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털을 보다가 가슴이 억 했습니다. 올봄 몽골發 `최악의' 황사테러 덮친다 라는 기사가 톱에 있더군요.

기억하시는 분이 있지만 모르지만 저는 그 전날 사막에 내린 폭설, 황사를 삼키다 라는 기사를 썼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읽어봤습니다. 뭣 같더라구요. 이 기사는 황사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이 아니라 일단 몽골의 상태가 안좋으니 최악의 상태라는 기삽니다.



하지만 편집자는 이 기사의 행간을 전혀 읽지 못합니다. 이 기사는 몽골의 상황이 나쁘기도 하지만 몽골의 상황이 나쁘니 와서 다양한 작업을 해달라는 몽골 정부의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배제한 체 일단 황사 자체를 최악으로 몰고가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포털들은 메인에 배치해 우리나라 황사가 무척 심할 것으로 인식하게 하더군요. 사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 되도,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는 보도의 생리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지난해 올 최악의 황사가 온다고 예측했을 때 무시했는지 몰라요.(후후)



사실 저는 지난 수년간 황사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중국 이상 기온 한국도 위협한다 2002-02-23

- 올 황사 횟수 줄고, 강... 2003-03-21

-불청객 '모래바람', 2년만에 돌... 2004-03-11

- 올 황사 크게 약화할 듯... 2005-02-17

-'황사' 3년 침묵 깨고 다시 분... 2006-03-14



사실 제가 황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제일 위의 기사를 쓴 후입니다. 그때 따뜻한 겨울(暖冬) 현상에 강수량 부족으로 난리였죠. 저도 기사의 말미에 황사가 심해질 거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그때는 톈진에 살 땐데 어느 날 세상이 온통 노랗더군요. 결국 그해 수십차례 황사가 왔고 황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후 중국 기상자료를 참고하고, 운이 돼서 세미나도 들으면서 황사 예측보도를 했습니다. 해년마다 현장을 방문하면서 지리에 대한 감각도 익혔습니다. 그리고 올해를 맞습니다.



사실 봄이 되기 전에 저는 이명처럼 황사에 대한 악몽을 꿉니다. 크게 주목받지 않는 기사지만 어떻든 올해는 틀리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으로 최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매년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체크하면서 기사를 씁니다.



사실 황사 예측은 신이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빨라야 3월은 되야 가능하고 이후에도 기상 변화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떻든 운이 좋아서 저는 지난 몇 년간 황사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위 기사가 말해주니 거짓말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제 지인들에게 보내는 메일에도 이런 부분을 잘 쓰는데, 지난해는 황사 관련주를 사라는 농담까지 했습니다. 이 때문에 농담처럼 황사전문가라는 말을 합니다.



올해도 그런 악몽이 시달릴 무렵, 황사가 심할 거라는 예측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앞에 쓴 기사(황사 예보, 빗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서도 썼듯이 심할 거라는 기사만을 인용하는 자가당착적 시각의 문제입니다. 중국 보도의 전반은 반반 정도였거나 오히려 심하지 않을 거라는 예측인데, 우리 눈에는 심할 거라는 것입니다.



사실 황사에 대한 중국 기사를 읽을 때는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합니다. 중국은 가능하면 심하지 않을 거라고 보도하는 습성이 있고, 거기에 책임자들은 아예 말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어렵기도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거죠. 역으로 몽골은 심하다고 말해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아서라도 녹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번 기사는 기상에 대한 관측도 있지만 그런 이해적인 문제가 행간에 있습니다.



사실 올해 예측에는 남들이 심할 거라니 나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청개구리 심보가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황사 발생의 중요한 전기인 대규모 강우가 있었고, 여전히 바람의 강도가 세지 않다는 것에 용기를 얻어서 앞번 기사를 썼습니다. 그런데 제 기사 전날 ‘시사매거진 2580’에서 심하다고 보도했고, 다음날 또 심하다는 기사가 나왔군요.



일단 제가 바보가 된 꼴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요. 저는 여전히 자신합니다. 올해는 황사가 평년수준을 넘어갈 수 없습니다. 일단 어제 몽골발 기사는 일부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황사 발생의 최대 지역이 네이멍구(내몽고)인데, 이 지역을 제외하고 몽골에서 온 황사가 한국을 장악할 거라는 예측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발생한 황사의 대부분이 네이멍구 발인데 올해는 왜 몽골에서 모든 게 날라올까요. 그리고 날라와도 20%도 안되는 힘이 전체를 최악으로 만들까요. 사실 몽골은 우리나라의 북서향에 있고, 거리도 멀어서 최악의 상황까지 만들기에는 힘이 없습니다. 분명히 그 지역 상황은 최악일 수 있지만 올해 이상하게도 바람의 강도가 약합니다. 기류도 부정확해서 이 지역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몽골이 우리나라 황사를 지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제갈공명이 와서 동남풍을 열심히 불면 정말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올해간만에 긴장이 풀리면서 푸념을 해봤습니다. 사실 황사 예측 기사는 한번 제대로 틀렸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럼 다음해에는 이런 기사 쓰지 않을 겁니다. 반면에 올해도 황사가 심하지 않다면 내년에도 때가 되면 온갖 신경이 황사로 쏟아가겠지요. 때문에 정말 제갈량의 동남풍이 소중한 것은 저인지도 모릅니다.





적벽에 가서 기우제라도 지내고 와야 할 듯 합니다. 지난번 테마여행에 들린 적벽을 부적으로 붙여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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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부 2007-04-2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초 오마이뉴스에서 본 기사인데 다들 "사상 최악의 황사가 온다"고 난리법석일때 올 황사가 그리 심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기사 내용이어서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