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명품]심은하 드레스 입을래요

얼굴 작아 보이는 심은하 드레스..면사포 겹쳐 어깨 가리면 '굵은 팔뚝'도 OK!

[동아일보] 1981년 7월 29일 영국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이날 다이애나는 허리 밑으로 확 퍼지는 웨딩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끌었다. 풍성한 웨딩드레스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뭇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다이애나 드레스’의 시대는 갔다.

요즘은 해외 유명 스타들이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입고 나오는 이브닝드레스처럼 몸에 살짝 달라붙는 디자인의 웨딩드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랑 예복은 고급스러운 소재가 포인트. 품위 있게 몸매를 살려주는 라인으로 고르는 게 좋다.

○ ‘튜브 톱’ 스타일에 장식 최소화

작년 10월 영화배우 심은하의 결혼식. 예비신부들은 심은하가 입은 단아한 웨딩드레스에 눈이 쏠렸다.

‘심은하 드레스’로 불리기도 했던 이 웨딩드레스는 어깨가 드러나는 ‘튜브 톱’ 스타일에 스커트는 A라인으로 살짝 퍼지고, 장식은 최소화해 단아함과 세련됨을 강조했다.

요즘은 심은하 드레스의 영향으로 어깨가 드러나는 ‘튜브 톱’ 스타일이 인기다. 끈 없이 가슴 윗부분이 훤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신부의 얼굴이 작게 보인다. 두툼한 ‘팔뚝’이 걱정이라면 면사포를 두 개 겹쳐 어깨 부분을 가리면 된다. 스커트 라인도 ‘풀(full) A라인’ 보다 ‘슬림(slim)한 A라인’이 인기다. 허리에서 밑단까지 A모양으로 살짝 퍼진 라인이다.

슬림한 A라인과 비슷하지만 허리부분을 더욱 날렵하고 길쭉하게 보이게 하는 ‘인어공주형’ 라인도 있다. 인어공주형 드레스는 허리에서 무릎까지 몸에 달라붙다 인어의 꼬리지느러미 모양처럼 퍼지는 라인이다.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오만과 편견’에 출연한 영화배우 키라 나이틀리가 실크 소재의 인어공주형 ‘베라 왕’ 드레스를 입어 주목을 받았다.

베라 왕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는 드레스 명품 브랜드. 국내에서는 영화배우 심은하, 김남주 등이 입어 유명해졌다.

양가 어른들 앞에서 어깨를 훤히 드러내기가 부담스러우면 ‘황정민 드레스’를 입어보면 어떨까.

지난해 결혼한 아나운서 황정민은 속이 비치는 망사 소재의 긴 소매 드레스를 입고 상의 부분만 비즈(장식용으로 쓰이는 작은 구슬)로 장식해 우아하면서 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드레스는 ‘이광희 웨딩’ 제품. 이광희 웨딩의 박채영 디자인 실장은 “실크와 레이스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장식과 라인은 심플한 게 요즘 유행”이라며 “아이보리색과 눈부신 흰색이 인기”라고 말했다.

○ 백마 탄 ‘왕자’처럼

신랑의 턱시도는 신부의 웨딩드레스만큼 뚜렷한 유행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소재와 몸의 라인을 잘 살려낸 디자인의 턱시도가 멋쟁이 신랑을 만들어 준다.

요즘 예복은 턱시도처럼 허리 라인이 들어가 날씬함을 강조한 스타일이 많다. 이탈리아 고급 신사복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위해 맞춤복 ‘수 미주라’를 추천한다. 자료편집:결신모 http://weddingsangdam.cyworld.com

제냐의 맞춤양복인 ‘수 미주라’는 이탈리아어로 ‘당신의 사이즈에 맞는다’는 뜻. 매장에서 치수를 재고, 옷감과 디자인을 고르면 유럽에 있는 수 미주라 전용 공장에서 양복을 만든다고 한다.

450여 개 소재와 100여 개 디자인 모델 중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고를 수 있다. 주문 후 제품을 받을 때까지 약 5주가 걸린다고 한다. 셔츠도 250여 개 소재와 다양한 옷깃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방문 맞춤 전문 신사복 ‘사르또’는 청첩장을 보여주면 특별한 결혼식에 어울리는 고급 드레스 셔츠를 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자료출처1: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료출처2: 싸이월드 결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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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ephistopheles > 나는 이배우가 너무너무 좋더라....!! #4

이 배우를 생각하면 나는 아련하고 그러워집니다. 물론 그녀가 날 알리는 절대 없겠지만....

요정.천사.선녀. 이러한 일련의 어떤 호칭을 앞에 붙어도 그러한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배우.
나의 영원한 이상형이며, 내가 보는 스크린 속의 수호천사. 그리고 언제나 사랑스럽고 그리운 그녀.
개고기 운운하면서 어떻게 하면 자기미모를 보존할까 뇌세포를 돌리는 깡통소리가 나는 여배우와는
다르게 늙은 모습 액면 그대로 보여주면서 전세계를 돌면서 아동복지를 위해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
을 보여주었던 모든 어린이들의 또다른 어머니.,,이러한 미사어구 하나하나 보다 그녀의 모습과 활
동을 사진 한장만 봐도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배우..



오드리 헵번(Hepburn, Audrey, 1929.5.4~1993.1.20)  입니다.

벨기에 태생인 그녀는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부모들의 이혼 그리고 2차세계대전으로 인해 떠돌아다닌 피난생활.
스타가 된 후 2번의 이혼.
그렇습니다. 은막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실생활은 그리 화사하지
만은 않았나 봅니다. 그래도 나는 그녀가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상처를 품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언제
나 근사했고 언제나 화사했으니까요.


로마의 휴일.

오래된 흑백영화라고 하지만 어릴 적 이영화를 보면서 난 그녀에게 흠뻑 빠졌습니다. 나중에 결혼하면
저런 여자랑 결혼할꺼야..라는 야무지고 옴팡진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영화로 인해서 그녀는 나의 이상형이 되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 영순위에서 30년이나
넘게 굳건하게 그 자리를 고수하는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가 되었던 계기를 만든 영화였습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 영화를 보고 젊은시절 어머니의 사진속의 헤어스타일이 왜 그런 모양세를 갖추었는지 알게 되었습
니다. 그녀는 은막에서 머무르는 영화배우로서가 아닌 더 크게 나아가 헵번신드롬과 스타일을 창시한
그시대 문화의 한 트랜드를 만든 배우였습니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지방시라는 디자이너와 평생가는
우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로마의 휴일에서의 고귀하고 품위있지만 순진하고 발랄한 이미지와는 상반
되는 캐릭터를 보여줬습니다. 창가에서 약간 허스키하게 기타를 치며 부르는 `문리버'는 아직도 생생
합니다.



사브리나.

리메이크를 한 영화를 보면서 욕을 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헵번이 나왔던 원작이 훨씬 아름다웠고
감명깊었다고... 리메이크에 나온 여배우는 여배우도 아니야라면서 나름대로 저주를 퍼부었던 기억이
나는군요..(그 결과인지 리메이크 판 사브리나역을 맡은 `줄리아 오몬드'는 크게 뜨지 못했다...생각
됩니다..^^)

마이 페어 레이디.

줄리아 로버츠의 출세작 `프리티 우먼'을 보면서 저는 심드렁했습니다.
`마이 페어 레이디랑 똑같잖어..헵번이 더 이뻤어...'
라고요.
이 영화에서 그녀는 두가지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줬습니다. 극장앞에서 꽃을 파는 거칠고 무식한
촌무지랭이 여자와 아름답게 다듬어진 사교계의 꽃으로 완벽한 변신을 한편의 영화에서 확실하게 보여주
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두워질 때까지.



비교적 나이가 들은 모습으로 출연했던 영화입니다. 스릴러물이였고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거대 마약조직의 마약이 들은 인형을 우연히 가지게 된 맹인여자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됩니다. 마지막 부분 자신을 죽이기 위해 온 킬러를 방어하기 위해 집안에 빛이 나는 물건이란 물건
은 다 제거를 하고 위기를 벗어나나 싶더니 미처 제거하지 못한 냉장고안에 등으로 인해 킬러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공포스러운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납니다.

영혼은 그대 곁에 (Always)

스필버그가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몇편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이영화가 그런 영화중에 하나입니다.
때가 안좋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페트릭과 데미가 열연한 `사랑과영혼'이 같은 시기에 나온것이 악재
였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주제였고 비슷한 내용이였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헵번의 유작입니다.
은막에서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조연으로 출연했으나 그녀가 맡은 역활은 주인공이 죽은 후 그를 인도하는 천사장으로서 그녀가 생
활에서 벌이고 있는 아동복지를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배역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



은막 밖에서의 활동.

















페이퍼를 쓰기위해 그녀의 공식홈피에 들렸습니다.
은막에서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사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이 사진
속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고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대장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직전까지 그녀는 유니세프를 통해 전세계 아동복지를 위해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때 그녀의 아들에게 해줬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그녀가 생을 마감한 후 이러한 유언은 그녀의 아들을 통해 계속해서 아동복지를 위해 힘써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가끔 대중매체를 통해 제2의 헵번...헵번이 되고 싶다.라는 말을 운운하는 여배우들을 보면 없던 짜증도
한순간에 밀려오는 걸 느낍니다. 그들이 아무리 아름답고 이뻐도 헵번과는 비교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인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렀고 내가 활동하는 시대와는 다른 시대에서 한 획을 그었던 여배우이지만, 아직도 난 그녀의 사
진만 보면 감탄하고 기뻐합니다. 아마도 내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내 마음의 0순위 여배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만큼 그녀는 아름답고 위대하니까요..!!

뱀꼬리 :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그녀의 사망후 이런말을 했다는군요.
            `이제 하느님은 가장 아름다운 천사를 얻게 되었다' 고요.
             100% 전적으로 동감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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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유상욱
주연 : 김민종, 김유미, 조은숙, 이아현
개봉 : 2005년 9월 15일
관람 : 2005년 9월 12일
등급 : 15세 이상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김민종이 주연을 맡은 영화에서 만족감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김민종이 주연을 맡은 TV 드라마는 언제나 재미있게 시청하는 편이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영화에 출연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영화 선택을 잘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의 연기력이나 외모가 영화와는 맞지 않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제게 있어서 그의 영화중 재미있게 본 영화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와 [귀천도]뿐이니 거의 10년이 넘게 그는 영화 배우로써 제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추석 시즌에 개봉하는 [종려나무 숲]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TV 드라마인 [진주 목걸이]에서 찰떡 연기 호흡을 보여준 김유미와의 공연작이고, 김민종이 어설픈 터프가이를 흉내낸 액션 영화가 아닌 가을에 맞는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어쩌면'이라는 가느다란 희망을 안게 되었습니다.
암튼 [종려나무 숲]을 보기위해 피곤하다고 투덜거리는 구피를 달래며 극장으로 향하는 길. '우려'와 '기대'가 묘하게 교차되더군요. 물론 그 중에서 '우려'가 '기대'보다 강했기에 극장으로 향하는 길은 약간의 가시밭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가 재미없을 경우 억지로 끌고간 구피에게 무시무시한 보복을 당할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일단 [종려나무 숲]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영화를 봤기에 이 영화가 단순한 김민종과 김유미의 도회적인 분위기의 러브 스토리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거제도로 장소를 옮기더니만 현장 근로자복을 입고 거친 사투리를 쓰는 화연(김유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솔직히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화연의 할머니로 분한 조은숙이 등장하면서부터 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도회적 분위기의 멜로 영화라고 생각한데에는 김민종과 김유미, 조은숙같은 주연 배우들의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TV 드라마를 통해 도시남녀의 이미지를 굳힌 그들이었기에 영화 또한 그런 도시남녀의 이야기일것이라 생각한거죠. 하지만 유상욱 감독은 이들의 그런 이미지를 깨뜨리며 영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러한 유상욱 감독의 시도는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저는 김유미라는 배우를 좋아합니다. 특히 [폰]에서 보여줬던 그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죠. 자신의 캐릭터를 감춤으로써 마지막 반전을 오히려 도드라지게 만드는 능력... [폰]에서 보여줬던 김유미의 연기는 바로 그러했습니다. [인형사]에서 김유미는 [폰]에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폰]에서 김유미는 캐릭터를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감춰야 했다면, [인형사]에서는 오히려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밖으로 표출함으로써 미궁의 존재와 맞서는 호러퀸으로써의 역할을 해낸 것입니다. 하지만 [폰]과 [인형사]에서도 김유미의 캐릭터에도 공통점은 있으니 그것은 세련된 현대 도시인의 모습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1인 2역을 맡은 [종려나무 숲]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전 이미지와 너무다른 180도의 급작스러운 변신을 시도합니다. 거친 사투리의 현장 근로자 화연과 화연의 어머니인 정순. 까무잡잡한 촌스러운 분장으로 김유미의 모습을 감춘 정순이라는 캐릭터는 오히려 잘 어울렸지만 로맨스의 주인공이었기에 김유미의 멋진 모습을 감출 수 없었던 화연이라는 캐릭터는 시종일관 김유미와 불협화음을 일으켰습니다. 그 하얀 얼굴과 가냘픈 손으로 거친 현장 근로자라고 우겨대다니...




하지만 김유미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이 영화의 최대 실수는 바로 조은숙의 캐스팅입니다.
조은숙은 약간의 푼수적인 이미지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제게 조은숙은 미워할 수 없는 푼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종려나무 숲]을 보기전 조은숙이 연기한 캐릭터는 분명 김민종과 김유미의 사랑을 방해하는 그런 역할일것이라 나름대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첫 등장은 그러한 제 생각과는 전혀 반대인 할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배우들이 자신의 이미지대로만 연기를 해야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은숙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이 저마나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트린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은숙의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관객의 입장으로는 그 새로운 시도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입니다. 슬픈 멜로 영화에서 관객들이 킥킥거렸다면 그 순간 이 영화는 성공적인 멜로가 될 수 없습니다.
[종려나무 숲]의 이런 식의 캐스팅 실수는 김유미, 조은숙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조연인 최선장 역을 맡은 이경영의 등장은 극장을 순식간에 웃음 바다로 만듭니다. 물론 불미스러운 사건이후 이경영을 오랜만에 보는 저로써는 꽤 반갑기도 했지만 그의 예상치못한 모습에(왠 꽁지머리...) 그동안 웃음을 참았던 저조차도 나도 모르게 킥킥거리고 말았습니다.




[피아노 맨],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을 연출했던 유상욱 감독... 비록 그의 전작들이 그리 성공적인 영화는 아닐지라도 저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그의 도전 정신을 높게 사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들 영화의 잇단 흥행 실패로 거의 7년을 기다려야했던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다시 이렇게 관객앞에 섰습니다.
일단 스토리만 놓고 본다면 [종려나무 숲]은 그의 이야기꾼으로써의 기질을 십분발휘합니다. 현재의 인서(김민종)와 성주(이아현)의 장면에서 시작하여 인서가 성주에게 과거의 이야기인 화연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또 그 이야기속에는 화연의 할머니인 봉애(조은숙)가 인서에게 종려나무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해줍니다. 이렇듯 3중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영화가 복잡해질 수 있지만 유상욱 감독은 이들 3가지 이야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마지막까지 이야기속에 빠지게끔 만듭니다.
특히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인데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던 장면이기도 했지만 왠지 봉애와 정순, 인서와 화연의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데에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마무리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 나름대로 냉정히 한다면 결코 성공적인 멜로 영화라고 할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것은 앞에서도 설명한 영화의 캐스팅 때문입니다. 멜로 영화만큼 관객들이 공감할만한 캐스팅이 중요한 장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유상욱 감독은 바로 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침으로써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좀 더 세심한 캐스팅이 이뤄졌다면 정말 괜찮은 멜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자꾸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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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민규동
주연 : 주현, 엄정화, 황정민, 임창정, 김수로, 윤진서, 천호진
개봉 : 2005년 10월 7일
관람 : 2005년 9월 30일
등급 : 15세 이상

사랑은 위대합니다. 뜬금없이 뭔소리냐고요? 요즘 가을을 맞이한 멜로 영화들에 둘러쌓여 있어서인지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의 위대함이 너무 뻔한 상업적 코드가 아닌 진실된 외침으로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답니다.
[신데렐라 맨]의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 [외출]에서의 지독스럽게도 잔잔한 불륜의 사랑, [종려나무 숲]의 구시대적이지만 그렇기에 정감이 가는 우리 어머니들의 지고지순한 사랑, [형사]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조선시대 여형사와 이름없는 검객의 판타지스러운 사랑, 그리고 최근 보았던 [사랑니]에서의 여선생과 남학생의 사회적 금기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사랑까지...
물론 이 모든 사랑에 동감하며, '그래 역시 사랑은 위대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달동안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가 가득 넘쳐나는 영화들을 봤더니만 '사랑'이라는 단어가 계속 내 머릿속을 빙빙 돌고 있네요.
그 중 역시 최고의 하일라이트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마치 정성껏 준비한 '사랑 종합 선물 세트'처럼 한달동안 보아왔던 그 수많은 사랑 영화들이 했던 이야기들을 단 한편의 영화에 차곡차곡 쌓아놓았습니다. 정말 사랑에 대한 대단한 내공이 담겨져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곱개의 사랑을 관객 앞에 펼쳐놓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보다도 더 많은 사랑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제가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암튼 이 영화에서 제가 발견한 일곱개의 사랑 이야기는 놀랍게도 제각각 그 모양새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톡톡튀는 이혼녀와 순진남의 사랑, 가난한 연인의 찡한 사랑, 엽기스러운 수녀의 발랄한 짝사랑, 중년의 알콩달콩한 사랑, 남성간의 조금은 불편스러운 사랑, 철없는 아버지와 불치의 병에 걸린 어린 딸의 감동스러운 사랑, 그리고 어린 아이들의 순진한 사랑까지...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속에는 또다른 사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민규동 감독은 마치 평생 해야할 사랑 이야기를 이 한편의 영화에 모두 담아보겠다는 듯이 욕심을 부립니다.
하지만 그 욕심이 결코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충분히 책임질만한 주연 배우들을 십여명 대동하고 일곱개의 사랑 이야기라는 얼핏 듣기에 복잡다난할것만 같은 스토리 라인을 민규동 감독은 아주 차분하게 스크린 속에 투영시킵니다. 이 영화속의 사랑 이야기와 등장 인물들을 아주 공평하게 영화속에서 배분되어있으며 각각의 이야기가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서로 맞물림으로써 스토리 라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갑니다.  
물론 그러한 방법이 이 영화가 처음 시도하는 독특한 방식은 아닙니다. 우린 이미 [러브 액츄얼리]라는 명품 멜로 영화를 경험했으니까요. 하지만 [러브 액츄얼리]가 있다고해서 민규동 감독의 이 뛰어난 연출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누가뭐래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제가 최근에 보았던 그 어떤 멜로 영화보다 뛰어난 영화임에 분명하니까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웃음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영화속 에피소드중에서 가장 웃음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순진한 나두철 형사(황정민)와 톡톡튀는 페미스트 여의사 허유정(엄정화)의 사랑이 처음에 가장 돋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코미디 연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임창정, 김수로, 주현의 출연은 이 영화를 부담없는 로맨틱 코미디로 치장합니다.
민규동 감독은 스타들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함으로써 영화의 초반 재미를 이끌어냅니다. [마지막 늑대], [너는 내 운명]에서의 순진남을 연기했던 황정민에게 나두철 형사라는 캐릭터의 옷을 입힌 것은 민규동 감독이 얼마나 각각의 배우들에게 어떤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알수 있습니다. 그러한 배우와 캐릭터의 적재적소의 배치는 황정민 뿐만이 아닙니다. 톡톡튀는 싱글녀 엄정화, 뺀질남 김수로, 고집불통 구두쇠 주현, 엉뚱녀 윤진서, 그리고 왠지 백수 이미지가 어울리는 임청정까지... 이 영화속의 배우들은 자기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것처럼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을 전파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관객 스스로 그런 자연스러운 이미지에 맞춰 편안해하고 있을때 후반부에 민규동 감독은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급작스러운 변화를 주며 찡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톡톡튀는 이혼녀에서 아이를 유괴당한 어머니의 절박한 심정을 연기한 엄정화의 변신에서부터 뺀질남에서 진정한 아버지로 변신하는 김수로의 연기까지... 그 무뚝뚝해보이는 곽회장(주현)이 오여사(오미희)에게 닭살스러운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이 제겐 급작스러운 변화의 절정입니다.
결국 민규동 감독은 스타급 배우들의 정해진 이미지에 맞춰 영화의 초반을 진행시키다가 후반부에 그들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연기 변신을 보여주며 사랑이 그들을 어떻게 변하게 했는지 간접적으로 표현해냅니다. 그러한 변화가 그들에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었던 겁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극장을 나서는 길... 어떤 여성 관객분이 상당히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왜 우리 영화는 초반엔 웃겼다가 후반엔 울리려고하는지 모르겠어'라며 투덜거리시더군요. 영화를 볼땐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생각해보니 이 영화 역시 제가 가장 싫어하는 '슬픈 코미디'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영화였던 겁니다. 하지만 전 그 여성분과는 달리 이 영화의 슬픈 후반부가 그리 짜증스럽지가 않았답니다. 그 이유는 그 후반부가 슬프기보다는 오히려 아름답다는 사실을 영화를 보며 느꼈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에겐 있었나요?' 네 물론 제게도 있었습니다. 아니 아직도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극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지만 제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한, 아니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한 내 일주일은 언제나 아름다울테니까요. 그렇기에 역시 사랑은 위대합니다.

P.S. 아무리 사랑이 위대하다고 할지라도 아직은 동성간의 사랑은 우리 관객들에겐 부자연스러운가 봅니다. 다른 에피소드와는 달리 천호진과 김태현의 이야기에선 여기저기에서 관객들의 어수선한 거부반응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너무나도 매력적인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도 천호진과 김태현은 찾아보기 어렵고, 하트로 가득한 이 영화의 포스터에서조차 김태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천호진을 찾는것은 숨은 그림 찾기와 같고요. 영화 사이트와 영화 홈페이지에서도 천호진과 김태현의 스틸 사진한장 찾을 수 없으니... 아무리 그래도 그들의 사랑 역시 위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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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이크 뉴웰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 2005년 12월 1일
관람 : 2005년 12월 2일
등급 : 12세 이상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리 포터와 불의 잔]만큼은 달랐습니다. 워낙 원작을 재미있게 읽은 저로써는 피터 잭슨 감독의 필생의 역작이라는 [킹콩]보다도 오히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원작도, 영화도, 제겐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도저히 아동 취향적인 이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 어른들이 왜 열광을 해야하는지 전혀 이해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조앤 K. 롤링의 원작 소설을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은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부터였습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저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만큼은 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었죠. 하지만 영화는 기대만큼 재미있지 못했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원작소설과 영화를 동시에 좋아하게된 영화는 바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부터입니다. 물론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는 그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손에서 벗어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과 비교해서 상당히 어른 취향적으로 바뀌며 본격적인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개봉하였습니다. 역대 [해리 포터 시리즈]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과 관객 평점을 받았다는 소문대로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그 동안의 다른 [해리 포터 시리즈]중에서 제게 가장 만족스로운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의 [해리 포터 시리즈]중에서 [불의 잔]을 가장 재미있게 본 이유를 설명하려면 먼저 [해리 포터 시리즈]를 거쳐간 감독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될것 같군요.
모두들 아시겠지만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의 감독은 크리스 콜럼버스입니다. [나홀로 집에], [미세스 다웃 파이어]등을 연출한 헐리우드의 흥행 감독인 그는 대표작에서 알 수 있듯이 디즈니적인 가족 코미디 영화에서 재능을 발휘한 감독입니다. 그런 그가 연출을 맡은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이 완벽한 가족용 판타지 영화로 탄생되어진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니 애초에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한 판타지 동화로 시작되어졌음을 상기한다면 크리스 콜럼버스에게 연출이 맡겨진 것이 오히려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해야 옳겠군요. 하지만 그러한 점이 제가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이 전세계적인 엄청난 성공과 함께 점차 아동용 판타지 동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즐기는 초특급 베스트셀러로 변하는 동안 영화 역시 변화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크리스 콜럼버스에서 알폰소 쿠아론으로의 감독 교체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소공녀], [위대한 유산]그리고 [이 투 마마]가 눈에 띕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자신의 이러한 필모그래피대로 [아즈카반의 죄수]를 완성해냈습니다. [소공녀]와 [위대한 유산]처럼 명작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그는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멋지게 스크린 속으로 옮겨놓았고, [이 투 마마]의 그 색다른 성장 드라마처럼 [아즈카반의 죄수]를 가족용 판타지 영화에서 한 소년의 성장통을 담은 영화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하지만 흥행에 재능이 없던 그의 아킬레스건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 크리스 콜럼버스의 해리 포터를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시키긴 했지만 영화적인 재미만은 조금 떨어지는 결과를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이젠 영국의 명감독 마이크 뉴웰에게로 메가폰이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알폰소 쿠아론만큼이나 마이크 뉴웰에게 [불의 잔]의 연출을 맡은 것은 제겐 상당히 의외의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은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라는 걸출한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와 [모나리자 스마일]이라는 가슴따뜻한 드라마를 만든 감독으로 제게 인식되어 있었으니까요.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해리 포터를 온 가족이 즐길수 있는 가벼운 블럭버스터로 첫 스타트를 끊었고, 알폰소 쿠아론감독이 해리 포터를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시키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면 과연 마이크 뉴웰감독이 [불의 잔]에서 할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이것이 제 궁금증의 근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은 원작 소설을 읽는 동안 조금은 풀렸습니다.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한 해리 포터는 [불의 잔]에서 첫 사랑을 경험하게 되며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과의 관계 역시 그냥 단순한 친구사이에서 서로간의 이성적인 관심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이크 뉴웰의 역할은 자신의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능력을 발휘하여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이성적인 감정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을 것인가하는 것이 영화를 보기전의 제 예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예상은 어느정도 맞아들어갔습니다.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느꼈지만 [불의 잔]에서 너무 커버린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는 마이크 뉴웰 감독에 의해 더이상 어린 영웅들이 아닌 서로에게 질투를 느끼는 사춘기 소년, 소녀로 변해 있었습니다. 제가 [불의 잔]의 가장 명장면으로 꼽는 무도회 장면은 그런 마이크 뉴웰 감독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너무 어린 취향적인 영화라고 투덜거렸던 제가 불과 2년사이에 훌쩍 커버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알폰소 쿠아론을 거쳐 마이크 뉴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에 준비를 해온 [해리 포터 시리즈]의 그 완벽한 치밀함의 결과이며, 그런 완벽함이 [반지의 제왕]이 끝나버린 현 시점에서 제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마이크 뉴웰 감독이 [불의 잔]을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이성적 감정에만 모든 것을 맞춘 것은 아닙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은 원작의 재미를 살려 영화를 완벽한 블럭버스터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작 소설의 방대한 분량을 생각한다면 고작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여분에 불과(?)한 [불의 잔]은 영화의 한계상 어쩔수없이 수많은 생략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략을 탓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원작 소설을 완벽하게 영화화했다는 [반지의 제왕] 역시 원작에 대한 생략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이며, 그러한 생략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들 소설들은 영화가 아닌 몇십부작으로 기획된 미니 시리즈로 제작되어져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불의 잔]이 얼마나 생략했는가가 아니라 생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원작의 재미와 내용을 완벽하게 스크린속으로 옮겼나일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의 잔]은 적절해 보입니다. 물론 퀴디치 월드컵 장면이 너무 짧아 그 화려한 스케일을 좀더 느껴보고 싶었던 제게 아쉬움을 남겼고, 트리위저드 경기 장면 역시 그 실마리를 푸는 과정이 너무 많이 생략되어짐은 사실이지만 [불의 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퀴디치 월드컵이나, 트리위저드 경기가 아님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생략은 마이크 뉴웰감독의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불의 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볼드모트의 부활이며, 그에 맞서야하는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입니다. 볼드모트는 해리의 피를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육체를 되찾고,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역시 사촌기의 성장통을 거쳐 이제 본격적으로 악의 화신 볼드모트와의 위험한 대결을 벌일 준비를 끝내야합니다. 이제까지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모험담을 주내용으로 삼았다면 [불의 잔]을 기점으로 이제부터는 단순한 마법학교에서의 모험이 아닌 볼드모트와의 위험한 대결이 펼쳐질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때문에 [불의 잔]은 [아즈카반의 죄수]보다도 휠씬 어두워졌습니다. [아즈카반의 죄수]를 보면서도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과 비교해서 너무 어두워진 그 분위기에 깜짝 놀랬는데 [불의 잔]은 이보다 한술 더 뜹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코믹한 부분인 두들리 가족에 대한 부분은 아예 영화속에 나타내지도 않았고, 호그와트 마법 학교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중간계의 고즈넉한 성처럼 보이며, 전편에 비해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이젠 더이상 히히덕거리며 학교 생활을 즐기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에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화려한 색상을 버리고 웅장함으로 덧입혀진 이 영화의 색상입니다. 더이상의 경쾌함은 허용하지 않으려는듯 이 영화의 압도적인 웅장함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무거운 임무를 띄고 사우론의 성으로 향하는 프로도의 운명처럼 어린 영웅으로만 보였던 해리 포터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러버립니다. 단지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인줄 알았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이렇게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웅장한 대작으로 변할줄은 미처 몰랐던 저로써는 마이크 뉴웰 감독의 [불의 잔]이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바톤은 신예인 데이빗 예이츠 감독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아직 읽지않은 원작소설인 [불사조 기사단]의 그 궁금한 내용만큼이나 영화가 벌써부터 궁금한 이유는 바로 데이빗 예이츠라는 이름때문입니다.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텅비어있는만큼 이전의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미리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점차 제 취향대로 변해가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변화를 새삼 목격한만큼 [불사조 기사단]도 기대해도 좋을듯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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