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광분하다가, 요샌 테니스 쪽으로 더 기울어진 느낌.
축구가 주는 그 흥분을 테니스가 따라오긴 힘들지요.

그래도 테니스의 매력이라면(해본 적 한번도 없음, 테레비 보는 것을 기준으로 말하는 거예요)

연중 두달만 빼고 내리 시즌에 몰두해야 하는 축구와 달리
테니스는 그랜드 슬램에 집중! 해서 볼 수 있다는 것.
집에서 맘 내키는 시간에 언제라도 TV를 볼 형편이 못 되는 저같은 사람에겐
테니스가 그나마 여건이 나은 거지요.

축구는 대략 챔스만 몰아 봤던 것에 비해, 테니스는 '시즌'이 확실하니깐
그랜드슬램 맞춰서 보면 되고요. 아직 테니스를 좋아하게 된 역사가 길지 않으니까
지금은 그랜드슬램 대회라면 무조건 재미있어요.

하지만 테니스의 진짜 매력은 머니머니해도
축구처럼 괴물같이 살아움직이는 스포츠와 달리,
한 사람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인간성의 끝까지 모두 발가벗겨버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페더러가 경기를 하는 걸 보면
페더러라는 사람의 기술과 모션 뿐 아니라 '인격'까지 다 드러내는듯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정말 '모든 것'을 걸고 라켓을 움직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윔블던에 이형택 선수가 나갔다고 하지만(이번에 32강까지 올라갔어요!)
울나라에선 어째... 중계를 잘 해주지 않아서요.
32강전 이형택-베르디흐 경기 하나 보고 못 보고 있었어요.

지난주 금욜 밤-토욜 새벽 야근인데 회사에는 위성 스타스포츠가 나와요.
아주 맘먹고 사무실에 앉아 '윔블던의 밤'을 보냈답니다.
옆에서 함께 보던 선배가 에넹 팬이라고 했는데,
그 선배 퇴근하자마자 이어진 에넹 경기에서-- 프랑스의 바톨리라는 선수에게 무참히 깨졌지요.

집에 가서 3시까지 마저 보고.

남자 준결승 오른 선수들이 페더러, 나달, 로딕, 조코비치, 나란히 1~4번 시드여서
은근히 기대가 됐었는데... 주말에 대전에서 여자 결승전 보다가 그만 잠들어버리고,
일요일인 어제 올라와서 TV 틀어보니 페더러, 나달이 남자 단식 결승에 올라왔더군요.



아슬아슬했습니다. 굳이 둘 중에 누구의 팬이냐고 묻는다면, 정말 굳이 골라야만 한다면
저는 페더러 쪽이예요. 범생이도 이 정도 범생이라면 '위인' 수준이죠,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요.

전보다 나달이 페더러에 대적할만한 실력으로 많이 올라왔다는 느낌. 제법 대등한 경기...
4셋트 초반 보다가 풀세트 가야하는 상황같아서 포기하고 그냥 잤는데
일어나보니 페더러가 5연패를 달성했군요. 정말 대단, 대단...

그나저나, 나달의 저 무지막지한 힘은 몇살까지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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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7-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시반까지 보다가 포기하고 잤어요.풀세트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나달을 응원했거든요.5연패라니 넘 하잖아요.
페더러가 초반부터 서브에이스를 그렇게 얻고도 확 치고 나가지 못해서,
종반에 가면 나달의 힘이 좀 영향을 미치겠구나 했는데,
역시 페더러의 연륜이 대단하네요.

딸기 2007-07-09 13:45   좋아요 0 | URL
저랑 비슷한 노선을 걸으셨군요. ^^
마지막 페더러의 5세트를 못 봐서 좀 아쉽긴 하지만, 나달 플레이도 좋았어요.

드팀전 2007-07-09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테니스 좋아해요..몇 개월 레슨도 받고 그랬는데...전 페더러 싫어요.너무 얄밉게 잘하지만.그래서 싫어요.^^
전 꼬마 시절부터 올라오는 걸 봐온 앤디 로딕을 좋아했는데...이 친구가 2% 부족하더군요.페더러 한테는 밥이야요..^^ 종이 한 장의 실력차이가 나는데 그게 넘을 수 없는 차이라니까요 테니스에서는..^^
제가 테니스 좋아한건(보는 것부터 치면) 꽤 오래되었어요.비외른 보리,지미 코너스 나올때 부터 좋아했으니까.....근데 요즘은 흥미를 좀 잃었어요.

딸기 2007-07-09 13:46   좋아요 0 | URL
로딕은, 미모에 강서브에 다 좋은데,
언제나 그 '서브 뿐' 인듯한 느낌이 좀 들지 않나요?
드팀전님은 직접 테니스를 치기도 하셨군요!
전 그야말로 테레비만 후벼파는 족속이라서... ^^
운동을 뭐라도 하긴 해야할텐데 말입니다.

비로그인 2007-07-09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전끝에 페더러가 우승했지요.
근데 이상하게 전 이번 결승전은 나달에게 한표를 주고 싶더라구요.
뭐랄까... 운(?)이 조금만 따라줬으면 나달이 이길것 같았어요.
그리고 나달은 정말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인거 같아요 :)
페더러가 싫은 건 아니지만 ㅎㅎㅎ

딸기 2007-07-09 13:47   좋아요 0 | URL
앗,앗, 체셔고양이님도 테니스 팬이시로군요.
드팀전님이 좋아하시는 건 알고 계셨고, 파비언니도 은근 스포츠 팬이고...
나달은 지금까지도 신동이었는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궁금해요. :)

비로그인 2007-07-09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저도 새벽 2시 30분 넘어서 보느라고 힘들었지요. 하지만, 타이브레이크의 연속이여서 한눈 하나 팔 수 없었어요. 와, 반갑네요. 테니스를 좋아하신다니..페더러의 롤렉스 광고 캡이지요!! 위기관리 대처능력이 탁월한거 같아요, 사용하는 기술도 다양하고. 그래도 열심히 뛰었던 나달도 정말 좋았어요. 프랑스 오픈하고 와서 저만큼 올라간건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오늘 뉴스기사는 다들 나달이 무릎꿇었다느니...흑, 해서..전 둘 다 좋아요.

딸기 2007-07-09 17: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새초롬너구리님. 저랑 말 나누는 것 처음이죠? 반갑습니다.
페더러의 롤렉스 광고를 스타스포츠에서 보았는데, 뒤에 ESPN에서 살짝 편집해서 마치 테니스 홍보영상인 것처럼 내보내는 걸 보고 어찌나 황당하던지. 아무튼 그 광고의 페더러가 근사해보인다는 것에는 동감입니다. :)

마태우스 2007-07-1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생이도 이 정도 범생이라면 '위인' 수준이죠--> 잠깐 시들했던 테니스 열기를 다시금 지펴준 사람이 바로 페더러랍니다. 결승전은 정말 최고의 경기였죠!

딸기 2007-07-11 07:06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이 테니스 얘기에 안 나타나시면 저 삐지거든요. ^^
제가 좋아하는 범생이 라울 곤살레스는 그래도 10대 때엔 불량아동이었다던데
페더러는 비행 10대 시절도 없나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