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깅하다가 태어나서 두번째로 새똥 맞을 뻔 했다.
뛰는데 바로 앞에 떨어졌다.
조금만 빨랐더라면 정통으로 정수리에 맞을 뻔 했다.
운 좋은 날이다.

5시부터 조깅하기 전에 텔레비전 레드삭스-양키스전을 보다가
다큐멘타리 채널로 옮겨 버니 이여즈(Bunny Years)라는 걸 봤는데
60년대 플레이보이 회사 직영 클럽에서 일하던 여성들 얘기였다.
많은 돈을 짧은 시간에 벌 수 있기에 또 미국이라도 60년대엔 여성들에게
취업기회가 적었기에 꽤 고학력자인 여성들도 많이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나중에 사업가,작가,의사,배우,모델로 성공하기도 하고.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우리나라 80년대 운동권 대학생들이 노동자로
분해 공장 취업하듯 웨이트리스로 11일간 일하며 르뽀르따쥐를 써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 재밌는 건 글로리아 스타이넘에 대한 실재 버니들-플레이보이
클럽에서는 써빙하는 웨이트리스들을 버니라고 부른다-의 반응이었는데
대부분 스타이넘에게 비판적이었다.
결론을 미리 내 놓고 끼워 맞춘 식이라나.
그러고 보니 한국 SBS 방송 그것이 알고싶다가 뉴질랜드 유학과 이민에
대해 취재하면서 과장을 너무 많이 했다고 교민사회가 분개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게 벌써 언제 적 얘기더라? 한 6-7년 된 거 같은데.

무례하게 구는 남자 손님이 없는 건 아니지만 클럽에서 고용하는 힘 좋은 남자
직원들에게 얘기하면 무례한 손님은 퇴장되고 앞으로도 입장 금지됐다 한다.
신이 내린 직장은 아니었지만 수입이 많고 그런 대로 대우도 나쁘지 않고
인기 좋은 버니들은 팬들 덕분에 꽤 호사로운 생활도 누릴 수 있었기에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얘기가 많았다.
버니 생활을 안 했으면 아이 둘을 남편도 없이 키우지 못했을 거라 얘기하는
인터뷰이도 하나 있었고.
일의 어려운 점으로는 육체적으론 꽉 죄는 옷을 입고 하이힐을 신고 꽤 많은
수의 술병을 쟁반에 담아 옮기는 게 어렵고 정신적으로는 가족이나 이웃 같은
주위 사람들의 냉정한 시선과 버니들을 유혹해서 한동안 갖고놀고는 버리는
바람둥이들이 꼽혔다.

일터에서 겪은 재밌는 일화 가운데는 어느 손님이 한 버니에게 발을 탁자 위에 올려달라고
부탁해서 들어줬더니 구두를 핥아 대서 기겁했다는 얘기가 가장 재밌었다.
아마 발 페티쉬스트였나본데 웃기는 건 그 변태손님이 N.Y.U.(New York University) 교수였다나.

유행이 바뀌면서 플레이보이 클럽은 80년대 들어 많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는 옛날 버니들이 지금 어떻게 돼 있는가를 죽 보여주며 끝나는데
꽤 재미나는 다큐멘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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