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3주



얼마전에 배우이자 가수인 엄정화가 인기 예능프로인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mbc의 파업으로 결방될 거라는 생각하고 아예 채널을 돌리지 않았다가
포털에 올라온 인터넷 기사를 보고 부랴부랴 mbc 홈피에 접속했다.

다른 배우들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영화 《베스트셀러》의 개봉을 앞둔 출연이었지만, 
그럼에도 팔방미인 엄정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반가운 시간이었다.




사실 나는 특별히 엄정화를 좋아하는 팬은 아니다.
그녀의 노래나 영화를 열렬히 찾아 듣거나 보는 것도 아니다.
자꾸 변해가는 얼굴을 보면서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녀가 참 멋지다는 의견에는 동감한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특유의 카리스마로 제압하는 무대는 근사하다.
점점 그 깊이가 더해지는 그녀의 연기도 맛깔스럽다.
가수와 배우라는 쉽지 않은 두 길을 자신만의 색깔로 성공적으로 일궈낸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그녀가 대단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방송에서 그녀는 가수로서 나이에 대한 벽이 무척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여가수, 그것도 댄스 가수에게 나이는 쉽게 넘기 힘든 편견이다.
댄스 음악이 젊은층의 향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기고 하고,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엄격하게 가해지는 잣대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무대에 임하고,
새까만 후배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또한 함께 어울어지는 그녀가 더 대단해 보인다.
나이든 여자 댄스가수에 대한 편견과 맞서 온 엄정화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지금의 댄싱퀸 이효리는 좀 더 험난한 길을 지나와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중들은 그녀를 카리스마 넘치는 댄스 가수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엄정화를 가수보다 배우로 기억한다.

엄정화를 처음 알게 된 게 그녀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배우 엄정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가수 엄정화가 배우 엄정화보다 못하다는 건 아니다. 오해말길. :)







이번 주말 엄정화가 원톱으로 나선 영화 《베스트셀러》가 개봉했다.
그래서 이참에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간단히 살펴볼까 한다. ^ㅅ^




엄정화 주연의 영화를 모아보니 대략 이 정도.
조연으로 출연했던 《결혼 이야기》, 《마누라 죽이기》를 빼고 주연작만 13편이다.
어느새 그녀도 중견 배우가 되어 있었다.

영화들을 살펴보니 이번에 개봉해서 아직 못 본 《베스트셀러》 외에
《Mr.로빈꼬시기》, 《인사동스캔들》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본 영화였다.
오호,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그녀의 팬이 되어있었나?

그런데 생각해보면 엄정화가 출연했던 영화는 대부분, 적어도, 본전은 해줬었다.
정말 형편없어 돈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단 얘기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녀가 출연한 작품에 대한 믿음은 나를 꾸준히 영화관으로 불렀고,
동시에 그것이 그녀가 꾸준히 영화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이제부터 햇살박이씨가 기억하는 엄정화의 영화들을 살펴보자규~ :)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 유하 감독 / 최민수, 홍학표, 엄정화 주연


엄정화의 영화 데뷔작이자 내가 엄정화를 처음 만난 영화.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베스트셀러 시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가 원작이며, 
그걸 쓴 시인 유하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독특한 이력의 영화이기도 하다.

당시 큰 인기를 누리던 청춘스타 홍학표와 최민수를 주연으로 캐스팅했으나,
원작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흥행 결과는 우울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으나
당시에는 시인 출신의 유하 감독에 대한 입방아도 많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인이었던 엄정화는 이 영화를 통해 날개를 달았다.
영화에서 그녀가 직접 불렀던 노래 「눈동자」는 영화 밖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특히 군부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가수 엄정화로서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단발머리를 하고 눈을 한껏 치켜뜬 채 노래를 부르던 그녀가 기억나시는지.
후에 「눈동자」의 작곡가가 신해철이라는 게 밝혀져 한번 더 놀라기도 했었다.


▲ 유하 감독의 작품들 -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쌍화점 

지금 생각해도 웃긴 건, 내가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다는 거다.
주말 오후임에도 커다란 영화관에는 나를 포함해 3명 정도가 앉아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몇몇 장면만 조각처럼 떠오를 뿐 영화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저 이런 영화를 봤다! 라는 것 정도만 기억할 뿐. ㅎㅎ






결혼은, 미친짓이다 / 유하 감독 / 엄정화, 감우성 주연


댄스 가수로서 큰 인기를 누리던 엄정화에게  '배우'라는 타이틀을 안착시켜준 영화
바로 유하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결혼은, 미친짓이다》이다.

데뷔작 《바람부는 날이면~》을 함께 했던 유하 감독과 엄정화는 두 번째 영화에서 다시 의기투합했는데,
그 결과 유하 감독은 연출력을, 엄정화는 연기력을,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겹경사를 맞았다.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감우성의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과 함께
영화 속 강도 높은 노출씬이 큰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서울을 참 예쁘게 담은 영화로 기억한다.




결혼은, 미친짓이다 / 이만교 / 민음사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는 이만교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었기에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뭇 궁금했었다.

사회적 관습을 벗어난 주인공들을 통해 사랑과 결혼에 질문을 던진다는 점은 소설이나 영화나 같다.
너무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소설은 텔레비전의 잦은 등장을 통해 현대인들의 소외와 소통의 부재를 함께 다루었던 걸로 기억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다른 것은 걷어내고 온전히 두 인물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진지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소설도 재미있었고,
잔잔한 듯 아슬아슬한 영화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었다.
소설, 영화 모두 추천하고 싶은 작품. 다만 영화는 19금이다. :)







싱글즈 / 권칠인 감독 / 장진영, 엄정화, 김주혁, 이범수 주연


배우 엄정화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영화로는 《싱글즈》를 꼽겠다.
30대를 앞둔 여성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내용들을 솔직하게 담아내
많은 여성들의 지지 속에 흥행에도 성공했던 영화 《싱글즈》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하다.

故 장진영의 숨겨진 매력을 끌어내며 그녀에게 청룡영화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던 《싱글즈》는, 
그외 섹시 디바 엄정화에겐 털털한 이미지를, 코믹 배우 이범수에게는 남자로서의 매력을,
아직은 신인에 가까웠던 김주혁에게 대중적 인기를 선사하기도 했다.

《싱글즈》는 언제 봐도 유쾌한 영화이고, 다시 봐도 공감되는 영화다.







오로라 공주 / 방은진 감독 / 엄정화, 문성근 주연


배우 엄정화를 다시 보게 한 영화로는 단연 방은진 감독의 데뷔작 《오로라 공주》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가볍고 사랑스런 이미지를 벗고
아이를 잃은 모성의 절절함을 온몸으로 연기하며 배우 엄정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영애의 변신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와
아이를 잃은 엄마가 살인을 통해 복수를 한다는 소재는 비슷하지만,
《오로라 공주》는 여성 감독의 시선에서 보다 여성의 시선에서 농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릴러이자 복수극이라 다소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여성으로서, 더구나 아이를 둔 부모라면 여러모로 공감할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범인을 전면에 배치하면서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연출력도 일품!
꼭 한 번은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다. 역시 19금이다. :)







그외 내가 만났던 엄정화의 영화로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호로비츠를 위하여》,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해운대》, 《오감도》 등이 있다.




 민규동 감독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잘나가는 배우들이 떼로 출연해
이야기 자체의 재미와 함께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던 영화. 
엄정화를 비롯 유명 배우들의 무더기 출연해 즐거움을 주는 영화로 작년에 개봉한 《오감도》가 있다.
각기 다른 주인공들이 펼치는 에피소드가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내 생애~》와 달리 《오감도》는 5명의 감독이 함께 한 단편모음(?) 영화라는 점!

참고로 《오감도》에서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단편 「끝과 시작」에는
《내 생애~》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과 엄정화가 다시 출연해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내 생애~》가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아름다운 삶을 노래하는 따듯함이 있다면,
《오감도》는 5명의 감독의 각기 다른 영화를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름다운 음악과 따듯한 이야기를 버무려낸 《호로비츠를 위하여》도 좋았고,
《싱글즈》 이후 김주혁과 다시 뭉친 《홍반장》은 끝이 조금 아쉬웠지만 사랑스런 로맨틱코미디였다.

사랑과 결혼에 대해 다룬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고 있습니까》는
《결혼은, 미친짓이다》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았고, 
그녀가 주조연으로 출연했던 영화 《해운대》는 작년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Mr.로빈꼬시기》와 《인사동 스캔들》은 아직 안 본 영화라 노코멘트. ^^;







베스트셀러 / 이정호 감독 / 엄정화, 류승룡 주연


엄정화가 원톱으로 나선 이번 주말 개봉작.
《오로라 공주》, 《호로비츠를 위하여》 이후 엄정화가 세 번째로 원톱으로 나선 영화.

표절 혐의를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물로
창작자들에게 가장 민감한 소재인 '표절'을 전면에서 다루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고는 하나
영역을 넘나들며 끊이질 않는 표절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그런 민감한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이 영화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조만간 영화관에서 만날 예정. 엄정화의 연기도 기대된다.









영화 《베스트셀러》로 스크린을 찾은 엄정화는
곧 새 앨범 출시와 함께 가수 활동도 재개할 예정이란다. 

열정이 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멀티플레이어 엄정화.
앞으로도 배우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그녀의 열정을 마음껏 뿜어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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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부터 원작이 있는 영화들의 개봉이 잦아지고 있다. 
아이디어가 고갈된 영화계가 문학, 만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컨텐츠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기 때문일 게다. 
큰 관심 속에 개봉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두 편도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다.

영상 매체의 힘이 쎄지면서 영화 개봉이나 흥행 여부가 책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에 따라 영화 개봉에 맞춘 출판사의 원작 마케팅 바람이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영화나 원작이 유명하거나 또는 기대작이라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 피츠 제럴드의 벤자민 버튼 들들~   

 ←출간순

일례로 작년에 브래드 피트가 열연해 화제가 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경우
영화 개봉 전후로 다양한 출판사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제목의 책들을 쏟아냈다.
그쯤 내 책장에 들어온 책들만 해도 노블마인, 민음사, 문학동네, 북스토리 .. 이렇게 4권이나 된다.
물론 원작이 단편소설이라 출판사마다 다양한 구성의 단편소설집을 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 뜨거운 관심 속에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개봉하면서
그에 발맞춰 출판사들도 원작인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마케팅에 열심이다.
그 열기가 작년 서점가의 핫이슈였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못하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벤자민'은 영화 개봉쯤 '신상'으로 대거 출간되었다는 점이고,
그에 반해 '앨리스'는 이미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어 있는 상태라 
구간은 파격할인, 신간은 특별한 일러스트 작가 포진이나 구성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에 앨리스 시리즈를 주문하려고 검색하다가 발견한
온갖 버전의 '앨리스' 들과 초대박 이벤트들을 살짝 살펴보고자 한다. ^^





 1.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 앨리스 시리즈 특별 세트 구성 초대박 할인 



클래식 동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접해봤을 '네버랜드 클래식'.
충실한 번역과 정감가는 삽화들로 원작에 충실한 고전 동화 시리즈다.

시공주니어가 네버랜드 클래식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두 권을 묶어 영화 개봉기념 한정 특가 세트를 내놓았다. 
정가 12,000원에 20% 할인으로 9,600원인데, 거기에 1,600원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결국 앨리스 2권을 8천원에 살 수 있다는 말씀!! ㅎㅎ




세트가 아닌 각 권들도 50% 할인 중이다.
그러나 2권을 모두 살 예정이라면 위의 특가 세트로 구입하는 게 단연 싸다. 1,250원 만큼 더. ㅎㅎ




그외 평소 눈독들이고 있던 『나니아 나라 이야기 세트(전7권)』에도 1천원 할인쿠폰이 붙었다.
『나니아 나라 이야기 세트』와 1077 쪽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조금 더 착한 『나니아 연대기』를 두고 고민했는데,
조금 더 주더라도 읽기 편한 『나니아 나라 이야기 세트』로 구입하기로 했다. 할인쿠폰도 있고~ ㅎㅎ

참고로 『키다리 아저씨』와 『오즈의 마법사』에도 500원 할인쿠폰이 붙어있다. 난 둘 다 이미 샀기 땜시롱~
특가 세트와 쿠폰 기한은 4/2까지. 





 2. 웅진주니어 : 유명 동화작가 헬린 옥슨버리 여사의 일러스트 앨리스 - 50% 할인 



작가 이름보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름을 더 눈여겨 보게 하는 웅진주니어의 색다른 앨리스 시리즈.
기존의 존 테니엘의 일러스트가 아니라 『곰 사냥을 떠나자』, 『커다란 순무』 등으로 유명한 헬린 옥슨버리의 일러스트로 채워졌고,
『로마인 이야기』, 『초원의 집』을 번역한 김석희 님의 번역으로 옮겨졌다.

이책 출간됐을 때 그림책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들썩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구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지금 반값할인 중이라능!!
50% 할인으로 각 권 6,000원, 2권을 함께 구입해도 12,000원이다.
앨리스의 팬은 물론 헬린 옥슨버리 여사나 김석희 님의 팬이라면 완전 반가운 소식이 아닐런지. ㅎㅎ





 3. 북폴리오 : 주석달린 시리즈의 앨리스 합본북 - 앨리스 다이어리 1+1 구성 



내게도 있는 북폴리오의 '주석달린~' 시리즈의 첫책인 『주석달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두 편이 모두 수록되어 있고 제목처럼 상세한 주석이 달려 있다.
소설보다 더 많은 분량의 주석이 있는 책이라 앨리스 마니아들에게 반가운 책일 듯.
거한 가격 만큼 거대한 크기와 두께를 가진 폼나는 양장본이다.

이책은 종종 반값할인에서 만나기도 했는데, 지금은 반값할인 대신 '1+1 사은품'을 택했다.
『주석달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구입하면 앨리스 삽화로 꾸며진 앨리스 다이어리를 1+1으로 모두에게 준단다.
다이어리 무척 탐나지만 이미 책도 갖고 있고 다이어리는 거의 쓰질 않는 터라 참을 수 밖에. ㅎㅎ
평소 이책을 찜해두고 있었던 앨리스 마니아라면 반가운 소식일 듯싶다. :)






 4. 인디고 : 아름다운 고전시리즈 3 - 50% 할인



새로운 고전을 표방하며 고전 동화에 국내 작가들의 그림을 입힌 신선함으로 주목받은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소녀적 취향의 팬시적인 컬러 일러스트를 삽입해 소위 '예쁜' 동화책을 만들어냈다.
『어린 왕자』, 『작은 아씨들』에 이어 시리즈 3번째 책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영화 개봉을 맞아 반값 할인에 돌입했다. 반값할인에 많이 뜨지 않는 책이라 더 반갑기도.


 ← 출간순

아기자기한 그림체에 반해 소장용으로 이 시리즈를 모으는 분들을 적잖게 봤는데,
나도 이미 『어린 왕자』, 『작은 아씨들』, 『눈의 여왕』을 소장하고 있는 터라 앨리스도 초큼~ 탐나기도 한다.
예쁜 그림 예쁜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눈이 반짝! 할지도~ ㅎㅎ





 5. 넥서스 : 로버트 사부다 팝업북 - 30% 할인



팝업북의 대가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 30% 할인중으로 평소보다 할인률이 좀 더 높아진 듯.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서만 그 화려한 팝업북들을 만나보며 침발라 놓았었기에 은근 끌린다. ㅎㅎ










특별히 걸려있는 이벤트는 없지만, 최근에 출간된 '신상' 앨리스들도 만나 보자~ ^^



 1. 살림어린이 : 유명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 삽화가 담긴 앨리스 - 신간 출간



유명한 동화 작가이자 두터운 팬층을 가진 앤서니 브라운의 삽화로 꾸며진 앨리스 이야기.
앤서니 브라운에 반해 책이 출간되고 얼마되지 않아 구입해서 읽었는데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란 말이 나온다.
번역 또한 직역에서는 어리둥절할 수 있는 말장난의 늬앙스를 의역을 통해 우리말로 잘 살려냈다.

영화 개봉 몇 달 전에 출간된 따끈한 신상책이라 다른 앨리스들처럼 가격 파격할인은 어차피 불가능한 상태.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걸출한 일러스트의 이름과 신간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인지 
영화 개봉에 따른 별다른 이벤트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기 때문에 궁금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만족! ㅎㅎ






 2. 펭귄클래식 : 앨리스 박스 세트 - 앨리스 시리즈 2권 + 영어 원서 + '땅속 나라의 앨리스' 최초 완역본 포함



그리고 가장 최근에 출간된 '신상 앨리스'인 펭귄클래식코리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펭귄클래식 시리즈의 책들을 볼 때마다 표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했는데,
이번 앨리스 시리즈 표지는 기존의 펭귄클래식에서 보여준 우아한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앨리스의 발랄한 분위기와 원더랜드의 이상함(?)을 잘 반영한 화사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를 표지로 내세웠다.
책내용을 잘 표현한 일러스트라 개인적으로는 꽤나 마음에 든다능~ ㅎㅎ

특히 펭귄클래식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원형이자 진짜 앨리스에게 선물한 캐럴의 수고본인 『땅속 나라의 앨리스』의 최초 완역본과 
루이스 캐럴의 에세이 『무대 위의 '앨리스'』도 함께 포함되어 있단다. 부록으로 캐럴의 서문 2편도 수록되어 있고. 
무엇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원형인 『땅속 나라의 앨리스』 최초 완역본이 가장 궁금하다. *ㅂ*

더불어 펭귄클래식 앨리스 세트도 출간됐는데,
세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땅속 나라의 앨리스 포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문판』으로 구성된 박스 패키지다.
신간이라 가격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영문판이 덤이라니 탐난다능~ ㅎㅎ









+ 덧붙임..
















그외 뒤늦게 알았는데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에서도 앨리스 시리즈 세트를 50%할인으로 1만원에 내놓았다. 
허나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이 쿠폰까지 해서 워낙 막강하게 마케팅중이라 거기에 좀 묻히는 감이 있긴 하다.

또한 민음사의 임프런트인 세미콜론에서도 이번에 그래픽노블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내놓았다.
만화로 보는 앨리스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책 역시 신간!!

마지막으로 롱테일북스에서는 '영화로 읽는 원서 시리즈'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출간했다.
루이스 캐롤의 영어 원서와 워크북, 오디오북CD로 구성되어 있다고.












예전에 『어린 왕자』 찾다가 책 종류가 참 다양한 것에 놀랐는데 '앨리스'도 그에 못지 않았다.
전부터 찜해둔 책이 있다면 이런 깜짝 대박 할인을 잘 이용하는 것도 똑똑한 책쇼핑을 하는 방법이 아닐까.
그러나 정작 문제는 책마다 제각각 다른 매력이 있어 종류별로 탐이 난다는 것;;
벌써 2종류의 앨리스를 장만했고, 반값할인중인 다른 2종류를 탐내며 망설이고 있다. 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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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화 『꼬마 니콜라』 개봉에 맞춰 진행되었던 『꼬마 니콜라 3부작 시리즈』 대박이벤트!!
평소 상뻬를 사랑하는 햇살박이 씨도 빠지지 않고 질렀다지요.

지난번 알라딘에서 주말 간만 반값할인 이벤트 진행한다고
몇 시간에 동안 포스팅하며 호들갑 떨었던 거, 혹시 기억하시나요?
편의점에서 일주일을 잠재운 책무더기 들고 오다가 팔 떨어질 뻔 했다는 이야기도 했었죠.
바로~ 그때 지른 책들이랍니다. 게을러서 이제서야.. >_<;;




저는 『꼬마 니콜라』 1부 세트 박스는 이미 갖고 있는지라(사진 저 뒤에 보이죠? ㅎㅎ)
이번엔 2부인 『돌아온 꼬마 니콜라』와 『앙코르 꼬마 니콜라』를 주문했어요.

『꼬마 니콜라』 세트는 전에 반값할인 때 언니에게 사준 적도 있어서
고민 끝에 이번엔 그나마 가격이 가장 저렴한 『앙코르 꼬마 니콜라』 박스를 하나 더 샀답니다.
그래서 『앙코르 꼬마 니콜라』박스가 2세트가 있다지요. ㅎㅎ




                     + '꼬마 니콜라' 시리즈 박스 세트 +                    


 





짜잔~!!
장 자끄 상뻬와 르네 고시니의 『꼬마 니콜라』 3부작 박스 세트가 모두 모였답니다!!
왼쪽부터 1부, 2부, 3부에용~ 1부에 비해 2,3부는 책등부터 책표지까지 모두 알록달록 해요.

더불어 『꼬마 니콜라』 시리즈의 합류로 저의 상뻬 콜렉션이 한층 풍요로워졌다죠~
아직 빠진 책들도 많고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들도 많지만 지금도 충분히 좋답니다. ^^


사진의 왼쪽에는 작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상뻬의 대형 양장본 삽화집들이에요.
작년 중반까지 판매중인 4권을 모두 모았는데 작년말에 또다른 책들이 쏟아져 나왔죠. 



                     + 추억이 있는 상뻬의 책들 +                    





중간의 반양장본 책들에는 삽화를 통해 상뻬를 처음으로 만난 책인 『좀머씨 이야기』와 『까트린 이야기』가 있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하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라울 따뷔랭』를 비롯해 상뻬의 다른 책들도 함께 있구요.

아, 『라울 따뷔랭』은 지금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로 제목이 바뀌었답니다.
전에도 말했듯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인기에 맞춰 비슷한 제목으로 바꾼 듯해요.
『까트린 이야기』는 『발레소녀 까트린』으로 한차례 제목이 달라졌었는데, 
최근에 별천지에서 재출간되면서 다시 『우리 아빠는 엉뚱해』로 바뀌었네요. 다소 엉뚱한 제목인 듯;; 



                     + '별천지'에서 재출간된 상뻬의 책들 +                    





작년에 열린책들이 아동 전문 임프런트 별천지를 새로 만들면서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우리 아빠는 엉뚱해』는 별천지에서 재출간했어요.
그와 함께 이책들은 이제 아동 서적으로 분류된다죠;;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은 표지만 바꿨고,
『우리 아빠는 엉뚱해』는 제목과 표지를 모두 바꿨다죠.
물론 그와함께 가격과 할인율도 바뀌었답니다. 신간으로~ ㅎㅎ



요즘 열린책들이 출간된지 오래된 책들의 재출간 작업에 바쁘네요. 세계문학시리즈도 그렇구요.
좋은 책들을 리뉴얼해 좀 더 알리는 것은 좋을지 몰라도
같은 책이어도 일단 재출간의 과정을 거치면 신간으로 분류되니 독자 입장에서는 초큼 아쉽다지요. -ㅂ-;;





꼬마 니콜라 시리즈는 문학동네에서 나왔지만, 그외 상뻬 책들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답니다.
그럼에도 그 크기가 참으로 다양하지 않습니까? ㅎㅎ

문학동네 『꼬마 니콜라』시리즈야 세트 도서인 만큼 책크기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만,
열린책들의 책들은 대형 양장판, 중간 반양장판, 그리고 미메시스의 핸디북 크기의 소형 양장판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지금은 절판됐지만 예전에는 대형 반양장판도 있었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거든요.
글구 미메시스에서도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 같은 책들은 열린책들 반양장본보다 조금 더 큰 반양장본으로 나오기도 했었어요.
내내 품절이라 구입할 수가 없었는데, 작년말에 열린책들의 대대적인 재출간 작업에 발맞춰
대향 양장본으로 재출간되었답니다. 신간으로요. 할인도 당근 10%만;; 



                     + 대형 양장본으로 거듭난 상뻬의 삽화집들 +                    






열린책들에서 기존에 중간 또는 소형판이었던 책들을 대형 양장판으로 재출간했어요.
품절되었던 책이 재출간되고 상뻬의 일러스트들을 대형판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책값이 비싼 대형판에 신간 할인율이 적용되는 재출간 형태라 초큼 상업적인 면으로 보이기도 한다능;;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와 『거창한 꿈』 외에는 이미 모두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하네요.

열린책들의 상뻬 대향 양장판은 모두 정가 18,000원, 10% 할인하면 16,200원이죠. >_<
흠, 인내심 많은 저는 구간으로 넘어갈 때까지 여유있게 기다려 볼까 싶기도 하답니다;; ㅋㅋ



                     + 새롭게 출간된 상뻬의 신간 책들 +                    





작년말과 올초에는 상뻬의 신간 책도 두 권 출간됐죠. 열린책들에서는 『각별한 마음』이 대형 양장본으로, 
문학동네에서는 '꼬마 니콜라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꼬마 니콜라의 빨간 풍선』이 나왔답니다.
너무 오랜만의 신간 소식이라 참 반가웠다지요.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곧 읽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상뻬의 신간 『각별한 마음』과 함께
이번에 다시 대형 판형으로 꾸며 재출간 된 책들 또한 소장하고 싶지만 적잖은 가격 부담에 일단 찜만 해두었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신간 『꼬마 니콜라의 빨간 풍선』도 마찬가지!!
하지만 일단 꼬마 니콜라와 갖고 있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으며 천천히 기다려 보려구요.
인내심을 잘만 발휘하면, 어쩌면, 구간으로 넘아간 이후에 사게 될지도;; ㅋㅋ



한 권 한 권 늘어가는 상뻬의 책을 보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에요~
언젠가 그의 책을 모두 모으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퐈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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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2010-03-2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자그 상뻬 좋아하는데 완전부러워용!

simple 2010-03-31 22:19   좋아요 0 | URL
저도 모아두고 무지 뿌듯하더라구요!
클로이 님도 하나씩 모으시길 응원할게요~ ^ㅅ^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1주


잦은 봄비와 겨울 못지 않은 포스를 내뿜는 꽃샘추위에 봄소식이 묘연한 요즘이지만,
좋은 책을 원작으로 한 멋진 영화들이 잔뜩 대기중인 3월이라 그래도 즐겁다.
봄바람 꽃바람 나기 전에 책바람 영화바람 먼저 나보는 건 어떨까? ^ㅅ^




3월 개봉 영화 중에 나의 관람 욕구를 맹렬히 일깨우는 작품이 몇 편 있으니,
일명 '거장 감독의 귀환!!' 짠짜잔!!!

남아공의 실화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온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과 맷 데이먼의 『인빅터스』,
고전동화 '앨리스'를 재해석 한 헐리웃의 악동 팀 버튼 감독과 그의 단짝 조니 뎁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헐리웃의 또다른 단짝인 명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셔터 아일랜드』가 그것이다.
포스터만 봐도 감동, 재미, 미스터리라는 각 영화의 성격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거장 감독의 귀환 외에도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모두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점이다.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은 존 칼린의 같은 제목의 원작 에세이 『인빅터스』(노블마인,2010)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은 알다시피 루이스 캐럴의 고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셔터 아일랜드』 역시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 『살인자들의 섬(Shutter Island)』(황금가지,2004)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볼 때 영화 그 자체의 재미는 물론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영화가 있는 반면 영화가 원작보다 훨씬 좋을 때도 있다.
물론 원작과 영화가 제각각의 매력을 내뿜을 때가 독자와 관객으로서 가장 행복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개봉한 두 거장의 영화는 어떨까?
영화 보러 가기 전 또는 책을 읽기 전 먼저 간략하게 살펴볼까 한다. :)









 -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존 칼린 /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0.02.05
-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 2010.03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은 1995년 남아공 럭비 월드컵에서 하위권 최약체로 꼽히던 남아공의 럭비팀이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모두 꺾고 기적의 승리를 거둔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맞서 싸우며 27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넬슨 만델라는 출소 후 남아공의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러나 공식적인 인종차별은 사라졌지만 그동안 아파르트헤이트의 극단적인 차별로 인해 흑인과 백인 사이에 형성된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그런 분열들로 인해 남아공 사회는 위기에 처한다. 국민들이 서로 열린 마음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만델라 대통령은 때마침 남아공이 유치하게 된 럭비 월드컵 대회에서 작은 희망의 실마리를 발견한다.



온 국민이 다함께 응원하고 기뻐하며 눈물 흘렸던 2002 FIFA 한ㆍ일 월드컵을 경험했던 우리는 스포츠가 가진 힘, 모든 것을 떠나 다같이 하나가 되는 기적 같은 힘을 알고 있다. 넬슨 만델라는 그런 스포츠의 힘을 이용해 폭발하기 직전까지 치닫던 남아공 국민들의 분열된 마음을 진심으로 하나로 단결시키고자 했고, 우여곡절 끝에 그의 시도는 성공한다. 그렇게 그 누구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최약체인 남아공 럭비팀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그들이 일궈낸 기적은 다함께 외치는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에서 만들어졌고, 반대로 럭비팀의 승리로 인해 흑과 백을 넘어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그들의 우승은 놀라운 기적이고 또한 거대한 감동이다.

에세이집인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의 저자 존 칼린은 지난 7년여 동안 넬슨 만델라를 비롯해 감동의 주역들, 그리고 그외 여러 인물들의 방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엮은 이책을 엮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 노장은 죽지 않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영원한 명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뭉친 영화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은 원작이 전하는 실화의 감동을 스크린에서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스포츠 경기의 짜릿함, 함께 응원하면서 조금씩 서로의 벽을 허물어가는 국민들 간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 피어나는 화해와 용서가 어우러져 기적을 만든 실화의 감동을 더욱 진하게 전해준다.



또한 『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는 27년 간이나 자신을 가둔 이들을 용서하고 분열되어가는 조국을 화해와 통합으로 이끌기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시켜나간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치인은 어떤 사람인지를 다시금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에게도 이런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인빅터스(INVICTUS)'의 뜻처럼 ‘굴하지 않는’ 그들의 도전 정신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과 큰 감동을 담아낸 책과 영화  『인빅터스』. 꽃샘추위로 다소 경직된 우리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녹여주기에 제격일 듯하다. :)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팀 버튼 감독 /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헤서웨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럴 / 존 테니엘 또는 헬런 옥슨버리, 앤서니 브라운, 김양미 등등 그림


헐리웃의 악동 팀 버튼이 돌아왔다. 이번엔 원더랜드를 찾은 앨리스와 함께 왔다. 그것도 3D 영화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간 기괴하고 엉뚱한 상상력을 선보여 온 팀 버튼 감독과 티저 포스터 공개만으로 모자장수와 '싱크로율 100%'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은 그의 단짝 배우인 조니 뎁, 그리고 3D 열풍을 이끌었던 『아바타』의 뒤를 잇는 3D 영화라는 이유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거기엔 기묘하고 종잡을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팀 버튼이 어떻게 펼쳐냈을지에 대한 호기심이 크게 자리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어린이 고전 동화인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예측불허의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출간 이후 수많은 해석과 각색을 낳았고, 그와 함께 영화, 연극, 애니메이션 등으로 여러 차례 제작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책도 여러 판본으로 출간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버전의 앨리스가 나와 있다.

눈에 띄는 차이 중 하나가 바로 책에 실린 삽화인데, 원작과 같은 존 테니엘 삽화를 실은 클래식 시리즈는 물론 유명 동화작가인 앤서니 브라운이나 헬런 옥슨버리나 국내 삽화가 등이 재해석한 그림들이 곁들여진 판본도 여럿된다. 또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작품인 만큼 작품 속의 수많은 의미와 해석에 관해 주석을 달아놓은 주석판과 원더랜드의 앨리스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팝업북까지 나와 있다. 다양한 버전만으로도 '앨리스'에 대한 인기와 독자들의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덕분에 책만으로도 각각의 버전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즐길 수가 있다. 덤으로 앨리스 마니아들은 수집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팀 버튼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기본적으로는 원작의 캐릭터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되 거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많이 더했다. 우선 앨리스는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19세의 소녀다. 그래서 옷도 노출이 심해진다. 조금은 특이하고 소심하던 앨리스는 붉은 여왕의 지배 아래 황폐화된 원더랜드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되갖게 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의지를 가진 소녀로 성장한다. 말하자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소녀 앨리스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보기만 해도 기괴스러운 모자장수, 잊을 수 없는 얼큰이 붉은 여왕, 우아하지만 가식적인 하얀 여왕, 『이웃집의 토토로』의 고양이버스를 떠올리게 하는 표정의 체셔 고양이 등 팀 버튼의 유쾌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더불어 실감나는 3D의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다. 『아바타』에 비해 CG의 완성도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3D를 즐김에 있어서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아바타』 보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3D를 더 신나게 봐서 꽤나 만족스럽다.

루이스 캐럴의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봐도 좋고, 팀 버튼의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비슷한 듯 다른, 그러나 다른 듯 비슷한 '원더랜드'와 '언더랜드'의 이야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 셔터 아일랜드                                                     




셔터 아일랜드 / 마틴 스콜세지 감독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 2010.03.18
살인자들의 섬 / 데니스 루헤인 / 황금가지 / 2004. 07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2002년 <갱스 오브 뉴욕>을 시작으로 <에비에이터>, <디파티드> 이후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4번째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미스터리 스릴러로, 벌써부터 엄청난 반전에 대한 입소문이 심상치가 않아 기대감이 커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셔터 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고 연방 보안관이 수사를 나선다. 탈출 자체가 불가능한 병원에서 한 여인이 깜쪽같이 사라지고 수사는 진척이 없다. 게다가 폭풍까지 닥쳐 섬에 고립된 그들은 점점 더 괴상한 일을 겪게 된다. 



 위의 영화들처럼 이 작품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데니스 루헤인의 『셔터 아일랜드』가 그것인데, 국내 번역판 제목은 『살인자들의 섬』(황금가지,2004)이다. 이글 쓰느라 검색하면서 알게 됐는데, 데니스 루헤인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해 호평받았던 영화 『미스틱 리버』의 원작인 동명의 소설의 작가이기도 하다고. 장르문학을 즐겨 읽지 않는 탓에 이제서야 그의 존재를 알게 됐다.



요즘들어 영화 개봉과 함께 책표지나 제목이 영화의 그것으로 리뉴얼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책표지가 영화 포스터로 바뀌는 것은 물론 『Q&A』나 『쌍둥이별』처럼 영화 개봉에 맞춰 『슬럼독 밀리어네어』나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쌍둥이별』 등 아예 영화 제목으로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여전히 자신의 제목과 책표지를 고수하는 책들도 많이 있지만 말이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인 『살인자의 섬』은 책의 리뉴얼 대신 기존에 출간된 데니스 루헤인의 책들을 묶어 영화 제목과 표지를 입힌 세트를 발간했다. [셔터 아일랜드 원작 소설 세트]는 『셔터 아일랜드』와 『미스틱 리버 상,하』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데니스 루헤인의 그외 작품 6권은 [데니스 루헤인 대표 탐정 세트]로 묶었다. 낱권들은 이미 구간으로 할인이 적용됨에도 이 세트들은 세트 띠지 하나 둘렀다고 신간으로 부활해 도서정가제의 제한을 받고 있다. 웬일이뉘;;

이 영화는 아직 개봉까지는 시일이 좀 남아 있으나 장르가 작은 정보도 자칫 스포일러가 되기 쉬운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에, 또한 이미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지라 지금 간략한 줄거리 외에 어떤 정보도 자제 중이다. 그래서 이글은 아쉽지만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연출이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장르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는 관객이나 독자들에게 반갑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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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1주

2010년이 시작했다고 호들갑 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다. 아아, 시간 참 빠르다! 그와 함께 영화관에 걸리던 영화들도 빠르게 순환하고 있다. 1월 한 달 동안에도 많은 영화들이 스크린에 올랐다가 조촐한 잔치를 벌이고는 조용히 사라졌다. 덕분에 조금 게으름을 부리다가 놓친 영화가 한둘이 아니다. 외국 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바타》는 그런 흐름에서 물론, 예외다.

1월에는 DVD로 《트와일라잇》과 《지구》를 연이어 보고 개봉날 《용서는 없다》를 봤다. 1월의 끄트머리엔 《하모니》 시사회도 다녀왔다. 보고 싶었던 《꼬마 니콜라》는 멀리있는 영화관에 그나마도 반관 개봉이라 좀처럼 시간이 많질 않아 아직도 못 보고 있다. 2월은 첫날부터 연이어 3일을 영화관으로 출근했다. 1일엔 초큼 궁금했던 《식객 2 : 김치전쟁》를, 2일엔 설연휴 최고의 기대작 《의형제》 시사회를, 3일은 3D로 보겠다고 무려 한달 동안을 벼르며 기다렸던 《아바타 3D》를 봤다. 그넘의 3D가 뭔지! 정작 보고나니 별 것 아닌 것을!!

여튼 이제야 영화를 어느 정도 봤으니 이번주 추천영화를 써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익후! 어느새 주말이 다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게냐. 누가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 내일엔 또 월요일이 시작된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을 뿐이다. 어쨌거나 오늘이 지나기 전에 글을 마무리짓길 바라며 이번주에 영화를 이야기해 보련다. 참고로 이곳 영화관에 개봉해 내가 볼 수 있는 영화거나 최소한 관심이 있는 영화들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 이번주 기대작은? 단연 《의형제》! 이번주 추천작은? 당근 《의형제》!!














송강호와 강동원을 투톱으로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영화 《의형제》는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로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거기다 불변의 흥행 코드 중 하나인 ‘남북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남북 관계라는 다소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를 서로가 적인 전직 국정원요원과 남파공작원을 통해 세련되게 버무려냈다. 자신들의 존재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의심과 의리 사이를 오가는 그들의 줄타기가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분좋은 엔딩은 이 영화의 또다른 선물이다. 장훈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송강호가 선택한 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의형제》는 내게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영화였다. 그리고 그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준다. 뛰고 달리고 막싸움까지 쉬지 않고 등장하는 액션씬에 힘이 부쳤다고 할 만큼 온몸을 던져 리얼하게 연기하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자연스런 웃음을 흘린다. 어느 캐릭터를 입든 자신만의 인물로 소화해내는 그는 천상 배우다. 이제까지의 그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의형제》에서도 송강호의 연기는 여전히 감동이다.

강동원은 《의형제》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늑대의 유혹》으로 스타덤에 올랐으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히며 배우의 길을 성실하게 닦아가고 있는 강동원이지만 부족한 연기력은 여러모로 아쉬웠다. 작년 연말 개봉해 나름 흥행에 성공한 《전우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까닭에 이 영화에서 강동원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늑대의 유혹》에서 마냥 귀여운 꽃미남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면, 《의형제》에서는 한층 진지하고 성숙해진 연기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그의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의 강동원이 기대되는 이유다.

어익후! 간단한 소개글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간략 리뷰가 되어버렸다. >_< 여튼, 기대 이상으로 두 배우의 앙상블이 멋졌던 영화였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감독의 솜씨도 능수능란해 두 시간이 즐겁다. 극장문을 나설 때 쯤엔 아마 기분좋은 웃음을 흘리게 될 듯. 그런 영화 《의형제》, 이번주 최대 강추작으로 꼽아본다. 얼른얼른 극장으로 나들이 나서시길. 아마 웬만해선 후회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





☞ 천만 돌파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굳이 3D를 고집할 필요는.. 《아바타》














역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다. 극장문을 나서던 내 친구는 ‘그는 천재야!’를 외쳤다. 나도 ‘맞아맞아’로 응수하고. 외국 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 돌파라는 위업을 달성한 《아바타》는 여전히 극장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오직 CGV 홈피나 현장 판매 밖에 안 하는 3D의 경우엔 매회 매진이라 예매를 안 하고는 볼 수가 없을 정도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영화에 그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3D'라는 획기적인 기술의 승리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책이든 영화든 베스트셀러는 그것에 무심했던 사람들까지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기가 또다른 인기를 만드는 것이다. 《아바타》의 경우엔 나도 거기에 포함된다. 놀라운 CG 효과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터라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브랜드에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 영화가 '3D'로 상영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아이맥스관이 아닌 일반 영화관에서 3D 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니 말이다.

기필코 3D로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달 남짓 벼른 끝에 드디어 영화를 봤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경을 끼고(안경에 안경을 끼니 그렇게 불편할 수가!!) 스크린을 바라보니 어머낫! 진짜 입체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예전 엑스포 입체영화관에서 경험했던, 스크린과 관객 사이를 둥둥 떠다니던 물방울이나 화면에서 튀어나오던 호랑이 등의 리얼한 입체영상의 3D를 기대했던 내게 《아바타 3D》는 조금 싱거웠다. 약간의 볼륨감과 약간의 거리감과 약간의 입체감 정도랄까? 물론 그것만으로도 놀랍지만, 그래도 무려 5천원이나 더 주고 꼭 3D를 보라고 권할 정도는 아니었다. 좌석의 흔들림까지 재현하는 4D라면 또 모를까. 물론 4D는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그럼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본다지만.

어쨌거나 《아바타》의 그래픽 기술은 CG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내게도 감동이었다. 판도라 별의 알록달록한 숲의 색채는 정말 아름다웠다. 아바타를 포함 나비족 또한 너무 자연스러워 실제 인물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사는 나비족의 모습 또한 현대인들에게 환경과 전쟁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아바타》의 결말은 역시 좀, 부실하다. 그렇게 될 것이다 라는 짐작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놀라운 상상력도 빛을 바랜다. 마지막 결말까지 완벽한 판타지를 찾는 것은 역시 쉽지 않나 보다. 스토리의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아바타》는 그 기술적 진보만으로도 대단한 영화라 칭하기에 충분하다. 천만 관객은 괜히 드는 게 아닌 거다.





☞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 내 마음을 녹이는 그녀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하모니》














오랜만에 김윤진이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베테랑 연기자 나문희도 합세했다. 그들이 함께 한 영화 《하모니》, 여자 교도소 안의 이야기다. 교도소에서 출산을 한 여자 죄수는 18개월이 되면 아기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아무리 죄를 지은 죄인이라고는 하나 아기에 대한 모성은 누구나 똑같다. 정혜 또한 마찬가지. 어느새 돌을 맞은 아들 민우와 세상에서 마지막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정혜는 교도소 내 합창단을 만들고 공연을 준비한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숨겨진 사연들이 하나둘 나오고, 최선을 다한 그들의 노래는 자신을, 다른 죄수들을, 세상 사람들을, 그리고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하모니》의 초반에 등장하는 아기 민우는 어찌나 귀여운지!! 물론 배우와 스탭들은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상황에 적절한 민우의 표정은 귀여움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민우 얼굴만 들여다 보고 있어도 시간가는 줄을 모를 정도니 말이다. 때문에 영화에서 민우의 성장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물론 조금 큰 민우도 귀엽긴 했지만 아기 민우가 눈앞에 어른거려서뤼~~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김윤진과 나문희, 그리고 맛깔나는 연기를 보여주는 정소영과 박준면, 나름 악역이었던 장영남, 그리고 이다희와 김예원까지 모든 배우들이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다. 시사회에서 제일 앞줄 구석에 찌그러져 보는 동안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르겠다. 스토리 전개가 전형적이고 다소 뒷이야기가 빤히 보였음에도, 생각해보면 크게 슬픈 장면은 얼마 없었는데도 보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 모성, 엄마와 자식 이야기는 그런 힘이 있나보다.

마음껏 울어도 괜찮은 영화, 내 주변을 지켜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 그리고 다소 상투적이고 신파적이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따듯함으로 그것들을 이겨내는 영화, 그리고 아기 민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주는 영화가 바로 《하모니》 다. 손수건 한 장 챙겨들고 그녀들의 하모니를 감상하러 가보자. 아름다운 노래가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것이다.





☞ 다양하고 맛깔스런 김치를 만나는 재미! 《식객 : 김치전쟁》














허양만 화백의 인기 만화 《식객》은 재미있게 봤지만 영화 《식객》은 그냥 그랬다. 스토리는 무난했지만 음식 영화인 만큼 우리 음식들을 좀 더 맛깔스럽게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드라마 《식객》은 안 봐서 비교를 못하겠다. 여튼 그랬던 까닭에 《식객》의 속편이 나온다고 해도 크게 마음이 동하질 않았다. 그런데 그 소재가 김치란다. 이번 영화의 원작 만화는 아직 읽어보질 않아서 스토리도 전혀 모르는 상태이기도 하고 김치의 변신이 궁금하기도 해서 조금 늦게 영화관을 찾았다.

《식객 : 김치전쟁》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김치의 변신이다. 세상에 김치를 못 담글 재료는 없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재료와 기대 이상의 맛깔스런 모양새로 변신한 김치의 모습은 영화 스토리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재미를 전해준다. 이왕이면 맛까지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며 영화를 보는 동안 침까지 꼴깍 삼키게 된다. 세계화를 향한 김치의 변신은 무죄! 그러나 역시 김치하면 우리가 식탁에서 매일 만나는 배추 김치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 푸근한 엄마의 맛이란!

그러나 《식객 : 김치전쟁》의 스토리는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1편처럼 2편도 대결구조로 가는 데, 이번에는 이복 남매의 대결이다. 어렸을 때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성찬의 모습은 시종일관 너무 어둡다. 대신 진수가 오버액션을 하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처지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대결의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그 과정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마더》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연기로 주연으로 우뚝 선 진구와 악역을 맡은 김정은의 연기는 무난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인상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조연으로 출연한 김영옥의 연기가 짧지만 강렬하다. 베테랑다운 연기다.

결과적으로 《식객 : 김치전쟁》는 아주 좋지도, 그렇다고 아주 나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무난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쩌면 제목처럼 이 영화의 진짜 재미는 음식, 즉 군침도는 김치를 눈으로 맛보는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 보고 싶으나, 보기 힘든 or 볼 수 없는..














- <꼬마 니콜라>

르네 고시니와 장 자끄 상뻬의 대표작 <꼬마 니콜라>가 영화로 돌아왔다. 니콜라와 친구들이 귀여운 아역배우들로 환생해 스크린 곳곳을 누비며 웃음 바이러스를 전해준다는 입소문에 일찌감치 기대만빵 충전하고 고대하고 있었건만, 멀고도 먼 영화관에 그것도 반관 상영으로 겨우 걸렸다. 결정적으로 시간이 잘 안 맞다! 영화 보려고 막히는 도로를 뚫고 달렸으나 결국 30분이 늦어져 못 보고 돌아왔다는 슬픈 사연까지 간직하고 있다. ㅠ

8명의 꼬마 친구들의 이야기에 나도 굳어버린 마음 무장해제하고 두 시간 동안 낄낄거리고 싶건만 이래저래 아쉬울 따름이다. 대신 알라딘에서 이번 주말 동안 대폭격 할인 행사를 실시한 <꼬마 니콜라> 시리즈 3종 세트 중 내게 없는 2종 세트 구입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돌아온 꼬마 니콜라>, <앙코라 꼬마 니콜라> 세트여, 얼른 도착해라!! 아브라카다브라!! ㅎㅎ

















- <리키>

<스위밍 풀>, <사랑의 추억>, <엔젤> 등의 감독 프랑소와 오종의 최신작 <리키>가 개봉했다. '날개달린 아기'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경계를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란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라는 고유의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생각지도 못한 독특한 상상력이 펼치는 판타지의 결말이 궁금해 이 영화를 기다렸는데, 헉,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 왜냐? 이곳에는 개봉을 안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지방 중소도시다. 여기서는 이런 일, 즉 보고 싶은 작은 영화들이 개봉조차 못하는 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방학이나 겨울 방학 같은 성수기에는 말이 필요없다. 요즘같은 명절 연휴 전에도. 3개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스크린만 20개가 넘건만 상영중인 영화는 빤하다. 되는 영화만 걸려 있다. 스크린 많다졌다고 좋아할 필요가 없는 거다. 어쩌겠는가, 그저 DVD 출시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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