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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구판절판


자신의 불멸성에 대한 습관적인 믿음을 버린다면, 우리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지만 영원하게 보이는 존재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수많은 시도되지 않은 가능성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14쪽

소설의 가치는 우리 자신의 삶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 비슷한 정서와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의 가치는 그것들을 우리가 묘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빼어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 즉 우리가 명확히 서술할 수는 없었으나 우리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느낌들을 지적해 주는 능력에도 있다.-40~41쪽

대조적으로, 책은 산발적으로만 활동하는 우리 정신의 정수이자 가장 활력 있는 표현의 기록이고, 원래는 수년간 지속되었지만 중간중간 단절되었던 착상의 순간들의 응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저자를 만나면 반드시 실망하게 될 것이다.("자신들이 쓴 책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의 책이 책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만남은 시간적 한계에 종속된 상태에서 그 사람을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155쪽

책이란 우리가 습관 속에서, 사회 속에서, 결함 속에서 표출하는 자아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자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160쪽

어떤 순간에는 삶이 매우 아름답게 보이는데도 삶이 사소한 것처럼 생각되는 까닭은, 삶의 흔적 그 자체가 아니라 삶에 대해 아무것도 간직하고 있지 않은 매우 다른 이미지들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는 데 있다. - 때문에 우리는 삶을 멸시하는 것이다.-195쪽

(독서를) 학문 분과로 만드는 것은 단지 '자극'에 불과한 것에 너무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 삶이 문턱 위에 있다. 그것은 우리를 정신적 삶으로 인도할 수 있지만, 정신적 삶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장 훌륭한 책들조차도 결국에는 내팽개쳐야만 하게 마련이다.-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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