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KCY
 

이 책을 읽고 나신 후 아마 먼 내용인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셨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저 역시도 막상 이 책을 읽고 나서 맥 빠지는 기분이 들었으니깐요.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고전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주변에서 흔히 말만 들었던 이름 있는 책들, 어느 퀴즈 프로에서나 들어봤음직한 책들, 대충 줄거리나 작가만 알지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던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왜 아직까지 회자가 되고 잊혀지지 않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물론 있었구요. 이러한 이유들이 제가 이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1915년에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다. 정작 본인의 유언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꺼려했지만 그의 친구 막스 브로트에 의해서 빛을 보게 되었다. 사연이 있는 책이라 그런지 내용에서도 주인공은 사연이 많은 인간이죠. 어느날 갑자기 커다란 ‘벌레’로 변해 버린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 다소 엉뚱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끝이 궁금한 책이다. 마지막에는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일만 하는 인간의 자화상을 통한 사회의 비판과 이를 통한 가족애 등 다양한 생각과 결말을 예상케 하였지만 결론은 허망이었다. 기대가 커서 그랬을까, 아님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일까, 책을 다 읽고나서는 왜 이 책을 골랐지? 왜 이 책이 계속 회자가 될까? 하는 생각만 너무 많이 들었다. 한편으로 이 책은 20세기의 산물이지만 난 21세기에 살고 있으니 당시와는 비교도 안되는 지적수준의 소유자이기에 책이 우습게(?)보인건가 하는 약간의 자만심이 잠시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벌레’가 아니라 장애가 온다든지, 의식이 없다든지 등의 상태로 주인공이 ‘변신’을 하였다면 이야기 전개는 어떻게 되었을까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점은 변신을 하였는데도 주인공은 일 걱정뿐이었으며 마지막까지도 커다란 벌레가 아닌 ‘그레고르 잠자’의 의식을 계속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끝까지 ‘그레고리 잠자’로서의 의식을 지니고 행동을 하였으나 가족을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 벌레는 그냥 ‘벌레’일뿐이었다. 그가 ‘벌레’가 되서 좋은 점은 가족들이 돈을 벌어다주는 사람이 없어지자 자신들 스스로 조금씩 ‘변신’ 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곤 주인공이 단절과 외로움 속에서 죽어만 가는게 이 이야기의 전부이다.

사람마다 각각 무서워 하는게 있다. 귀신, 트라우마, 뱀, 벌레 등등 하지만 가장 무서워 하는게 ‘고독’이라고 한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외형은 벌레이지만 마지막까지 ‘벌레’그레고르가 아닌 인간‘그레고르’로 비춰지길 바랬고 의식 또한 여전히 외무사원 그레고르였다. 아무도 알아주지도 인정해주지도 않았지만 그레고르는 여전히 ‘그레고르’였다. 난 외무사원 그레고르인데 왜 왜 나를 알아주지 않는 걸까 하는 외침만이 메아리치는 ‘고독’속에서 지쳐간다.
 

한 집의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으로서, 아들로서, 오빠로서 사람들은 그레고르처럼 가족이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삶을 살아간다. 난 오늘도 고독속에서 살아가는지 아니면 어떤 의미를 부여받고 사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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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J

작품이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시대적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자본과 인간간의 관계 규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사회에서도 돈을 제대로, 많이 버는 것만이 인간의 정체성과 역할에 충실한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때 카프카의 ‘변신’은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들이 실직과 사업실패로 하루아침에 사회의 벌레로 변한 사연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력 없고 나이 많은 노인들, 사회적 약자와 빈자들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이 이 작품 ‘변신’에서 가족들이 ‘잠자’를 바라봤던 시선들과 다를 것이 있는가?

‘벌레’에 대한 징그러울 정도의 충실한 묘사와 가족들 특히 여동생의 그레고르에 대한 점진적인 태도변화는 짧은 분량의 소설이었음에도 작가가 말하고자 한 의도를 잘 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벌레’로 변했던 경험, 혹은 주변 사람들이‘벌레’로 변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이 사회가 사람을 벌레로 변신하게 하는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이야기 해 보자...



OJH 

나라 안밖으로 경제적인 문제로 어두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실직한 가장이 가족을 살해 한뒤 자신도 자살했다는 어제의 뉴스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듯 무감각해지고...

가끔은 집밖을 나오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가장인 우리 신랑도 그렇단다. "나 한달만 쉬면 안될까? 경제적 여유가 되냐?"

그레고르도 그렇고 싶지 않았을까?

변신이란 단어는 새롭고 긍정적인 모습이 그려지는데 이 책을 읽으며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레고르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변신이 아니였을까?

또 바라보는 입장에서 변신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쉽게 잊혀진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였다.

왜? CY샘이 이책을 선정했을까? 단지 짧고 고전이라서만은 아닌것 같다.

일하는게 힘든가? 변신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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