로 빈곤에 시달리는 키르기스스탄은 산타 봉우리가 새로운 관광수입원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데... 워낙 관광 인프라가 안 되어있는 나라라, 보탬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성탄절 ‘디지털 도둑’ 경계령
스위스 취리히의 한 보험회사는 ‘전직 도둑들’과 보안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린 도둑들의 주요 타깃을 발표했습니다.
도둑들이 노리는 최고의 상품은 랩톱(노트북) 컴퓨터와 플레이스테이션3 같은 게임기들이라고 하네요. 조사에 응한 전직 도둑들은 “특히 성탄절에 훔치는 물건들은 선물로 오가는 신상품이 많아 시장에 팔아먹기 좋다”고 털어놨습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의 소국 몰도바 수도 키시뇨프에서는 ‘국립 트리’‘순결한 녹색의 미녀’라 불리며 사랑받아왔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갑자기 사라져 시 외곽 인적 드문 공원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키시뇨프의 도린 키리토아카 시장은 “12월2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답니다. 반면 의회를 장악한 공산당과 정교회 측은 전통대로 1월7일 정교력(曆)에 따른 성탄절을 지켜야 한다며 반대했었다는군요.
일부 시민들은 정보기관이 시장의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트리를 ‘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산타 헬기 공격한 마약 갱들
산타들이 크리스마스에 모두 다 사랑만 받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가톨릭 국가로서 어느 나라보다 크리스마스를 성대하게 치르는 나라 중 하나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최근 산타 복장을 한 자선단체 회원들의 선물 배달 헬기를 갱들이 공격하고 불을 지르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마약밀매 조직이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경찰헬기인 줄 알고 총을 쏘며 불까지 질러버린 것. 별꼴이 반쪽입니다. 산타들 다치진 않았는지...
그런가 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에도 산타의 몸매를 둘러싼 비만 논쟁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얼마전 영국 런던에서는 한 백화점에서 산타로 일하는 직원이 뚱뚱한 산타 복장을 거부, 화제가 됐었지요. 한 쇼핑몰은 산타들에게 한달간의 운동과 다이어트를 요구하기도 했다는데요. 미국 의사들은 “산타 같은 몸매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비만과 성인병 때문에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시대가 하수상하니... 산타도 팔자가 편치만은 않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