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리하는 법 알려주는 실용서 겸 시칠리아 여행기. 바쁜 서울의 삶을 살다 문득 일자리도 그만두고 아내와 함께 시칠리아 여행하고 쓴 책. 초반 서울의 삶에서 지쳐가는 거 묘사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삶도 정리가 한 번 필요해서 그런가? 여행기는 시오노나나미 분위기 살짝 풍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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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 내가 좋아하다가 위안부 폄하 발언 뒤 이제 안 읽는 시오노 나나미는 시칠리아 출신 남편이랑 살다 이혼했는데 시칠리아를 무대로 한 수필을 꽤 남겼다.
 
포스트 잇
김영하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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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김영하가 95년 데뷔한 뒤 02년에 낸 첫 산문집. 내가 읽은 건 05년10월 나온 2판1쇄. 김영하의 개인사를 많이 알 수 있어 좋았다. 직업군인 아버지 따라 군인관사에서 살던 어릴 때와 카톨릭 신부를 꿈꿨던 10대, 대금연주에 빠졌던 대학시절, 국내외 여행, 옛 연애담, 존 파울즈 책 독후감..읽을 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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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2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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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보다 421쪽에서460쪽까지 40쪽에 걸쳐 나오는 '작가의 말'이 더 재미났다.

그렇다고 소설이 아주 형편없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내 세대 얘기가 아녀서 공감하기 좀 어려웠다 뿐이지.

1970년대 대한민국 서울로 옮긴 <더버빌의 테쓰>쯤 되겠다.

 

읽으며 내 눈길 끈 몇 군데를 조금 깊게 보자.

 

120쪽 "올해 스물네 살, 1947년 3월 8일 생이에요. 오전 7시에 났어요. 이름은 오경아예요."

점쟁이 찾아가서 생년월일 밝히는 대목인데 살아 있었으면 경아는 70살 할머니구나.

 

151쪽에 '백밀러'가 나오는데 물론 리어뷰 미러rear view mirror 콩글리시인 백미러를 가리킨다. 그런데 옛날 분들이 L을 ㄹ 소리 두 번 내는 대신 한 번만 내는 건 흔해도 ㄹ 소리 한 번만 내야 하는 R을 두 번 내는 건 드문데 여기선 그 드문 일이 나온다. 아마 일본 식민지였던 잔재 때문이겠지만 내 고교 때 수학선생 한 분은 N을 늘 에누라고 읽으셨고 close를 cross처럼 소리낸 중학교 영어선생님도 생각난다. 두 분 다 나이가 꽤 든 분들이셨다. 지금쯤은 퍽 나이드셔서 어쩌면 돌아가셨을지도.

 

166쪽 "그렇죠, 소가 넘어갔죠. 맞았어요. 소가 넘어갔단 말이에요. 속아 속아 넘어갔단 말이에요."

경아가 남주인 김문호한테 장난치는 말.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80년대에 들었던 농담. 이 녿암 나이가 최소 소설이 연재되던 1973년 늦봄 내지 초여름 무렵으로까지 올라가는구나. 1972년9월5일(423쪽)부터 연재해서 314회(454쪽)로 끝났으니 2권166쪽이면 1973년 늦봄이나 초여름으로 보인다. 혹시 이 농담 첨 지어낸 사람이 알려져 있는지 아무도 저작권자를 모르는 농담인지 궁금해진다.

 

220쪽 아직 어디론가 떠난 것은 아니군. 시집을 가거나 미국이나 그런 곳으로 요새 한창 유행하듯 떠난 것은 아니군.

남주 김문호가 경아 만나기 앞서 사귀던 혜정을 오랫만에 찾아가 만나서 인사 나누고 머릿 속 혼잣말하는 대목이다. 작가 최인호의 동기들이 미국으로 이민간 때가 이 무렵으로 알고 있다. 박완서의 단편 <이별의 김포공항>도 대략 이 무렵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 신경숙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였던가 하여튼 어느 신경숙 소설에서 뉴질랜드 얘기 나오는 걸 보고 재밌어했는데-그 대목 읽을 때 나도 뉴질랜드 교민이었으니만큼- 나중에 어느 자리에서 신경숙 동생이 뉴질랜드 산다는 얘길 듣고 아 그래서 그 많은 나라 가운데 뉴질랜드 얘길 쓴 거구나 했던 게 기억난다. 역시 작가는 체험을 벗어나기 어렵다.

 

223쪽 "뭐 그런 노래두 있잖아,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노래 말야."

혜정이 오랜만에 만난 문호가 옛날보다 신수 훤해졌다며 하는 말. 흠, 난 이 노래가 뭔지 궁금하다. 이 노랫말 첨 만난 게 안정효의 소설인지 수필인지 영어학습서였는지는 기억이 흐릿한데 하여튼 안정효가 쓴 것만이란 건 확실히 기억나는 어느 글에서 인용된 걸 보고서였다. 어느 가수가 부른 무슨 노랠까? 아울러 내가 잊은 안정효의 그 책은 뭣이었을까?

 

233쪽 관리인이 관리이인으로 잘못 적혀 있다.

 

241쪽 와이셔츠 칼라에 묻는 때[?]라는 문장이 나오고 ? 자리에 흙 토土 자가 왼쪽, 임금 후后자가 오른쪽에 있는 한자가 나오는데 때 ?자겠지. 근데 이 글자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거지?

 

245쪽 방문을 eke았다. 하하하.

 

246쪽 그 새나가 오고야 말았다. 새나는 사내를 잘못 쓴 것. 두 쪽에 잇따라 실수가 보인다. 조금 앞 233쪽 관리이인까지 더하면 14쪽 동안 실수 셋. 출판사 직원이 233쪽에서 246쪽까지 지쳐 반쯤 졸며 일했던 거 같다.

 

262쪽 경아가 미국 민요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를 부른다. 이 노래는 최인호의 다른 글에도 종종 나오는데 작가가 유달리 이 노래를 좋아했던 모양.

 

275쪽 "내 고향은 멀어요, 별처럼 멀어요."

소설 제목이 경아 입에서 나온다. 450쪽엔 <별들의 무덤>이란 제목을 최인호가 붙였더니 소설 연재 지면인 조선일보 신동호 편집국장이 아침부터 무덤이라니 재수 없다며 당시 편집국 간부진인 이종식, 조영서를 불러 넷이 즉석 회의를 거쳐 <별들의 고향>이 됏다는 얘기가 실렸다. 한때 나도 출판계에 몸담아볼까 생각하고 출판공부할 때 책이 성공하려면 3T가 맞아떨어져야한다는 걸 봤는데 정말 그런 모양이다. 3T는 Title, Timing, Target이다.

 

307쪽 "누구의 시던가.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고 그 화살이 어디에 떨어졌었는가, 알지 못했는데 먼 훗날 친구의 마음속에 그 화살을 발견하였다는 시 말이야."

문호가 혜정에게 한 말. 나도 이런 시 어디선가 봤는데 누구 시지? 또 하나 궁금한 게 최인호가 이 대목 쓸 때 누가 시인인지 알고도 모른 척 썼는지 쓰면서 기억이 안 나 이렇게 처리한 것인지도 궁금하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소설 다 읽으시고 난 뒤 '작가의 말'을 살펴보시기를.

그 당시 작가의 처지와 문단 분위기, 문단 뒷얘기 등등이 아주 재미나다. 소설보다 더.

 

이로써 내가 읽은 최인호 장편은 세 편이 됐다. 내가 읽은 순서로는 81년작 <적도의 꽃>, 78년작 <지구인>, 72년작이자 작가의 첫 장편인 <별들의 고향>인데 <적도의 꽃>은 아마 10년도 전에 어머니가 사 두셨던 걸 읽었고 <지구인>은 지난해 <별들의 고향>은 방금 읽었다. 앞으로 76년작 <도시의 사냥꾼>, 79년작 <불새>, 84년작 <겨울 나그네>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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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30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술 2017-12-3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곰곰 생각해 보니 내가 읽은 최인호 장편이 두 편 더 있다.
<낯 익은 타인들의 도시>(2011)를 2014년쯤 읽었고 <머저리 클럽>(2008)을 2015년쯤에 읽었다.
둘 다 밋밋해서 기억에서 사라졌던 듯.
 
별들의 고향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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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 최인호의 출세작이자 1970년대를 대표하는 통속소설. 이름만 줄곧 들어오다 드디어 1권을 읽어 봤다. 확실히 2017년의 눈으로 읽으면 등장인물들의 언행이 낡았고 코웃음난다. 그러나 당시에는 절절한 현실이었겠지. 지금도 개판이지만 그땐 여권이 더 개판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타임캡슐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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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7-12-3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7쪽 아홉째 줄 여석 -> 영석
160쪽 열한째 줄 신성일과 엄앵란 청춘 영화. <맨발의 청춘> 가리키는 듯. 공교롭게도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에도 신성일이 남주 김문호로 나온다.
316쪽 아래서 네째 줄 죈 -> 쥔
422쪽 마지막줄 폴카조의 레코드. 첨에 폴카조라는 가수의 음반을 말하는 줄 알았다. 폴카조면 Paul Caggio쯤 되겠지? 이탈리아계겠지? 이랬는데 조금 더 생각해 보니 polka란 음악 장르 얘기였다.
 
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
홍사훈 지음 / 루비박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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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저임금과 거기서 비롯하는 빈곤 문제를 다룬 비교적 짧지만 내용은 참 알찬 책. 이 책으로 보람찬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최근 한국여자랑 다섯번째 혼례할 계획이라는 슈뢰더 전 독일총리의 정책이 훌륭했다는 걸 이 책 읽고 첨 알았다. 핵심주장은 ‘어렵지만 정책 잘 쓰면 풀 수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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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17: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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