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다오스타
정선엽 지음 / 노르웨이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는 '비야'라는 여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조금 읽다보니, '비야'가 남자아이인 것을 알게 된다.


책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무척이나 두터운 분량을 자랑한다. 두께가 무려 4~5cm 는 될 법하니, 들고 다니며 읽기보다는 집에 두고 읽는 것이 여러모로 편할 것이다.

이 책 <비야 다오스타>는 한 소년, 비야의 성장기이며, 가족 및 친구, 그리고 종교적 신념, 개인의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망, 십자군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신부들의 독신법( 결혼 금지법)에 관련하여 파문된 사제들이 사는 '프레코 마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카노사의 굴욕'사건으로 황제를 이긴(!) 사람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신부는 남달라야 한다. 신부는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결혼을 한 신부는 파문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한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 기존에 이미 결혼을 하여 아내와 자식이 있는 신부들은 파문당한다. ( 많은 결혼 신부들이 파문당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결혼한 사제들의 비공식적 단체인 volvo 등이 비밀리에 존재하게 된다. )

추측컨데, 그레고리우스 7세 이후로 신부(사제)들의 결혼금지가 성립된 것 같다.



비야 다오스타는 '사피에르 다오스타' 신부의 아들이다.  ( 사피에르는 아직 결혼 여부가 들키지 않아서 파문당하지 않았다.  사피에르는 volvo 의 단원이며, 프레코 마을의 사람이기도 하다.  )
사피에르는 자신의 결혼 여부를 비밀에 붙여야 하기에, 프레코 마을에 몰래 가족을 숨긴다. 그리고 아들 비야와 딸 사라는 사피에르 신부가 아버지인 줄도 모르고, '사피에르 신부님'이라 부를 뿐이다.

마치 홍길동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홍길동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고, 비야 다오스타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와 '루카 마르띠니 추기경'( = 루카 전하 )의 대립 상황에서, 사피에르는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로 인해 프레코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죽거나, 감옥에 갇히거나, 혹은 노예가 된다.  ( 배경 : 루두스 마그누스 회담 )

비야는 운좋게도(?)  교회 노예가 아닌 수도원의 생도가 되고, 1차 십자군 원정단에 포함되어 출발한다.


저자는 신에 대한 믿음 vs 사랑을 이야기한다.
아우구스티누스 vs 오리게네스를 이야기한다.
예정론 ( 선택받은 자, 버림받은 자) vs 만인구원설 , 산상수훈을 이야기한다.  ( 이 부분은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대강이나마 알게 되었다. )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급진적이고 강력하고 빠른' 독신법(결혼 금지법)을 주장하며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교황 우르바누스 2세프랑스 클레르몽 공의회에서 십자군 원정을 선언하면서,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저자는 "룸 셀주크 왕국"의 술탄인 "아르슬란"의 입을 빌어서 2가지를 질문한다. 
1. 예수 그리스도는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여라. .." 라고 말을 하였는데, 왜 너희(십자군 원정대)는 사랑보다는 믿음을 더 주장하느냐고.

2.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할 때 "다 이루었다. consumatum est "라고 말했는데, 왜 그대들(십자군 원정대)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하느냐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인(그리스도 등등)의 말씀은 옳고 바르지만, 그 말씀을 전달하는 전달자들(제자 등등)의 의견이 붙고 붙고 또 붙다보면, 어느새 성인의 말씀과는 엄청나게 떨어진 곳으로 도달한다는 것.
그리하여,  모르는 사이에 성인(그리스도 등등)의 본래 의도는 처음과 달리 왜곡되어 버린다는 것.



책의 맨 마지막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게 이야기의 끝이라고?  시작인 것 같은데?? "



이 책 <비야 다오스타>의 끝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다. 왜냐하면, 본격적인 1차 십자군 전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 2군데가 있다.
1. 노예가 된 사라와 로레아 등 프레코 마을의 여자들이 어떻게 아르메니아의 해적 '포네로스'의 보호아래 가게 되었는가.
2. 신과 교황 우르바누스 2세에 대한 믿음이 무척이나 독실했던 비야 다오스타가, 어떻게 의심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되었는가.




이 책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자면,
평화로운 아르메니아 왕국은 전쟁터로 변할 것이고, 십자군의 휘하에 속하게 되고, 많은 강간과 약탈 방화 등이 일어날 것 같다.
해적 포네로스 , 아르메니아에 자리잡은 프레코 마을 사람들 , 비야 등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서겠지만, 역사적인 사실로는 1차 십자군 원정단이 예루살렘을 수복(?)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난걸까?
더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온통 비극, 비극, 비극만이 가득할 것 같아서??


여하튼, 이 책을 읽으면서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 위정자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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