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f조 두 경기 열리고 e조 두 경기로 넘어갔다.
우리나라:독일
밤11시에 맞춰 동두천시민평화공원으로 갔다.
나흘 전 멕시코전 때와 달리 평일이고 16강 희망도 거의 사라져서 한산할 거라 생각했는데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던 때 열린 멕시코전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다. 이번에도 주최측은 mbc를 틀어줬다. 채널선택권을 쥔 사람이 안정환 해설을 가장 좋아하는 모양이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두 번 만나 94년엔 2:3으로 02년엔 0:1로 졌던 독일.
두 번 다 졌지만 잘 싸운 경기로 기억되는데 이번엔 어떨까?
70분까지는 독일 경기내용이 더 좋았다. 운과 골키퍼 조현우 선방으로 득점없이 버텨냈다.
그러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앞선다는 경기 내용이 알려지자 우리도 나쁘지만 독일은 거의 절망에 빠져들었다. 우리야 이미 탈락을 예상하고 각오했지만 독일은 반드시 이겨야만 80년만의 조별예선 탈락이란 재난을 피하게 되니까. 그 결과 독일은 수비를 희생해서라도 공격을 강화하는 선수교체를 했지만 필사적으로 버틴 우리 수비수들과 꽤 많이 따른 운 덕분에 골 없이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갔다.
그러다 드디어 김영권의 골이 터졌고 오프싸이드 논란 끝에 비디오판정은 김영권 골을 인정했다.
거의 넋이 나간 독일은 골을 노리고 노이어 골키퍼까지 앞으로 나왔고 빈 골문에 탈진한 손흥민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골을 넣어서 쐐기를 박았다.
스웨덴전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왔으면 16강 갈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과 운과 상황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독일을 꺾었다는 즐거움을 주는 경기였다.
경기 중간중간 카메라가 레드카드 때문에 경기에 못 나온 독일 선수 보아텡을 비춰줄 때마다 잔뜩 긴장해 거리응원 아니 공원응원하는 관중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그야말로 코믹 릴리프. 보아텡의 패션 감각은 참 재미났다.
멕시코:스웨덴
비기기만 해도 조1위 되는 멕시코와 되도록 다득점을 얻어 이겨야 안심하는 스웨덴이 만났다.
0:0으로 전반을 마치고 후반부터 스웨덴이 주도권을 잡더니 쉽게 3:0으로 이겨버렸다.
우리에게 간신히 페날티골로 이긴 팀이 맞나는 생각이 들 만큼.
골득실에 앞선 스웨덴은 조1위를 했고 멕시코는 독일을 잡아준 우리 덕분에 조2위로 16강행.
e조 두 경기는 브라질:세르비아, 스위스:코스타리카였다.
브라질은 전반, 후반에 한 골씩 넣어 2:0으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 첫 두 경기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스위스는 두 번 앞서갔지만 이미 탈락한 코스타리카가 두 번 다 따라붙어 2:2로 비겼다.
나는 군대 없는 나라로 이름난 코스타리카가 마음에 들어 16강 살아가기를 바랐는데 뭐 별 수 없지.
오늘밤 네 경기에서 가장 관심 가는 경기는 역시 일본:폴란드다.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