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3년 5월 4일(일요일) 오전 7시- 오후 6시(약 11시간)
참가자 : 10명참가 9명 종주 성공
통일산악회에서 참가하기로 한 인원은 달랑 3명, 약속장소인 석봉리에 도착해 보니 참산에서는 무려 7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산지점인 황적봉 밑 삐까삐까(까페이름)에 차를 갖다두고 출발한 시간은 정확히 7시 5분, 온통 모텔 공사로 어수선한 출발지점의 분위기를 뒤로 하고, 약간 힘들다 싶을 정도의 경사를 타고 1시간여 남짓 올라가니 어느덧 장군봉이다. 장군봉에서 서서 맞은편 황적봉을 쳐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숨이 절로 나온다....언제 저기까지 가나,,,,또 한편 아래를 쳐다보니 마치 암세포 같이 산기슭까지 쳐들어 온 모텔들로 인해 여간 기분이 씁쓸해 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썩을............
어쨋든 며칠전에 다리를 삐끗해서 약간 쳐진 김모회원을 뒤로 하고 다들 씩씩하게 남매탑까지의 능선을 타기 시작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짧게 교차하면서 간간히 왼쪽으로 보이는 탁트인 전망이 산행의 피로를 씻어주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산행길이었다. 다들 입으로는 힘들다고 하면서 조금도 쳐지지 않고 따라붙는 걸 보면 상당한 내공을 지닌 꾼들임을 직감한다.
남매탑에서 쳐진 회원일행을 기다리니 이재화대장과 김승식선배가 금방 따라붙었다. 김모회원은 아무래도 다친 다리가 힘들 것 같아 도중에 하산했다고 한다.... 이런 벌써 탈락자가.......어쨋든 남매탑옆 절에서 물을 가득 채우고 다시 출발!!
이제까지의 호젓한 산행과는 달리 본격적인 계룡산 "국립공원"안에서의 산행인지라 붐비는 등산객들과 계속되는 경사진 돌담길은 산행을 2배정도는 피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의 쉬지않고 내친 1시간여의 자연성능 종주에 비하면 이제까지의 산행은 준비운동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선두에 서신 김선건의장님의 체력은 거의 놀라움 그자체다......
관음봉 정자밑에서 가픈 숨을 돌리고 이제는 점심을 고민해야 되는 시간 12시 20분경, 참산회원들만이 알고 있다는 '알봉'에서의 점심식사는 계룡산종주의 또다른 하이라이트였다. 어떻게 그런 자리를 알았나 싶을 정도로 아늑한 자리와 딩게장(맞나?)외에 전혀예상못한 반찬들........(여기에 적지못한 아쉬움을 이해바란다.다만 단백질 보충정도로 이해 바람, 꼭 알고 싶으면 다음 참산 산행때 참가해 보기바람)
배불리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시작!! 사실 다른때 같으면 거의 하산완료시간때인데..
후반전 산행은 쌀개봉 암벽에 밧줄이 없어짐으로 인해 초반부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일부는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 가운데 난데없는 암벽등반이 이루어 졌다. 타는사람이야 어땠는지 모르지만 밑에서 지켜보는 사람 눈에는 아슬아슬 그 자체....어쨋든 전원 무사히 등반한 가운데 이제 멀리 보이는 희멀건한 암벽과 둥그스럼한 황적봉이 이 산행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얘기해 주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황적봉코스는 삐까삐까쪽에서만 3-4번 해왔는지라 반대방향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암벽등반도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것도 처음....예상만큼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체력이 소진되어 감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초코렛 몇개 준비해온 나의 보충식 준비를 부끄럽게 만들만큼 참산의 보충식은 환상적이었다. 육포,오이,황도깡통,게다가 산행 거의 마지막까지 시원한 얼음물을 마실 수 있었던 건 이번 산행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어쨋든 이번 봉우리만.....이번 봉우리만.....하고 작은 봉우리 3-4개를 넘기고 황적봉에 올라가니 시간은 5시 남짓...장군봉부터 우리가 지나온 봉우리를 눈으로 훍으니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우리가 정말 저 많은 산봉우리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빠른 걸음으로 하산길을 재촉해서 하산지점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6시 3분....장장11시간의 대장정이 끝난 것이다. 종주를 3번이나 하신 김선건의장님께서는 이제까지 종주를 12시간 이내에 끝낸적이 한번도 없으셨고,종주를 끝내고 나면 거의 파김치상태였는데, 체력도 이번 산행이 가장 가뿐하다고, 정말 놀랍다고 하신다.
아마도 그동안 의장님이 강조한 좋은 산행을 위한 3가지 조건- 코스, 날씨, 같이 산행하는 사람-이 환상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닌가 여겨진다.
뒷풀이에서 가을쯤에 참산과 통산의 동반산행과, 매년 1회씩 종주를 하자는 소박한(?) 약속을 막걸리잔에 맹세하고 길고긴 산행을 맺음 지었다.
산행후기를 제가 쓴다고 확답은 하지 않았는데 산행날의 분위기는 다들 막내인 제가 당연히 쓰는 걸루 알았다니.....어쨋든 늦어서 죄송합니다.
지금은 모처럼의 장기연휴(8,9,10,11)를 맞아 처가가 있는 합덕의 구석진 pc방에서 부랴부랴 산행기를 올립니다. 산행이 길어서 그런지 주절주절 무지 길어졌고 다시한번 읽어보니 봄날의 계룡산 정취는 한군데도 없는 넘 삭막한 산행기가 되어버렸네요^^ 원체 인간자체가 건조한 인간이라, 이해 하시고 한참 있다 쓰는 거라 혹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을 지 모르니 댓글 달아서 정정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