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한 사람이 한 사람하고만 평생 사랑하고 섹스하도록 만들어진 1부1처제 속에 살고 있다. 과학이나 생물학 따위의 근거 없이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닌가.

어찌 보면 이는 인간의 한계를 체험하는 극기 훈련처럼도 보인다. 그 한계를 아는 사람들은 소위 바람이란 걸 피고, 그 한계를 못 버텨낸 사람들은 이혼을 하고, 그 한계를 이겨낸 사람들은 몇 십 년의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그야말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어 묘지까지 짝꿍으로 쓰게 된다.

'감상적인 판단 아니냐?'고 따지시는 분들을 위해 생물학적 구조로 따져보자. 인간은 타고나기를 여러 사람과 섹스를 하도록 디자인된 동물이다. 특히나 여자처럼 따로 발정기가 없이 아무 때나 발정을 하고 섹스를 할 수 있는 종족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아무 때나 발정할 수 있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여자들에 대한 남자의 질투심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리하여 남자들은 내 아이가 다른 남자의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여자를 구속하기 위해 1부1처제를 만들어냈다는 설이 있다.

대체 인간은 어디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걸까? 인간을 정리해주고 관리해줄 뿐인 제도는 어차피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을 주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제도를 정해 놓고 그 제도를 깨는 데서 재미를 찾는 게 또 인간 아니던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도 불륜 이야기이고,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도 불륜 이야기다. 그 이유는 제도를 지키고 싶어 하는 도덕심과 제도를 벗어나고 싶은 일탈의 심리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은 아닐 런지.

인터넷을 서핑하다 불륜에 관한 글이 올라 있으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수백 개의 리플들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한다. 아내는 피해자, 불륜녀는 창녀, 남편은 나쁜 놈. 지겹도록 본 불륜 드라마의 공식과 똑같은 반응들이다.

나는 불륜을 반대하지도, 그렇다고 찬성하지도 않지만 결혼이 단순하지 않은 만큼, 불륜도 단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연 없는 인간 없지 않나. 불륜이 죄악이 되는 건 뭘 도통 모르고 저지르는 사람들 때문이다.

불륜도 연애의 하나가 아닌가, 그런데 그 연애를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마음마저 더럽게 만드는 거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혼에는 꼼짝을 못하면서, 계약서 없는 불륜을 악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따른 피해자.

그래서 생각 없는 불륜이 저주받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연애의 낭만이나 로맨스까지 말살시키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저질이다.

낭만이나 로맨스 없는 연애는 없다. 쓸쓸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사랑도, 낭만도 발 딛고 설 자리가 없다. 오래 전부터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무척 어려워졌다.

서로를 아껴주는 부부의 무한한 사랑의 모습을 무슨 희귀 동물을 다루듯 하는 다큐멘터리가 나오는 시대다. 사랑을 변질시키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 많은 것들 중 이 사회에 유행처럼 번진 불륜도 한 몫 한다.

불륜을 할 줄도 모르면서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무조건 저지르고 뒤도 안 닦는 파렴치범들 때문에 이 시대의 연애 자체가 모욕을 받고 있다. 불륜에도 도가 있고, 에티켓이 있고, 룰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숨은 이야기 하나, 불륜을 잘 하는 방법. 불륜은 어지간하면 안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나는 해야겠다.'고 결심했으면 '잘'해라!

첫째, 불륜 하는 사람들이여~! 불륜도 사랑이라는 걸 인정해라!
사랑, 별 거 없다. 마음 맞고 몸 맞으면 사랑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서 불륜을 하는 사람도, 그걸 보는 사람도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만나면 안 되는 데도 자꾸 만나게 되고, 자면 안 되는 데도 자게 된다면 그건 틀림없는 사랑이다.

둘째, 불륜을 저질렀다면 책임감을 가져라!
모든 사랑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대부분 결혼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지면서 한 시절의 사랑이나 불륜에 대해서는 별 책임감이 없는 게 우리나라 남자들이다. 그게 문제가 되는 거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사랑에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육체에 대해 책임지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가지라는 거다. 이 책임감을 인식하는 순간, 쉽게 불륜에 뛰어들 수 없게 된다. 어떠한 로맨스도 현실에 대한 책임감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결혼을 했건 안했건 누구나 사랑은 할 수 있다. 사랑은 자기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풍덩 빠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사랑을 시작할 때는 안전장치의 핀을 뽑고 시작해야 정당하다.

결혼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불륜이 늘 말썽을 낳는 이유는 스스로를 안전장치로 철저히 무장시키고서 로맨스의 달콤함만을 취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가정만은 지키고'가 아니라 '가정이 깨질지라도'의 태도로 임하는 것이 정당한 자세다.

그런데 사회 전반에 '가정만은 지키는'이라는 이기적인 자세가 도덕적인 자세라고 착각한다. 불륜이 더럽게 여겨지는 것은 그들의 섹스가 더러워서가 아니라 그들의 관계가 불공정한 데서 나온 논리다.


[시나리오작가 고윤희 sse@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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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9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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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ley Metzger. 미국 에로 영화 감독이란다. 활동은 70년대에 많이 했다고 한다.
에로 영화 판에선 이탈리아 틴토 브라스 만큼이나 잘 알려졌단다.
그의 작품을 첨 본 건 98년에 본 스코어 Score 였다.
지금은 오클랜드 영화제에 통합된 Incredibly Strange Film Festival 상영 영화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고 보니 그 악명높은 만청십대혹형 滿淸十大酷刑 Chinese Torture Chamber Story 도 그 때 같이 봤구나.
한 여섯 달 쯤 전인가 동네 비디오 가게 갔다가 메츠거의 까밀 2000 Camille 2000 가 있길래 빌려 봤고 며칠 전 리커리시 쿼텟 Lickerish Quartet 을 빌려 봤다.
내가 본 세 작품은 다 에로영화이면서도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영화들이었다.
까밀 2000 은 뒤마 피스의 춘희를 에로영화화한 거기도 하고.
잘 벗고 화끈하면 에로영화로서 소임을 다하는 거지만 더불어 생각할 거리도 주면 명작이라고 여겨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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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1)비비언 리, 말론 브란도, 엘리아 카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2)배트맨 비긴즈 3)기타노 다케시 쏘나티네 빌려봤고 8월 21일엔 1)월드 어코딩 투 부시 2)리플리즈 게임 3)리커리쉬 쿼텟 4)킬! 5)모쓰트 뷰티풀 위민 인 빠리 빌려보다. 둘 다 비디오 이지 타카니니에서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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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 참 많다.

먼저 여자 단식을 살펴보면 순서대로 씨드 1-4위였던 이바노비치, 양코비치, 샤라포바, 쿠즈네쪼바가 몽땅 다 8강전에 못 갔다. 윔블던 역사상 첨 있는 일이라 한다. 중국 정지예, 태국 타마린 타마수가른이 잘 해서 아시아 폭풍을 몰고 온 것도 특색 있다. 7월 2일 수요일 오늘 기준으로 데멘티예바, 윌리엄스 자매, 정지예만 남아 있다. 누가 챔피언이 될까? 흥미진진하다.

남자 단식에도 이변이 많았다. 씨드 4위 다비뎅코랑 7위 날반디안이 1회전에서 죽었고 두 차례 준우승자인 로딕도 일찍 죽었다. 씨드 3위 조코비치도 싸핀을 2차전에서 만나 죽었다. 이 곳 뉴질랜드 시간으로 7월 3일 새벽 0시부터 8강전 네 게임이 펼쳐진다. 올해 부진한 페더러가 윔블던만큼은 지킬 수 있을지 나달이나 싸핀, 머레이가 첨으로 윔블던 우승자가 될 수 있을지가 흥미거리.

참, 윌프레드-쏭가랑 몽피쓰가 나왔던가? 본 기억이 없는데 나왔다 일찍 죽었을 수도 있고 아예 안 나왔을 수도 있겠다. 여자부에선 누가 안 나왔지? 힝기쓰가 다시 은퇴하느라 안 나왔고 마우레쓰모도 본 기억 없고 애 낳고 복귀한 대본포트도 이번 윔블던에선 못 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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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옌데의 조로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조로와 78년생인 내가 첫 인연을 맺은 때를 찾으려면 국민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인 85,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때 텔레비전 만화로 쾌걸 조로가 있었다. 미국에서 만든 거였는데 조로는 검정 머리칼에 콧수염을 기르고 정의를 지키는 멋쟁이였다.

다시 조로를 만난 것도 텔레비전을 통해서였는데 이번엔 중학교 다닐 무렵으로 기억난다. 아마 90년이었지 싶은데. 이번 만화는 일본 것이었는데 여기서 조로는 금발에 콧수염 없는 조로였다. 이 조로를 난 국민학교 때 본 조로보다 더 좋아했다.

다음으로 만난 조로는 영화였는데 안쏘니 홉킨쓰가 조로, 캐써린 제타-존쓰가 조로의 딸, 안또니오 반데라쓰가 홉킨쓰를 뒤잇는 후계자 조로로 나오는 영화 마쓰크 오브 조로였다. 이 영화도 꽤 훌륭하고 재밌게 만들어진 모헙 영화로 내가 캐써린을  첨 알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대학 다닐 때인 98년인가 그랬다.

만으로도 서른을 넘겨버린 올해 2008년 조로를 다시 만났다. 이번엔 책으로. 이 책이 쓰이게 된 뒷이야기는 이렇다. 조로의 아버지이자 창조자인 작가 Johnston McCulley가 죽고 나서 조로 상표권은 조로 재단으로 넘어간다. 이 조로 재단에서 조로를 주인공으로 한 새 소설을 펴내기로 맘먹고 그 일을 맡아줄 솜씨좋은 작가를 찾아나서다 영혼의 집으로 솜씨를 떨친 이름난 작가 이사벨 아옌데에게 연락을 한다. 첨에 멈칫하던 아옌데는 재단의 간곡한 부탁으로 일을 맡는다.

아옌데는 디예고 델 라 베가가 왜 그리고 어떻게 조로가 됐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첨에 조로의 부모 얘기부터 시작해서 디예고의 탄생, 어린 시절, 청소년기, 첫사랑이 몹시도 재밌게 넓은 무대를 배경으로 -디예고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에쓰빠냐의 바르쎌로나와 라 꼬루냐를 지나 다시 미국 뉴 올리안즈를 거쳐 다시 캘리포니아로- 펼쳐진다. 읽고 나면 맥컬리 원작과 만화에도 나오는 주변 인물들과 악역들과 조로가 어떻게 첨 만나게 되는지 알게 된다. 그런 면에서 아옌데 조로는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왜 그리고 어떻게 다쓰 베이더가 됐는가를 다루는 스타워즈 에피쏘드 1,2,3이나 셜록 홈즈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Young Sherlock Holmes나 브루쓰 웨인이 배트맨이 되는 과정을 다룬 크리스찬 베일 주연 배트맨 비긴즈랑 비슷하다.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작품이니만큼 심심하시거나 생활에 활력이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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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는 영어판으로 읽어서 한국판 번역이 어떤지는 모르겠어요. 윗쿨즈 Whitcoulls 라는 뉴질랜드 대형 서점 체인점에서 재고 처분할 때 8달러 주고 샀는데 -정가는 30 달러쯤?- 재밌어서 아옌데 다른 작품인 쎄피아빛 초상과 최신작인 내 영혼의 이네쓰랑 도 사 버렸습니다.

한국에도 쥐박이 땜에 지금 조로가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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