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불더위에 얼굴마저 화끈거리는 저녁, 연두를 데리고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근래 연두한테 자주 언성을 높여, 마눌에게 지적을 당한 터라 관계회복도 해야되고...
다행히 오랜만의 산책에 마냥 기분이 좋아 보인 연두...ㅎㅎ
훌륭한 아빠는 언감생신...'괴물아빠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초심을 꺼내어 본다...
돌아오는 길에 발가락이 신경쓰여 자세히 보니 집안에서만 신는 샌달을 제법 멀리 신고 나온터라 조그맣게 물집이 잡혔다...
어느때 부터인가 나도 '자판만 두드리는 연약한 서생'체질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문득 문득 느낀다.
약한 체력이야 별반 운동을 하지 않는 평소 생활을 들여다 보면 금새 이해되지만, 약간의 삽질 같은 것만 해도 잡히는 손바닥의 물집은... 마음이 산란하기까지 하다.
머리는 마냥 산과 들로 향하였으나 콘크리트에 묶인 발과 손은 점차 퇴화되고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