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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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탐욕스럽다. 마모루는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부족한 것은 없지만, 똑같이 ”?고한 것이 없는 사람은 그 외에도 많이 있다. 자신도 열 개를 갖고 있고 옆 사람도 열 개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그 옆에 있는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면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아 버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없다.
미우라 같은 인간-지금은 대다수가 그렇다-이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으려면, 덧셈으로는 더 이상 안 되는 것이다. –E셈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51~52쪽

마모루는 가끔, 인간의 마음이란 양손을 깍지 낀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오른손과 왼손의 같은 손가락이 서로 번갈아 가며 깍지를 낀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상반되는 두 개의 감정이 등을 맞대고 서로 마주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자신의 손가락이다.-55쪽

"할아버지 생각에,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어. 하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 인간. 다른 하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인간.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나쁜 건 자신의 의사로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한 일에 대해 변명을 찾는 거지.-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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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사람과 사람은 말야, 공기로 인해 서로 끌리는 것 같아."
언젠가 시후미가 그렇게 말했다.
"성격이나 외모에 앞서 우선 공기가 있어. 그 사람이 주변에 발하는 공기. 나는, 그런 동물적인 것을 믿어."-36쪽

시후미는 마치 작고 아름다운 방과 같다고, 토오루는 가끔 생각한다. 그 방은 있기에 너무 편해서, 자신이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110쪽

기다린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어머니가 읽다 내버려 둔 주부잡지를 훌훌 넘겨보면서, 토오루는 생각한다. 기다리는 것은 힘들지만, 기다리지 않는 시간보다 훨씬 행복하다.-115쪽

"그렇지만, 도서관에는 책이 많이 있잖아? 한 권 한권 세계를 품고 있어. 바깥 세계에는 없는 것이 도서관에는 가득 차 있지."-300쪽

귀엽다는 사실만으로 사랑에 빠지다니, 다들 왜 그렇게 겸허한 것일까.-307쪽

"누구든 태어난 순간에는 상처 입는 일이 없어. 나,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예를 들어 어딘가 불편한 몸으로 태어나거나, 병약하거나, 몹쓸 부모를 만난다 해도, 녀석이 태어난 순간에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아. 인간이란 모두 완벽하게 상처 없이 태어나지, 굉장하지 않아? 그런데, 그 다음은 말야, 상처뿐이라고 할까, 죽을 때까지, 상처는 늘어날 뿐이잖아, 누구라도."-3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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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구판절판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506쪽

꽃을 보고 싶은 녀석은 꽃을 보며 신나게 떠들면 된다. 인생에는 그런 계절도 있다.
꽃을 보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지금도 벚나무는 살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벚나무 이파리는 찬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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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2-1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은 자신을 산화시켜 남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각인시킨다고 했던가요? 그렇게 피고 지고 하면서 새로운 씨앗을 잉태시키는 창조의 역할도 하면서 말입니다.

토트 2007-02-1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말이에요. 꽃이 지고 나면 푸른 잎이 나겠죠. ^^
 
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절판


인간이 한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거든요. 서점에 가면 아주 잘 알 수 있어요. 나는 서점에 갈 때마다 내가 읽지 못한 책이 이렇게나 많다니, 하고 늘 절망합니다. 내가 읽지 못하는, 천문학적인 수효의 책들 중에 내가 모르는 재미가 넘치는 책이 수없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심란할 수가 없어요. -58쪽

일본 사람은 인간관계를 귀찮아하면서도 또 고독에는 굉장히 약하지 않습니까.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다 함께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있는 셈이에요. 저 사람도 나하고 같은 일을 하고 있어, 그러니까 난 고독하지 않아, 그런 거죠.-92쪽

이제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히려면 책을 금지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109~110쪽

'이야기란 고작 한 개인의 표현 수단으로 사용될 정도로 하찮지 않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마치 자기한테 예속되어 있는 물건처럼 다룬다는 건 이야기를 얕보고 있다는 증거다.'라고.-120쪽

좋은 글을 읽는다는 건 쓰는 것과 같으니까. 아주 좋은 소설을 읽다가 행간에 숨어 있는, 언젠가 자기가 쓸 또 하나의 소설을 본 적 없어? 그게 보이면, 난 아아, 나도읽으면서 쓰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거든. 또 행간에서 그런 소설을 볼 수 있는 소설이 나한테는 좋은 소설이고.-150쪽

넌 몰라. 여자는 여자 그 자체를 질투하는 게 아니라, 그여자의 미래를 질투하는 거야. 어떤 멋진 사람을 만나서, 어떤 식으로 사랑받을지 상상하지. 그리고 그 여자가 사랑받는 자기의 행운에 만족하고 우월감을 느낄 걸 상상하면서 질투하는 거야. 난 아무리 아름답고 복받은 여자라도 감수성이 업는 여자는 질투하지 않아. 설령 어린아이라도, 자기를 꼭 끌어안고 싶어지는 기쁨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여자만 질투한단다.-156쪽

어째서 인간은 '잘 된 이야기'에 감명을 받을까? 이야기의 내용에 감동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 삶과 죽음의 갈등. 아낌 없이 주는 사랑.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감정이입한다. 그것은 알겠다. 하지만 '잘 된 이야기'에 대한 감동은 이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그 감동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들어맞았다는 쾌감이다. 어째서 쾌감일까? 그리고 '잘 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이었던 이야기 같은 착각을 하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인간에게는 몇 종류의 이야기가 입력되어 있는 것이리라. 입력된 이야기와 일치하면 빙고(!) 상태가 된다. 어째서? 픽션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제 4욕망인지도 모른다. 무엇 때문에? 아마도 상상력이라는,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능력 때문이이리라. 픽션을 추구함으로써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우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마지막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날부터 우리는 고독하고 복잡하며 불안정한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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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눈물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2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절판


(...) 그가 감옥에서 걸어 나왔을 때 그는 복수나 징벌 같은 말은 입에 담지 않았다. 과거를 불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으며, 그것은 자신을 그렇게 심하게 대했던 사람들에게 수백 가지 친절한 행동을 하겠다는 뜻이었음을 곧 증명해 보였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아프리카의 방식이며, 아프리카의 마음에 가장 가까운 전통이었다.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의 자손이며, 그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 훌륭하거나 더 중요하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세상을 향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세상에 인간이란 어떤 것인지 가르쳐 줄 수 있었다.-77쪽

영혼은 결코 떠나지 않는다. 이것은 백인들이 결코 이해 못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미신이라 부르며 그런 것을 믿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했다. 하지만 무지한 것은 그들이었다. 그들이 인간 자신이 주위에 펼쳐진 자연 세계의 일부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눈을 감은 자들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었다.-131쪽

외국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아프리카 사람들도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가끔 들었다.-237쪽

그녀는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손실은 없었으므로 만족했다. 흑자수지 타산서보다는 그것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실은, 연례 계산서에는 지출과 수입 같은 항목 외에 '행복'이라는 항목 들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계산서에서 그 숫자는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259쪽

그것은 무늬를 짜 넣은 전통적인 보츠와나의 바구니었다.
"이 조그만 무늬는 눈물이랍니다."
라모츠웨가 말했다.
"기린이 여자들에게 눈물을 주면 여자들이 그걸 바구니에 짜 넣어요."
(...)
"참 고마우시네요, 음마. 그런데 기린은 왜 눈물을 주는 걸까요?"
(...)
"아마 우린 누구나 뭘 줄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기린은 달리 줄게 없잖아요. 눈물밖에."-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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