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정리하는, 뭐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그런 것은 필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저 앞으로는 하루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며,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요 며칠간 읽은 책들 중에서 표시해둔 부분을 끼적일 뿐이다.

 

 

 

리즈: 나라는 존재 자체가 사회주의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응 것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 싶소. 난 여지없는 중산층의 산물이지만, 그 누구보다 강력히 사회주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애벌라인: 내 말이 그 말입니다, 리즈 씨.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에요. (...) 거의 모든 사회주의자가 중산층이란 거요. (...) 하지만 난 노동자 집안 출신입니다. 우린 항상 토리당에 투표를 하고요. 노동 계급은 혁명을 원하지 않습니다, 리즈 씨. 그저 돈을 더 많이 받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다가올 선거를 잘 지켜보세요.

 

 

 

횡령자, 사기꾼, 거짓말쟁이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재앙과 같은 판단을 내리는 상황이 이어져 왔죠. 이것은 단순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선택했습니까?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이 사람들을 뽑았습니다. 당신이 그들에게 당신을 대신해 판단할 권한을 준 것입니다. 물론 누구든지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치명적인 실수들을 수백 년 동안 되풀이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의도적인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 사악한 무능력자들을 장려했으며, 이들은 당신의 일과 인생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지각없는 주문들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그들이 당신의 일터에 위험하고 증명되지 않은 기계들로 가득 채우는 걸 허락했습니다. 당신은 그들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저 "안 돼."라는 말만 하면 됐습니다. 당신에게 기개란 없습니다. 당신은 자존심도 없습니다.

 

 

 

노인에게 가장 아픈 것은 무엇인가? 젊은 것들에게 뒤진다는 소외감이다. 더구나 진헌공은 왕으로 살며 누구에게도 져본 일이 없던 특이한 경우아닌가? 결국 그는 자기의 맏아들을 스스로 목매게 하고 만다.

 

 

 

손권의 어머니 오태태 부인은 요즈음 울쩍했다. 자꾸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그랬지만 과부가 된 이후로 아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착각 때문에 매사가 노엽기만 하다. 

(...)

오태태 부인은 진상을 파악했다. 그러나 노인의 심술은 식지 않는다. 소외되었던 처지가 때를 만났으니 이럴 때 한 번 존재가치를 누려야 한다.

(...)

"생각해 보십시오. 30년 차이의 부부가 있을 수 있습니까?"

"간혹은 있어!"

 

만약에 손권이 "나이가 다소 차이가 지지만 부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랬더라면 오태태 부인의 반응은 이랬을 거라. "그걸 말이라고 하니? 아비와 같은 영감과 살란 말이냐?" 노인은 지금 오기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

대통령은 결코 (우리에게, 또는 한반도의 모두에게) 정치적인 직업이 아니며 언제나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은 텔레비젼 중계로 우리를 그저 들뜨게 만드는 축구 코치가 아니며, 국위를 선양하는 야구선수가 아닙니다. 대통령은 우리들의 인권의 개념이기도 하며, 노동권이며, 자유의 주권을 제한하는 권리에 대해 간섭하거나 개입하는 권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다음의 대통령에게 희망을 가져보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말하자면 우리에게 약속입니다. 그것도 정신적이거나 추상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실천적인 의미에서의 약속입니다. 약속이란 그것이 지켜질 때 비로소 약속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 지금은 폐간된 키노 1997년 11월호(34호)에서 (책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음)

 

 

 

 

 

生きろ.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체를 잃지 않기 위해.

패배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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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3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기풍 미생 3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3권부터 권별 제목을 달기 시작했는데, 1, 2권 초판을 산 독자들은 이 불통일성을 어찌해야할지... ㅠㅠ 뭐 그게 초판본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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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2-11-29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저도 1,2권 다 샀는데...3권에서 권별 제목 단 건 발견을 못 했는뎅 @.@ 굉장한 안목이시네요. ㅋ

미생 팬이라 100자평 보다가 이 100자평은 날카로운 구석이 있기에 댓글 남깁니다. ㅋ 인사가 늦은 듯 반갑습니다. ^^ 미생은 정말 볼 만해요 ㅋ

Tomek 2012-11-30 08:20   좋아요 0 | URL
미생 정말 흥미진진하죠. 저도 화요일, 목요일 10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루쉰P 2012-11-30 17:14   좋아요 0 | URL
오늘 업데이트 됐더라구요! 안영이씨가 위험했어요 ㅋ
 
무면목 / 태공망전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김동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아! 정말이지 발바닥이라도 핥으라면 핥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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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완전판) - 오리엔트 특급 살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이 낡고 낡은 '추론' 소설이 아직까지 생명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살인자들의 그 어떤 '결기' 때문일 것이다. 추리의 재미 보다는, 단죄의 과정을 꼼꼼히 정리하는 듯한 숨막히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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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프루프 + 플래닛 테러 SE 합본 (4disc, 디지팩) - 할인행사
로버트 로드리게즈 외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플롯의 구멍을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장르로 메워버리는 로드리게즈의 재기 넘치는 B급 클래식! 그에 반해 너무 무난한/얌전한 타란티노. 이번만큼은 타란티노보다 로드리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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