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월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어니스트 헤밍웨이 아닐까. 누구나 흔하게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는. 읽어 봤다 해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변형되고 삭제된 어린이용 책을 읽어봤을 뿐일. 그동안은 저작권 체결이 어렵다는 문제로 불법해적판이나 일본어중역판, 혹은 어린이용 도서들만이 출판될 뿐이었다. 작년 말 저작권 시효가 만료되어 이제 제대로 헤밍웨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헤밍웨이의 많은 작품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는데, 그 모든 작품을 신간 평가단 추천 도서로 올릴 수는 없고 몇 권만 추리기로 했다.
1.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권. 20세기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 불운과 역경에 맞선 한 늙은 어부의 숭고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강렬한 이미지와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 헤밍웨이의 원숙한 인생관 위에 독보적인 서사 기법과 문체가 훌륭하게 응축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필생의 걸작으로 꼽힌다. - 알라딘 책소개
헤밍웨이 하면 늘 언급되는 명작이다. 그저 노인과 바다와 청새치만으로 얼마나 굵직한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는지 증명하는 소설이며, 그 단순한 도구만으로 얼마나 무거운 주제의식을 기워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2. 어니스트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뜬다, 한겨례출판
헤밍웨이의 첫 장편소설. 여러 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스물일곱 살의 헤밍웨이는 이 작품을 통해 평단의 극찬과 대중의 호응을 함께 받으며 일약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1차대전 이후 방황하던 세대를 지칭하던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란 말이 유명하게 된 것도 이 소설 때문이었고, '빙산 이론' 혹은 '생략 이론'이라고도 불리는 헤밍웨이의 힘 있는 단문체로 완성한 첫 소설이기도 하다. - 알라딘 책소개
'무기여 잘 있거라'가 더 눈에 밟히긴 했지만 헤밍웨이의 첫 장편이란 점에서 이 소설을 넣어봤다. (절대 민음사 판본이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왠지 모르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대사가 떠오르는 이 소설은 '헤밍웨이 읽기'에 선행되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3. 천명관,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예담
그의 출세작 '고래'의 충격 이후로 천명관은 늘 기다리는, 늘 기대하는 작가가 되었다. 그의 단편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나 장편 '고령화 가족'모두 빼놓지 않고 읽었다. 하지만 제도권 밖의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 '고래'와 같은 작품은 아직 들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번 아쉽더라.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기대해본다. 이 무조건적인 믿음이란!
알라딘 책 소개 - 할아버지가 바깥살림을 차려서 낳은 서자로 들어와 어릴 때부터 눈칫밥을 먹으며 성장한 삼촌에게 이소룡은 비루한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 줄 그 무엇이다. 그러나 태생부터 원조나 본류가 될 수 없었던 삼촌의 운명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소룡을 추종했으나 끝내 저 높은 곳에 다다르지 못하고 모방과 아류, 표절과 이미테이션, 짝퉁인생에 머물게 되는 한 남자의 기구한 삶이 70년대 산업화, 80년대 군부독재와 민주화혁명, 90년대 본격 자본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4. 조르주 페렉,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문학동네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의 두번째 작가, '조르주 페렉' 선집 1권이다.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은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을 위한 상상의 서가다. 문학과 인문학을 두루 포섭하는 창의성과 실험성, 작품성을 갖췄으나 뚜렷한 범주로 분류되지 않는 애매한 위상 때문에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았다. - 알라딘 책소개
이 작가는 로쟈님의 서재를 통해 알게 된 작가다. 총 7권으로 이루어진 조르주 페렉 선집의 첫 권이라는데,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 꽤 유명한 사람인 듯싶다. 왜 난 처음들어보지? ㅋㅋ 굉장히 전위적인, 혁신적인 글쓰기로 이름이 높은 사람 같은데 접해보지 않고선 섯불리 평하긴 어려울 것 같다. 알지 못하지만 동물적 감각으로 끌리는 데가 있어, 구입을 고려하며 서점에 들렀었는데 그 얇은 책 두께와 무시하지 못할 가격으로 일단 구입을 보류했다 -_-;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 찔러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있음을 무시하진 못하겠다.
이번 달은 여기까지다. 그 외에 눈길을 끌었던 소설들은,
이런 작품들이 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따로 리뷰를 작성하기도 했으며) 리스트에 담진 않는다. 매달 눈에 띄는 소설들을 선정하는 작업은 어려운 일이다. 죄다 재미있어 보이고, 죄다 읽고싶으니. 사실 막노동에 가까운 작가의 고행으로 일군 모든 작품 중에 버릴 것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