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듯 창을 길게 밀어 낸다.
땅을 흔드는 묵직한 빗소리는 전해지지 않고
포도잎을 때리는 가벼운 빗소리만 계속 전해진다.
비는 휴식을 알리는 하늘의 전령.
비는 아들의 게으름을 눈감게 만드는 하늘의 타협꾼.
비는 땅위에서 나를 찾게하는 하늘의 나침판.
몸은 침대에 녹아 붙었고
쿠션에 가슴은 활짝 열렸고
구겨진 베개는 손님을 웃으며 맞이하게 했고
건강한 팔이 있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가장 행복한 시간 ㅡ 일년의 순간.
빗소리가 들리고
책이 들려 졌고
물 알갱이가 머리에 젖어 발끝에서 피어나면
잠깐,
책에 떨어지는 이소리는
땅을 뒤흔드는 진리의 소리?