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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지음 / 돌베개

"나의 한국현대사에서 당신의 한국현대사로"
현대사 강의에 가보면 재미난 광경을 볼 수 있다. 강의를 하는 이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청자가 내가 직접 겪어봤다며 강사의 설명을 반박하는 경우다. 현대사를 쓰거나 말하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고, 역사를 말할 때 ‘나’를 주어로 쓰지 않는 이유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럼에도 유시민이 과감하게 ‘나의 한국현대사’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유시민의 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이가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떠올리겠지만, 이번 책은 오히려 <어떻게 살 것인가> 곁에 두는 게 어울리겠다. 정치를 떠나 전업저술가로 돌아온 그의 첫 책이 인간이란 보편 속에서 나의 존재를 탐구하는 시도였다면, 이번 책은 구체적인 사건과 사회의 흐름 속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그리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도라 하겠다. 사실을 나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사실과 나의 관계, 사실과 오늘의 관계에 집중하며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의 무엇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아직 나아질 수 있는, 나아져야만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작업은, 인간의 한계를 사회와 역사라는 공동체가 어떻게 보듬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작업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그가 그 시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며 살아냈기 때문이겠다, 당신이 그러했듯이. 그래서 이제는 당신의 한국현대사를 들려줄 차례다. 궁금하다, 이 책 못지않게.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나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우리 세대가 살았던 역사를 돌아보았다. 없는 것을 지어내거나 사실을 왜곡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선택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로 묶어 해석할 권리는 만인에게 주어져 있다. 나는 이 권리를 소신껏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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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식객 Ⅱ 1~3 한정판 특별세트 - 전3권
허영만 지음 / 시루

"살아 숨쉬는 콘텐츠의 힘!"
'한국형 요리만화의 전범'이라 할 수 있는 <식객>이 '맛의 끝은 사람이다'라는 철학을 담고 돌아왔다. 4년의 준비를 거쳐 프리미엄 올 컬러로 무장한 이번 책은 전국 방방곡곡의 요리를 인생의 맛과 버무려 <식객> 15년의 대장정을 완벽하게 마무리 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대구내장젓, 비단 멍게 등 향토색 짙은 먹을거리에 대한 생생한 고찰뿐 아니라, 된장찌개, 비빔국수처럼 평소에 흔히 접하는 음식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끔 하는 허영만 특유의 따스한 시선이 돋보인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한정판 세트는 작가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고급케이스를 함께 증정한다.
- 만화 MD 도란

작가의 말 :
벌써 데뷔 40년입니다. 흰머리가 많은 분이 애독자라고 할 때는 참 오래도 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당한 작품보다 부끄러운 작품이 훨씬 더 많습니다. 때로 미진한 작품들은 불태워 버릴까 하다가도 태운다고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고 그걸 없앤다고 떳떳해지는 것은 아닐 테니 그냥 흠으로 같이 묻어가자고 마음을 굳힙니다.
50년을 향해서 달려가겠습니다. 그동안 매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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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맛본 똥파리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백희나, 볕처럼 따스한 새 이야기"
동생들보다 조금 일찍 태어났을 뿐인 큰오빠 개구리는 동생들을 위해 파리를 잡아준다. 그러다 지쳐 잠든 꿈속에서 오색찬란한 똥파리를 맛본다. 이 이야기는 백희나 작가가 어린이 수영 교실에서 만난 한 아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이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보다 어린 동생들을 돌보아주었다. 선한 행동이 선한 결과로 보답 받는 세상, 빛처럼 환하고 볕처럼 따스한 백희나의 이야기가 맑고 투명한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이번 그림책은 트레이싱페이퍼에 엷게 색을 입히고, 라이트박스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려 촬영하는 기법으로 작업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연못의 색감, 똥파리의 오색찬란한 빛깔, 물에 잠긴 올챙이와 아직은 새순처럼 여린 큰오빠 개구리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해 보인다.
- 유아 MD 강미연

책속에서 : 큰오빠 개구리가 있었습니다.
다른 올챙이들보다 조금 일찍 알에서 깨어난 큰오빠 개구리입니다.
큰오빠 개구리는 어른 개구리들이 모두 일을 나가면 올챙이 동생들을 보살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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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강지혜 외 33명 지음 / 달

"이병률 시인이 엄선한 34편의 여행에세이"
많은 여행 에세이들을 발간해온 달 출판사에서 올해 초 ‘내 여행의 명장면’이란 주제로 공모전을 진행했다. 3개월의 응모 기간 동안 접수된 응모작은 무려 1,000여 편. 2차에 걸쳐 에세이 34편을 최종 선정했다.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엄선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 바로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다.

이 책은 특별한 여행지나 여행지의 정보, 풍광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다른 34인의 여행자들이 각자 낯선 곳에서 경험한 장면과 사람과 에피소드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자유로이 들려준다. 저마다의 감성이 깃든 다채로운 스토리들은 독자들을 단숨에 끌어들인다. 이병률 시인과 34인의 여행자, 그리고 달 출판사가 함께 만든 단 한 권의 이 특별한 여행에세이집은 여행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가슴 뛰는 순간들을 선사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우리 여행자들의 책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는, 이제 세상은 ‘여행의 시대’를 넘어 ‘여행자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선언하는 의미의 책이다. 세상은, 세상의 구석구석은 세상 모든 여행자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어느 곳이든 여행자의 자격으로 가지 못할 곳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세상의 주역은 누구도 아닌 ‘여행자’다. 이토록 다채로운 시선과 경험이 담긴 여행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인다는 것은 세상에 흔치 않은 일임을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이 책의 향기는 특별할 정도로 자극적이고 발칙하며 식감 또한 사랑스럽다. _ 이병률 (시인, <끌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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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우주를 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 에이도스

"생명 앞에서 멈출 수 있는 시간"
여러 선인이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말했지만, 어느덧 세월은 흘러 나무도 보지 않고 등산복과 등산화만 관심을 끄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말에 산에 오르는 이들을 탓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이건 우리 모두의 문제다. 사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에 비해 생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모르니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알려고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도대체 생명은 어떻게 관찰할 수 있는 걸까.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미국의 생물학자가 한 해 동안 마을 뒷산에 올라, 한눈에 들어올 정도의 동그라미를 마음에 담고 꾸준히 살펴보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생명의 움직임을 관찰한 이야기다. 그 안에는 벌레도 있고, 낙엽도 있고, 햇살도 비추고, 비와 눈도 내린다. 생명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가 동물임을 잊고 눈길을 주지 않았을 뿐. 지식이 많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다. 생명 앞에서 멈출 수 있는 시간, 이 책은 그 시간을 일깨우는 생명의 자명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과학과 시를 넘나드는 자연문학의 새로운 장르(에드워드 윌슨, <통섭> 저자)
해스컬은 생물학자처럼 생각하고 시인처럼 쓴다. 가설을 검증하는 과학자라기보다는 선승처럼 열린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본다.”(<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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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정호승 지음 / 해냄

"정호승 신작 산문집"
작가생활 40여 년 동안 여러 시와 산문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에 희망과 위로를 전해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서정시인 정호승. 더 깊고 단단한 인생을 위한 동화집 <울지 말고 꽃을 보라>에 이어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을 펴냈다.

이 책은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 ‘정호승의 새벽편지’를 정리하고 새로 쓴 41편을 더해 총 71편의 산문을 엮은 것이다.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가’,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 ‘삶은 이기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등 살면서 지키고 다지고 간직해야 할 지혜들을 작가 특유의 서정성을 담아 들려준다. 산문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박항률 화백의 고요한 그림이 함께 수록되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1973년 발표된 빼어난 데뷔시 「첨성대」를 빼놓고 정호승 시인을 생각하는 건 나로선 쉽지 않다. 여기 산문들을 통해서도 나는 「첨성대」를 본다. 풍진의 40여 년을 보내오면서 “할머니 눈물로 첨성대가 되었다”로 시작되는 젊은 시절 시인의 맑은 영혼이 세계와 시간에 의해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선 놀랍다. ‘눈물로 첨성대가 된’ 할머니들과, ‘온 마을 석등마다 불을 밝’히는 할아버지들과, 그런 이웃들을 보는 그의 시선이 훼손되기는커녕 우물보다 더 맑고, 깊고, 견고해졌으니 어찌 경이롭지 않겠는가. 고요하지만 옹골찬 성찰의 눈으로 길어 올리는 지혜의 품격 또한 아름답다. 그는 안팎이 모두 ‘시인’이요 좌우가 다 ‘사랑’이며 상하가 오직 올곧은 ‘사람’이다. 이 산문들이 나의 이런 신뢰를 두텁게 보장해 주고 있다. _ 박범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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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의 도시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 북로드

"<타우누스 시리즈> 베스트셀러 작가의 야심찬 데뷔작"
영국의 신데렐라가 조앤 롤링이라면 독일에는 넬레 노이하우스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면서 저녁이나 주말에 짬짬이 혼자 소설을 쓰던 사람, 그렇게 힘겹게 써낸 첫 소설이 출판사에서 모두 퇴짜를 맞은 뒤 자비로 출판해 지인들에게 직접 한 권씩 팔아온 '겸업 소설가'. 그 안에서 타우누스 시리즈가 태어났고 넬레 노이하우스는 이내 성공을 거두기에 이른다.

<상어의 도시>가 바로 넬레 노이하우스의 야심찬 데뷔작이다. 타우누스 시리즈가 성공을 거둔 후에 작가의 데뷔작이 메이저 출판사에서는 뒤늦게 출간된 셈이다. 미국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 그런지 미국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이권다툼과 얽힌 마피아의 손길, IT에 대한 관심,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 등 여러 소재가 꽉 들어차 있다. 원숙미에서는 추후 대표작들에 비해 설익은 느낌이 들고 다소 들떠 있다는 인상을 안겨 주지만, 그 열망과 야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작가는 이렇게 힘껏 달려나가는 느낌으로 소설가로서의 첫걸음을 떼었던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들고, 이야기가 결말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 책을 내려놓기가 어려워진다. - krimicouch.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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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네이트 실버 / 더퀘스트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인공은 당연히 오바마지만 한 사람을 더 꼽으라면 단연 네이트 실버다. 선거 결과에 대한 그의 예측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정확했다. 이후, 네이트 실버가 자신의 예측 방법론을 총정리한 이 책이 출간되고 하룻밤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저자는 먼저 왜 그렇게 많은 예측들이 빗나가는지 묻고, 대량의 정보가 반드시 정확한 예측을 가져오진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예측에 있어 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일은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소음)를 거르고 진짜 의미 있는 정보(신호)를 찾는 일이다. 이 책은 하여 통계학을 기반으로 '신호'를 찾는 저자만의 비법을 소개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법까지 다룬다. 대선과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정치, 경제 분야는 물론, 스포츠(그는 이번 브라질월드컵 전망을 예측하기도 했다.), 기후, 전쟁, 테러, 전염병, 도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가치 있는 정보를 발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오늘과 같은 빅 데이터 시대에 저자의 통찰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최근 십 년 동안 출간된 수많은 책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하게 꼽을 만하다. - 뉴욕타임스

열린 자세로 신호들을 바라보고, 모든 행위는 증거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이 책의 메시지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우리가 맞혀야 할 과녁은 그 위치가 움직이고 있을 뿐 아니라 모양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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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성석제 지음 / 창비

"이 사내의 거룩함을 보라, 성석제 장편소설"
한강다리 위에 한 남자가 서있다. "나이는 쉰살이 넘어보였으나 막 산골에서 걸어내려온 소년 같은 인상"을 지녔다. 그를 알아본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간다. 그는 왜 투명인간이 되었을까. 소설은 이 사내, 김만수의 삶을 아버지, 동생, 친구 같은 그를 둘러싼 이들의 입을 빌어 세밀하게 그려낸다. 두메산골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만수. '큰 머리에 비해 가느다란 몸통에 유난히 길어 보이는 팔다리'와 '커다란 앞니'를 한,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착하고 순박했던 어린시절. 일제를 피해 산골로 떠난 가족의 삶을 따라 한국 현대사가 흐른다. 전쟁, 월남전, 공장 여공들, 연탄가스, 노동 운동 같은 것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김만수'로 형상화되는 캐릭터의 압도적인 울림이다. "오늘 <투명인간>을 읽고 보니, 예의염치를 잃을 각오로 말한다면, 그동안의 작업들은 이 장편소설 하나를 위한 준비 또는 연습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평이 충분히 납득이 된다. 이야기꾼 성석제가 특유의 입담과 해학, 날렵한 필치로 현대사 위에 놓인 한 인간의 선량한 얼굴을 만들어낸다. 친구를 위한 희생, 가족을 위한 희생, 시대를 위한 희생.  우스꽝스럽고 어수룩하지만 거룩하다. "나는 포기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 사내의 이야기가 끝내 마음을 움직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러니까 만수는 하교를 하고 집에 갔다가 제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다시 온 것이었다. 엎어지면 깨질까 짚으로 달걀 열개를 꽁꽁 싸가지고 이십리 길을 달려왔다.
ㅡ할아버지가 사람이 은혜를 알아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께 갖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ㅡ됐다, 너나 먹어라.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내가 달걀 꾸러미를 도로 내밀자 만수는 손을 감추며 잽싸게 두어걸음 뒤로 물러났다.
ㅡ닭을 드리고 싶지만 암탉은 알을 낳아야 해서요, 선생님. 장닭이 없으면 병아리를 못 깝니다. 아침에 일어날 시간도 모르고요. 그래서 달걀만 가지고 왔습니다. 그거 도로 가지고 갔다가 아버지한테 걸리면 저는 맞아 죽습니다.
내가 어이가 없어 머뭇거리고 있는데 만수가 고개를 꾸벅하고는 말했다.
ㅡ맞아 죽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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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형 인간
로맹 모네리 지음 / 문학테라피

"자본주의의 사랑은 세계 어디에서나 꼭 같이."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다른 선진국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곳의 청년들은 괜찮을까. 국가별 최저임금을 생각해 보면 여기보다는 나을 것도 같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회복 불가능한 구렁텅이로 밀어넣기에는 인간은 써먹기 좋은 소모품이다. 사회 정서적인 압력과 '견디기는 힘들되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게끔' 절묘한 조절을 통해 젊은이들을 비정규직 시장으로 이끌어야만 싼 노동력을 좀더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다. <낮잠형 인간>은 그 사례로 프랑스의 현실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한때 유행한 '루저 문학' 등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 작품은 많았다. 주로 좁은 세계에 갇힌 섬세한 청년들의 슬픔을 그리는 식이었다. 그런데 <낮잠형 인간>이 현실을 보여주는 방법은 우수 어린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번듯한 직장 하나 없이 실업수당에 목을 매고, 제대로 된 대우는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조차 구하기 어려운 와중에도 이들은 웃을 때 웃고 화낼 때 낸다. 현실을 전복시키는 상상력 같은 건 없지만, 다들 그냥저냥 되는 대로 먹고 살려고 하는 것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강고한 청년실업의 현실에 맞부딪히는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박봉 주는 일거리와 대충 먹고 살 만한 것들만으로 만족할 친구들의 오늘을 말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 방법 뿐인지도 모른다. 문학적 야심이 자리를 비운 곳에 보통 청년들의 씁쓸한 삶이 '리얼하게' 들어와 앉았다. 아래의 목차에 공감할 수 있다면 국적을 떠나 당신도 이들의 친구다. 아니, 어쩌다보니 이미 동지다. 
- 소설 MD 최원호

작품의 목차 :
1부. 현실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왔다.

2부. 무기력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내 불행의 원인이 내가 아니라는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3부. 변화
-그동안 숨어 지낸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면 좋겠다

4부. 어른의 관문
-어쩌면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일들을 해야 할 때 인지 모른다
-충동적인 꿈들, 희미한 예술적 추구,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허송세월
-그러나 나는 부끄러웠다. 그녀가 사라진 건 내가 받은 벌이었다.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될까봐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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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살아있는 자의 의무
인디고연구소 기획 / 궁리

"지그문트 바우만, 희망은 의무다"
인디고 연구소가 기획하는 ‘공동선을 향하여’ 프로젝트 두 번째 책이다. 첫 책은 슬라보예 지젝과 나눈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었는데, 이번에는 ‘액체근대’ 개념으로 잘 알려진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을 만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재건하는" 공동선의 가능성과 의미, 이를 찾고 만들어가기 위한 가능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지난 2년 동안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작이 열 종이나 한국어로 번역되며 큰 관심을 모았는데, 이번 책은 그 관심의 바탕에 어떤 구조적 근거가 있는지, 바우만에게 듣고 싶고, 그에게서 찾아내려고 했던 물음과 해답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되돌아볼 기회를 전한다. 소비사회, 불평등, 인간관계 등 우리 시대의 조건을 예민하게 분석하며, 오늘의 ‘어두운 시절’을 누구보다 깊고 정확하게 들여다보았을 텐데도, 여전히 그가 전하는, 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희망이다. 희망이 왜 살아있는 자의 의무인지 조곤조곤 들려주는 노학자의 단단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진정한 배움이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결단이며, 견고한 지평을 뒤흔드는 도전이어야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바로 이 지점에 희망이 자리하는 것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그 속에서 누군가는 끝없이 파도를 거슬러 헤엄치고자 노력했고, 당대의 지배적 사유를 거스르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지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우리는 혁명적 배움과 삶의 기술을 체득하여 닿을 수 있는 미래를 향한 희망의 싸움을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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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투혼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한국경제신문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최신작"
일본 교세라 창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왜 일하는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나모리 가즈오의 최신작이다. 2012년 일본항공 이사직에서 물러나 교세라와 KDDI, 일본항공의 경영자로 살아온 경험을 돌이키며 경영과 경영자의 자세를 짚은 책이다.

경영이란 매일의 판단이 쌓여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판단의 옳고 그름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고 때로 기업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때문에 판단의 척도가 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그 기준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54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던 저자는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물음을 경영의 제일 첫머리에 놓고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불타는 투혼으로 경영에 임하되 고귀한 동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향한 ‘투혼'과 그 투혼을 제어하는 ‘덕’을 함께 갖출 것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근본’에 대한 메시지는 침체와 불황에 빠져 있는 기업의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하나의 지침을 제시해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일본에는 현재, 직원과 기업을 지키기는커녕 자기 몸만 사리는 경영자가 너무나 많다. 기업에 불상사가 일어나도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를 대기업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단순히 일을 잘한다고 해서 톱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투혼, 즉 ‘목숨을 걸고 직원들과 기업을 지킨다’는 기백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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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 지음 / 동녘

"강신주, 오래된 물음을 오늘에 전하다"
어느 스님이 “무엇이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인가요?”라고 묻자, 조주 스님이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 어느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운문 스님은 “마른 똥 막대기”라고 말했다.

흔히 선문답이라고 부르는 선불교의 화두다. 선불교에서는 부처가 되기 위해 각자가 통과해야 하는 관문으로 화두를 제시하는데, 앞서 화두를 뚫고 나간 선인의 일화를 되짚고 새로운 깨달음의 길을 개척하는 수행법을 간화선이라 한다. <무문관>은 수많은 화두 가운데 48개를 꼽아 해설을 붙인 책인데, 평소 스스로 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철학자 강신주는 <무문관>의 화두를 자기 식으로 돌파하며, 900여 년 전 무문 스님이 그러했듯 스스로 개척한 길을 가다듬어 함께 수행하는 우리 모두와 나눈다.

그는 <무문관>이 전하는 가르침에 따라 화두의 순서를 오늘의 고민에 맞게 뒤섞고, <무문관> 이후에 나름의 방법으로 각자의 ‘문’을 찾아 헤맨 철학자와 사상가를 불러내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혹은 일상이기에 미처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친 화두의 의미를 짚어낸다. 강신주에게서 얻어낼 부분은 여기까지다. 이어지는 강신주의 해답은 그의 해답일 뿐이다. 안내자가 대신 걸어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강신주는 이 혹독한 화두의 끝(혹은 시작)에 우리를 데려다 놓고 서늘하게 묻는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무문관>과 같은 화두 모음집은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 주는 일종의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세련되고 섹시하게 편집된 여행 안내책자와 같지요. 여행 안내책자를 맹목적으로 믿고 여행을 떠났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일 겁니다. 그 멋진 풍경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곤경과 피곤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원하던 곳에 도달하는 순간, 우리는 지금까지의 고생이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임제록>이나 <무문관>이 제게 그랬던 것처럼, 저의 이 책도 여러분을 제대로 유혹하는 여행 안내책자였으면 좋겠습니다.(441, 4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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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하이쿠의 맛, 한 줄도 너무 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에서 하이쿠 한 줄에 엮인 추억을 이야기한다. ​"고요하구나, 바위에 스며든 매미 소리" 이 짧은 문장을 읽고 적요한 여름밤의 정경이 눈앞에 그려질 듯하다. 류시화는 바쇼의 하이쿠를 읽었다. "한밤중 몰래 벌레는 달빛 아래 밤을 뚫는다" 소박하고 차분한 멋, 적막하고 충만한 미의식이 시 속 '지금'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5.7.5의 열일곱 자로 된 한 줄의 정형시, 하이쿠가 지닌 멋이다.

시인 류시화는 하이쿠를 읽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했다. 한국 독자에게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통해 하이쿠의 멋을 소개한 이후 15년, 충실한 해설과 함께 다시 하이쿠 안내서를 엮었다. 에도 시대의 바쇼, 시키부터 현대의 다코쓰, 만타로, 구사타오까지, 주옥 같은 ​하이쿠 1,370여 편을 가려 실었다. "우리가 불을 이해하지 못해도 불은 우리를 태우듯이, 시를 이해하지 못해도 시는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고 우리의 정신을 변화시킨다." (해설 中)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한 줄의 시>라는 제목의 친절한 해설도 함께 수록되었다.
 
- 시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둘이서 본 눈 올해에도 그렇게 내렸을까 (바쇼)​

여행을 함께한 제자를 떠올리며 이 하이쿠를 썼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가슴에는 그리움이 있으며, 내리는 눈이 그 그리움을 일깨운다. 우리는 같은 시공간에 있지 않지만 또 함께 있는 듯한, 시공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경험을 한다. 보르헤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이 시간의 일부 속에서만 존재한다. 어떤 시간 속에 당신은 존재하지만 당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다른 시간 속에서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존재한다." 어찌 되었든 죽지 않았다 눈속의 마른 억새꽂 길고 힘든 여행에서 돌아와 쓴 하이쿠이다. 폭설에 구부러진 억새풀처럼 지치고 허약해졌지만 그래도 몸을 가누고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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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모든 예술 작품에는 알게 모르게 그 시대의 상황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때문에 명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명화 속에 숨겨진 경제학 코드를 꼼꼼하게 짚어내며 미술 작품을 통해 경제 현상을 설명하고,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미술 작품을 해설한다. 경제 기자와 미술 기자 경력이 상당한 저자답게 탁월한 솜씨로 둘을 엮는다. 지오토의 '스크로베니 예배당 벽화'를 통해 독점과 담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작자 미상의 '엘리자베스 1세의 아르마다 초상화'를 통해 중상주의에 대해 논하며,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를 통해 산업혁명과 고전파 경제학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예술과 경제, 정치, 사회적 변동 사이의 역사적 고리를 찾는 이 통섭의 여정을 함께 하다 보면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이보다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안내서가 있을까 싶다. - 이주헌(미술평론가)
이제부터 종전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 그림을 보게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다고 볼 수 있다.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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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아름답고 기괴한, 프라하의 도시 전설"
현대를 배경으로 중세 시대와 연관된 음모론이 펼쳐지는 소설. 프라하에 실재하는 여섯 개의 성당과 '또 하나의' 성당, 총 일곱 성당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소재를 가진 소설들이 대부분 빠른 호흡의 헐리우드 식 스릴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곱 성당 이야기>의 도입부가 보여주는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풍경 묘사는 놀라운 것이다. 뒤이어 유럽의 오랜 역사 속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를 둘러싼 잔혹한 살인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그 진행 속도는 차분할 정도다. 게다가 중세로부터 거슬러 온 미스터리는 체코의 지난한 현대사와 어느새 뒤섞여 욕망과 진실과 정의에 대한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역자 해설이 이 역사적 배경을 간략히 요약해 보여주어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일곱 성당 이야기>는 주인공이 오컬트적인 음모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담이라기보다는 안개 속을 헤쳐나가듯 기억과 역사와 음울한 욕망들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는 여행자의 이야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즉 <일곱 성당 이야기>는 진정한 고딕 소설의 후예다. 세계는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이며, 그 기괴한 모습의 면면을 살펴보며 고개를 내젓고 힘겹게 추리하고 겨우 몇 발짝 씩을 내딛는 것이다. 게다가 프라하는 이 소설 속에서 퍽 아름답다. 천천히 관찰하듯이, 사건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클래식 고딕 소설을 뛰어넘는 완벽한 재현! -디 자이트
극도의 서스펜스 순도를 자랑하는 고딕 소설의 표본... 저자가 이 소설에서 펼치는 절묘한 이야기와 해석은 진짜 사실에 바탕한 이야기 같아 섬뜩한 흥미를 끈다. -프라하 포스트
움베르토 에코에게 보내는 체코식 답변. -라디오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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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정여울 지음 / 홍익출판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새롭게 선보였다. 1권에서 사랑을 부르는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열 개의 테마 아래 유럽에서 할 수 있는 100가지 아이템을 소개했다면, 2권에서는 ‘진짜 유럽’을 체험할 수 있는 숨겨진 스팟들을 다뤘다. 눈에 띄는 점은 1권에서 다루지 않은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의 대도시들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이번 책에는 조용히 거닐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 각종 주류와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곳,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한 곳 등 이색적인 유럽 여행지들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10년 동안의 여행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그리고 흥미로운 문학 작품과 음악, 미술, 영화 이야기가 담겨 있다. 1권보다 더 깊어진 감성으로 생동감 있게 유럽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만든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여행하는 나는 평소보다 훨씬 천진난만하다. 세상의 떠들썩한 소리보다는 내 마음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되고, 복잡한 손익 따위는 계산할 겨를이 없어 저절로 순수해진다. 꽉 짜인 도시 생활에 길들여져 버린 우리들이 이렇게 ‘여행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 수 있다면, 서로에게 상처를 덜 주면서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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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 걷는나무

"아직 공부의 계기가 필요하다면"
어떤 이는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지만, 숱한 이들은 공부 때문에 눈물과 설움과 고통과 후회를 겪었으리라.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잡담이 능력이다> 등 역사와 철학부터 교육과 비즈니스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괴짜 교수 사이토 다카시는 공부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이런 확신을 얻기까지 겪은 경험담에 그 확신으로 공부의 일가를 이룬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한데 묶어 전한다.

차례를 보면 대번에 ‘죽어도 책 읽기가 싫은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이 눈에 들어오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른 내용을 둘러보면 대개 공부 하면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조언과 방법론이다.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거나 ‘호흡이 깊은 공부’, ‘평생 공부’ 같은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굳이 권하는 까닭은 공부의 계기, 시작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폼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또 저렇게 제안한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시도하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는 것, 이 책을 읽는 일도 그중 하나일 터, 공부하는 이유와 공부하는 방법, 이를 실천으로 옮길 다짐 가운데 하나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아직 계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은 썩 괜찮은 선택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을 읽으며 아주 잠깐이라도 ‘그래, 공부를 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마음을 쉽게 흘려버리지 말고 한 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공부하는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니까.(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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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기자라 이즈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은행나무

"언제까지나 천천히 나아가게끔"
인생이 늘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모두가 행복을 바라지만, 행복은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불공평하게 분배된다. 그 불합리함은 때로 압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별다른 수가 없다. 그러나 그저 불행이 지나가고 다시 올라가게 될 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하나의 방법조차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남긴다. 개중에는 더욱 조용해지고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더 차분하게 일상을 꾸려가면서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 말고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 완곡하게 상승곡선을 그리지만 결코 끝나지는 않는 터널 같은 삶이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남편을 잃고 7년 동안 재혼하지 않고 살아온 데쓰코의 삶도 기나긴 터널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녀의 애인도, 남편의 친구도, 사촌동생도 모두 마음 한켠에는 아직 채 빠져나오지 못한 슬픔을 갖고 있다. 어떤 놀라운 일이 그들을 밝은 빛으로 이끌까? 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을 뿐이다. 천천히, 조금씩 걸어가면서, 슬픔을 떨구는 대신에 소중히 끌어안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비슷한 방식으로 슬픔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여운이 긴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데쓰코가 ‘슬픈데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단지 빵 한 덩이를 통해서였다. 인형, 차, 우산 같은 평범한 물건이 작은 계기가 되어 슬픔 이외의 것에 눈을 돌릴 수 있었던 순간들. 그런 순간이 아로새겨진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호흡법이다. - 다빈치 '이달의 책' 선정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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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너라면?
고미 타로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아이들이 마주치는 무수한 질문과 선택의 순간"
사람은 다섯인데 과일은 넷이라면?(어떻게 나누어 먹는 게 좋을까!) 굉장히 느리지만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비행기와 굉장히 빠르지만 가끔 추락할 때도 있는 비행기 중에서 어떤 비행기를 타고 싶은지?(아니면 둘 다 타기 싫은지?) 머리가 좋아지는 약, 싸움을 잘하게 되는 약, 배가 고프지 않게 되는 약, 키가 커지는 약 중에서 내가 먹고 싶은 약은? 일본의 그림책 작가 고미 타로가 던지는 열 네 가지 질문에는 정답이 따로 없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판단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아이들에게도 어른 못지 않은 갈등의 순간이 존재한다. 시시때때로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에 능숙하게 대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만큼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신중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지만 이것저것 저울질하는 사이, 기회는 날아가고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을 받기 일쑤다.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이어지는 선택의 순간, 이왕이면 즐겁게 순발력 있게 결정할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훈련해보면 좋겠다. 아이들이 제출한 대답 속에서 부모님들은 그동안 몰랐던 아이의 결핍과 욕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
대부분의 경우, 그것이 적절한 선택인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일단 선택하게 하고 나중에 잔소리를 하는 게 좋다. 단호하게, 인생에 취소나 교환은 없어! 라는 걸 말해 주고 그걸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선택하고 결정을 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지루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예감하게 하는 것이다.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기, 우물쭈물 망설이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내 생각을 스스로 명확하게 밝히고 자신 있게 해 보기. – 고미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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