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 난공불락의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격자들의 비밀
박종훈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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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인상깊다. '역전의 명수'라니 어떠한 역전을 할 것인지 기대된다. 


저자 '박종훈'은 'KBS 경제전문기자'라고 한다.  책의 처음에 저자가 KBS에 입사한 해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998년 3월 입사를 하였고, 그때 당시 <KBS 9시 뉴스>가 MBC를 따라잡고 역전에 성공했다고 한다. MBC를 상대로 대역전의 성공을 이루었던 KBS는 이후, JTBC에 의해 역전당하고 만다. ( 2016.12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저자의 JTBC의 역전의 성공원인으로 '심층 뉴스, 하루 이틀이 아닌 일주일 혹은 몇달에 걸친 뉴스'를 들고 있다.  
나역시 <JTBC 뉴스룸>을 한때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다.



책의 에필로그를 읽어보니, 저자가 '왜 이 책을 썼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소망과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언론인 기자로서의 소망과 바람이 바로 그것이다.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보자.  본문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ㅡ 1장 : 남들이 포기한 타이밍을 잡아라
ㅡ 2장 : 창출하지 말고 연결하라
ㅡ 3장 : 추격자의 눈으로 다르게 보라
ㅡ 4장 : 작게 시작해서 모두 차지하라
ㅡ 5장 : 지지자와 동맹군의 마음을 얻어라
ㅡ 6장 : 성과가 적어도 중심을 지켜라
ㅡ 7장 : 구성원의 신념을 끌어올려라


불황과 호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불황 시기에 역전에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인상깊은 것은 바로 "1달러, 1위안"에 관련된 현대의 이야기이다.  2002년경 조선업(배) 불황이 발행했을 때, 스웨덴의 거대한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이 1달러에 인수했다고 한다. 불황이 너무 심해서 300억~400억짜리 크레인을 사려는 사람이 없었기에,  현대중공업이 1달러에 인수하며 해체했다는 것이다. 해체된 거대 크레인은 울산 본사에 설치했다고 한다.  그 이후 조선업 호황으로 현대중공업은 톡톡한 이익을 보게 된다.

1위안의 이야기는 이와는 반대된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지방정부와 합작해서, 중국 우한 시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한다. 계속된 적자로 현대차는 우한 공장 전체 지분을 1위안 (당시 150원)에 후베이성 지방정부에 넘기고 철수한다.

1달러의 사례가, 불황의 시기에 역전에 성공한 예시라면, 1위안은 그 반대의 사례일 것이다. 게다가 흥미로운 점은 둘 다 '현대'라는 이름을 달고있다는 점이다.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이 책속에 가득있다. 삼성이 '반도체'산업에 성공하게 된 계기라든지,  웅진이  중심을 무시하고 확장하다가 위기에 빠진 사례 (다행히 핵심을 유지함으로 인해 위기를 극복했다 ),  소니의 이야기, 레고 이야기 등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가 있다.


 
경쟁의 프레임을 바꾼 이야기, 불황의 시기를 기회로 잡은 이야기, 훌륭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못 알아본 조직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상당히 자세한 편이다. 나로서는 몰랐던 내용들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는데,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으며 흥미진진하다. 내가 아는 기업들의 이름들이 등장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저자의 박학다식을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블록으로 유명한 '레고'는 '레그 고트 leg godt (잘 논다)'라는 덴마크말을 줄인 것이라고 한다.
레고의 위기대처법은 자신의 중심 '블록'에 집중한 것이다.  '키덜트'라는 단어를 레고, 피규어 등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는데, 어른들을 위한 블록을 만든 것이다.



경매사이트 '이베이'의 창업계기, 창업 후 한동안은 자신의 원래 직장을 계속 유지한 이야기 등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이베이를 통한 수입이 자신의 본래 월급보다 수십배가 되기 전까지,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안전장치'는  창업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들어보아야할 이야기이다.

'안전'에 대한 부분은 창업부분에도 나오지만, 직장인에 대한 부분도 나온다.  '조직에서 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는가,  그러한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직원의 잘못인가 경영진의 잘못인가' ㅡ 라는 질문에 대한 부분에서 '심리적인 안정감' , '확신'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마도, 저자가  KBS에 바라는 것이 그러한 것이리라.


자기의 중심을 잃지않고 잘 유지하면서,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강점을 강화'할 것을 말한다. 대부분 약점을 보완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약점의 보완보다 '강점의 강화'를 더욱 강조한다.
강점의 강화ㅡ라는 부분은 최근 읽은 책에서 자주 보았지만, 실제 적용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심지어 내 자신에게조차도.

이 책속에는 다양한 책 이야기도 나온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이야기 편에서는 '붉은 여왕 효과'를 알려주고, <톰 소여의 모험>에서는 '그 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신념, 자부심, 열정을 일깨우기'에 대해 말한다.
<손자병법>도 등장하는데  '전쟁하지 않는 것이 최고'라고 말한다. 전쟁을 하려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해야한다는 말과 함께.
<개미>를 통해서 20%의 개미는 열심히 일하지만, 80%의 개미가 빈둥거리는 이야기를 하며,  80% 개미의 역할을 알려준다.  이제껏 20%의 개미이야기만 들었지, 80% 개미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다.  노는 개미가 있음으로 인한 '개미의 존속 보존, 새로운 먹이 찾기'는 새로운 발상이다.

'노는 팀', '스컹크 워크스'이야기를 보면서,   80% 개미 이야기를 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자가 KBS에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인 듯 싶다. '노는 팀', '스컹크 워크스'를 통한 위기 극복.   관료화된 조직을 혁신시키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언론의 공정성'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다시 <9시 뉴스>를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전에 성공한 기업, 역전당한 기업,  혁신적인 제품과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시한 조직 ( 노키아 등), 관료화된 조직의 문제점, 역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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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경 - 독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유진 지음 / 포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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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무척이나 작다. A4 절반크기보다 작은 이 책은 표지가 상당히 독특하다. 
"촛불, 탄핵, 대선 지난 1년의 독서록 / 2016~2017 / 대한민국을 읽다 / 책읽기 세상읽기 책구경 세상구경"

표지를 보고 인상깊어서 책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가독성이 있는 편이다.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구경'하게 되었다. (  저자가 말하는 책구경은 내가 말한 구경과 조금 다르다. )

저자의 이력(?)이 상당히 독특했는데, 서문에 등장한다.
ㅡ "책구경"은 촛불, 탄핵, 대선으로 이어졌던 작년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나의 독서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ㅡ "책구경"의 저자인 나는 초졸 학력의 열아홉살 청소년이다. 당황하지 마시라. 내 프로필이 참신하다는 것은 나도 안다.
ㅡ "책구경"은 '무엇을'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책의 첫 구절부터가 인상적이다.
ㅡ 독서는 광장에서 시작됐다. 
대통령 취임 이후 꾸준히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졌지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크게 터진 건 2016년 10월 24일 JTBC 의 태블릿 PC 관련 단독 보도가 시작이었다.  ( 15쪽 )

광화문 촛불 집회(대통령 탄핵 관련)에 참석하게 된 18살의 저자는,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래서 저자는 '정의'에 관한 책들을 찾기 시작했고, 관련 책들을 읽었으며, 그에 대해 고민한다. 이 책 <책구경>은 바로 이러한 궁금증/호기심에서 시작한 저자의 독서기록이다.


책의 중간중간에 "책구경의 기술"을 33가지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책구경의 기술을 살펴보면, "서점에서 책등보기, 온라인 서점에서 카테고리 구분없이 뒤섞인 책들 구경하기, 표지 구경하기, 도서관이나 서점 기웃거리기, 참고문헌 구경하기, 나만의 독서 지도 map 그리기 " 등이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독서기록을 보면서, 몰랐던 다양한 종류와 장르의 책들을 알게 되었다.  같은 감정을 느낀 부분은 바로 영화 <베테랑>에 대한 부분이다. 나 역시도 그 영화를 보고 통쾌함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저자 역시 그러했던 모양이다.  "과연 저 재벌 3세가 제대로 된 재판을 받고,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것인가?"를 내가 의문했듯이, 저자 역시 그러한 생각이 들었나보다.
차이점이라면, 저자가 말한 회장님의 카드끊기부분이다. ( 나는, 법이 제대로 실행되어서 죄지은 자가 죄에 걸맞는 벌을 받기를 바랐다. )

또 다른 공감부분은 <삼국지>에 대한 부분이다. 나 역시도 <삼국지>를 읽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과 지혜' 부분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속임수와 책략이 가득한 삼국지의 세상을 배워야한다는 것이 속상할 뿐이었다.

여하튼 이러한 2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고 나니, 저자의 독서록, 책구경에 관한 나머지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책의 어투는 18살, 19살다운 어투다. 10대 다운 어른(꼰대) 및 세상에 대한 불신과 경멸이 있는 듯한 어투이지만, 다양한 독서록과 책에 대한 이야기만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10대인 저자는 20대까지도 일종의 '기득권자'로 보고 있다는 점이 조금 색다르게 와 닿았다. ( 피해자인 20대가 가해자가 되었다. <우리는 차별을 찬성합니다> 편 )


이름만 들은  유명한 책 <총,균,쇠>라든지 <사피엔스>등을 이 책을 통해 간략히나마 접하게 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빌 게이츠는 <총, 균, 쇠>를 추천했고,  마크 주크버그는 <사피엔스>를 추천했다고 한다.  혹자는 <총균쇠>를 인상깊게 보고, 혹자는 <사피엔스>를 더 좋게본다는데, 저자는 <사피엔스>가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유만주'라는 이름 역시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다. 1775년 20살부터 13년 동안 '매일' 일기를 썼다고 한다.  죽기 직전까지 일기를 썼으며, 그 일기 <흠영>을 토대로 그 당시의 한양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개인의 일기를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과 환경을 알 수 있다니, 대단할 따름이다.
저자가 <흠영>을 자신의 이상(?)으로 삼는 이유를 대략이나마 알 수 있다.


페미니즘, 성교육 ( 초경, 자위, 몽정, 성병, 성폭력, 섹스 과정, 피임법 ) 등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나오는데, 나 역시 10대가 말하는 성교육 부분이 궁금했다. 저자가 알려주는 다양한 성교육 책들을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보았는데, 최고의 책이라 칭찬했던 책은 불행히도 품절이었다.  

16살 무렵 저자의 엄마로부터 성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 콘돔 사용법, 피임법 등 / 참고로 저자는 성별이 여자이다. )  초중교 교과서의 '성교육'이 '형.편.없.다' 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저자가 알려준 책들에 관심이 많이 갔다.  ( 초중교 교과서의 '성교육' 책의 구절이라고 함 :  남자는 누드에 약하고, 여자는 무드에 약하다 )


 
10대 다운 배짱(?)이 느껴지는 부분은 자신의 또 다른 책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좋은 책이다'라는 구절에서 웃음이 피식 나왔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느껴진다.
ㅡ .... 내가 쓴 책이다.  ..... 가수 지드래곤과 한국고전을 엮어서 풀어낸 책이다. 좋은 책이다.          ( 115쪽 )


 

책의 맨 뒤쪽에는 여러 가지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내가 아이와 함께 본 책들도 제법 있었다. 같은 그림책을 보았는데도, 저자가 느낀 것과 내가 느낀 것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책의 곳곳에 무척이나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만 본다해도 나로서는 '책구경'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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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항아리
유익서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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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무척 예쁘다. 표지에 등장하는 항아리가 바로 솔이가 얻게 된, 솔이에게 기쁨과 고생을 주는 그 '노래 항아리'인가 보다.

목차가 무척이나 세밀했는데, 각 소제목마다 솔이의 고난의 여정이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 상당히 낯설었다.  책의 뒷면에 "참된 노래를 찾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라고 적혀있었는데,  책의 첫부분은 '나무들의 이야기'였다.  '왜 나무들이 나오지?' 라며 의아했었고 뜬금없었는데,  솔이가 '노래 항아리'를 얻게 된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름 이해가 간다.
이 책은 인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령, 인간세상 바깥의 것, 신외의 기물 등이 등장하고, 귀신도 등장한다. 물론, 이러한 존재들의 등장은 '항아리에 새노래를 담으려는 솔이의 여정'과 큰 관련이 있다. ( 그렇기 때문에, 나무들도 이야기를 하고, 항아리도 이야기를 한다. 물론 들을 수 있는 자는 선택적이다. )

책의 구절 중에 '반정'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이야기의 시기상 인조반정 후나 중종반정 후 같은 느낌이 든다. ( 반정으로 서인이 득세한 시절 )  


이야기는 상당히 낯설었으며, 익숙하지 않은 어휘들이 많았다. ( 두멍, 오지 그릇, 파수, 소종래, 검 것, 마하지, 하냥 다짐 등 )

이야기를 간략히 살펴보면,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16살 소녀 솔이가 있다. 솔이는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솔이 어멈은 솔이가 노래부르는 것을 질색팔색할 정도로 싫어한다. 솔이가 노래를 부를때마다, 솔이 어멈은 솔이의 종아리에 피가 날정도로 매질을 할 정도이다.

솔이 어멈이 왜 이렇게 독한가ㅡ의아했는데,  나중에 등장하는 솔이 어멈의 사연을 듣고보니 이해가 갔다. ( 양갓집 셋째딸이었던 솔이어멈은 노래를 즐겨불렀고, 그 노래로 인해 가문 사람들의 핍박을 받았다. 또한 그 노래로 인해 남편과 시어른들의 학대를 받았다. )

우연히 솔이 어멈은 장독대에서 '노래하는 항아리'를 발견한다.  빈 항아리 뚜껑을 열고 손을 휘저었더니, 세상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깜짝 놀라고 감탄하던 솔이 어멈은  노래부르는 항아리를 시장터에 가져가,  노랫소리를 판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의 사또가  솔이 어멈을 부르고, 사또는 항아리의 노랫소리에 심취한다.

그러던 어느날, 사또의 귀물이 된  항아리가 노래를 하지 않는다.  화가 난 사또에 의해 솔이 어멈은 죽게 된다.

솔이는 '자신이 대나무 숲에서 얻은 검 것인 항아리'를  어머니로부터 되찾아오려 노력하지만, 어머니는 그 항아리를 항상 끼고 다녀서 되찾을 기회가 없었다.  장에 노래를 팔러 간 어머니가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자, 솔이는 어머니와 항아리를 찾아 길을 나선다.  ( 중략 )


책을 읽으면서 울화가 터지는 장면들이 몇 군데 있었는데,  '관노가 된 솔이'라는 구절,  '개동과 박초시'의 사건이 그러했다.  일반 평민이었던 솔이가,  (추측컨대) 사또에게 속아서 관노라는 노비 신분으로 내려간 듯하다.
솔이 어멈을 매질해서 죽인 사또와 이방이,  항아리를 노래부르게 하는 솔이를 꾀기 위해서,  자신들의 죄를 숨긴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있는 자들이 흔히들 하는 행실이니.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솔이가 관노'라는 구절을 보고는 정말정말 화가 났다. 분명히 솔이는 엄마와 함께 살던 그냥 '평민'이있다. 그런데 '노비'가 된 것이다.  솔이의 자발적(?) 선택이었을수도 있지만,  솔이 어멈이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노비'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은 솔이에게 '대나무 꽃 항아리'를 알려준 신령(?) 녹색 손님도 마음에 안들긴 마찬가지이다. "고생을 할거다"라고만 알려주었지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될 거다"라고는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노래 항아리를 얻게 됨으로 인해, 어머니를 잃게 될 것을 알았다면, 솔이가 그렇게 쉽사리 "노래 항아리를 얻고 싶어요"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솔이는 "솔이 혼자만의 고생"이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마음 편히 노래부를 수 있는, 노래 항아리를 원해요"라고 했겠지.


녹색 손님이 말한 '고생'이라는 것의 의미는 상당히, 무척이나 크다.  혹독한 음률 선생 심운보의 이유없는 지나친 체벌, 항아리와 함께 낯선 길을 떠나는 외롭고 고독하며 험난한 길, 그 이상이다.
어머니를 잃게 되고, 속세의 편안한 사랑을 택할 수 없으며, 귀신과 색정하게 되며,  각설이패에게 험한 꼴을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마음대로 죽을 수 조차없다.

책을 읽으면서, 솔이의 고난 여정을 보며 '바리데기' 이야기가 떠올랐다.  솔이는 항아리가 원하는 '새로운 노래'를 찾기위해 길을 나서고,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의 일화가 곳곳에 있다.

이야기를 파는 전기수 '대우', 중국의 것이 아닌 우리만의 그림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른 '고강'의 그림, '승종', 대우의 부친 '만후', 남사당패의 줄타는 광대 '도일'과  봉업 노인, 무당 선이네,  박초시의 송사로 인해 억울하게 땅을 빼앗기고 죽은 '개동' 등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남사당패의 일원인 도일과  저승패인 '봉업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려장' 일화가 연상되었고,  무당 선이네의 굿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최근 본 소설 <큰비 / 정미경 >가 생각나기도 했다.


노래, 그림, 남사당패와 광대, 무당과 굿 등에 관한 이야기부분에서는 나로서는 낯선 용어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는데,  아마도 해당 분야에서 쓰이는 관련 용어들인 모양이다.  저자가 자료조사를 무척이나 꼼꼼히 했구나를 느꼈다.  (  쇠김굿, 지노귀새남, 해원굿, 새남굿,  성주굿, 오방돌기, 재수굿, 성주 올림  , 명도, 바라 /  천품, 묘품, 능품, 수법, 석법, 영모법 / 장구재비, 돌림벅구판, 꼭두쇠, 곰뱅이, 버나재비, 살판쇠, 덜미쇠, 덜미재비, 어름사니, 상쇠, 부쇠, 종쇠, 북재비 )

항아리가 어떤 노래를 원하는지 전혀 감도 잡지 못하던 어린 소녀가, 길을 나서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험한 꼴도 보고 도움의 손길도 받으면서,  새로운 노래를 찾아간다.


솔이는 고난의 여정 중에 '성진'을 무려 3차례나 만나게 된다.  아마도 인연인 듯하다.  물론 '고강'과도 두어번 만나지만(?)  그것을 과연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는 고강이 아니라 '녹색손님'일지도 모르고  검 것일지도 모른다.
성진은 솔이에게 지고지순하다. 그러한 지고지순함을 외면하고, 노래항아리의 요구를 먼저 들어주어야하는 고생.  그러나 그 고생은 솔이의 자발적인 고생이다.  얼마나 노래를 사랑한다면 그럴까?  ( 왜 솔이는 '성진'보다  '고강'에게 더 끌리는 걸까?   고강이 자신의 몸을 불살랐기 때문에? )  


순리와 역리(?)에 대해 심 전율이 성진에게 해준 이야기는, 만후가 솔이에게 하는 이야기와 연결된다. 만후와 심 전율은 '순리,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지만,  대우는 그와 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이야기를 보고 듣고 겪으며, 세상 어디에나 노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솔이.


나는 이야기가 조금 아쉬웠는데, 개동과 박초시의 사건에서 박초시에게 인과응보가 없었다는 점이 그러했다.  솔이와 성진의 결말이 그러했다.
 
억울한 약자는 계속 약자로만 있는 것일까?  솔이의 새노래를 담은   항아리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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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의 숨결 - 시와 동화로 함께하는 아빠와 딸
염병기.염은비 지음 / 렛츠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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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부제 "시와 동화로 함께하는 아빠와 딸"을 보았을 때는, 아빠와 어린 딸이 함께하는 동시와 동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혹은 아빠가 어린 딸을 위해 쓴 시와 동화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받아 읽고서야, 나의 오해였음을 알 수 있었다. '어린 딸'이라고 생각했던 딸은 대학교를 졸업한 어른이며, 동화작가이다.  '아빠'는 딸보다도 훨씬 더 나이가 든 어른이다.


책 표지에 '시 염병기, 동화 염은비'라고 적혀 있다. 아빠가 시를 쓰고, 동화작가인 딸이 동화를 적은 것이다.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지만, 마치 <어린 왕자>처럼 나이와 상관없이 누가 읽어도 좋을 듯한 글이었다.  "물방울"이 아닌 "방울 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정말 어린왕자와 비슷한 점이 있는 듯하다. 낙하가 싫어서 지구를 떠나지만, 다시 지구를 그리워하는 '방울 물'.
'장미'가 귀찮아 행성을 떠나지만, 다시 장미를 그리워하며 장미가 있는 행성으로 돌아가는 '어린 왕자'.   ( 나는 그 와중에 있는 여우와의 만남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
어린왕자가 여우를 만나고 헤어지듯이, '방울 물'은 '별을 살피는 요정'을 만나고 헤어진다.
역시나,  <어린 왕자>가 떠오른다.


목차가 독특한데, "고향 / 춘 하 추 동 / 그리움 " 이라는 큰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해당 큰 주제에 어우러지는 시들이 있다.

시는 아이들을 위한 동시가 아니라, 그냥 '시'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시를 읽었는데,  옛 감수성을 떠오르게 하는 시들이다. 밝고 쾌활하다기보다는, 내 속 어딘가 깊은 곳을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속의 시들을 읽으면서,  '정지용'의 "향수"라는 시가 떠올랐다.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는 구절이 있고, 시가 노래가 된 "향수"의 감성이 연상된다.

참으로 오랜만에 옛 감성의 시들을 만나보니, 나 또한 예스런 마음이 되는 듯하다.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가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 정자나무를 품다 / 염병기 >  ( 20쪽 )
내 고향,
동구 밖
수백 살 나이에 지난 세월 움켜쥔
늙은 정자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다

고향길에
어김없이 지나야 하는 그곳은
돌담길에 호박 엮이듯
어릴 적 추억들도 걸려 있다.
.....

  


<소중한 오늘의 기회 / 염병기 >  ( 78쪽 )
거친 물결의 삶에서
때를 기다리며
처마 끝의 낙수처럼 하루가 주어졌다

바위에 떨어지는 음률의 시간으로
기회를 부여잡으려 하고
알싸한 소리가 마음을 훑고 지나갔다
.....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13563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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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룡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3
츠치야 켄 감수 / 글송이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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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배틀>에 관한 책은 이번 <최강왕 공룡 배틀> 책이 벌써 3번째이다.

맨 처음 본 것은 <동물 배틀>이었고, 그 다음 <곤충 배틀>을 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공룡"들의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최강 배틀 시리즈> 답게 형식은 유사하다. 토너먼트 형식으로 올라가며, 어떤 공룡이 최강의 공룡인지를 알아보는(?) 일종의 게임과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기가노토사우루스 등 30종의 공룡들이 등장하는데,  나로서는 이름을 모르는  공룡들이 더 많았다.
대결 방식도 "방어력 대결 / 박치기 대결/ 꼬리 곤봉 대결 / 머리 뿔 대결/ 익룡 대결 / 지능 대결 / 스피드 대결 " 등 다양한 방식의 타이틀이 있어서, 이 부분도 새로운 재미를 준다.



<배틀 시리즈>의 동물편에서 그리고 곤충편에서도 느낀 바이지만,  <최강왕 공룡 배틀> 역시 토너먼트이기에 공룡들이 "서로 물어 뜯고, 상대방을 제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 피가 난자하는 장면이 특히 많다.  그것은 공룡의 특징 ( 발톱, 이빨 등)에 기인하는 듯하다.
책의 맨 뒤쪽에 보면 사용연령이 8세~13세로 되어있다.  즉, 초등학생 연령가인데,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 배틀전이 상당히 폭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초등생 아들은 무척이나 즐겁게 본다. )


 
배틀을 시작하기 전에 각 선수들 ( 공룡)을 소개하는데, 해당 공룡의 " 분류, 식성, 생존시기, 화석이 발견된 곳, 크기 " 등을 알려준다.  생존시기는 "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분류되며,  그래프와 비슷한 형태로 되어있다.

예를 든다면, '스테고사우루스'는  "초식 / 쥐라기 3기 ( 쥐라기 하반기? 쥐라기 후기?) / 화석은 북아메리카 미국과 캐나다 경계쪽 "에 위치한다.
트라이아스기도 3칸짜리 그래프로 되어있고, 쥐라기도 3칸짜리 그래프, 백악기는 2칸짜리 그래프로 되어있다. 각 공룡의 생존시기가 진한색으로 표시되는데,  "쥐라기 1기, 2기, 3기로 불러야 하는지, 쥐라기 상반기, 중반기, 하반기로 불러야 하는지" 헷갈렸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책의 앞부분에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은 45쪽에 존재한다.   트라이아스기 전기 / 중기 / 후기로 불리며,  쥐라기 전기 / 중기 / 후기로 부르며, 백악기 전기 / 후기로 나뉜다고 한다.  역시, 책의 맨 앞쪽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공룡 상식 파트에서는 공룡과 파충류의 차이점을 알려준다. 각도차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공룡의 지능을 비교하기도 하고 ( 악어의 지능을 1로 보았을 때), 가장 무거운 공룡을 알아보기도 한다. (  아르젠티노사우루스, 50톤, 36 m  )
이 책에 의하면, 가장 작은 공룡은 70cm 의 몸길이를 가진 '미크로랍토르'라는 날개달린 공룡이다.


스페셜 배틀에서는 현존 동물과 멸종 동물간의 배틀도 있는데, 현존 동물로는 회색늑대와 북극곰이 등장했다. 멸종동물로는 '검치호랑이'인 '스밀로돈'이 나왔는데, 그림으로는 이빨을 제외하고는 고양이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2m, 400 kg 이나 되는 덩치라고 하니, 상당히 위협적일 것 같다.
나는 이제껏 검치호랑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등장한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중부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공룡이 멸망된 원인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인상깊은 것은 바로, 공룡계의 왕(?)이라 불리우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모습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머리부터 몸통부분까지 회색빛 털이 나있다. 이제껏 본 영화나 공룡 모형 등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 털이 없었기 때문에, 털이 있는 책속의 티라노사우루스가 무척이나 낯설다. ( 엄청 못생겼다. )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과연, 정말로 털이 있었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13563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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