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머무는 밤
현동경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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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에세이는 한번 읽고,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게 된 현동경의 여행 에세이 <기억이 머무는 밤>은 조금 새롭게 다가온다. 
밤늦은 시간, 스탠드 불빛 아래서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며, 나 역시 나만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책 표지 촉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지문이 잘 묻지 않는 재질인데, 그래서인지 책을 여러 번 보았음에도 표지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지문이 묻지 않는 재질의 좋은 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사진과 글이 함께하는 여행 에세이인데,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 과거,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점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책에서 저자는 여러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저자 자신이 느낀 감정, 감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부제로 '여행 에세이'라고 되어있지만,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 편이다. 물론 이집트 등 타국에서 자신이 '겪은 감정, 사건' 등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럼에도 '여행 에세이'라고 폭을 좁히기는 아쉽다.
'감성 에세이'?   '나 자신 찾기'??  아,  생각보다 마땅한 단어를 찾기가 쉽지 않네.


사진도 다양한데, 갈색빛이 도는 세피아(?) 느낌의 사진도 있고, 컬러풀한 사진도 있으며, 흑백 사진도 있다.   굉장히 감성 풍만한 느낌을 주는 사진과 글이다ㅡ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하게 되었다.
 

현동경이라는 이름만 듣고는 남자라고 추측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자구나,라고 알게 되었다.  23살의 현동경, 3년이 지나 이제는 26살이 된 현동경.  어쩌면 지금은 조금 더 나이가 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ㅡ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 ( 22쪽)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말인데, 이 책의 사진과 글을 통해 다시금 만나게 되니 느낌이 새롭다.   

 



ㅡ 꿈은 언제나 찰나와 같아서  ( 23쪽)

할머니의 고향인 일본 나고야. 그곳의 한 지명(할머니의 고향마을)을 찾아가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는 상당히 인상 깊었다.  "70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할머니와  70년의 시간여행을 한 손녀"
저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부친에 대한 이야기.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길을 떠나고'라는 구절을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다.  현동경은 어쩌면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ㅡ 언젠가 돌아갈 도시가 있기 때문 ( 65쪽)

'언젠가 다시 돌아갈 곳(고향, 도시..)'이 있기에 여행이 즐거운 것이 아닐까.  돌아갈 곳 없이 여행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부유하는, 떠도는, 찾고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끔은 나도 그냥 '방랑자'가 되고플 때도 있다.

저자가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바로 '언젠가 다시 돌아갈 곳'에 대한 것이 아닐까...
 

 

현동경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예전의 기억과 감성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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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 이부스키, 야쿠시마, 2018~2019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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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트래블에서 나온 여행 책자.   "#트래블  travel 해시태그 트래블 가고시마 / 이부스키 / 야쿠시마"
 

이번에 살펴본 책이 소개하는 장소는 '일본의 나폴리'라 불리우는 '가고시마'라는 곳이다.  이 책속에 등장한 사진들을 보면서, 예전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가보고 싶던 근사한 족욕탕이 있는 거리'를 보게 되었다.  아, 그때 TV 프로그램 보면서 '무척 근사하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바로 가고시마였구나. ( 이 책에 의하면 가고시마 근교에 위치한 '사쿠라지마'인 것으로 추측된다. )  




일본의 4개의 섬 중 남쪽에 위치한 '규슈'의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제주도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따뜻하다고 한다. 내가 제주도를 방문한 시기는 비, 바람이 휘몰아치는 시기여서 '따뜻한 제주'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제주에 있는 여러 열대 나무들만 보아도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ㅡ 가고시마
ㅡ 위치 : 규슈 최남단
ㅡ 면적 : 9187 km2
ㅡ 인구 : 170 만 명
ㅡ 연평균 기온 : 19 도


가고시마는 제주도 보다 남쪽에 위치해 있다니, 일단 짐이 가벼울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책은 '가고시마'에 대해 상당히 다양한 측면에서 알려준다.  '필요한 info / 중앙역 / 덴몬칸 / 워터프론트 / 가고시마 근교' 등에 대해 알려주고 있으며, 책의 맨 뒤쪽에는 간단한 일본어 회화도 있다. 


가고시마 여행에 좋은 계절을 알려주는데, 3월은 가끔 춥기도 하다고 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시기는 봄과 겨울이다.  여름은 한국보다 '덥고 습하다'고 하며,  10월에는 태풍이라는 변수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ㅡ 겨울에는 ... 이부스키의 모래온천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절정에 다다른다. ( 14 쪽)

아,  왠지,    이 모래온천도 TV 프로그램에서 본 것 같다.   



그러고보니, 가고시마에 볼거리, 경험할 거리가 생각보다 다양한 것 같다.


가고시마에서 페리를 타고 '이쿠시마 섬'으로 간다면,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 공주'의 배경이 되는 원시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페리를 타고 이동하면 활화산 '사쿠라지마 화산'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활화산은 무섭고, 족욕탕 사진을 보니  족욕은 무척 해보고 싶고...   아, 정말로 고민이 된다.   



ㅡ 가고시마 여행 잘하는 방법  ( 28~29쪽)
1. 엔화를 미리 환전하고 출발하기
2. 도착하면 빨리 공항버스 타고 시내로 가기
3. 포켓 와이파이보다 무제한 데이터를 활용   (???)
4. 가고시마는 작은 도시, 걸어서 관광지의 이동이 가능
5. 버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출발하기
 
책속에 있는  '가고시마 여행 잘하는 방법에 관한 팁' 중에서,  나는 3번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통신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은 1일에 약 1만원이므로 포켓 와이파이보다 비싸다'라고 하는 구절과 제목이 매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심카드를 이용해라'라는 말을 잘못 적은 것일까???





일본 버스를 타는 방법, 버스비는 동전이라는 것 등 자세히 알려주어서 좋았다.

특히, "절대 보지 말아야 할 박물관"으로  "가미가제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여하튼, 일본은 한국과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이 있었던 나라이므로 해당 지역의 역사에 대해 미리 알고 간다면,  마음에 내키지 않는 곳을 우연히라도 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바로 40쪽부터 등장하는 '쇼핑, 마트 아이템,  drug store 아이템 드러그 스토어 아이템' 등이었다.

예전에 일본을 가기전에, '일본에서 무엇을 사야되는지'에 대해 검색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해시태그 트래블을 보았다면,  검색하는 시간이 훨씬 더 단축되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마트 아이템으로는 '곤약 젤리 / 킷캣 녹차 / 인절미 과자 / 호로요이 /  UFO 라면 / 키리모찌 / 시세이도 퍼펙트 휩'이 있고,   drug store 아이템으로는 '휴족 시간 / 동전파스 / 사카무케아 / 오타이산 / 샤론파스 / 호빵맨 모기패치 / 카베진  / 메구리즘/'이 있다. 

 


다양한 스시 사진을 보면서 입맛을 다시기도 하고,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기억에 잠기기도 했다.   


책의 곳곳에 TIP이 있으며 , '고수의 쇼핑 잘하기 / 가고시마 여행 밑그림 그리기 / 물가 , 숙소, 일본 여행시의 에티켓, 호텔 이용법 /  여행 중 물건 도난시의 대처 / 여권 분실시 대처 / 여행 준비물 / 입국심사 ' 등을 알려준다.  


가고시마 여행 1박2일 코스, 2박3일 코스,  3박4일 코스 등 코스별 여행지도 알려주니, 무척 편리하다.   
 




상당히 자세하고 여러가지 팁을 알려주어 좋았으며,  특히 풍성한 사진이 있어서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고시마 지도에 대한 부분이다.
규슈 최남단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서, 일본 지도를 검색해 찾아보아야했던 것이다.  (사회과부도 지도 등)  
 

다음 개정판에서는  규슈 전체 지도, 가고시마 지도,  가고시마에서 갈 수 있는 인근지도(이 지도는 92쪽에 있다)가 책의 앞쪽에 위치하면 좋을 것 같다. ( 또, 책의 목차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  
 

아,  가고시마에서 모래찜질하고, 근교의 족욕탕에서 족욕을 하고싶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0517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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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괴기 생물 대백과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5
크리에이티브.스위트 지음, 이진원 옮김 / 글송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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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진짜 '괴기스러운 생물들'이 한가득이다. 어떤 생물들이 등장할지 궁금했는데, 이런 괴상한 생물들이 지구에 있다니(있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꼭 외계 생물 같다.


 


이번 책의 특징은 왼편에 사진이 있고, 오른쪽 편에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왼편의 사진은 정말 실감 났는데,  정말로 '다양하고 신기한 생물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현존하는 생물, 현재는 멸종된 과거 생물들이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이 책에서는 '가장'이라는 단어를 뽑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가장 무시무시한 생물이 무어냐?'라고 내게 묻는다 하더라도, 하나를 뽑지 못하고 여러 개를 뽑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입(?)이  촉수처럼, 빨판처럼 생긴 '칠성 장어'도 그러했고,  달팽이의 뇌를 조정한다는 기생충도 무시무시했다. (레우코클로리디움 파라독섬)   사람의 얼굴을 닮은 심해 2800m에 산다는 '블로브  피시'는 생김새가 괴상했다.



이 책 속의 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내가 '다리가 많거나 다리가 없는 것' 이외에 또 추가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종류'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멕시코 몰리자드 / 벌거숭이 뻐드렁니 쥐 / 동굴도롱뇽붙이 / 블로브 피시' 와 같이 생긴 생물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 사진과 그림을 보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 )   

 


책의 맨 뒤쪽에는 ㄱㄴㄷ 순서로 된 색인이 있어서, 나중에 한 번에 찾기 할 때 편리해서 좋았다.

 


애완용 바퀴벌레,  아주 다양한 모습의 매미들, 종이 등을 먹는 '좀' ( 좀벌레 ),  목이 길수록 인기 있는 '기린목 바구미',  코끝에 촉수가 있는 '벌코 두더지', 머리에 촉수가 있는 몸길이가 3~4.5m나 되는 '큰닻해삼' 등  괴상한 생물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몸길이가 3m나 되는 '갯지렁이'이야기에서는 깜짝 놀랐다.  대체로 갯지렁이는 물고기의 먹이인데,  몸길이가 3m나 되는 '왕털 갯지렁이'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 모습도 무척이나....  괴기스럽다.  )



대형 갯지렁이에서도 놀랐지만,  총 길이가 80cm 나 되는 거대 개구리의 사진을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어쩌면 그 개구리 안에 누군가 들어가서 분장을 했나, 싶을 정도의 사진이었으니.
황소개구리는 20cm 정도라는데, '골리앗개구리'는 그보다 훨씬 큰 30~37cm 까지 된다고 한다.  게다가 그 길이는 몸을 웅크렸을 때의 길이이고,  다리를 길게 늘어뜨리면 80cm 나 된다고 하니.... ( 148쪽에 사진이 있는데, 그 크기에 깜짝 놀라게 된다. )

 


이제껏 <최강왕 시리즈>를 즐겁게 보았는데, 나로서는 이번 책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 실감 나는 사진과 그림으로 인해... )

 


애벌레를 손바닥에 올려놓아도 '소름 돋지 않는 사람, 무덤덤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조금 더 즐겁게 볼 수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너무 괴기스러운 생물들이 가득해서, 힘들었던 이번 책.   하지만 이 생물들이 지구상에 존재한다고 하니,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낫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05046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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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본 살인사건 스코틀랜드 책방
페이지 셸턴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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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zy mystery' ( 포근한 추리소설 ) 라는 장르가 따로 있나 보다.  책의 표지의 띠지에 있는 '유쾌하고 비밀스러운 미스터리 /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모험'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보게 된다.


'미국 캔자스 주 위치타'의 박물관에서 일하던 '딜레이니 니콜스 (여, 29세)'는 170cm 의 키에 빨간색 머리카락, 초록색 눈동자가  특징적인 사람이다.
그녀에게는 독특한 비밀이 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딜레이니'를 '책벌레 목소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녀만의 독특한 특징이  추후 스코틀랜드에서 벌어진 '사라진 희귀본'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 큰 역할을 한다.


딜레이니는 해직을 겪고, 새로운 일터로 향한다. 저 멀리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그래스마켓'에 위치한 '갈라진 책  cracked spine'을 가진 고서점이 바로 그곳이다.  (바로 이 책의 원본 제목 , the cracked spine )


딜레이니는  자신이 소심하고, 모험심이 없다고 하는데, 내가 보니 '딜레이니는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한 사람'인 것 같다.  고서점의 주인인 '에드윈 매컬리스트'와의 전화통화만으로, 미국 중부에서 스코틀랜드까지 이직을 하다니, 굉장하다.


책에는 '스코틀랜드 언어'를 표현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했는데, 아래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기죠? ( 알겠죠?) /  아줌씨 / 그지 ( 그렇지 ) /  야 (예) / 전연 ( 절대) / 색시 / 골 ( 골목 ) / 저짝 ( 저쪽) / 성만 여자 ( 거만한 여자 )   등

아마도 한국의 말로 하자면,  서울 말투와 전라도 말투(혹은 경상도 말투, 혹은 제주도 말투)의 차이일 것이다.


에든버러에 도착한 딜레이니는 자신이 일할 고서점 '갈라진 책 cracked spine'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햄릿 / 로지' 등을 만난다.
택시 기사와도 친분을 유지하고, 숙소(아파트, 플랫)를 구하는데 도움을 얻기도 한다.


정식으로 출근을 한 첫째 날, 딜레이니는 에드윈과 함께 '이상한 모임(?)'을 참석한다. 뭔가 비밀에 싸인 듯한 모임.
이 부분도 상당히 이상했는데,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 간의 신뢰감이 없는 상황인데도, 별 걱정 없이 (두려움 없이)  딜레이니가 에드윈을 따라나섰다는 점이다.  (인간에 대한 신뢰?  그래서 코지 미스터리인가??    여하튼 이해불가... )


70대인 에드윈에게는 50대 중후반인 동생 제니가 있다. 에드윈은 부유하고, 반듯한(?) 사람이지만, 그의 동생 제니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약을 했기에, 부모로부터 상속권을 박탈당해서 가난하게 생활하면서도, 제니는 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에드윈은 동생 제니를 다시 한번 믿어보고 싶고, 도와주고 싶어서, '책 1권'을 맡긴다. 바로 이 책이 사건의 중심이 되는 '희귀본'이다.

셰익스피어의 '2절판'이라고 하는데, 어떤 책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드물고 귀한 고가의 책인 모양이다.


딜레이니는 출근 둘째 날,  제니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한 희귀본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한다.
에드윈은 동생 제니의 죽음으로 상심하고, 그 범인 찾기에 나서는데.....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에드윈의 비밀 모임 동료들, '갈라진 책'의 직원들, 택시기사 가족, 형사, 제니의 플랫(아파트) 주민들,  근처의 펍 pub의 인물들 등....


미스터리 치고는 상당히 '잔잔하고 고요하게' 진행된다. 
대체적으로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좀 으스스하고 무시무시하고 소름이 끼치거나 두렵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와 다르다.
딜레이니는 책의 소리를 들으면서 제니와 사라진 희귀본에 대해 알아내려 하고, 주위의 인물들도 모두 나름의 비밀을 지닌 채 행동한다.


여하튼 상당히 독특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온 지 1~2일 만에  '비밀 모임 / 살인 사건' 등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딜레이니가 차분하고 잔잔했기 때문이다. (그다지 공포에 질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혼자 제니의 숙소를 찾거나 하는 등의 장면을 보면 더더욱)


만약 나였다면??
주위의 사람들(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낯선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믿을 수 있을까?  뭔가 의심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코지 미스터리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  따뜻한 인간관계, 은은하고 잔잔한 추리소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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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피하기 기술 - 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유영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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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이라는 소제목을 가진 이 책 <불행 피하기 기술>은 책의 제목, 소제목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책의 뒤쪽에 있는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주는 52가지 생각의 도구'라는 문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굉장히 독특한 책이었는데, 책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추구하거나 주장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내용들이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우리는 흔히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이다'라고 말하며 노력의 중요성을 무척이나 강조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성공이 노력때문이다'라는 가정 및 기본전제를 상당부분(거의 대부분) 부정한다.


 ㅡ 성공에는 운도 작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노력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
버핏은 얼마나 좋은 조건에서 태어났는지를 두고 '난소 복권'이라 부렀다. 
....
난소 복권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느냐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지역, 어떤 가정에서 태어날지에도 당신은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
로마제국의 노예나 명나라 기생이었을 수도 있고 고대 이집트에서 물장수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
그러므로 당신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유전자와 그 유전자의 설계도가 실행되는 당신의 환경이다.


( 53~57쪽)


 


'당신의 성공에 당신이 기여한 바는 없다 (57쪽)'  라고 단정짓는 저자의 말을 보면서, '그렇다면 내가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회의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면에 '아, 나의 실패는 나 개인의 탓이 아니라 사회,환경의 탓이구나'라고 돌릴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나 자신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대하는 것을 막기도 한다.


(불합리한) 특정 사회에서는 개인의 힘과 노력보다는 사회 전체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사회에서 '나 개인의 힘이 성공의 조건이다'라는 말이 횡횡한다면,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관하고 좌절할 것이다.
물론, '난소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나의 재능을 개발시키기 아주 아주 유리한 조건'의 환경이라면, 개개인의 노력이 무척 유의미할 것이다.
 
'세계사에 기여한 인물, 위인'에 대한 부분도 비슷한 내용이다.  저자는 (개인의 노력이 의미가 없듯이, ) '세계사를 누가 썼는지에 대해 (누가 세계사의 위대한 인물이 될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너무 흥청망청 살라는 말이 아니라,  거시적인 '세계사'보다 '자신의 현재 삶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ㅡ 학자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각각의 연구자는 기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발견되어야 하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가 발견하게 되어 있다.
....
따라서 우리는 위인을 추앙하는 일을 자제하고, 우리 자신이 비중 있는 인물로 여겨지지 않도록 겸손해야 한다.
....
세계 전체를 놓고 보면, 당신은 비중이 없고, 불필요하고 교체 가능한 사람이다. 당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자신의 인생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주변에 집중하라.
....
스스로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좋은 삶을 위한 소중한 전략 중 하나다.


( 289~ 293쪽)



 
이처럼, 이 책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고 믿고 있던 내용(노력 등)'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부분이 꽤 많았다. 그래서 낯설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고,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반면에 '생각'과 '행동'은 다른 영역이다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꽤나 공감했다.   
'역지사지'라를 말이 있지만, '실제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은 이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 '실제로' 되어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이 인상깊었다. ( 예를 들자면, 육아를 직접 하루, 이틀, 일주일 겪어보라는 것 등   )
이 부분을 보면서, 최근 읽은 책 <세 갈래 길>에 등장하는 '인도의 최하위계층, 불가촉천민 달리트 스미타'의 삶이 떠오르기도 했다.  

 

ㅡ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실제로 걸어 다녀보는 것은 중요하다.
....
역할 교체를 해보라. 역할 교체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다. 비유하자면 거지로 변장하고 백성들 사이에 섞일 수 있는 왕이 되라. 그것이 늘 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또 한가지 방법을 추천한다면, 소설을 읽어라.
....
좋은 소설에 몰입해서 주인공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것이 생각과 행동 사이의 효율적인 절충안이라 하겠다.


( 279~280쪽)  



 
굉장히 시니컬한 책이고, '자신의 밭(사적 일상)에 집중하라'고 말하는 책이며, 내용없는 허례허식을 비웃는 책이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달리 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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