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다시 취직하기 전에 인도네시아 발리에 다녀왔답니다.
면밀하게 준비+조사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대충 호텔만 예약한 채
공부도 전혀 하지 않고 갔던 것이라서 발리를 100% 즐기진 못했어요.
하지만 발리가 워낙 예술적이고 독특한 곳이라서 재미는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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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박7일을 머물렀는데, 앞의 3일은 여기에서 묵었습니다.
발리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바닷가, 꾸타의 르기안 로드에 있는 리조트;;입니다.
이름하여 <발리사니 빠드마 리조트>.
말이 좋아 리조트이지... 바다하고는 저~만치 떨어져 있구요.
방갈로 방안에 에어컨은 들어오지만 불이 너무너무 어두운데다가 습기 & 냄새...
그래도 수영장은 있고 기본적인 서비스는 되더군요. 아침식사 포함, 세 식구 1박에 4만원으로 잘 지냈어요.
뒤의 3일은 발리 남동쪽 짠디다사 해안의 리조트에서 지냈는데요.
<라마 짠디다사 스파 & 리조트>라는 곳이었어요.
1박 7만원짜리 치고는 꽤 괜찮았습니다. 이 가격에 이런 시설 구하기 쉽지 않지요
하지만 바다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구요.
(지금 계절이 계절인지라 파도가 엄청나게 치고 오전 내내 흐린 날씨, 밤이 되면 거의 귀곡산장 분위기)
또 주변에 걸어서 오갈만한 식당이 없고 호텔에서 택시 불러 타고가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탓에
내내 비싼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어른 둘이라면 어케든 걸어 나가봤겠지만, 더운 날에 얼라 데리고 걸어다니면 스트레스 만땅 되거든요
여기는 발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 발리의 '모든 사원들의 어머니 사원'이라 불리는 브사키 사원입니다.
발리는 화산섬이어서 제주도처럼 큰 산을 갖고 있어요. 가장 높다는 바뚜르 산은 칼데라호와 여러 개의 오름을 가진
높이가 3000미터가 넘는 큰 산이랍니다.
브사키 사원은 바뚜르 산으로 올라가는 중턱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입니다만, 헌법상의 이슬람공화국은 아니고
5개 종교를 공식 종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발리는 그 중 힌두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섬 지역이지요.
절이나 성당, 모스크에는 가봤지만 힌두교 사원에 들어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사원 입구에서 한 차례 입장료를 내고, 남자나 여자나 아이나 싸롱(긴 치마처럼 생긴 옷)을 (바가지 쓰며) 빌려입고
사원 올라가서는 안쪽 들어가면서 동네 양아치처럼 보이는 '자칭 가이드'에게 돈 쥐어주고 구경을 해야했습니다.
들어가볼 가치가 충분히 있고도 넘쳤지요. 정말 좋았습니다.
밑에서 올려다본 사원, 그리고 윗쪽에서 내려다보는 사원, 멀리 펼쳐진 정경.
햇볕은 따갑지만 산 중턱이라서인지 바람은 꽤 서늘했어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경건한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은 아주아주 즐거운 경험이었구요.
풍경처럼 매달린 저 장치(?)에서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어요.
여기는 탐팍시링이라는 곳에 있는 성스러운 물의 사원.
사원은 브사키보다는 작지만, 저 물은 정말 신령스러워 보이더군요.
아마도 화산지대라 그런 것 아닐까 싶은데, 연못 속에서 모래가 부글부글거리면서 물이 솟구쳐 올라오는게 보여요.
옛날 사람들이 성스러운 물이라 여길만 하더라구요.
게다가, 물풀이 자라고는 있는데 희한하게도 물이 너무너무 맑았어요. 아마도 화산수의 어떤 성분 때문에
흔한 이끼류나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들이 살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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