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 북 : 마음에 위안을 주는 꽃과 시 12 - 펜 하나로 꽃을 피우다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정혜선 지음 / 스타일조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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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여름치곤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길래 정말 오랫만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더운 여름엔 시원한 실내가 진리라는 귀차니스트이지만, 여름의 왕성한 기운을 그대로 받아들여 싱그러움이 넘쳐나는 초록초록한 산과 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부터 벼르기만 하고 가보지 못했던 안동의 병산서원을 찾았는데, 흔히 백일홍이라 부르는, 그렇지만 본디 이름은 배롱나무인, 진한 분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산천초목이 짙은 초록과 진분홍의 배롱나무 꽃의 강렬한 보색 대비가 절로 탄성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꽃과 나무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얼마 안 남은 여름이라도 에어컨을 켠 실내를 박차고 싱그러운 자연을 즐기러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한 주말이었다. 물론 더울 땐 만사가 귀찮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이번 여름 내내 나를 방구석 책상 앞에 머물게 만든 장본인을 꼽으라면 당연히 스크래치북이다. 여름이 시작될 때 함께 시작한 스크래치북이 한 권 두 권을 넘겨 이젠 네 번째 책을 만나게 됐다. 고전 동화와 서울과 세계의 야경을 거쳐 다다른 곳은 다름 아닌 식물원, 꽃과 식물을 (보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스크래치북이다. 보태니컬 가든이란 제목에 걸맞게 책 속에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어여쁜 꽃들이 가득 담겨 있다. 나이트뷰 스크래치북 시리즈에서 불빛을 켰다면 이번엔 나의 펜 끝으로 꽃을 피워내는 거라고나 할까.








  책을 주문하면 스크래치북과 전용펜이 함께 온다. 책을 펼치면 스크래치북 사용법과 펜 사용법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더불어 이번 책엔 또다른 선물이 있는데, 바로 책속에 수록된 꽃그림의 원화엽서가 동봉되어 있다. 물론 엽서는 선을 따라 잘라서 사용하게 되어 있지만, 생각지 못한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좋았다. 더불어 이책 처럼 원화 작가가 있는 <마이 페어리 테일>도 이런 원화 그림엽서를 함께 주면 독자들이 엄청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같이 온 엽서는 잘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야겠다. 








  <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북>은 블랙보드 8장, 화이트보드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드 구성은 <마이 페어리 테일>과 같다. 다만 블랙보드에는 아름다운 꽃그림을, 화이트보드에는 나뭇잎 선인장 유칼립투스 버섯 같은 꽃 외의 식물들 그림을 담았다.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하는 식물원의 취지를 살린 선택이 아닐까 싶다. 블랙보드에는 라넌큘러스, 수국, 양귀비, 코스모스, 작약, 데이지, 튤립, 벚꽃이 담겼다. 그림 뒷면엔 역시나 꽃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특이한 건 꽃그림 밑에 시(詩)의 한 구절이 같이 걸려있다. 꽃그림과 함께 시 한 구절을 음미해 보는 것은 '아름다운 꽃과 시가 있는 꿈의 정원'이란 책의 카피에 걸맞는 낭만적인 구성이다. 


 


▶ 버섯


▶ 유칼립투스

▶ 선인장

▶ 나뭇잎


  <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북>에도 <마이 페어리 테일>과 마찬가지로 4장의 화이트보드가 담겨 있다. 이전에 <마이 페어리 테일>의 화이트 스크래치 보드들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으니 함께 온 전용펜으로는 화이트보드가 정말 안 긁힌다는 거다. 화이트보드를 긁으려면 블랙보드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힘이 든다. 전용펜만으로 화이트보드를 완성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다 우연히 찾아낸 것이 조소용 나무칼이었는데, 뜻밖에도 나무펜으로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화이트보드의 그림들을 쓱쓱 긁어낼 수 있었다. <마이 페어리 테일>에서 발견한 나무펜의 효과를 다시 확인해 보고자 <보태니컬 가든>에서도 가장 먼저 화이트보드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쉽게 긁히는 나무펜. 화이트 스크래치 보드엔 나무펜이 진리다! :D 

  전용펜의 난관 외에도 화이트보드의 문젝가 더 있으니 바로 긁혀나온 하얀 찌꺼기들이 잘 안 떨어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보드에서 털어내는 과정에 다시 애써 긁어낸 그림에 붙어버려 분노를 부르기도 한다. 보드의 마감재가 서로 다른 탓이라 짐작해 보지만 그래도 난감할 따름. 이처럼 긁어낸 선에 다시 하얀 가루들이 붙어 두세 번 긁어내야 하는 낭패를 줄이는 팁이 있으니, 바로 화이트 스크래치 보드는 가운데 부분부터 가장자리 순으로 스크래치를 하는 거다. 바깥쪽부터 스크래치 하면 나중에 긁어낸 잔해들이 가장자리를 지나 가는 과정에 그림에 다시 들러붙어 털어내는 품도 두 배로 들고 마음도 두 배로 상한다. 가운데부터 스크래치 하면 그럴 위험이 확연히 줄어든다. 이제껏 8장의 화이트보드를 경험하면서 생긴 나만의 노하우랄까. 

  가장 먼저 시작한 버섯과 선인장은 수시로 밑그림이 조금씩 어긋나긴 했지만 조금 더 넓게 긁어주는 것으로 위기를 적절히 모면했다. 바탕과 보드색이 모두 흰색이라 조금 넓게 긁어도 거의 티가 안 난다는 게 다행이었다. 밑그림만으로는 심심해 보였던 유칼립투스는 다양한 농도의 잎들이 이어져 의외로 재미있었다. 여러 나뭇잎들을 한곳에 모아둔 나뭇잎 보드는 그림에 나온 각각의 나뭇잎이 어떤 식물의 것인지 궁금해졌다. (알 길이 없다는 게 함정;; ㅋ)





▶ 수국

▶ 작약


  블랙보드의 꽃그림을 살펴보니 의외로 많이 힘들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해보기도 전에 얕잡아 보는 것은 금물! 물론 쉽게 완성할 수 있는 꽃그림도 있다. 그러나 작은 꽃송이들이 끝없이 걸려있는 벚꽃이나 꽃잎 사이의 선들만 남기고 긁어내야 하는 수국, 그리고 동화 속 주인공의 레이스 만큼이나 자잘한 선들과 조금씩 자주 긁어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꽃들이 가득한 라넌큘러스 같은 경우 <마이 페어리 테일> 못지 않게 오랜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오히려 (작약처럼) 선으로만 이루어져 선만 긁어내는 그림이 (수국같이) 선을 남기고 면을 긁어내는 것보다는 훨씬 쉽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수국은, 정말, 힘든 만큼의 보람을 안겨주는 그림이었다. 이책에서 손에 꼽힐 만큼 예뻐서 고생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작약의 경우 그림만 보고 장미라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그림을 완성하고 다시 뒷면을 보니 장미가 아닌 작약이라 깜짝 놀랐다. 작약이 장미랑 이렇게 닮았나 싶기도 하고 제대로 알아봐주지 못해 작약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약이 참 예쁜 꽃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새로운 배움도 얻게 됐다.






▶ 양귀비

▶ 코스모스


  흔히 보지만 볼 때마다 예쁜 코스모스도 스크래치펜으로 새롭게 피어났다. 꽃을 긁어내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잎들을 하나하나 긁어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나씩 긁어낼 때는 색이 좀 별로인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완성하고 보니 진짜 잎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색이라 놀랐다. 어쨌거나 올가을 코스모스를 볼 때면 꽃만큼 저 작은 잎들도 애정을 갖고 보게 될 것 같다. 정열적인 빨간색의 저 꽃은 그 이름도 유명한 양귀비다. 미인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양귀비의 이름을 딴 것처럼 꽃도 참 고혹적이다. 그림의 양귀비꽃이 청산도에서 보았던 꽃양귀비인지 아님 대마초의 재료가 되는 양귀비인지는 궁금했는데, 뒤의 설명을 보니 둘 다 꽃은 같은 모양이다. 양귀비의 마약 성분만 없앤 관상용 양귀비가 꽃양귀비라고. ㅎ





▶ 튤립

▶ 데이지


  <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북>은 같은 책인데도 희한하게도 블랙보드의 상태가 조금씩 달랐는데, 극단적으로 달랐던 그림이 바로 튤립과 데이지였다. 튤립은 다른 꽃그림 보드들보다 한결 부드러워 펜에 힘을 덜 들이고 쉽게 긁어낼 수 있었다. 덕분에 이책의 그림 중 가장 짧은 시간에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반면 데이지는 이제껏 해본 블랙보드 중 가장 이상한 상태였다. 펜으로 긁어내면 깔끔하게 긁히지 않고 주변까지 같이 덩어리가 져서 떨어졌다. 펜을 바꾸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대충 마무리하긴 했지만 지저분한 선들은 못내 아쉽다. 이책에 담긴 그림 중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완성작이다. ㅠ

  뽑기운으로 내게 온 <보태니컬 가든>의 데이지 보드만 상태가 안 좋은 건지, 아님 다른 분들이 구입한 책의 데이지 보드도 다 안 좋은 건지, 아님 데이지가 아닌 다른 꽃의 보드에 그런 문제가 나타나는 건지 알 수는 없다. 12장의 그림과 8장의 블랙보드 중 데이지 보드만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걸 보면 전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혹여나 출판과정에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는 한번 살펴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책에는 이런 문제를 만나고 싶지 않으니까.







▶ 벚꽃








▶ 라넌큘러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라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와 함께 봄꽃 잔치를 벌이는 벚꽃은 스크래치북에서도 꽃잔치를 벌인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소복소복 모여 어마어마한 꽃 수를 자랑하는 벚꽃 보드는 쉽게 시작할 엄두를 못 내게 하지만 의외로 하다보면 무척 재미지다. 격하게 환호했던 봄날 벚꽃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물론 시간은 많이 걸린다. 

  이책의 제일 첨에 자리잡고 있는 라넌큘러스는 생소한 이름의 꽃이었다. 꽃그림을 봐도 쉽사리 짐작이 안 되어 검색을 해보았지만 어디선가 보았음직하다는 생각만 들 뿐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화면을 꽉 채운 꽃그림이 딱 봐도 힘들겠다 싶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꽃 아는 꽃을 먼저 피워내다 보니 유일하게 모르는 꽃인 라넌큘러스를 제일 마지막에 하게 됐다. 역시나 완성하기까지 예상보다 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탐스러운 꽃송이들을 잘 긁어내는 게 보기보다 더 힘들었다. 꽃송이 몇 개와 잎 줄기를 스크래치 하는데 3시간, 남은 크고작은 꽃송이 10개를 피워내는데만 3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리하여 오늘 따끈따끈하게 끝낸 꽃그림이다. 힘은 들었지만 다 채워내고 나니 생각보다 더 예뻐서 흐뭇하다.







  여름의 초입부터 스크래치북에 빠져서 어느새 4권의 스크래치북을 완성하게 됐다. 소녀감성의 밑그림이 너무 예뻐서 <마이 페어리 테일>을 첫책으로 골라 감탄하며 시작했고, 서울과 세계의 야경 시리즈인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는 펜이 지날 때마다 불이 켜지는 풍경에 빠져들었고, 이번 <보태니컬 가든>에서는 펜 끝에서 피어나는 꽃들에 매혹되었다. 웃기지만 매번 작업하는 그 책의 그림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몰입해서 스크래치북을 즐겼던 것 같다.

  다른 스크래치북과 마찬가지로 이책 역시 몰입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선에 따라 펜으로 긁어내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검은 바탕 아래에 숨어 있던 그림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걸 보면서 어떤 희열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얼마나 몰입했던지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건 예사였다. 더불어 그림이 하나둘 완성되면 나만의 기쁨이 샘솟았다. 그게 뭐라고 싶기도 하고 유치한 것도 같지만 스크래치북에 몰두하는 동안은 머릿속을 지배하는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힐링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뭔가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 때 스크래치북을 하면 감정이 정화되어 편안해져서 너무 좋았다.

 사실 <보태니컬 가든>은 구입할 때만 해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꽃을 좋아하지만 책설명에 나온 꽃그림에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막상 직접 해보니 너무너무 예쁘게 피어나는 꽃들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최근에 끝낸 책이라 여운이 남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4권 중 가장 좋았던 스크래치북이 이책이었다. 역시 아름다운 꽃과 시는 마음을 달래주는 힘이 있나 보다. <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북>은 예쁜 꽃이 가득한 식물원에 즐겁게 다녀온 듯한 스크래치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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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12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스타일조선 편집부 엮음 / 스타일조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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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래치북이 사랑하는 테마로 야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야경을 주제로 한 많은 스크래치북이 나와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고전 동화 속 세계인 <마이 페어리 테일>에서 놀다가 잠깐 바람도 쐴 겸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로 살짝 건너왔는데, 오우, 이건 또다른 신세계다. 검은 바탕에 노란 불빛, 도로의 중앙선처럼 명도차가 가장 극렬한 두 색이 함깨 어우러지면서 야경시리즈는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준다. 펜끝으로 내가 마치 불을 켜는 듯한 기분은 덤이다. 그 재미에 빠져 이번엔 나이트뷰 스크래치북 시리즈의 세계판인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북 :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12>를 구입했다. 책상 위에 앉아 펜끝으로 세계 투어를 나서볼 참이다.






  책 뒷면에는 이책에 실린 세계 야경 명소 12곳의 목록이 실려 있다. 100여년이 넘도록 아직도 건축중인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시작으로 베네치아, 앙코르 와트, 지우펀, 상하이, 타지마할, 부다페스트, 몽마르트르 언덕, 프라하, 라스베이거스, 성 바실리 대성당, 시드니가 그곳이다. 지역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헝갈리 러시아가 있는 유럽, 중국 타이완 캄보디아 인도 호주가 있는 아시아, 그리고 미국이다.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도 한 곳 정도 넣어주면 좋았을텐데 빠져서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친근한 아시아 지역이 많은 건 반가웠다.







  12곳의 야경 명소 중에서 유일하게, 그것도 2번이나 가본 곳이 '타이완의 지우펀'이었다. 반갑기도 하고 화면을 꽉 채우는 불빛의 강렬함이 매력적이기도 해서 첫번째 도전작으로 선택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한 그림 속 장면은 항상 사람들로 꽉꽉 차있는데, 스크래치를 하면서 여행 갔을 때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나 더 즐거웠다. 좁은 골목에 길게 매달린 홍등의 불빛을 제법 잘 살리지 않았나 싶다. 등에 달린 한자가 정확하게 잘 보이지 않아 대충 완성한 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지우펀 여행의 추억들을 되살려준 시간이었다.








  두 번째로 스크래치 해 본 곳은 스페인의 그 유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이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하다. 꼭대기로 올라갈수록 빛의 색이 변해서 더 재미가 있었다. 세밀한 표현이 많아서 조심조심 작업해야 했지만 완성해놓고 보니 정말 예뻐서 뿌듯했던 그림이다. 책의 표지와 함께 함께 나란히 두어도 절대 꿀리지 않는 나름 완성도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ㅎㅎ








  물의 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인데, 푸른 빛이 섞인 야경 덕분에 전체적으로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를 완성했다. 섬세한 표현이 많은 편이라 시간이 꽤 많이 걸렸는데, 그만큼의 보람이 있는 그림이었다. 특히 강물 가운데 있는 뱃사공이 노를 젓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몇 개의 선으로 거의 완벽하게 표현해내서 그 솜씨에 혼자 감탄하기도 했다.










  올초 친구가 다녀온 인도의 타지마할과 또다른 친구가 다녀온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한 체코의 프라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다. 특히 앙코르 와트는 영화 <화양연화>로, 체코는 <프라하의 봄>으로 더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곳인데 영화 속 주인공이 있던 그 자리에 직접 서 보고 싶다. 타지마할은 친구가 전해준 이야기로 만족해야 할 것 같지만, 앙코르 와트와 프라하는 언젠가 가볼 수 있기를 바라보고픈 마음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그림이 너무 예뻤다. 자잘한 선들이 많아 스크래치 하기엔 세밀하고 조심스러워 쉽지 않았지만 이름으로만 들어봤던 부다페스트의 풍경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약 부다페스트를 정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림 속 장소를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프랑스의 그 유명한 몽마르트르 언덕은 의외의 풍경을 담고 있었다. 예술가들이 가득한 거리를 생각했는데 웅장한 성당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뒷면의 설명을 보니 사크레쾨르 대성당이라고. 야경을 표현하기에는 예술의 거리보다는 대성당이 더 적합했었나 보다. 그래도 몽마르트 언덕 하면 떠오르는 그 풍경이 아니어서 혼자 조금 아쉬워했다. ㅎ








  러시아의 성 바실리 대성당을 딱 보는 순간 '테트리스?' 했는데 찾아보니 역시나, 테트리스 게임의 배경이 되는 바로 그 성이었다. 스크래치 그림에 입혀진 야경의 색깔이 테트리스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듯해 재밌었다. 처음에 만만하게 보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손가는 부분이 많아서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 그림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완성작을 보면 테트리스성의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서 무척 흐뭇한 그림이기도.









  그리고 최첨단 도시로 변신을 느끼게 해주는 중국 상하이, 엄청난 선들의 공포에 가장 마지막에 도전했지만 그 공포를 현실로 만들어 엄청난 시간이 걸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건물만 봐도 어딘지 바로 알 수 있는 호주 시드니까지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의 도시>를 채우고 있다. 참, 호주 시드니 보드의 경우 처음 책을 펼쳤을 때부터 저렇게 스크래치가 나 있어서 좌절모드;; ㅜㅜ 저것 때문에 교환을 하기도 그래서 그냥 했는데, 하필 물결이랑 반대방향으로 스크래치가 나서 완성하고도 계속 옥의 티처럼 눈에 거슬린다. 부디 저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길 빌 뿐이다. 









  서울의 야경을 너무 신나게 끝내고 주문한 책이라 조금 자신감을 가졌었는데, 생각보다 섬세한 선의 표현을 요구하는 디테일 한 부분들이 많아서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렇지만 업글된 매력을 품은 새로운 야경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함께 온 스크래치 전용펜은 손에 익기 전까지는 예상치 못한 선들을 만들어내면서 나를 당황시키기도 했지만, 작은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 실수해도 적절히 해결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크래치북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찌꺼기들로 주변만 더럽히지 않는다면 항상 갖고 다니면서 틈틈히 하고 싶을 정도인데, 긁혀나온 검정 잔해들의 습격 때문에 그러기는 힘들 것 같아 아쉽다.

  참고로 스크래치북을 할 때는 신문지를 밑에 깔고 하면 주변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펜으로 긁어낼 때 발생하는 검정 잔해들은 바로바로 털어내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그림에 눌러붙어 기껏 정성들여 긁어낸 것들을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전용펜으로 긁어낼 때 기대와 달리 선 주변이 깔끔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반대방향으로 한번 더 긁어주면 제법 깨끗해진다. 그렇지만 그냥 둬도 조금 찝찝할 뿐 그림의 대세에는 별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꼼꼼함이 병인 나는 열심히 다듬는다. 쿨럭) 가끔 넓은 부분을 긁어내야 할 때는 면적이 넓은 대용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날카로운 펜으로만 긁으면 덜 긁힌 부분들이 생겨 지저분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힘도 많이 든다.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12>는 <랜드마크 오브 서울> 만큼이나 깜깜한 종이 위를 환하고 아름답게 밝히는 재미가 가득한 스크래치북이었다. '죽기 전에 꼭 경험해 봐야 할 세계의 야경'이라는 책의 카피에 완벽하게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가급적 직접 보고 싶어진 건 사실이다. 정말 죽기 전에 언젠가 그곳들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림 속 야경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을 만큼 강한 인상을 새겨주었다.

  <야경이 아름다운 세계의 도시 12>는 12곳의 아름다운 세계의 야경 명소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운 책이었다. 세계라는 거대한 스케일에서 건져올린 야경 명소라는 것이 서울의 야경을 주제로 한 <랜드마크 오브 서울>과는 확연히 다른 이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한 노란 불빛만으로 채웠던 <랜드마크 오브 서울>과 달리 이책의 야경에는 다양한 색감의 불빛들을 적절히 더해졌다. 서울 야경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점으로, 아름다운 색의 불빛들 덕분에 스크래치를 하는 재미가 더 커졌다. 밑그림과의 꼼꼼한 싱크로율을 요구하지도 않아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서울의 야경만으로는 심심했다거나, 보다 넓은 세계의 화려한 야경을 내 손끝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면 이 스크래치북이 흡족한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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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 12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스타일조선 편집부 엮음 / 스타일조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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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페어리 테일>을 통해 처음 접했던 스크래치북은 생각보다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또다른 스크래치북을 구입하고 싶어졌는데, 너무나 섬세하고 손이 많이 가는 <마이 페어리 테일>과는 달리 조금 쉽게 쓱쓱~ 그려낼 수 있었으면 했다. 그렇게 고른 책이 같은 출판사의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이었다. 아경을 주제로 한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은 서울과 세계의 야경을 담은 시리즈책인데, 둘 중 고민하다 이왕이면 우리나라부터 그려보고 세계로 넘어가자는 생각에 서울 야경을 먼저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고, <마이 페어리 테일>과는 너무나 다른 스타일로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 책이었다.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 : 랜드오브 서울>은 서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 12곳의 야경을 담았다. 남산타워(N서울타워)를 시작으로 숭례문, 광화문, 경회루, 북촌 한옥마을, 여의도 국회의사당, 서울 월드컵 경기장, 명동거리, 명동성당, 동호대교, 여의도 63빌딩, 불꽃축제가 그것이다. 사실 서울 시민이 아니라 크게 공감되지 않는 곳도 있고 오히려 이것 외에 떠오르는 곳도 많았지만,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 주제이기에, 그리고 직접 스크래치를 해보면 큰 이견이 없이 동의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음 닿는대로 스크래치를 시작했던 <마이 페어리 테일>과 달리 서울의 나이트뷰는 책에 있는 순서대로 진행했다. 아무래도 첫장이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타워 그림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밑그림이 있는 <마이 페어리 테일>과 달리 <랜드마크 오브 서울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은 밑바탕이 모두 불빛을 나타내는 노란색이라 밑그림과 어긋나는 스트레스가 없을 뿐 아니라 펜끝에 밑그림선의 질감도 느껴지지 않아 정말 부드럽게 긁혔다. 덕분에 펜으로 긁어낼 때 손가락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었다.












  아경을 주제로 한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의 매력은 펜끝이 지나갈 때마다 노란 불빛이 밝히는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별 거 아니지만 의외로 희열이 느껴졌다. 스크래치북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확실히 밝은 빛을 좋아한다는 거였다. 고전 동화 속 그림들의 주인공이 밝히는 뭔가 신비스러움을 풍기는 푸르스름한 빛들도 예쁘지만, 그것보다는 어둠을 밝혀주는 노란 불빛들이 만들어내는 야경에 확실히 기분이 확 좋아짐을 느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에 푹 빠져들었다.










  <랜드마크 오브 서울>에서 완성하고 가장 좋았던 그림은 단연 '경회루'였다. 고풍스러운 누각과 물에 비치는 그림자, 그리고 주변을 감싸는 나뭇잎들이 봄날 밤의 운치를 전해주는 듯했다. 또한 북촌 한옥마을 또한 그곳에 갔을 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재밌었다.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불꽃축제 그림도 좋아하는 그림이다. 이걸 스크래치 한 뒤 얼마 있다가 포항 불꽃축제가 있었는데, 터지는 불꽃이 마치 밤하늘을 바탕으로 스크래치로 긁어내듯 그려지는 듯 보여 너무너무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 나이트뷰 스크래치북를 하다 보면 유난히 쭉쭉 뻗은 직선이 많이 나온다.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높이 솟은 빌딩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곧게 내려오는 직선은 손으로만 하면 금세 삐뚤빼뚤 해져서 자를 이용했는데, 긁어낸 찌꺼기들이 자의 밑부분에 붙어 뜻하지 않게 엄한 곳을 긁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나처럼 자를 사용할 경우 항상 밑부분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그림 위에서 자를 움직이지 않게 조심하길 당부한다. :)










  이책에는 스크래치 전용펜이 함께 들어있는데 끝이 뾰족해서 섬세한 선을 표현할 때는 좋았다. 다만 나뭇잎이나 숲들, 물에 비치는 야경 등 곡선을 표현해야 할 때는 쉽지가 않아 좀 힘들었다. 이때는 펜촉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나무펜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생활도예를 배우느라 구입한 조소용 나무칼 중 뾰족한 부분을 이용했더니 한결 표현하기가 쉬웠었다. 또한 북촌 한옥마을이나 명동성당 등 넓은 면을 긁어내야 하는 그림들이 좀 있었는데, 이때 날카로운 전용펜만으로는 힘에 부치기도 하고 깨끗하게 긁어지지가 않아서 역시나 조소용 나무칼의 넓은 부분을 활용했더니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곡선이나 넓은 면을 긁어낼 때는 나무칼 같은 주변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하다.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은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그림으로 직접 만날 수 있어 즐거운 책이었다. 펜 끝이 지나갈 때마다 밝혀지는 노란 불빛들은 각각의 장소들에 더욱 애정을 품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수시로 이곳들을 보면서 사는 이라면 나보다 그 감동이 더 크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무엇보다 내가 이 스크래치북을 사랑하는 건 너무너무너무 부드럽게 긁혀지는다는 거다. 덕분에 다른 스크래치북에 비해 힘이 거의 안 들었다. 그것 때문에 조금만 스쳐도 의외의 곳이 긁히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밑그림이 없는 야경이니만큼 애드리브를 발휘해 쓱쓱 그려 그곳의 불빛도 밝혀주면 된다. 나이트뷰 시리즈는 긁힘이 모두 이렇게 부드러운가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세계 야경을 담은 또다른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은 또다른 스크래치북은 <보태니컬 가든>과 비슷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무펜으로도 힘들이지 않고 쓱쓱 긁어낼 수 있는 스크래치북은 (내 경험상) 이책 뿐이었다.

  단순해서 별로 재미없지 않을까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시작했지만 그 의심을 모두 뒤집고도 남을 만큼 큰 재미를 준 스크래치북이었다. 오히려 단순해서 부담없고 실수해도 쓱쓱 긁어내면 괜찮다. 긁힘의 부드러움은 앞서 말했듯 이책의 장점이다. (때에 따라서는 단점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스크래치북들이 그러하듯 이책 역시 하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몰입할 수 있고, 그 시간을 통해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어 좋았다. 한 장 한 장 불빛을 밝혀내는 재미는 야경시리즈 만의 힐링이다. 더불어 스크래치를 다 하고 나면 덤으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12장의 그림을 득템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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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리 테일 인 스크래치 북 : 그림이 아름다운 클래식 동화 12 - 펜 하나로 추억을 그리다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이윤미 그림 / 스타일조선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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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링북 열풍이 불 때 나도 잠시 컬러링의 매력에 빠졌었다. 애들이나 하던 색칠놀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하나하나 색을 입힐 때의 몰입감과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할 때의 쾌감이 묘하게 좋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정화와 평화로움이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컬러링북을 할 때마다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으니 바로 색감이었다. 색을 입힐 때마다 어떤 색을 골라야 할지 무척이나 고민스러웠다. 색에 대한 감각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음에 대한 아쉬움과 내가 가진 색연필의 한계가 만나면서 컬러링북에 대한 열정도 조금씩 식어갔던 것 같다.

  그러다 최근 인터넷 서핑 중 스크래치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컬러링북처럼 스크래치북 역시 어린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완성한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림에 색을 입히는 컬러링북과 달리 스크래치북은 그림 위에 덮힌 막을 긁어냄으로 그림을 완성한다. 컬러링북처럼 색연필이 따로 필요없고 오직 긁어낼 수 있는 펜만 있으면 된다는 점도 마음을 움직였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스크래치북을 살펴보다 다른 스크래치북과는 확연히 다른 그림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바로 동화를 모티브로 화려한 그림을 자랑하는 <마이 페어리 테일 인 스크래치북>이다.






  어린날 함께 했던 동화 속 그 주인공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예쁜 그림들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꼭 소녀소녀한 취향이 아니더라도 추억의 동화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화려하고 예쁘장하면서 색감까지 예쁜 이책에 눈길이 머물지 않을까 싶다. 웹서핑에서 만난 다른 누리꾼들의 반응도 내 마음과 그리 다르지 않았. 그러니 이책이 나의 첫번째 스크래치북이 된 건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화려한 그림을 구성하는 세밀하고 정교한 선들로 인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등장인물들의 옷에 달린 레이스와 주변을 맴도는 물방울에 곧 식겁하게 될 거라는 걸. ㅋ 이책의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라는 건 이후 몇 권의 스크래치북을 거치고 난 뒤에야 깨달았다. 완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손가락은 쑤시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완성했을 때 그림이 정말 예쁘다는 것, 그래서 무척 뿌듯해진다는 것이다. :)








   <마이 페어리 테일 인 스크래치북>을 구입하면 전용 스크래치펜이 함께 들어 있다. 책값이 만만찮은 건 이 전용펜값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을 펼치면 스크래치북을 즐기는 방법, 전용펜 사용법이 간략하게 적혀 있다. 스크래치 그림에 따라 필요한 펜이 달라지는데, 이책의 경우 레이스나 물방울 등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이렇게 날카로운 펜이 딱 알맞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쓰다보면 끝이 뭉툭해져 날카로운 표현이 힘들 수 있으니 정교한 표현이 있는 그림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이 페어리 테일>에는 총 12편의 동화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이 실려 있다. 제목만 봐도 어렸을 때 무한반복 해서 읽었던 바로 그 추억의 동화들이다. 특이한 건 대부분 검은색 바탕인 스크래치북과 달리 화이트보드가 4장 같이 포함되어 있다. 검은색 바탕에 비해 하얀 바탕이라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도 훨씬 화사한 느낌이 있다. 물론 적잖은 대가가 따른다는 게 문제지만, 블랙보드와 화이트보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좋은 듯하다. 









  첫 스크래치북 도전작으로 어떤 그림을 할까 고민하다 '백조의 호수'를 선택했다. 특별히 그 동화책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림이 쉬워보이지도 않았는데 왜 이걸 가장 먼저 선택했는지는 나도 기억이 안 난다. 기억나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걸렸다는 것, 완성하고 보니 생각보다 더 그림이 예뻤다는 거다. 

  스크래치펜으로 긁어낸 선의 면이 깔끔하지 않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다듬느라 시간이 더 걸리긴 했지만, 백조 날개의 깃털을 하나씩 긁어내는 게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도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나무 없는 것처럼 깃털 하나 하나 긁어내다 보니 백조의 화려한 날개가 완성됐다. 예상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혼자 무척 흐뭇해했던 기억이 난다. 날개 가운데 있는 주인공을 살려내고, 아래의 물결들을 표현해주니 '백조의 호수'가 완성됐다. 이걸 끝내는데 대략 8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다(더 걸렸을지도;;). 처음이라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건 사실이지만, <마이 페어리 테일>의 그림들은 디테일한 표현들이 많아서 다른 그림들도 대부분 5-6시간은 족히 걸렸던 것 같다. 내가 손이 너무 느리거나 너무 꼼꼼하게 하느라 평균치보다 더 걸린지도 모르겠지만. 
 











  '백조의 호수' 완성에 탄력받아 다음 도전작은 '신데렐라', '인어공주', '라푼젤'. 펜으로 긁어낼 대마다 형광색의 화려한 그림들이 완성되는 쾌감이 있었다. 신데렐라의 드레스를 휘감는 수많은 레이스들, 인어공주의 비늘들, 라푼젤의 기나긴 머리는 펜을 쥔 손가락 통증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완성된 그림을 보면서 느껴지는 뿌듯함과 흐뭇함에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라푼젤은 알록달록 화려한 꽃들의 색감이 스크래치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앨리스'는 위의 공주들과는 달리 화면을 꽉 채우는 알록달록한 스크래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걸 하면서 느낀 건데 나는 여백의 미가 있는 것보다 이렇게 화면을 꽉 채워주는 스크래치 그림에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긁어내고 완성할 것이 더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색연필로 여백을 채워가는 컬러링북과 달리 스크래치북은 위를 덮은 칠을 긁어내어 그림을 보이게 하는 작업이다 보니 찌꺼기(?)가 발생한다. 그래서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시작 전에 신문지 같은 종이를 깔고 하는 게 좋다. 또한 펜으로 긁어내면서 부스러기들을 바로바로 털어내야지 안그러면 그것들이 그림에 다시 들러붙기도 한다. 덕분에 수시로 찌꺼기를 털어내는 왼손가락은 시커멓게(또는 하얗게) 변한다. 어떤 색을 칠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 이런 불편함이 공존한다는 점!!









  다른 이의 블로그에서 봤던 예쁜 화이트보드 스크래치 그림들에 드디어 나도 도전!! 그런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화이트보드는 블랙보드보다 잘 안 긁힌다. 펜으로 스크래치 하는데 대략 1.5~2배의 힘을 더 줘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 또한 긁어낸 하얀 부스러기들은 블랙보드의 찌꺼기들보다 그림에 더 잘 눌러붙었다. 밖으로 털어내는 과정에서도 그림에 들러붙어 색을 희미하게 만들기 일쑤여서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 결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목도 너무 아팠다. 예쁜 화이트보드 스크래치 그림에 대한 로망이 싹 사라져버렸다고 할까.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냈으니, 바로 나무펜이었다. 책에 동봉된 날카로운 펜촉은 화이트보드에 고난을 줬지만, 우연히 실험해 본 나무펜은 너무나 쉽게 화이트보드의 막들을 긁어내 그림을 드러냈다. 따로 나무펜을 산 건 아니고, 얼마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생활도예에 사용하는 조소용 나무칼 중의 하나를 사용했는데 효과만점이었다. 나무펜의 경우 오히려 블랙보드보다 화이트보드가 훨씬 부드럽고 손쉽게 긁혔다. 덕분에 이책의 그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즈의 마법사'는 나무펜으로 쉽고도 재미있게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나만의 노하우로 이후 주문한 <보태니컬 가든 인 스크래치북>에 포함된 4장의 화이트보드도 이 나무펜을 이용하여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스크래치북보다 훨씬 부드럽게 긁히는 <랜드마크 오브 서울 나이트뷰>에서는 넓은 면적을 긁어낼 때 나무펜이 큰 활약을 했다. 스크래치북의 화이트보드가 잘 안 긁혀서 너무 힘이 든다면 주변에 있는 조소용 나무칼을 사용해보길 권한다. 아니면 다른 도구들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이것저것 찾다보면 의외로 전용펜보다 더 안성맞춤의 스크래치펜을 찾아낼 수도 있다, 나처럼 말이다. :)








  <마이 페어리 테일> 스크래치북의 표지 그림인 '눈의 여왕'은 비교적 굵은 선과 섬세한 표현이 섞여 있어서 나무펜과 전용펜을 적절히 사용해 재미있게 스크래치 할 수 있었다. 다만 뜻하지 않은 불상사도 있었다. 오랜 시간 끝에 그림을 완성하고 잘 안 털리는 잔해물들을 털다 휴지로 그림 위를 살살 문질러 닦았는데, 도중에 덩어리들이 떨어졌는지 그림 전체를 긁어버렸다. 그림을 다 완성하고 일어난 비극이라 좌절했지만 다행히 화이트보드와 푸른색의 조화에 굵은 선이 봐줄만 해서 위안삼았다. 나처럼 함부로 휴지로 닦아내는 짓은 하지 마시길. ㅜㅜ












  가장 마지막에 완성한 '피터팬'과 '아라비안 나이트'는 과정샷과 함께 올려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피터팬의 하늘을 채우는 작은 점들과 아라비안 나이트 속 의상의 끝없는 무늬들에 가끔 진저리가 나기도 했다. 예쁜 것에는 늘 어떤 희생이 따르는 것인지도. ㅋ





▲ 모두 완성된 12컷의 동화 속 장면들 :)


  <마이 페어리 테일 인 스크래치북>은 제목처럼 동화 속 한 장면들을 아름답고 예쁜 그림으로 표현한 스크래치북이다. 이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소녀소녀한 취향을 저격하는 화려한 그림이다. 덕분에 난이도가 상급으로 끝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지만, 완성해 놓으면 아름다운 그림에 대한 만족감이 커진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생각을 바꾸어 한 장의 보드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기도 하다. 욕심부리지 않고 조금씩 틈틈이 스크래치북을 즐긴다면 이책 속 12종의 그림들과 오랜 시간 벗할 수 있다. 

  허나 막상 스크래치북을 시작해 보면 천천히 조금씩 하는 게 나처럼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손만 아파오지 않다면 5~6시간이 언제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버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몰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공부에 이렇게 몰입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십자수를 한다는 친구가 있었는데, 스크래치북 역시 마찬가지다. 선 하나하나 긁어내는데 집중하다 보면 머릿속의 온갖 잡생각들이 사라진다. 어느 순간 머리가 깨끗하게 비워지는 느낌이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거나 피어나는 잡생각들을 잠재우고 싶을 때 스크래치북을 추천한다. 


  또한 펜으로 긁어낼 때마다 속에 숨어 있던 그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어 완성되어 가는 재미가 의외로 크다. 그래서 한번 시작하면 웬만해선 중간에 펜을 놓지 못할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면 예쁘다는 감상과 함께 뭔가 뿌듯함이 차오르기도 한다. 그 쾌감을 잊지 못해 다시 또 펜을 들고 스크래치를 시작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너무 빠져들어서 잠도 안 자고 스크래치를 하곤 했다.  ㅋ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크래치선과 밑그림이 조금씩 어긋나서 안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앨리스와 삐삐 롱 스타킹의 경우 눈의 위치가 밑그림과 맞지 않아서 얼굴을 다 긁어내야 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긁어낸 얼굴이 더 예뻐서 불만은 없지만, 얼굴처럼 디테일이 중요한 그림의 경우 밑그림과 어긋나면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다. 출판사 측에서 이 부분은 조금 더 신경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책값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조금 아쉽다. 나는 할인이벤트로 정가보다 싸게 구입했지만, 책값이 조금 더 저렴하면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주변에 추천할 수 있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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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세부 홀리데이 (전면 개정 증보판, 휴대용 맵북, 스파.펜션.맛집.투어 쿠폰 증정)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22
박애진 글.사진 / 꿈의지도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울렁증 때문에 이제껏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던 내가 본격적으로 해외로의 여행을, 그것도 혼자 다니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다. 다녀온 곳들이 대부분 짧은 영어로도 소통이 가능할 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고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긴 했지만, 어쨌든 뒤늦게 마신 외국물(?)은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다 올초 우연히 코타키나발루를 가게 됐는데 도시여행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비록 스노클링이나 호핑투어 등은 못했지만 시설 좋은 리조트에 느긋하게 앉아 하늘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며 지는 석양을 보고 있자니 이런 맛에 사람들이 휴양여행을 떠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코타에서 즐길 액티비티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스노클링은 역시 필리핀 섬들이 최고라는 댓글을 여럿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내 머리 한구석에서 필리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이름으로만 알던 필리핀을 지도에서 찾아보고는 온통 크고 작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라는 점에 한번 놀라고, 이름으로만 들어왔던 소문난 휴양지인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등이 모두 필리핀의 섬이라는 사실에 다시 놀랐다. 몇년 전 라오스 여행을 가면서야 동남아시아 지도를 다시 보게 되었으니 학창시절 세계사 점수와 상관없이 나의 무식에 한탄할 수 밖에. 동시에 여행으로 인해 생생한 지식을 흡수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ㅋ 

  코타키나발루에서 못해 본 스노클링을 비롯한 휴양지의 즐거움을 그 좋다는 필리핀 바다에서 누려보고 싶다는 욕망에 관련책을 찾다 만난 책이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다. 얼마전 전면 개정 증보판이 새로 나와 따끈따끈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이 끌렸고, 한손에 쏙 들어오는 휴대하기 편한 책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지난번 홍콩 여행 때 동행했던 <홍콩 홀리데이>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터라 알찬 내용이 가득한 홀리데이 시리즈 브랜드에 대한 믿음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연상되는 시원한 책커버의 컬러가 책을 열기도 전에 바다를 만난 듯 설레게 한다.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는 한 권의 책에 보라카이, 세부, 보홀의 정보를 함께 담았다. 마음 같아서는 주변에 있는 팔라완의 정보까지 몽땅 담아줬으면 싶지만, 그건 욕심일 뿐. 생각해보면 보라카이와 세부가 가깝다 해도 두 곳을 모두 다녀오기도 쉽지 않을텐데 그보다 먼 팔라완이 웬말인가. 필리핀 무식자의 욕심임을 수긍하며 책장을 넘긴다.





  책장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보라카이 세부 여행에서 꼭! 보고 체험하고 먹어야 할 베스트 항목들이 쭉 나온다. 아무리 필리핀 무식자라 하더라도 멋진 풍광과 맛있는 음식에 절로 마음이 설레기 마련! 특히 아름다운 화이트비치와 투명한 바닷속, 시리도록 파란 바다는 물을 무서워하는 나조차 당장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 어쩜 바다가 저런 빛깔인지!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서도 여행 가는 나라에 대한 기본지식조차 모르고 가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두번째 꼭지에서는 필리핀과 보라카이 세부 보홀에 대한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정보들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필리핀 휴양여행의 포인트, 여행 레시피, 기념품 구입리스트와 인기 식당, 음식, 열대과일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행 가기 전에 챙겨야 하는 여행 체크 리스트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항목!





  책장을 넘겨 본격적인 여행정보 탐험에 들어가면, 책은 제목에 등장한 보라카이와 세부, 그리고 나는 이번에 처음 들어보았지만 이미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보홀, 이렇게 세 개의 파트로 나누어 짜여져 있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휴양관광지인 보라카이와 세부는 비슷한 비중으로, 아직 사람들의 때가 덜 묻어 자연친화적이라는 보홀은 그에 비해 얇은 장수로 담겨 있다. 그럼에도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를 읽으면서 가장 끌렸던 곳이 보홀이었다. 아직은 세련되지 않은 투박함이 남아있는 곳이 나랑 더 맞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물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초콜릿힐도 보고 싶고. :)







  가장 먼저 즐길거리 먹거리 살거리 숙소에 대한 개괄적인 브리핑과 베스트3를 보여준다. 여행의 큰 그림을 대략 그릴 수 있다. 여행의 첫 관문이자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주는 공항 도착 후 숙소 찾아가기는 친절하고 자세한 정보로 살뜰하게 챙겨준다.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보라카이에는 국제공항이 따로 없어 바로 옆에 있는 파나이 섬의 국제공항에서 내려 다시 보라카이행 배를 타야 한단다. 그 과정이 책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어쩐지 국제공항이 있기엔 섬이 너무 작다 싶었다. 세부는 보라카이에 비하면 훨씬 큰 섬일 뿐만 아니라 필리핀에 제2의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국제공항이 있어 이런 번거로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보홀은 옆에 있는 세부에서 배로 이동이 가능하다.







  각 파트 앞에는 해당 섬의 전도와 편의시설이 함께 기록된 세부 지도가 있어 아직은 낯선 여행지의 거리를 가늠해볼 수 있다. 보라카이의 경우 섬이 워낙 작고 화이트비치를 중심으로 편의시설이 몰려있어 헤맬 일은 없어 보였다. 세부는 생각외로 섬도 크고 무려 13개의 도시가 있는 큰 섬이라 놀랐는데, 사실 우리에게 알려진 세부는 세부시티와 그 옆에 붙어 있는 리조트가 가득한 막탄섬이란다. 뒤이어 여행지의 주요 포인트를 잘 살린 여행 일정이 나온다. 이걸 큰 틀로 삼아 자신의 일정에 맞춰 코스를 가감하면 또다른 훌륭한 여행계획이 완성될 듯하다. 









  'enjoy' 꼭지에서는 관광지 같은 볼거리, 액티비티나 클럽 마사지샵 같은 즐길거리에 대한 정보등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해변 환상적인 바다를 가진 휴양지답게 세곳 모두 해양스포츠 같은 액티비티 체험이 주를 이루고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다양한 마사지샵들의 정보가 가득가득 빼곡하게 담겨 있다. 한쪽에는 위치 주소 연락처 이동시간 가격 웹사이트 등 기본정보가 실려 있고 군데군데 팁들도 같이 달려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 외에 딱히 마땅한 관광지는 없는 보라카이에 비해 세부는 마젤란이 최초로 밟은 필리핀 땅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스페인 유적이나 대도시에 걸맞는 큰 쇼핑몰이나 시장 같은 볼거리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다.







  침샘을 자극하는 먹거리들이 가득한 'eat' 꼭지에서는 수많은 찜목록이 발생했다. 라오스나 말레이시아에서 동남아 현지 음식들을 이미 경험해봤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음식들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다시 침이 고인다. 경험상 가이드북에서 알려준 맛집이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는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여행을 떠나기 전 저자가 소개해주는 여러 음식들을 미리 살펴보고 끌리는 식당 한두 개는 미리 찜해두고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먹고 싶지만 그것보다 달콤한 망고나 몸에 좋은 코코넛 같은 열대과일이 더욱 탐난다. 술은 안 마시지만 바에서 맥주 한 잔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buy'에서는 현지에서 필요한 물건이나 특산품 기념품 같은 것을 살 수 있는 쇼핑 정보를 실어두었다. 여행 가서 쇼핑하는 걸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현지의 재래시장 투어는 언제나 재미있기에 이번 꼭지에서도 재래시장 정보를 가장 열심히 봤던 것 같다. 'sleep'에서는 다양한 시설과 가격의 리조트와 호텔의 사진과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선택을 도와준다. 멋진 휴양지에 간다면 한번쯤 묵어보고 싶은 그런 숙소들도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누군가 동행 없이 혼자 여행할 때는 숙소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편인데, 보라카이 세부는 휴양지라 그런지 저렴한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정보는 거의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실제로 그런 숙소 자체가 많지 않다고 한다)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는 마지막까지 완벽한 여행준비를 놓치지 않는다. 출발 40일부터 당일까지 준비하고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해 조곤조곤 안내해준다. 한두 번 여행을 했던 독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긴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고 했으니 이렇게 한번 더 확인해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특히 짐꾸릴 때 필수준비물은 꼭 다시 확인하는 센스! 몇 번을 써도 매번 쓸 때마다 헷갈리는 입국신고서도 그림과 함께 실려 있어 좋다. 전압 같은 필수정보도 다시 한번 체크해 놓았다. 

  살짝 덧붙이자면 통화 정보에 페소 단위와 함께 한화와의 환율정보도 같이 실어주면 어떨까. 내가 미처 못 보고 지나친 건지도 모르겠지만 보통 가이드북 앞부분에 나오는 환율정보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물론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하면 금방 나오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 만큼 같이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현지에서 환율이 좋은 환전소 몇 곳도 같이 소개해주거나 아니면 지도에라도 표기해주면 아주 유용할 것 같다.







  한눈에 찾기 쉽게 인덱스도 있는데, 특이하게 전체 가나다순이 아닌 지역별 항목별로 나눠 가나다순으로 정리해두었다. 또 책표지에 실린 것처럼 보라카이 세부 보홀 현지의 스파 펜션 맛집 호핑투어에 쓸 수 있는 쿠폰 16종도 보너스로 실려 있다. 해당 가게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쿠폰으로 보다 저렴하게 이용하거나 별도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으니 꼭 챙겨가시길!







  책이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는 부록으로 휴대용 지도책이 붙어 있다. 살짝 잘라내면 여행지에서 간편하게 볼 수 있는 관광지도를 득템할 수 있다. 책을 들고 다니기에 무겁거나 부담스러울 때 이 별책부록 지도책만 살짝 떼어서 가지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스마트폰 덕분에 세계 어디에서도 구글맵을 사용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저자의 노고가 담긴 정보들이 담긴 지도책은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는 아름다운 휴양지인 보라카이 세부 보홀의 정보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운 책이었다. 친구나 가족에게 조곤조곤 알려주듯 친절하고 재미있는 가이드북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책은 친절하고 상냥하며 재미있다. 평소 막연하게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던 보라카이와 세부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아직은 생소한 보홀이라는 보물 같은 장소를 알게 되어 즐거웠다. 사실 이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보라카이 화이트비치를 너무 가보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보홀의 아름다운 해변을 느긋하게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가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생긴 만큼 설렘도 더 커진 셈이다. 

  올초 다녀온 홍콩 여행에서 나의 충실한 여행안내자가 되어 주었던 <홍콩 홀리데이>로 처음 만난 여행가이드북 '홀리데이 시리즈'는 가방에 쏙 들어가는 아담한 책크기, 컬러풀한 컬러의 책표지, 깔끔하면서도 상세하고 친절한 여행정보들이 가득해 먼 길 함께 하는 여행친구로 안성맞춤이다. 홍콩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보라카이 세부 홀리데이>는 보라카이나 세부 여행에서도 알찬 정보로 든든한 여행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 








+ 덧,

- 131쪽: 마지막줄에서 '~놓치지 말'로 문장의 마무리가 안 된 채로 끝났어요. 꽉찬 지면 부족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편집부에서 놓치신 부분이라면 참고하시길 :)
- 284쪽: '초콜릿 힐' 첫번째 줄에 '세계문화유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보다는 '세계자연유산'이 더 정확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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