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읽다, 일본 세계를 읽다
라이나 옹 지음, 정해영 옮김 / 도서출판 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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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 옹'이라는 이름의 저자가 일본에서 10여년간 거주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일본 여행에 관한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일본의 '문화, 전통, 현대, 일본인' 등 보다 폭넓고 다양한 내용에 대해 적혀 있다.

한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그곳의 경치, 풍경 등만을 보는 것도 있겠으나, 보다 더 깊이있게 문화, 역사, 인간관 등을 알아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일본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깊이있게 읽기 좋은 '일본 인문 여행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저자처럼 일본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종류의 책을 꼭 한번쯤은 읽어두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듯 싶다.

목차를 살펴보면, "첫인상 / 일본이라는 나라 / 일본 사람들 / 일본 사회 들여다보기 / 일본에서 살아보기 / 일본 음식 / 일본 문화와 여행 / 일본어 이해하기 / 일본에서 일하기 / 일본 속성 노트 " 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큰제목 아래 소분류가 되어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찾기 편리하게 되어있다.

흑백으로 된 사진과 컬러풀한 사진이 섞여있는데, 흑백 사진의 경우는 오래된 신문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바로 '내집단과 외집단'이라는 곳이었다. 이것은 하나의 묶음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변화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일본인만의 감성이 포함된 내용이라, 조금 애매모호하긴 했으나, 그들만의 '내집단, 외집단'에 대해 살짝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 파트에 있는 '일본 속성 노트'는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 일본의 기본 예절에 대해 알려준다.

책의 내용은 이제껏 접해보지 못한 독특한 내용이었으며, 외국인 '라이나 옹'이 바라본 일본이라는 사회에 대해 여러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외국인이 바라본 '일본 사회'이니만큼, 한국인이 일본을 여행하기 전이나 혹은 일본인과의 교류전에 이런 '일본 인문 사회'에 관한 책을 읽은 것은 무척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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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완성! 초간단 인기 요리 - 피크닉 도시락 만들기 텐텐북스 84
이선희 지음 / 글송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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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가 꿈인 소녀 '신새봄'은 까칠하고 도도하며 입맛이 까다로운 '진가람'을 좋아하고 있다. 가람이에게 도시락을 선보이고 싶은 새봄이와 그런 새봄이가 못마땅한 '고체리'.

새봄이와 체리는 서로 각자 자신의 요리가 더 훌륭하다고 자랑을 하고, 진가람은 2명에게 요리 대결을 하라고 말한다. 요리 대결 우승자와 피크닉을 가겠다고 말하면서. ( 약간 황당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그런가?? 싶을 정도로 )

한편 지구에서 먼 '크렘므별'의 왕자 '레오'는 잘난척하다가 퇴학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구인 '새봄이'를 도와주는 조건으로 퇴학을 피할 수 있게 된 레오.
레오와 함께 지구로 오게 된 소녀 '샤샤'.

이들 2명의 소년과 3명의 소녀가 등장인물이며, 이들 간의 갈등과 화해가 '만화책'이야기의 전반적인 스토리이다.

만화책에는 정확한 레시피가 아니라, 대략적인 레시피가 등장한다. 하지만 '김밥 밥풀 붙이기/  김밥 자를 때 칼 사용하기' 등의 '요리 팁'을 알려주고 있으며,  딸기 팩 재활용 등 데코레이션 팁 역시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만화책에 등장하는 메뉴 중에, '오렌지 푸딩 / 크래미 유부초밥 / 조랭이 떡볶이'는 꼭 따라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이다.

책 중간중간에 실제 요리 사진과 '정확한 요리 레시피'가 있는 요리들도 있다.
나는 만화책 이야기에 등장하는 요리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와는 별도의 다양한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   중간중간 있는 요리 레시피는 20~30분 정도 소요되는 요리들이다. )
 




메추리알을 데코레이션 하는 방법, 달걀말이 주먹밥 등 몰랐던 것을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았다.

만화 스토리는 조금 껄끄러운 점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이야기의 결말에서는 모두가 '선해지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레오와 새봄이가 한 요리들, 체리가 한 요리 등의 데코레이션을 참고할 수 있는 그림이 풍성해서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달걀말이 주먹밥, 하와이안 무스비, 샌드위치...  맛있고 예쁘게 만들어서 소풍 가고 싶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blog.naver.com/xena03/22126252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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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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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유쾌하고 즐거운 책이다. 이야기 중 일부는 아이에게 들려주었는데, 어떤 이야기에서는 배꼽을 잡고 깔깔대며 웃었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책의 서문에 "연결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상 '딴생각'이라 함은 (가)라는 생각에서 (나)라는 생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뜬금없이 (바)로 가기도 하는 것이 '딴생각'이다. 
저자 정철은 '딴생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종의 '언어유희'를 하고 있는데, 꽤나 유쾌하고 해학과 웃음을 주는 것도 있고, 조금은 황당하면서 허무한 것들도 있다.


이 책 속의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부분은 바로 '패배와 승리'에 대한 부분이다.  토끼와 거북이 달리기 시합을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자만하던 토끼가 졌고 거북이 이겼다.
진 토끼는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다 '눈이 빨개지고 귀가 길어'졌다.  이긴 거북은 '승리 후유증'에 자신만만하다 부작용으로  목과 팔다리가 거북 껍질 속으로 들어갔다.
책에는 '잘 지는 법'과 '잘 이기는 법'을 말한다.  '고작 1패 / 어쩌다 1승'이라는 잘 지는 법과 잘 이기는 법. 
흔한 이야기 '토끼와 거북의 경주'에서 승리와 패배에 대해 이야기하는 점이 무척 인상 깊었으며,  '잘 지는 법, 잘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연결한다"라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가 구성되기에, 목차 역시 상당히 독특했다.  '꼬리 1'에서 '꼬리 12'까지 구성되는데,  (여기서 꼬리는 하나의 주제 혹은 카테고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의 꼬리 안에 있는 소제목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목차'의 구성만으로 상상할 수 있다. ( 바로 'ㅡ'라는 기호로 서로를 물리적으로 연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


이야기의 시작은 '늦가을 풍경, 떨어지는 낙엽'에서 시작한다.  이 하나의 낙엽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연결한 또 다른 개체에서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낙엽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꼬리 1' 파트 전반적으로 낙엽이라는 이미지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 - 낙하 - 안개 - 비 - 눈 - 구름....   전혀 상관없는 듯싶은 것들이 이렇게 '연결되며'  각각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를 구성한다.

'딴생각'이라는 주제로 쓰인 책이니만큼, 마치  '혼잣말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다. 책의 곳곳에 독특한 컬러풀한 그림들이 있는데, 무척 마음에 든다. (흑백의 그림, 선으로 된 스케, 사진 등도 있다. )

짧은 이야기들인데도, 앞 단어와 뒤쪽의 단어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책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책의 앞부분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 물론 마음 가는 페이지를 보아도 되겠지만, '연결하다'라는 서문을 생각한다면 역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 

짧은 글들, 짧은 이야기들 중에 꽤나 근사하고 마음에 와닿는 글들이 많아서, 해당 페이지를 노트에 메모해두고 아이에게 들려주기까지 했을 정도이다. ( 아이는 '태양의 후회'라는 이야기를 가장 배꼽 잡으며 들었다. )


'태양, 시도하다, 해' /  '연기가 연기하다 어른이 되다' / 등에서는 언어유희를 느낄 수 있었으며,  '새를 피하기 위한 벌레'이야기의 결말에서는 허무함을 느꼈다.  왜 그런 허무한 결론을 내렸는지,   저자의 생각이 심히 궁금해진다.

'화장지와 도마뱀'의 공통점은 정말 기발했으며, 아이 역시 깔깔대며 좋아했다.


유쾌 발랄한 이야기들, 해학과 유머가 있는  이야기,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 가끔은 '어라??' 하며 황당하게 하는 글 등 다양한 글들이 있다. 


언어유희를 하고 있으며, 단어를 하나씩 분해하기도 한다. 
글 장난? 말장난?  하지만 마냥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뭔가 아쉽다.
잡념과 딴생각의 '몰랐던 매력,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꼬리 1'에서 '꼬리 12'까지 따라가며, 저자의 '딴생각'을 들어본다. 그리고 나만의 '딴생각과 잡념'에 풍덩 빠져본다.

 


ㅡ 종이컵, 고맙습니다.
머그컵이 종이컵에게 말했어.
넌 1회용. 나는 깨지지만 않으면 100년.

종이컵이 머그컵에게 말했어.
너 광장에 나간 적 있니? 촛불을 껴안은 적 있니?
( 32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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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원론 - 옛이야기로 보는 진짜 스토리의 코드 대우휴먼사이언스 20
신동흔 지음 / 아카넷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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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 "옛이야기로 보는 진짜 스토리의 코드"가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 그 자체였다.

제목에는 '스토리텔링 원론'으로 되어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옛이야기, 원본 이야기, 진짜 이야기"에 굉장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원본, 진짜, 옛"이라는 부분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어서, 약간 불편하기도 했다.


"원본, 진짜, 옛" 이야기만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우리가 옛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재창조'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하튼 저자 신동흔은 "이야기, 원본 이야기 그 자체"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다.



책의 초중반부에 '화소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나에게는 낯선 단어였는데, 책 속의 설명을 듣고도 조금 모호하다. 책에서는 '모티프 motif' 와 '모티브 motive '에 대해서 비교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꽤나 좋은 것 같다.


ㅡ 위 진술의 '마법사'와 '무인도', '재생'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 요소를 화소라고 한다. 영어식 표현으로는 '모티프 motif' 다. 행동 동기를 뜻하는 모티브 motive 와 달리 서사의 구성요소를 일컫는 말이다. 화소는 특이하고 인상적인 내용으로 돼 있어서 쉽게 파괴되지 않고 용이하게 기억되며 독립적 생명력을 지닌다.   ( 119쪽 )

화소 : 모티프 motif : 서사의 구성요소
ㅡ 행동 동기 : 모티브 motive



이 책의 부제에 "옛이야기"가 들어간 만큼, 책의 곳곳에 옛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다양한 옛이야기, 설화, 민담 등이 등장하는데 꽤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

내가 본 이야기 중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참기름 강아지'였다.   참기름만 먹고 자란 강아지를 이용하여, 호랑이를 줄줄이 잡은 이야기를 보며, 옛이야기의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설화, 이야기의 구조, 화소 등을 설명하면서, 다양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집 센 아이' 이야기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신도 포기한 고집 센 아이', 누구도 바로잡을 수 없는 고집 센 아이에게는 무덤만이 답이었고, '신도 포기했을 정도'이기에 엄마조차 그 아이에게 무덤 속에 있으라고 한다.

'고집 센 아이' 이야기와 대비되는 것으로 '아기장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고집 센 아이가 '진정으로 신도 포기한 아이'인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아기장수의 경우,  '신의 인정을 받은 아이일지, 신의 부정을 받은 아이일지' 그 부모가 어찌 안다는 말인가??


신이 직접, 부모에게, '나는 이 고집 센 아이를 포기했다'라고 말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의 뜻'을 어떻게 인간이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지??


저자는 '고집 센 아이' 이야기를 하며 '적폐 청산과 사회 공동선'에 대해 말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히틀러가 연상되었다.  '고집 센 아이'가 히틀러 일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신이 직접, '그 고집 센 아이는 히틀러다'라고 알려주는 것도 아닌데.



소돔과 고모라에 등장하는 '롯'의 이야기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버지 '롯'은 '귀한 손님'을 구하기 위해 '두 딸'을 마을 사람들에게 '내어 준다'.  마을 사람들이 '두 딸'을 겁탈하든 강간하든 죽이든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대에는 자녀가 부모의 부속품으로 여겨졌겠지만,  '두 딸'의 경우 결혼을 했다. 남편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두 딸의 남편은 벌써 마을 사람들 속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 롯'은 '귀한 손님' 대신 '두 딸'을 마을 사람들에게 내어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계속 '귀한 손님'을 원했기에 두 딸이 고초를 겪지 않았던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두 딸이 어떤 불행을 겪었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사람들은 죽었고, 롯과 두 딸만이 그곳을 벗어났다. 결과가 좋다면 그 과정( 아버지가 두 딸을 포기한 것)은 무시해도 좋은 것인가??

다른 이야기들도 많을 텐데, 왜 굳이 롯과 두 딸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무기와 용'에 관한 이야기는 사투리(?)를 그대로 적어두어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느라 한참이 걸리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무기'라고 불렀을 때, 그것은 큰 뱀에 지나지 않았다. 한 아이가 '용'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것은 큰 뱀이 아니라 진정한 용이 되어 승천한다.
이춘수의 시 '꽃'이 연상되는 이야기였다.


콩쥐팥쥐 이야기의 '원형'도 꽤나 으스스하다. 소가 콩쥐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ㅡ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꽤나 난감한 단어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전혀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이다. 콩쥐팥쥐의 원형을 한번 읽고 싶다.)



저자는, "옛이야기 원형 그 자체"를 아이들에게도 들려주자고 말한다.  아이들의 동심을 위해 편집한 전래동화가 아니라 "원전 설화/ 원래 설화" 그 자체를 들려주자는 것이다.

글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굳이 5~8살 아이들에게  '강간, 살해, 밑구멍'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 않다.  그 아이들이 조금 더 자란 후에, 10대 중반이 되어서 '원전 설화'를 접하는 것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원전 설화가 잔혹하면 할수록, 더더욱 접하게 될 시기는 늦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옛이야기 그 자체, 원본"을 너무나 중시하기 때문에, 그것을 편집하거나 줄이거나 재창조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부정적으로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저자가 "원래 이야기 최고, 원형적 서사가 제일 좋아"라는 것을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껄끄러웠다.
그렇다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할 수 없는 현대에, 과거의 옛이야기를 재창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ㅡ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네이버 웹툰 <신과 함께> , <묘진전> 등의 이야기도 언급하고 있는데, 나는 예전에   으스스 한 <묘진전>을 꽤나 흥미진진하게 보았었다.
저자는 <묘진전>을 상당히 칭찬하면서도 여전히 '원전 최고, 원형 이야기 최고' 찬양을 그치지 않는다. 저자의 이러한 태도는 여러 부분에서 등장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듯하다.


이야기의 구조와 '원형'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책이며, 다양한 옛이야기/ 민담 / 설화 등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영화 <신화 함께>, <아바타>, 디즈니 영화 등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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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마가 깃들었다 - 상
태소영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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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왕세자였으나, 허락받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폐세자가 된 남자,
륜의 시간을 넘는 연모의 이야기. 


ㅡㅡㅡ
'조선 최고의 기생이었던 연화의 사주를 타고난' 서윤서.
서윤서는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도화의 기운'으로 19살부터 지금까지 무척이나 괴로운 나날들이다. (현재 29살)    온갖 남자들이 자신을 추행하고, 좋아한다며 다가온 남자들마저 밤을 보낸 후에는 떠나버린다.

그로 인한 상처가 무척이나 큰 윤서에게는 3년이나 된 애인이 있다. 윤서의 '도화의 기운'에도 함께한 용하.
윤서는 용하와의 결혼을 기대하고 있는데, 용하는 윤서의 상처 '도화의 기운'을 트집 잡으며 떠난다. 또다시 마음의 큰 상처를 받게 된 윤서.


'도화의 기운'으로 인한 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가 넘쳐난다. 그래서 새로운 직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윤서는, 다행스럽게도 7번째 직장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직장의 대표, 한태주.
그런데 얼굴이 익숙하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

'어??  언젠가 클럽에서 남자 연예인 '강유찬'과 키스를 하던 그 남자 아닌가??
당시 두 미남의 키스 장면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렇게 대표로 만나게 되다니...
아하,  한태주 대표는 게이구나. 그렇다면, 나의 '도화의 기운'에 영향을 받지 않겠군. 도움을 요청해야겠다. '

한태주를 게이라고 생각한 윤서는, 도움을 청한다.  한태주와 같은 사무실을 쓰게 된 윤서는, 성추행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 기쁘기만 하다.



서윤서에게 '조선 최고의 기생, 연화의 기운, 도화의 기운'이라는 비밀이 있듯이, 한태주에게도 비밀이 있다. 바로 밤 12시부터 9분 동안 '미지의 어떤 존재'가 한태주의 몸을 차지한다는 것.

바로, 이른바 '색마의 기운'을 띤 그 존재가 한태주의 9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10년 전 고아로 사회의 쓴맛을 본 한태주는 자살하려는 순간, 어떤 존재와 협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한태주는 '금'을 받게 되고, 그 존재는 한태주의 '9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설정이 꽤나 독특했으며, 전생의 존재들과 현재의 인물들이 교차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생의 인물들인  '륜 / 연화 / 무열 / 자령' 등과 현재의 인물인 '한태주 / 서윤서 / 강유찬 / 이새미' 등의 인연과 갈등이 얽히고설킨다.


꽤나 의아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바로 일종의 귀신인 '륜'이 물리적인 힘을 발휘하는 장면이었다.  '영적인 존재'가 '물리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그 정도로 힘이 크다는 말인가???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륜'에게 물리적인 힘이 있어야 하겠지만, '영적인 존재'에게 물리적인 파워가 있다는 부분이 꽤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게다가,  륜은 상당히 쉽게 물리적인 파워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



또 하나는 '원한'이라는 부분이다. 죽임을 당한 자가 '자신을 죽인 이'에게 원한을 갖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전생에서는 '살해자'가 '그 피해자'에게 원한을 계속 가지고 있으며 (그럴수 있다고 치자)  ,  환생을 해서까지 '살해자'는 계속 '그 피해자'를 죽이려 한다는 거다.
이게 말이 되나????  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A가 B를 죽였다. 살아남은 A를 C가 죽였다.  ( C와 B는 전혀 무관한 사이이다.  )
그렇다면 당연히 B가 원한을 가지고 A를 해치려 하는 원한령이 되 마련일 텐데, 이 이야기에서는  A가 다시 B를 죽이려고 원한을 품고 또다시 환생한다는 거다. 정말로, 이 부분에서는 뭐랄까, 납득이 되지 않는다.
( A가 C에게 원한을 갖는다면 또 모를까.)


이러한 몇 가지 '껄끄러운 설정'을 제하면,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다.


과거, 륜은 '자신의 오지랖(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으로 모든 것을 잃는다.  폐세자를 택했으면, 연인과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청나라로 떠났어야 하는데,  왕이 된 동생이 마음에 걸려서 미적거리다 더 큰 사건에 휘말린다.


자령은 정말로 악독한 캐릭터인데, '내 것이 되지 못할 거라면 망쳐버리겠어!'라는 성격을 가졌다. (이걸, 성격이라고 할 수 있나??)   

마치 스토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집착하고, 그를 해치는 것과 유사하다.

륜이 남자고 왕세자(대군마마)이고, 자령이 여자에 기생이었기에 그 정도의 끔찍함과 공포는 느껴지지 않지만 이 둘의 성별을 바꾼다면 정말 끔찍함 그 자체일 것 같다.
스토커가 더 큰 육체적인 힘, 물질적인 힘을 가졌다면, 그것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정말 어려울 터.


'내 것이 되지 못한다면 망쳐버리겠어!!'라고 독하게(혹은 자연스럽게??) 마음먹은 자령은 그 목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무엇을 위한 최선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목을 요구했다는 어떤 요부가 생각난다.



전생 캐릭터에서 나는 연화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영리하지도 못하고, 그냥 지고지순한 정도??

반면 자령이 '매우 악독하고, 지독하게 악독'하지만 오히려 더욱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같다.  기생,이라는 최하위 위치에서 왕세자(대군마마)를 노리는 그 영리함과 교활함이라니.

자령이 방향을 조금만 잘 틀었으면, 꽤나 근사한 인물이 되었을 텐데.
왜, 자령은 그토록 연화에게 질투심을 가졌는지에 대한 이유 설명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이새미는 그야말로 민폐, 민폐, 민폐 그 자체이다. 세상에,  이런 인간이 있다니,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다. 남을 해치고서 하는 '자기합리화'를 보면서 어이가 없을 정도다.    ( 내게는 자령보다 이새미가 더더욱 민폐로 느껴진다. )
 

륜, 연화, 자령의 사랑과 갈등, 정치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서윤서, 한태주, 륜의  '서윤서 목숨 지키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생 이야기에서 '륜과 연화의 밤' 이야기를 읽으며, 륜의 호위무사 무열이 다 듣겠군, 싶었었다.  그 조그마한 집에서 벌어진 일이니, 방음효과는 0%였겠지.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염라대왕과 륜의 이야기는 와, 반전 그 자체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욱 놀랐던 부분이다.



강유찬이 한태주에게 느끼는 사랑과 우정, 한태주가 강유찬에게 느끼는 가족과 형제의 정과 우정.
그리고 한태주가 서윤서를 살리기 위해 택해야 하는 길 등, 한태주의 갈등 부분을 보면서 나 역시 꽤나 고민이 되었다.
만약 2가지가 양립할 수 없다면, 사랑이냐 우정이냐,  사랑이냐 가족이냐. 

누구라도 쉽게 답하지 못할 질문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한다.


가족에 대한 정이 아쉬운 한태주,  시크하지만 가족과 언니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윤희 등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족이란, 사랑이란,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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