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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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한번에 읽는 법이 없는 내가 앉은자리에서 책을 모조리 읽어내려갔다. 그러니 적어도 재미없는 책은 아니었다. 읽고 나니 허무해졌다. 제목이 하도 심오해서 심오한 책일 줄 알았더니.. 허무한 책이었다. 인간됨의 '조건'은 존재하는가. 누가 그 조건을 만들고, 누가 합격과 실격을 심사하는가. 고독이 술을 부르고 술이 인연을 만들고 인연이 병을 낳고 병이 불면의 밤을 가져오고 불면은 수면제를 부르고 수면제가 다시 병을 낳고 죽음을 낳는 시대. 일본의 한 시대, 이렇게 허무한 소설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니 그 얼마나 허무한 세대였을까. 그들이 만난 세상은 얼마나 허무한 것이었길래 '인간실격'에 공명했을까. 인간을 무서워하는 인간, 인간에 공명하지 못하는 인간, 그런 인간에 공명하는 인간들. 세상은 역시 요지경이다. 고독과 술과 인연과 병과 불면의 밤과 수면제, 아프다, 이제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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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1-19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군요^^

딸기 2005-01-19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따위 서평에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드시나요 ^^

릴케 현상 2005-01-1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길게 쓴 서평을 읽고 나면 책을 읽을 마음은 달아나는 편입니다.

하이드 2005-01-1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 뷔융인가? 쟁여놓고 있는데, 이리 평을 하시다니. 별로 악평같지는 않지만, 전 원래 악평에 더 몸이 답니다. ^^

딸기 2005-01-19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뷔융이 머예요?

바람구두 2005-01-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딸기님! 이 리뷰말이죠, 사실은 무척 "허접리뷰"인데... 절대로 허접하게 안 보이네요. 추천.... 참, 민음사 건... 인간실격만 있는 건가요? "사양"도 읽어야 한다구요. 스스로를 "다자이 오사무"의 심리와 가장 닮아있는 혹은 예전엔 닮아있던 마니아라고 생각하는 허무한 인간으로부터...

딸기 2005-01-20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또... 한 후까시 하잖아요. 흐흐.
민음사 시리즈 중에는 '사양'은 못 봤는데... 간만에 소설을 읽으려니, 그렇게 재밌을수가 없어요! 하지만 이 '허무한 소설'을 읽게 만든 책임의 87.5%는 구두님이 지셔야한다고요. ^^

바람구두 2005-01-2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지죠? 말씀해보세요. 흐흐... 다자이 오사무를 읽고 공명을 일으키기에 딸기님은 너무 늙어버렸다는 걸 책임지라면 못 지지만...

딸기 2005-01-2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핵심을 찌르시는군요. 맞아요, 저 글에는 안 썼지만 저도 바로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다자이 오사무에 공명하기엔 난 너무 늙었다고.

숨은아이 2005-02-0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진에서 나온 책에는 "사양"도 있었는데. 음, 지금 검색해 보니 웅진 건 품절이로군요.

딸기 2005-02-0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네요. 저 작가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