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다오스타
정선엽 지음 / 노르웨이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는 '비야'라는 여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조금 읽다보니, '비야'가 남자아이인 것을 알게 된다.


책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무척이나 두터운 분량을 자랑한다. 두께가 무려 4~5cm 는 될 법하니, 들고 다니며 읽기보다는 집에 두고 읽는 것이 여러모로 편할 것이다.

이 책 <비야 다오스타>는 한 소년, 비야의 성장기이며, 가족 및 친구, 그리고 종교적 신념, 개인의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망, 십자군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신부들의 독신법( 결혼 금지법)에 관련하여 파문된 사제들이 사는 '프레코 마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카노사의 굴욕'사건으로 황제를 이긴(!) 사람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신부는 남달라야 한다. 신부는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결혼을 한 신부는 파문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한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 기존에 이미 결혼을 하여 아내와 자식이 있는 신부들은 파문당한다. ( 많은 결혼 신부들이 파문당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결혼한 사제들의 비공식적 단체인 volvo 등이 비밀리에 존재하게 된다. )

추측컨데, 그레고리우스 7세 이후로 신부(사제)들의 결혼금지가 성립된 것 같다.



비야 다오스타는 '사피에르 다오스타' 신부의 아들이다.  ( 사피에르는 아직 결혼 여부가 들키지 않아서 파문당하지 않았다.  사피에르는 volvo 의 단원이며, 프레코 마을의 사람이기도 하다.  )
사피에르는 자신의 결혼 여부를 비밀에 붙여야 하기에, 프레코 마을에 몰래 가족을 숨긴다. 그리고 아들 비야와 딸 사라는 사피에르 신부가 아버지인 줄도 모르고, '사피에르 신부님'이라 부를 뿐이다.

마치 홍길동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홍길동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고, 비야 다오스타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와 '루카 마르띠니 추기경'( = 루카 전하 )의 대립 상황에서, 사피에르는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로 인해 프레코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죽거나, 감옥에 갇히거나, 혹은 노예가 된다.  ( 배경 : 루두스 마그누스 회담 )

비야는 운좋게도(?)  교회 노예가 아닌 수도원의 생도가 되고, 1차 십자군 원정단에 포함되어 출발한다.


저자는 신에 대한 믿음 vs 사랑을 이야기한다.
아우구스티누스 vs 오리게네스를 이야기한다.
예정론 ( 선택받은 자, 버림받은 자) vs 만인구원설 , 산상수훈을 이야기한다.  ( 이 부분은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대강이나마 알게 되었다. )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급진적이고 강력하고 빠른' 독신법(결혼 금지법)을 주장하며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교황 우르바누스 2세프랑스 클레르몽 공의회에서 십자군 원정을 선언하면서,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저자는 "룸 셀주크 왕국"의 술탄인 "아르슬란"의 입을 빌어서 2가지를 질문한다. 
1. 예수 그리스도는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여라. .." 라고 말을 하였는데, 왜 너희(십자군 원정대)는 사랑보다는 믿음을 더 주장하느냐고.

2.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할 때 "다 이루었다. consumatum est "라고 말했는데, 왜 그대들(십자군 원정대)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하느냐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인(그리스도 등등)의 말씀은 옳고 바르지만, 그 말씀을 전달하는 전달자들(제자 등등)의 의견이 붙고 붙고 또 붙다보면, 어느새 성인의 말씀과는 엄청나게 떨어진 곳으로 도달한다는 것.
그리하여,  모르는 사이에 성인(그리스도 등등)의 본래 의도는 처음과 달리 왜곡되어 버린다는 것.



책의 맨 마지막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게 이야기의 끝이라고?  시작인 것 같은데?? "



이 책 <비야 다오스타>의 끝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다. 왜냐하면, 본격적인 1차 십자군 전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 2군데가 있다.
1. 노예가 된 사라와 로레아 등 프레코 마을의 여자들이 어떻게 아르메니아의 해적 '포네로스'의 보호아래 가게 되었는가.
2. 신과 교황 우르바누스 2세에 대한 믿음이 무척이나 독실했던 비야 다오스타가, 어떻게 의심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되었는가.




이 책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자면,
평화로운 아르메니아 왕국은 전쟁터로 변할 것이고, 십자군의 휘하에 속하게 되고, 많은 강간과 약탈 방화 등이 일어날 것 같다.
해적 포네로스 , 아르메니아에 자리잡은 프레코 마을 사람들 , 비야 등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서겠지만, 역사적인 사실로는 1차 십자군 원정단이 예루살렘을 수복(?)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난걸까?
더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온통 비극, 비극, 비극만이 가득할 것 같아서??


여하튼, 이 책을 읽으면서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 위정자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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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공선생과 자연탐사반 1 - 숲 속 생물 편
한영식 지음, 류은형 그림 / 진선아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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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는 망원경을 든 공필두 선생님과 4명의 아이들 ( 나천재, 허당만, 진사랑, 반새롬 ) 이 호랑이, 뱀,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등을 관찰하고 있다.


수상한 아저씨가 담임 선생님으로 오고, 자연탐사반이 된 4명의 아이들이 공선생과 함께 숲속을 관찰, 탐험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자연보호와 공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의 맨 뒤쪽에 "사용연령 : 8세 이상"으로 표기되어 있다.


차례를 보면, 무척이나 아이의 흥미를 끄는 주제이다.
처음에 책을 읽으라고 권했을 때는 힐긋~ 쳐다만 보고 읽지 않던 아이였다.  그런데 내가 책속의 차례를 읽어주니, 아이가 호기심을 보이더니  어느 새 처음부터 끝까지 깔깔대며 책을 읽고 있다.

 차례
1. 다람쥐는 왜 도토리를 숨길까?
2. 사슴벌레는 정말 사슴을 닮았을까?
3. 소나무 향기는 모든 생물에게 향기로울까?
4.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면 애벌레는 왜 벌벌 떨까?
5. 반달가슴곰의 가슴에는 정말 반달무늬가 있을까?
6. 뱀은 피가 정말 차가울까?
7. 흰개미는 왜 문화재의 해충이 되었을까?
8. 호랑이는 곶감을 정말 무서워할까?


 


책에는 실제 사진이 군데군데 많이 있다. 특히 각 장의 마지막에 위치한 "숲 속 들여다보기"는 굉장히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숲 속 들여다보기"에는 여러 종류의 뱀, 애벌레, 곰, 호랑이, 다람쥐, 사슴벌레 등의 실제 사진이 있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의 서술방식이, 이야기체 (~했어.  ~었지.  )여서  마치 친구나 어른이 내게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야기체이고  4명의 아이들과 공선생의 대화가 많기 때문에 술술 읽히는 편이다.

이야기를 읽다가 느낀 것은, 이 책의 차례가 약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이라는 것이다.  ( 그러고보니, 책의 맨 뒤쪽에도 그런 말이 있었다. )


맨 처음은 "다람쥐",  다람쥐가 사는 "참나무", 참나무에 사는 "사슴벌레"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의 원인(?)인  <솔수염하늘소>, 소나무, 하늘소의 애벌레,  애벌레를 잡아먹는 "딱따구리"로 이야기의 주제가 이어지고 있다.


공선생은 아이들과 숲속을 탐사하면서, 자연 보호 , 숲속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1. 숲속의 도토리를 줍지 말자 - 왜냐하면, 도토리는 숲속에 사는 다람쥐 등 여러 동물들의 먹이이기 때문이다.
2. 빛 공해를 막자 - 숲속의 사슴벌레, 사슴벌레 애벌레 등은 빛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늘진 곳에서 산다.
등등


편백나무, 소나무  등에서 채취할 수 있는 "피톤치드"의 뜻이 "식물을 죽인다"는 뜻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우리나라 소나무를 위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솔수염하늘소와  장수하늘소는 다른 곤충같다.  솔수염하늘소는  소나무재선충의 원인이 되므로 박멸(?)해야 하는 듯 싶었고,  장수하늘소는 복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

"호랑이" 복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들이 "무서운 호랑이를 왜 복원시키려 하느냐"는 의문을 표시한다.  그때 공선생은 자연계의 순환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도미노 게임"을 비유해서 설명하는 것을 보고 무척 감탄했다. 
도미노 1개가 넘어지면 다른 것들도 줄줄이 넘어지는 도미노,  그렇기 때문에 1개의 종이 멸종되면 다른 큰 여파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
저학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이야기글이고, 대화체여서  아이 역시도 깔깔대며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 아이는 책을 읽고 나서 다람쥐에 대해 내게 한참을 이야기해 주었다. )


열대지역에서 목재를 수입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흰개미가 널리 확산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열대지역에서 수입한 목재 속의 흰개미,  나중에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함. ) 
그렇게 번식한  흰개미가 우리나라의 "나무로 된" 여러 문화재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도.


흰개미의 양면성을 얘기하면서, 문화재를 손상시키는 단점이 있지만, 분해자로서의 역할에서는 또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공선생을 보면서,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명체는 해롭기도 하고 이롭기도 할테니 말이다.



공선생이 다음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가로 갈 예정이라고 하니, 물가의 생물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호기심이 생긴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0968944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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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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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인문학은 인문학인데, "상처의" 인문학이라니,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책 표지는 검정색과 흰색의 흑백사진같다. 창가(혹은 기차? 버스안?)에 앉은 모자를 쓰고 안경을 쓴 남성의 실루엣이 비친다.  추측건대,  저자인 김욱인 듯 싶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1930년 말띠생, 기자 출신, 묘지지기 출신 ( 무척이나 독특한 이력이다. ) , 그리고 75세에 문단에 데뷔.



책의 소제목에 '박완서'이야기가 나오는데, 박완서 역시 40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 그 후 40년이라는 시간동안 집필을 했다고 한다.


박완서와 이 책 <상처의 인문학>의 저자인 김욱은 연배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해보았더니, 박완서는 1931년 생이다. 역시 연배가 비슷하다. )


이 책 <상처의 인문학>에는 여러 문학 작품, 여러 작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게 익숙한 제목들도 있고, 낯선 이름 낯선 책들도 더러 있었다.


어떤 책들은 맨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은 "내 마음에 드는" 소제목을 고른 후에 마음대로 읽는다 해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책의 맨 처음 나오는 이야기는 니체이야기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니체에 관한 글이 맨 처음이라니, 무척이나 새로웠다.  ( 왜냐면, 나는 니체, 짜라투스트라를 이해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  그 어렵다는 니체, 짜라투스트라가 이 책 <상처의 인문학> 맨 첫장을 차지하다니.


 여저히 알쏭달쏭한 니체의 글을 잠깐 보면,

  "그 절망 속에 마지막 희망이 숨겨져 있다. 왜냐하면 그대들은 아직 굴종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 21쪽,  니체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굴종을 한다면 절망이 없을테니, 절망이 있다는 것은 굴종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것일까?  ( 역시 쉽지 않다, 니체. )



책의 중간중간에 저자가 밑줄을 그어놓은 곳이 종종 있다.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말인가보다.


이 책을 통해서,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작가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무척 많아졌다. 박완서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 ( 노력에 대한 배신과 무시 . 아버지, 오빠, 남편, 아들을 잃은 것 등 ) ,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생계유지기술을 연마한 스피노자 ( 2개 이상의 우물을 파라 )  등등.


 ( 부정적인 의미로 ) 인상깊었던 이야기 하나는 "진달래꽃"이라는 시를 쓴 시인, 김소월에 대한 것이다.

소월 김정식은 32세의 나이에, "자택"에서 새벽녁에 아편을 먹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아내와 3남 2녀는 잠자고 있는 중에.


아버지이자 가장인 젊은 김소월의 아편자살이야기를 들으며,

 "아니 왜 결혼했어? 

스피노자처럼 결혼하지 말지.

부인과 애들은 뭔 죄?? "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 말이다. ( 아마도 내가  여성이라서  김소월의 부인과 자녀 입장에 좀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


저자 김욱은 김소월의 상처와 아픔을 말하고 있다. 소월의 간질, 정신병, 환청, 불안, 예민한 정서, 일본의 억압 등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 5명을 두고 자살한 32살의 김소월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피노자처럼 독신으로 생을 마감하며, 본인의 욕구(시, 등등 )를 충족했다면,  비감한 생각은 들지언정, 비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김소월은 비정한 아버지이고 남편이다.  여하튼, 김소월의 자살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 나도 모르게 막 욕이 나온다. 


저자 김욱은 김소월의 아픔, 진달래꽃의 의미등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김소월의 남겨진 5남매와 그의 아내가 떠오른다.


저자 김욱의 말을 보면,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으롣 내 인생 어딘가에 뿌리 내린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양분을 얻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141쪽)"


 



김정한의 <사하촌>에 관한 파트를 읽으면서, 나는 불연듯 '4대강 사업(?)'이 떠오르기도 했다.  강대해진 국가와 기업, 그에 반해 고독해진 개인의 희생은  현대를 아우르는 우리들의 슬픔이고 상처일 것이다.


이 책은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은 소제목에 있는 소설들 속 인물들의 상처, 작가의 아픔, 그에 비견되는 현대인들의 우울과 좌절을 말하고 있다.


다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독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개개인이 포기하지 마라.
개인은 약하지만 뭉치면 강하다. 뭉쳐라.

스스로 선택하라. "라고 하고 있으나, 그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준다.

​포기하지 않고 상처의 기록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깜깜한 터널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를 희망한다.​ 

 

 


 

 

 

 

구원은 누구의 몫도 아니다. 현실을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 51쪽 )

삶의 목적은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될 문제 ( 231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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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미술관 (책 + 명화향수 체험 키트)
노인호 지음 / 라고디자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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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색 표지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나를 바라본다. 표지그림인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요하네스 페이메이르의 작품으로, 내가 이 그림을 '제대로' 인식한 계기는 예전에 본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난 후에, 이 그림을 새롭게 보게 된 것이다. 이 책 <향기의 미술관>이 눈에 띈 이유 역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영향이 크다.




이 책 <향기의 미술관>의 저자는 '노인호'로 향수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즉, 조향사인 것이다.
그림인 명화가 가득한 책을 쓴 사람이 화가나 혹은 미술관련분야가 아니라, (물론 예술은 통하겠지만) 향수를 만드는 사람이 썼다는 점에서, 이 책은 또 다른 매력을 내게 주었다.

이 책에 의하면,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요하네스 페이메이르'는 '순간'을 잘 그려내는 화가라고 한다. ( 이런 부분은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이 책의 저자가 알려주는 일종의 팁이라고 할 수 있다. ) '일상의 순간'을 잘 포착한 '요하네스'는 소녀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을 잘 포착하였다.



요하네스가 살던 17세기 당시의 네덜란드에서는  에로틱과 외설스러움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림속의 소녀(혹은 하녀)가 주홍빛 반짝이는 입술을 살짝 열고 있는데, 이러한 입의 표현으로 '외설스러움, 에로틱'을 표현했다고 한다.

저자의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뜬금없이 김홍도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해주는 요하네스의 '대단한' 부분은, 요하네스가 그림을 그리던 시절에는 물감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감이 없는 상황에서 화가들은 각각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일일이 가루를 빻고, 색을 조합하고, 기름에 섞어서, 화가마다 본인의 물감을 스스로 만들었던 것이다.
(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한 장면이,  이 책의 설명 - 가루를 빻아서 색을 만들었다 - 을 듣고, 갑자기 이해가 되었다.  영화속에서 요하네스로 추정되는 남자가 한 행동들이, 바로 물감(색깔)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 말이다. )




조향사(?) '노인호'가  이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 추천한 향수는  '부드러운 머스크'향이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매혹적인 소녀의 향기'라고 한다.  향의 배합은 '재스민/뮈게/바닐라/머스크'인데, 뮈게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아서 무엇인지 궁금하다.

평소에 머스크향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향수는 '부드러운 머스크향'으로  내 마음에 들었다.  ( 저자의 말에 의하면, 머스크향은 사람의 살 냄새와 가장 유사한 향료라고 한다. ) 


이 책 <향기의 미술관>의 구성을 살펴보면, 본책1권, 그리고 미니향수5개(각각 3ml ) , 시향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생각보다 무척 작고 가벼운 편이다. A4용지를 절반으로 접은 사이즈와 비슷한 크기이고, 두께는 1cm가 조금 넘을 듯 싶다.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의 책이고, 작은 여성용 가방속에도 쉽게쉽게 들어갈 만한 크기이다.



그리고 이 책속에 21명의 화가들 이야기, 그림이야기가 있다.
( 렘브란트, 귀스타브 쿠르베, 앙리 루소,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고흐, 고갱, 에드워드 호퍼, 디에고 벨라스케스, 외젠 들라크루아, 윌리엄 터너, 앙리 마티스, 피카, 르네 마그리트, 라파엘로 산치오, 모네, 세잔, 칸딘스키, 몬드리안, 피테르 브뤼헐,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르누아르 )



미니향수 5개는 각각 그림과 매치되도록 이름이 씌여 있다.
저자가 선택한 그림은 앙리 루소 '꿈',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모네 '수련',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이다. ( 이 5개의 그림은 향기와 함께 , 향기 미술관의 향을 경험할 수 있다. )



나는 우선 (차례에서)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림을 골랐다. 그리고 해당 그림이 있는 부분의 text를 읽고, 그림을 보고(읽고), 그리고 맨 나중에  포함된 미니향수의 향기와 함께 그림을 보는 체험을 했다.
즉, 책을 보고, 읽고, 향기를 맡아보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향기와 함께 체험해 보았고,  2번째로 선택한 그림은 <꿈 / 앙리 루소>이다.

2번째 선택한 그림<꿈>은  첫번째와 달리, 향수를 먼저 체험해 보았다. 먼저 향수를 맡아보고, 향을 느낀 후에, 책을 둘러본 것이다.
향수의 소개는 '풀과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의 향기'라고 하는데, 나는 숲의 향기는 느끼지 못했고, 오렌지, 레몬 등의 새콤달콤한 식욕을 돋우는 향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책을 보고 나니, 그림속에 숨겨진(내가 뒤늦게 발견한)  주홍색 과일들을 볼 수 있었다. 초록색이 가득한 속에 숨겨진 조그마한 주홍색 과일들.  조향사는 이 숨겨진 과일들의 향을 무척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림만 보았을 때 초록빛 나무향을 생각했었는데,  숨겨진 과일향이 가득한 것도 나름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꿈>을 그린 <앙리 루소>는 숲을 가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파리 박물관 식물원을 자주 갔었단 앙리 루소는, 상상으로 '자신만의 숲'을 그린 것이다.
앙리 루소의 별명(?)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일요 화가, 원시 화가, 놀림 화가, 숲의 화가'라는 다양한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직업이 세금징수원이었기에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일요 화가', 그림 등이 무척 투박해서 놀림감이 되었기에 '놀림 화가'라고 불렸다고 한다. ( 이 책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화가 개개인에 대한 몰랐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런 정보들로 인해서,  가까이 가기 힘든 '명화를 그린 화가'라는 위인에서, 가까이 갈 수 있을 법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앙리 루소가 '상상만으로 숲'을 그렸고, '아무것도 모르기에 모든 것을 그릴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면,
'귀스타보 쿠르베'는 '천사를 본 적이 없기에 그릴 수 없다.  ...천사를 보여 준다면 그때 천사를 그리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앙리 루소는 상상화, 귀스타보 쿠르베는 사실주의인 것이다.




화가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 또한 제각각이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의 의하면, '건방진 생각, 두둑한 배짱, 놀림 좀 받으면 어떤가'하는 마음가짐으로.


향기와 함께 그림(명화)을 보는 느낌은 정말로 기묘해서, 무어라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다만,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방식으로, 새롭게 그림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향수에 대해 또 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몰랐던 화가들과 그림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고, 그림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니 더욱 재미있었다.
특히, 향과 함께하는 미술관이라 더욱 새로움과 특별함을 주는 듯하다.




cf.  향수를 시향지에 묻혀서 향을 느낀 후에는,  향수와 매치되는 그림속에 시향지를 넣어두었다.
나중에 책을 펼칠 때, 해당 그림을 볼 때면, 그림속에서 시향지의 은은한 향이 나니 무척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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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척추 이야기
도은식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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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척추 이야기>의 저자, 도은식은 30여년을 척추전문의로 살아온 더조은병원의 병원장이라고 한다.

책의 초반에는 저자의 일기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본인이 했었던 '나눔과 봉사'의 이야기, 포부 등에 관련된 이야기가 책의 초반에 한참있었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본인의 자랑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물론 저자 본인의 자랑도 있지만, 그 와중에 '의사로서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리추구 이외에 '사회기여, 나눔, 봉사'를 하는 것이, 저자 도은식이 추구하는 의사로서의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기관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와이즈멘', '월드비전', '게인코리아' 등등의 기관이름이 나오고, 해당 기관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게 되었다.

책의 초반부에는 저자가 말하는 '의사로서의 자세'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인상깊은 구절은 '늘 처음처럼 환자에게 겸손하게 하고, .... 최선을 다해야 한다.' ( 39쪽)이라는 구절이다.  이 구절은 의사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척추전문의로 살아온 30여년
2. 척추건강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의료기관인증제와 척추전문병원
4. 제대로 알고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5. 우리나라 의료가 나아갈 길


 

파트2에서는 '무조건 좋은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인상깊다.  증상에 따라 수술하는 방법이 좋은 치료법일수도 있고, 혹은 비수술 방법이 좋은 치료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전문병원'의 차이점도 이 책 <~ 척추 이야기>에서 알려주고 있다.

여러가지 잘못된 상식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올바른 정보를 저자 도은식은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다.
수영의 경우, 대체적으로 척추재활환자들에게 권한다. 다만 접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목디스크 환자의 경우는 자유형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수영'이라는 하나의 운동종목이 척추에(디스크에) 좋은가 아닌가가 아니라, 좀 더 세분화되어 들어가면서 어떤 경우에는 좋고, 어떤 경우에는 좋지 않다고 저자가 말해주고 있다.

뜨거운 찜질/차가운 찜질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붓기가 있을 경우는 차가운 찜질이 좋고, 수술한지 얼마 안된 환자의 경우는 뜨거운 찜질을 피해야 한다고 한다. ( 감염위험이 있다고 함 )



증상의 원인에 따라 구분해보면,

1. 디스크가 튀어나왔다 ( 허리디스크병 )
2. 디스크도 늙는다 ( 퇴행성 디스크 )
3. 신경통로가 좁아졌다 ( 척추관 협착증 )
4. 척추가 미끄러져 나왔다 ( 척추 전방 전위증 )
5. 척추가 휘었다 ( 척추측만증 )
6. 척추뼈가 찌그러졌다 ( 척추압박골절 )
7. 목의 디스크가 튀어나왔다 ( 목디스크 )
8. 목이 앞으로 일자가 되었다 ( 거북목 증후군 )

와 같이 나눌수 있다. 이와 같은 9가지 경우가 각각 증상이 다르고, 원인과 치료법 또한 차이가 있음을 이 책 < ~ 척추 이야기>에서 알려준다.




가벼운 증상을 치료하는 비수술로는

1. 신경성형술
2. 고주파수핵감압술
3. 풍선확장술
4. 추간공내시경레이저시술 ( PELAN )
5. 무중력감압치료
6. 운동치료

등이 있다.




수술치료의 종류로는

1. 목디스크 현미경수술
2. 허리디스크 현미경수술
3. 현미경 신경공 확장술
4. 척추 고정술
5. 연성 고정술
6. 인공 디스크 치환술
7. 척추체성형술

등이 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치료사례 또한 이 책속에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나와 같은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병원에 가기 전에 할 수 있는 '자가진단'으로는  ( 132쪽 )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아침에 일어났더니 허리가 아프다면, 관절통
- 앉아 있을 때 허리가 아프고, 앉았다가 일어나도 아프다면, 디스크성 요통
- 다리가 더 많이 아프면, 디스크나 협착증
- 허리를 굽히거나 움직였더니 아프다면, 척추가 불안한 것
- 노인들이 넘어지고 나서 꼼짝을 못한다면, 압박골절 



 

사례중에 눈길이 가기도 하고, 좀 낯선 것도 있었다. '풋 드롭 foot drop'이라고 하는 것인데, '발목에 힘이 없고 자꾸 처진다. 발목에 힘이 없어서 걸을 때  발목이 턱턱 걸린다'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한다.  저자가 사례자의 MRI 사진을 보니, 디스크가 무척 심했다고 한다. 발목에도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걸음걷기가 어려워진다니, 디스크의 범위가 무척이나 넓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의 중후반부에는  '매일 10분,  척추가 건강해지는 운동요법'이 있어서 정말정말 좋았다.
집에서 편안한 옷을 입고서, 책에 있는 그림과 설명을 참고삼아 매일 10분을 운동한다면, 척추가 건강해진다니, 정말정말 좋은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요가때 배웠던 '코브라 자세', '고양이 자세'와 비슷한 그림이 있어서 반가웠다.



파트5에서는 저자가 만난 어느 환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환자의 경우는 '비수술'의 경우를 믿지 못했던 모양이다. 즉, 비수술로 치료가능하다는 말에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만약 나라면, 비수술로 치료가능하다고 하면, '정말요?'라면서 무척이나 기뻐할 것 같다.


나는 파트2, 파트4를 큰 관심을 가지고 보았고, 그외를 보면서  대학병원/전문병운/의료기관인증제 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척추 수술에 관한 저자의 말,
- 수술로 치료할지, 비수술로 치료할지 판단은 전문가인 의사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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