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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14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페이퍼를 이제야 쓰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쓰기 전엔 13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페이퍼를 썼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한심하지만 그동안 갖고 있었던 마음의 부담-'언젠가 저걸 다 써야 하는데'-을 떨칠 수 있게 되어!!!! 시원하기도 하다!!!!!!!!!! 15기 신간평가단 첫 리뷰를 쓰기 전에 활동 마감 페이퍼를 쓰는 거니까 뭐 괜찮겠지? (괜찮긴 뭐가 괜찮…쯧;)


여튼간.


사실 2014년에는 책을 많이 못 읽었다. 고3 때 이후 제일 적게 읽었던 것 같다. 한 번 집어든 책도 끝까지 읽질 못했다.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삶은 가라앉고 마음은 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평가단 활동을 한 덕분에 여섯 달 동안 좋은 책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다. 첫 달부터 그랬다. 마스다 미리의 책도,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도, 계속 낄낄거리며 어찌나 즐겁게 읽었는지.


솔직히 12기 때나 13기 때에는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읽은 적도 있었고(뭐 다 지나간 일이니까 어떤 책이었는지도 그냥 쓰자면ㅋㅋㅋ 지옥설계도밀수꾼들…하아…읽기 싫었다囧) 읽고 나서 '아 별로다 이거…'하는 생각에 허탈했던 적도 있었다(남자를 위하여끝까지 연기하라를 읽고 그런 기분이 엄청 많이 들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절대로!!!!!!!!!). 근데 14기 때는 그런 적이 거의('전혀'는 아니었다ㅋㅋ) 없었다. 대부분의 책이 마음에 들었고 그 책을 읽는 순간들이 행복했다. 읽고 나서 이건 나만 읽을 수 없다!! 며 새 책을 새로 사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베스트5를 꼽는 게 참 힘들다. 이 책도 좋고 저 책도 좋고, 그 책은 재밌었고 저 책은 기억에 오래 남고, 이 책은 사진이 예뻤고 그 책은 문장이 아름다웠고…아아아아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다섯 권을 힘들고 힘들게 꼽아 본다.



앞의 네 권은 '이 책 읽고싶어요읽고싶어요엉엉엉'하며 주목신간 페이퍼에서 추천했던 책. 마스다 미리도, 레이먼드 챈들러도, 정유정도, 헤르만 헤세도, 다 믿을 만한 작가들이라 고민 없이 골랐다(저 네 작가 중에서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가장 좋아한다. 챈들러와 필립 말로는 정말이지ㅠㅠㅠ 애정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한 권은 큰 기대 없이 읽었다가 무릎을 치며 '역시!!!! 세상엔 나보다 훠어어어얼씬 훌륭한 심미안을 가진 분들이 많아!!!!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했던 책.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따뜻했고, 나는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나는 엄청 재미있었고, 히말라야 환상방황은 감동적이었고, 헤세의 여행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흐엉.


마지막 책은 대충 몸을 구기고 앉아 몇 쪽 읽다가 '역시!!!! 너의 추천 따위!!!!!!!!!!! 세상엔 너보다 훠어어어얼씬 훌륭한 심미안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는 걸 잊지 마라!!!!!!!!!!!!!!!!!!!! 이 책을 추천해주신 신간평가단님들 감사합니다ㅠㅠㅠㅠ'라며 스스로를 꾸짖은 뒤 자세를 바로잡고 정좌하여 읽었던 윤대녕소설가의 에세이. 윤대녕소설가의 소설을 하도 어렸을 때 읽어서, 그리고 사실 몇 편 안 읽어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윤대녕 뭐 별로-_-'라고 생각했던 게 얼마나 부끄러운 무지의 소산이었는지 이 에세이 덕분에 깨달았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윤대녕소설가님(__)


저 책 중 한 권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아, 정말 어렵지만, 절대 쉽지 않지만…그래도 골라야 한다면…입술을 물어뜯으며 마스다 미리의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꼽겠다.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책을 읽으면서 걸어가던 봄날의 퇴근길이 아직도 기억난다ㅎ 힘들게 봄을 나던 내게 위로가 되어 주던, 평범하지만 유쾌하고 소박한 만큼 귀여운 이야기. 작년에 쏟아진(!!!) 마스다 미리 언니의 수많은 책 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을 만 하다고 주장해본다ㅋ



이제, 15기에서는, 어떤 책을 또 만나게 될까? 첫번째 페이퍼에서 추천한 책은 몇 권이나 선정될까? (전망은 밝지 않다ㅋㅋㅋ) 설레는 마음으로, 첫 선정도서가 발표되기를 기다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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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 쓰는, 마지막 '이달에 읽고 싶은 책 리스트'. 14기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읽었던 에세이 중 베스트를 뽑는 페이퍼를 한 번 더 써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ㅋ 12기부터 14기까지 세 번, 그러니까 일년 반 정도 신간평가단을 했는데 이번 기수에 읽었던 책들이 가장 좋았다. 마지막에 선정될 책들과의 만남도 다 기쁜 만남이었으면 좋겠다 :)



첫 번째로 고른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꿈꾸는 하와이. 제목만 봐도 여행기ㅋㅋㅋㅋ '하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이다. 도쿄 기담집에 실린 하나레이 만이라든지, 유키와 '나'가 함께 하와이에 갔었던 댄스댄스댄스라든지…다 읽은 지 한참 된 책들ㅎㅎ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우쿨렐레도 함께 떠오른다. 보기만 해도 폼이 뚝뚝 떨어지는 하와이산 우쿨렐레라든지, 예전에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우쿨렐레 페스티벌이라든지…이 책을 읽고 나면 하와이와 함께 요시모토 바나나가 떠오를까? 어떨지 궁금하다.


두 번째로 고른 책 두 권은 심리학자 장근영 씨의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 그림책 작가 선현경 씨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의도는 아니었는데, 고르고 나니 두 권 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다. 장근영 씨의 책은 얼마 전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에서 언급되던데, 혹시라도 이 책이 9월에 선정될까봐 읽지 않았다ㅋㅋㅋㅋㅋ 이럴 때만 철저한 준비성-_- 14기 신간평가단 하면서 동물 관련 책들을 꾸준히 추천했는데 한 번도 뽑히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뽑히지 않을 공산이 크지만 그래도 꿋꿋이 올려본다. 선현경 씨의 책을 추천하는 데는 '갖기'보다 '버리기' 쪽으로 삶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는 나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빨간책방-장근영 씨 책-선현경 씨 책, 모두다 위즈덤하우스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이런.



세 번째로 고른 책은 라말라를 보았다. 낯선 작가 이름이지만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에 꽂혔다. 최근 계속되고 있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인해 많이 심란하고 무력감을 느끼던 차였다. 난민 신분으로 며칠 밖에 고향을 방문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 지식인의 '머물 수 있는 곳과 머물 수 없는 곳, 가도 되는 곳과 가면 안 되는 곳에 관련된 고민들'이라는 출판사의 책 소개가 마음에 와닿는다.


마지막은 김승희 시인의 산문집, 4분의 1의 나와 4분의 3의 당신. 솔직히 나에게는 시인이라기보다 교수님이 더 익숙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수님은 당연히 나를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내 졸업 논문 지도교수님이셨으므로!! 아 부끄럽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부 때는 유명한 교수님 수업 듣다가 실망(혹은 절망-_-)했던 적이 꽤 많았는데, 적을 옮겨 간 대학원에서는 유명한 교수님들의 수업이 다 훌륭해서 기뻤었었다. "나는 100퍼센트의 나로 이루어진 무슨 초월적 자아가 결코 아니며 4분의 3의 당신들이 상상적으로 만들어 준 나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나는 4분의 1의 나와 4분의 3의 당신들이다"라는 책 속의 구절도 이거 참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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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다. 잠도 안 온다. 노트북을 켜고 한동안 트잉여짓거리를 하다가 오늘이 칠석이라는 걸 알았다. 구글이 알려주었다.



어머 이번 두들은 예쁘기도 하지…하고 혼자 좋아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8월 신간평가단 마이페이퍼를 써야겠구나. 직녀와 견우가 오작교에서 만나듯, 나는 에세이 신간을 알라딘에서 만나야지(-_-;;;). 바람 한 점 없는 더운 밤 열심히 꼽아 본, 이번 달에 읽고 싶은 책 다섯 권을 차례로 나열해 보자면…


  


뽑히지도 않는 동물 관련 책을 혼자 열심히도 추천하고 있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꺾이지 않고!! 이번달도 꿋꿋이!!! 고양이에 관한 책 두 권과 코끼리에 관한 책 한 권을 올려 본다. 달려라 코끼리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는 동물을 만남으로써 변화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하고, 로스트캣은 동물을 잃음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하다. 


달려라 코끼리의 주인공은 라오스에서 온 짠디, 쏘이, 템 등 열 마리의 코끼리들. 한국에서 9년간 생활했고, 지금은 일본으로 떠났단다. 코끼리를 곁에서 계속 지켜봐 온 수의사선생님이 필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는데, 코끼리를 만나기 전과 만난 이후의 나는 다른 사람인 것 같다는 고백이 괜히 감동적이어서 첫 번째로 꼽아 본다.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는 책 표지와 제목을 통해 이 책의 성격과 내용을 50% 이상 노출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아 뭔 맨날 나오는 동물과 인간의 따뜻한 만남 어쩌구저쩌구 아녀-_-'하고 진부하다 투덜댈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인공인 빌리가 주인에게 버림받고 고양이 보호소에 있었던 고양이였다는 게 눈길을 잡아끈다. 세상을 버린 아이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고양이를 만나 세상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일까. 만약 맞다면 참신하지 않을 수 있을지언정 분명 아름답지 않을까.


로스트캣은 잃어버린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라는데-조동섭씨가 번역한 책들 중 재미있게 읽은 것이 많으며(번역을 잘했다 못했다는 내가 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특히 조동섭씨가 번역한 고양이 책들은 인상적인 것들이 몇몇 있었으므로(마지막엔 울며불며 읽었던 노튼 시리즈!!!!!!!) 읽어 보고 싶다. 고양이 티비의 그림이 실려 있다는 것도 읽어 보고 싶은 이유 중 하나!


    


또다른 두 권은 헤세의 여행엄마의 도쿄. '집 아닌 다른 곳'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책. 엄마의 도쿄는 그야말로 '엄마'와 '도쿄'에서 생활한 이야기인데…도쿄보다는 엄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시인 김민정 씨?'하고 클릭해 봤다가 조금, 아주 조금, 실망하기도 했는데(죄송합니다 또다른 김민정씨) 조그마한 딸아이가 훗날 이 글을 읽고 외할머니를 아름답게 기억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라는 문장을 읽고 울컥해버렸다. 외할머니를 아름답게 기억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니 세상에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분'에 약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이름 역시 딸이므로. 그렇다면 헤세의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 뭐 딴 게 있을 리 있나, 헤세니까! 헤르만 헤세니까!! 그 외 어떤 이유가 더 필요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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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신간 에세이를 훑으며 읽고 싶은 책을 추리다가 이번엔 유독 동물에 대한 책을 많이 골랐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더운데 털이 북실북실한 쟤네들은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독자를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의 저 두 눈동자가 품고 있는 얘기들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어쨌든간, 이달에 읽고 싶은 에세이 리스트 스타아아트.




첫 번째 책은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길고양이 사진가로 유명한 이용한 씨의 책이다. 이용한 씨의 길고양이 시리즈를 2권까지 읽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도 좋았지만 <명랑하라 고양이>가 더 좋았다. 이번 책에서는 외국 고양이들을 구경할 수 있단다. 모로코와 터키, 일본, 대만, 인도, 라오스…한국의 고양이들보다 더 평온한 묘생을 안위하고 있으려나. '고양이는 고양이라서 행복하고 사람들은 고양이가 있어 행복'하다는 출판사의 책 소개 문구가 마음을 따습게 해 준다(물론 여름이니까 너무 따습하면 곤란하겠지만ㅋㅋ). 두 번째 책은 엄마 말대로 하면 돼. 엄마의 잔소리와 다양한 동물들의 표정을 연결시켜서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고 한다. 블루데이 북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일 것도 같지만 보고 싶다. 물론 글보다 사진이 훨씬 더 보고 싶다ㅋ


세 번째 책은 앞의 두 책과 좀 다른 분위기의 책, 이렇게 귀여운 동물을 왜 죽여야 하는 거죠? 책의 제목만 보고선 유기동물을 죽이고야 마는 인간들의 비정함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책인가보다 생각했다. 조금은 슬픈 마음으로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고 나서야 마음이 좀 환해졌는데, 이런 문장들 때문이었다 : 마모토 동물애호센터는 수용 중인 주인 없는 개와 고양이를 살처분하지 않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준다는 원칙 아래 정성껏 돌보고 있다. (중략) 그러나 이곳 역시 한때는 전국 어느 동물행정시설처럼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참혹한 상황에 처해 있던 현장이었다. 직원들이 주로 하는 일은 매주 2회 가스처분기를 가동시키는 것. 동물들을 스테인리스 상자 안에 몰아 넣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스위치를 켠다. (중략) 그러던 어느 날 한 직원이 속으로만 삼켜야 했던 말을 꺼내고 말았다. "더 이상 동물을 죽이는 건 싫어!" 하, 결국 저 한 마디의 말이 수많은 동물들의 생명을 살리게 된 거다. 멋진 이야기 아닌가. 직접 눈으로 읽으며 확인해보고 싶다. 누군들 그러지 아니하리.



네 번째 책은 학교의 슬픔. 직업 때문인지-_- 학교나 교육 관련 에세이가 눈에 자주 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 말씀 잘 안 들었던 선생님, 공부 못했던 선생님, 가난해서 차별받아 본 선생님이 교육 현장에 더 많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라, '그러니까 나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는 이 책이 매우 끌린다. 이 책의 저자인 페낙의 아버지가 페낙에게 "걱정할 거 없어. 어쨌거나 26년 뒤면 알파벳은 완벽하게 알게 되겠지."라고 말했다는데, 이 역시 멋지지 않은가.


마지막 책은 신간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또다른 신간. 만화에 에세이에 소설에 이어 이번에는 여행기까지. 이러다 곧 마스다 미리 사진집, 마스다 미리 일기, 마스다 미리 자서전, 마스다 미리 연설집, 마스다 미리 인터뷰집, 마스다 미리 요리책, 마스다 미리 재테크책…도 나오는 거 아녀. 마스다 미리의 책을 참 좋아하지만, 너무 신간이 많이 나오는 건 좀 별론데 흑흑. 물론 내가 별로라고 느끼든 말든 새 책은 계속 나올 것이며 나는 서글픈 마음으로-마스다 미리가 값싼 유행처럼 소비된다는 느낌이랄까, 심지어는 낭비된다는 느낌도 좀 든단 말이지!-카드를 긁겠지. 이 책, 마음이 울리는 작은 여행도 카트에 당연히 담겠지 흙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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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다. 대체 이 땅 위를 흐르는 시간은 왜이리도 참혹한지. 세월호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4월을 지나, 늘 죄인 된 심정으로 맞는 5월을 지났더니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살육이 온 땅을 휩쓸고 지나갔던 6월이 되었다.


5월에는 한 강 소설가님의 소년이 온다를 다 읽고, 한 강 소설가님이 나오신 문학동네 채널1과 창비 라디오 책다방의 팟캐스트를 들었다. 채널1에서 신형철평론가님이 '광주의 5월이 모독당하는 현실'에 대해 언급하실 때, 라디오 책다방에서 김두식 교수가 '나는 민주화가 되면 그 때 권력을 잡던 그들이 더이상 정치판에 머무를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들이 더이상 자기 얘기를 큰 목소리로 못 할 줄 알았다, 그들 대신 새로운 야당이 생기고 새로운 여당이 생길 줄 알았다'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하실 때 숨이 막힐 듯 갑갑해져서 중지 버튼을 누르고 잠시 쉬었다.


이 달에는 어떤 책을, 어떤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될까. 재작년 12월처럼 모든 게 점점 더 나빠질 뿐이라는 사실을 또다시 경험하고 잔뜩 웅크린 마음으로 읽게 되진 않을까. 찌푸려 있던 미간을 억지로 펴며, 눈길이 간 책들을 꼽아 본다.




지난 달에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작년 5월에 읽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가 떠올랐다. 뭐야? 또 광주야? 광주에 대한 책 많잖아. 광주 얘기를 아직도 해야 해? 라는 말들을 들을 때마다 참담한 기분이 든다. 용산에서, 대추리에서, 강정에서, 끊임없이 광주가 반복된다. 세월호 역시 어쩌면 광주의 어떤 모습일지도. 어떻게 얘기하지 않을 수 있냐? 고 되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유태인들이 아우슈비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또 하는 것처럼. 거기서 생존한 이들이 거기서의 경험을 계속 말하고, 거기서 생존한 이들의 후손들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을 복원하려 노력하는 것처럼. 이 책의 저자인 프리모 레비 역시 아우슈비츠가 잊혀지지 않게 만든 생존자들 중 한 명이다. 죽기 1년 전에 쓴, 유서 같은 책이라는 책 소개 때문에 더 읽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라는 제목을 보고 세월호가 생각나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달에 가장 읽고 싶은 책.



죽음에 대한 책을 자주 고르게 되는 건 지금 내 곁에 죽음이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겠지. 이번 달에는 죽음에 대한 책을 세 권이나 골랐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상실 수업, 신현림 씨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경험한 후에 자신의 애도를 제대로 표현하고 허무의 늪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은 알려주지 않을까. 100%의 정답을 주지야 못하겠지만 사소한 조언이라도 얻어 보고 싶다.



마지막 책은 마츠모토 세이초의 검은 수첩. 지난 달에 재미있게 읽었던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시리즈에서 신작이 나왔다. 마츠모토 세이초의 책을 작년부터 조금씩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이라 그의 에세이에도 관심이 간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던데, '추리소설의 매력'이라는 부제의 1장과 '추리소설의 발상'이라는 부제의 2장이 가장 궁금하다. 특히 1장의 '왜 추리소설을 읽는 여성 독자가 늘었을까', '추리소설은 원래부터 내용이 이상하다', '추리소설의 수법에 관해 장래에 남은 문제' 같은 글은 제목만으로도 재미있어 보인다.




이 페이퍼를 쓰고 있는 순간, 평소보다 더 막막한 기분이 드는 건 며칠 후에 있을 지방선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정치평론가' 혹은 '여론조사 전문가'라는 명찰을 단 사람들이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내놓는 전망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희망이란 이 나라에 부재함을 새삼스레 절감하게 되니까. 그 와중에 오늘은 빨간 점퍼를 입은 정치인들이 '도와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더라(물론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의 보좌관들이 두눈을 부라리며 버티고 서 있었겠지만). 기가 막혀 헛웃음이 픽픽 나온다.


선거권을 가진 이래 항상 같았다. 부정적인 전망 속에 최악을 준비하며 차악을 기대해 왔다. 이번에는 어떨까. 얼마나 더 나빠질까. 조금 덜 나빠질까?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이제 3일도 안 남았다는 사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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